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트레킹 일기) 한달간 나를 찾아 떠난 숲길 맨발걷기 리포트

맨발나그네 2020. 7. 5. 11:12

한달간 나를 찾아 떠난 숲길 맨발걷기 리포트

 

어 디 를 : 오산 독산성산림욕장 21, 광교산 2, 화성 동탄 무봉산 1, 인제군 삼남면 숲길 1

언 제 : 202061~ 630

누 구 랑 : 나홀로 혹은 몇몇이서

맨발걷기 마일리지 : 6월 한달간 맨발걷기 마일리지 103km

 

▲ 맨발나그네가 숲에서 살다시피한 2020년 6월

 

 

 

 

▲ 독산성 산림욕장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걷는다.

오늘도 걷는다.

맨발로 숲속을 오늘도 걷는다.

 

▲ 2020년 6월 맨발걷기 마일리지

 

   그렇게 6월 한달동안 25106km를 걸었다.

그 중 맨발걷기가 103km였다.

25회 중 오산 독산성산림욕장이 21회였으니 거의 살다시피하였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왜?

편두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혈압이야 당장 나타나는 증상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고혈압 낮추는 약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며 살아왔고, 이명이 있는데 그것도 약간 거슬리기는 하지만 생활이 안될 정도는 아니니 몇몇 병원을 찾아다니다 그냥 친구하며 살기로 한지 오래다.

건강검진 때마다 성인병을 가르키는 여러 지표가 높지만 뭐 생활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니 애써 모른척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편두통은 달랐다.

우선 일일선(一日仙) 입네하며 입에 달고 살던 주()님과 이별을 하였으며,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편두통이 있을 때마다 치료약이 아닌 증상을 완화시켜 고통을 줄여주는 약인 편두통약을 먹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런데 그 편두통약에 대해 찾아보니 1주 복용량이 10정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하고, 어느 의사분은 1달에 4일이상 복용하면 큰일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 놓았다.

 

 

 그뿐아니라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복용하고 있는 편두통약을 찾아보면 사용상 주의사항, 이상반응, 일반적 주의, 상호작용 등등 겁을 주고 있다.

 

 

  그런 약을 8개월이상 하루 1~2회 장기 복용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치료 효과는 있지만 심장병과 혈관질환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하니 어떤 방식이 되었던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

 

 

   그런데 현대의학적으론 더 열심히 찾아보면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신경외과 의사들의 말을 빌리자면 두통의 원인은 수백가지나 된다고 한다.

주변 분들은 더 큰 병원, 더 유명한 병원을 찾아가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 경우 수술로 뇌혈관을 건드려 놓았으니 그 후유증일 수도 있고,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아니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모른척하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게 내려놓고 살겠노라고 마음먹은 체면, 자존심, 양심 등등

 

▲ 서서 쉬기도 하고

 

▲ 앉아 쉬기도 하고

 

▲ 누워 쉬기도 하고

 

▲ 잠깐씩 명상으로 수행(修行)도 해보고

 

▲ 잠깐씩 명상으로 마음도 비워내고

 

▲ 비오는 날 걸어보기도 하고

 

   해서 나름 치유법을 생각해 낸 것이 숲속에서 생활하기이다. 생활여건상 도시를 벗어나 이사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집에서 가까운 독산성산림욕장에 지금보다 더 오랜시간 머무는 것이다.

 

 

   특히나 지금까지 12년간 실천해 온 맨발걷기를 더욱 더 옹골지게 해 보기로 마음 먹는다.

사실 인터넷이나 유튜브상 숲속 맨발걷기에 대한 치유사례들을 살펴보면 1~2개월만에 각종 질병들이 치유되었노라고 간증하고 있다.

 

 

   12년동안 2,800km를 맨발로 숲길을 걸어 온 내게 좀 과하다 싶은 간증들이긴 하지만 여러 연구자들이 연구한 숲의 힘, 맨발걷기에 의한 땅의 힘을 믿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숲길 맨발걷기를 실천한 한달이다.

 

 

 

   눈에 띄게 좋아졌노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맨발걷기는 가장 가난한 방법으로 가장 부유한 천국을 만나는 일이라고 이 맨발나그네가 누누이 말해왔고, 명의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라고 말하셨고 하니 나도 호전되기를 기대하며 법정 스님의 『잠언집』에 있는 '흙을 가까이하라'를 옮겨 본다.

 

- 흙을 가까이하라 -

서산에 해 기울어 산그늘이 내릴 무렵.
훨훨 벗어부치고 맨발로 채소밭에 들어가
김매는 일이 요즘 오두막의 해질녘 일과이다.

맨발로 밭 흙을 밟는 그 감촉을 무엇에 비기랴.
흙을 가까이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흙을 가까이하라.
흙에서 생명의 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하라.
나약하고 관념적인 도시의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흙을 가까이하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우리에게 대지는 영원한 모성.
흙에서 음식물을 길러 내고
그 위에다 집을 짓는다.
그 위를 직립 보행하면서 살다가
마침내는 그 흙에 누워 삭아지고 마는 것이
우리들 삶의 방식이다.

흙은 우리들 생명의 젖줄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씨앗을 뿌리면 움이 트고
잎과 가지가 펼쳐져 거기 꽃과 열매가 맺힌다.

생명의 발아 현상을 통해
불가시적인 영역에도 눈을 뜨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흙을 가까이하면
흙의 덕을 배워 순박하고 겸허해지며,
믿고 기다릴 줄을 안다.

흙에는 거짓이 없고,
추월과 무질서도 없다.

시멘트와 철근과 아스팔트에서는
생명이 움틀 수 없다.
비가 내리는 자연의 소리마저
도시는 거부한다.

그러나 흙은 비를, 그 소리를 받아들인다.
흙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인간의 마음은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정결해지고 평온해진다.

어디 그뿐인가.
구두와 양말을 벗어 버리고
일구어 놓은 밭 흙을 맨발로 감촉해 보라.
그리고 흙냄새를 맡아 보라.
그것은 순수한 생의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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