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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시 80 수 감상 / 인터넷에서 모셔옴

맨발나그네 2010. 8. 28. 22:47







 

漢詩 80首 감상 

 

★ 산행(山行) - 두목(杜牧) 당 말기 시인(803-853)

遠上寒山石俓斜(원상한산석경사)-멀리 사람없는 산에 오르니 돌길이 비스듬히 끝이 없구나

白雲深處有人家(백운심처유인가)-흰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에 인가가 있어

停車坐愛楓林晩(정차좌애풍림만)-수례를 멈추고 석양에 비치는 단풍숲을 보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서리 맞은 단풍잎이 한창때 봄꽃보다 더욱 붉고나

 
★ 추야우중(秋夜雨中. 가을비 내리는 밤에) -  최치원(崔致遠)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가을 바람에 괴로워 애써 읊어도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세상에 내 마음 아는 이 없어.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창밖엔 밤 깊도록 밤비 내리고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잔 앞에서 만리길 고향 그리네.

 

★ 기아거자(棄我去者) - 이백

昨日之日不可留(작일지일불가류)-날 버리고 가버린 어젯날은 머물게 할 수 없고

亂我心者(난아심자)-내 마음 어지럽힌

今日之日多煩憂(금일지일다번우)-오늘은 얼마나 근심스러운지

長風万里送秋雁(장풍만리송추안)-긴 바람은 만리서 가을 기러기를 실어보내오고

對此可以甘高樓(대차가이감고루)-이를 대하니 높은 누각에서 마음껏 취하리로다

蓬萊文章建安骨(봉래문장건안골)-봉래의 문장은 건안의 풍골이요

中間小謝又淸發(중간소사우청발)-중간의 소사 또한 맑고도 수려하다

俱懷逸興壯思飛(구회일흥장사비)-모두 빼어난 흥 장한 생각 품고날아서

欲上靑天攬明月(욕상청천람명월)-푸른 하늘 올라서 명월을 따려 든다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경류)-칼 빼어 물을 베나 물은 다시 흘러가고

擧杯銷愁愁更愁(거배소수수경수)-잔 들어 근심을 삭이나 시름은 더하듯

人生在世不稱意(인생재세불칭의)-사람 나서 세상에서 뜻대로 되잖으니

明朝散髮弄扁舟(명조산발롱편주)-내일 아침 머리 흩어 조각배나 띄어볼거나

 

★ 화석정(花石亭) - 이율곡 (李栗谷)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숲 속의 정자에 가을이 벌써 저물어가니,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시인의 시상이 끝없이 일어나네.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멀리 보이는 저 물빛은 하늘에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서리맞은 단풍은 햇볕을 받아 붉구나.

山吐孤輪月(산토고윤월)-산은 외롭게 생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네.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변방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울음 소리 석양의 구름 속에 끊어지네.

※ 율곡 선생이 8살 때 파주 화석정에서 지었다는 시다.


★ 추야(秋夜) - 정철(鄭澈) 조선시대

 蕭蕭落葉聲(소소낙엽성)-우수수 낙엽지는 소리를

錯認爲疏雨(착인위소우)-가랑비 소리로 잘못 들어

呼童出門看(호동출문간)-아이불러 문박엘 나가보게 하니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시냇가 남쪽 나무에 달이 걸려 있구나

 

★ 상월(霜月) - 이행(李荇)

晩來微雨洗長天(만래미우세장천)-저물녘 가랑비 내려 긴 하늘 씻어내고

入夜高風捲暝烟(입야고풍권명연)-밤 들자 높이 부는 바람 어둑한 안개 걷어내네

夢覺曉鍾寒徹骨(몽각효종한철골)-새벽 종소리에 잠을 깨니 寒氣가 사무치는데

素娥靑女鬪嬋娟(소아청녀투선연)-달빛과 서리가 아름다움을 다투네

 

★ 추흥(秋興. 가을의 흥취) -  두보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玉같은 이슬에 숲속 단풍나뭇잎도 떨어지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어지러운 산과 골짝기의 기운이 쓸쓸함 가득하구나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江의 파도와 물결은 하늘로 성하게 일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城위 바람과 구름은 땅 그늘에 이르니 어두어지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두송이 국화꽃 피니 지난날의 눈물이요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외로운 배 매였으니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겨울옷 준비로 곳곳에 마름질하는 손길 바쁜데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금모침)-白帝城 저 높이 저녁 다듬이 소리 급하다

  

★ 추풍인 (秋風引. 가을 바람의 노래) - 류우석 (劉禹錫)

何處秋風至(하처추풍지)-어디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지

蕭蕭送雁群(소소송안군)-살살 불고 기러기 무리를 보낸다

朝來入庭樹(조래입정수)-아침이 되여 마당 나무가지에 불어오는데

孤客最先聞(고객최선문)-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 채련곡(采蓮曲. 연꽃을 따는 노래) - 허란설헌(許蘭雪軒)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가을에 맑은 호숫물 옥돌처럼 흘러가고

蓮花深處繫蘭舟(련화심처계란주)-련꽃 피는 깊은 곳에 란초 배를 매놓고서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당신 보고 물건너서 련꽃을 던졌는데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 수)-혹시 남이 봤을가봐 반나절 부끄럽네

 

★ 반달(詠半月) - 황진이(黃眞伊)

誰斷崑山玉(수단곤산옥)-그 누가 곤륜산의 옥을 잘라서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직녀의 머리빗을 만들어 주었던고.

牽牛一去後(견우이별후)-견우님 떠나신 뒤에 오지를 않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수심이 깊어 푸른 허공에 걸어 놓았네.

곤륜산(崑崙山)은 전설상의 높은 산으로 중국의 서쪽에 있으며, 옥(玉)의 생산지이다.

견우직녀는 설화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다.

한 번 간 뒤에 온다던 견우가 오지를 않자 옥으로 만든 얼빗을 허공에 던진 것이 반달이다.


★ 가을 새벽 - 권필(權韠, 1569-1612)

日入投孤店(일입투고점)-저물어 외로운 여관에 드니

山深不掩扉(산심불엄비)-산 깊어 사립도 닫지를 않네.

鷄鳴問前路(계명문전로)-닭 우는 새벽에 앞길 묻는데

黃葉向人飛(황엽향인비)-누런 잎만 날 향해 날려오누나.

 


★ 추사(秋思. 가을 생각) - 장적(張籍)(768-830). 중당(中唐) 시인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 안에서 가을 바람을 맞아

欲作家書意萬重-집으로 보내는 편지를 쓰고자 하니 뜻이 만겹이나 되네

復恐悤悤說不盡-바쁘고 바빠서 말을 다하지 못했을까 다시 염려가 되어 行人

臨發又開封-길 떠나는 사람이 출발하기에 앞서 또 다시 봉한 것을 열어보네

※ 이 시는 춘향전에도 인용('行人臨發又開封')된 유명한 시이다.

 

청추선(聽秋蟬. 가을 매미 소리) -  강정일당(姜靜一堂)

萬木迎秋氣(만목영추기)-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선성난석양)-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沈吟感物性(침음감물성)-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임하독방황)-쓸쓸한 숲 속을 혼자 헤맸네.

  

★ 옥중시 - 만해 한용운

雁秋聲遠(일안추성원)-가을 기러기 한 마리 멀리서 울고

數星夜色多(수성야색다)-밤에 헤아리는 별 색도 다양해

燈深猶未宿(등심유미숙)-등불 짙어지니 잠도 오지 않는데

獄吏問歸家(옥리문귀가)-옥리는 집에 가고 싶지 않는가 묻는다.

天涯一雁叫(천애일안규)-하늘 끝 기러기 한 마리 울며 지나가니

滿獄秋聲長(만옥추성장)-감옥에도 가득히 가을 바람소리 뻗치는구나

道破蘆月外(도파노월외)-갈대가 쓰러지는 길 저 밖의 달이여

有何圓舌椎(유하원설추)-어찌하여 너는 둥근 쇠몽치 혀를 내미는 거냐.

 

★ 중양(重陽)  - 만해 한용운

九月九日百潭寺(구월구일백담사)-구월 초아흐래 중양절의 백담사

萬樹歸根病離身(만수귀근병리신)-온 나뭇잎이 지니 병도 내 몸 떠나

閒雲不定孰非客(한운부정숙비객)-한가한 구름 정처 없이 누구나 나그네 아니며

黃花已發我何人(황화이발아하인)-누런 국화 꽃 이미 피었으니 나는 또 누구

溪磵水落晴有玉(계간수락청유옥)-시내에는 물이 잦아 옥돌이 드러나고

鴻雁秋高逈無塵(홍안추고형무진)-기러기 가을 하늘 높아 아득히 먼지 없다

午來更起蒲團上(오래갱기포단상)-낮 되자 다시 부들 방석 위로 일어나니

千峰入戶碧 □□(천봉입호벽 □□)-일천 봉우리 방에 들어 푸른 빛으로 솟네.

 

★ 주중야음(舟中夜吟) - 박인량 (朴寅亮)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고국 삼한은 멀리 떨어져 있고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가을 바람에 나그네의 뜻은 깊어지네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외로운 배에서 하룻밤의 꿈을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달이 떨어지니 동정호에 물결이 일어나네

 

★ 야좌유감(夜坐有感) - 이병휴 (李秉休)

秋堂夜氣淸(추당야기청)-가을 당에 밤 기운은 맑아서

危坐到深更(위좌도심경)-단정히 앉아 깊은 밤까지 이르렀네.

獨愛天心月(독애천심월)-하늘 한 가운데 떠 있는 달을 홀로 사랑하니

無人亦自明(무인역자명)-사람이 없어 절로 밝구나.

 

★ 題, 作者未祥

昨夜江南雨(작야강남우)-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동정추수심)-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기도 하네.

一葉孤舟客(일엽고주객)-일엽(一葉)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월중천리심)-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 임종게 (臨終偈) - 천동굉지 (天童宏智)

夢幻空花 (몽환공화)-꿈같고, 환상같고, 허공꽃같은

六十七年 (육십칠년)-육십년 칠년의 세월이여!

白鳥煙沒 (백조연몰)-백조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秋水天連 (추수천연)-가을물이 하늘에 닿았네.

 

★ 정야사(靜夜思) - 이백 (李白)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침대에 기대어 달 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이것이 땅 위의 서리인가 의심스럽구나.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머리를 들어 산 위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고

低頭地上霜(저두지상상)-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 방금거사야거(訪金居士夜居) - 정도전 (鄭道傳)

秋雲漠漠四山空(추운막막사산공)-가을 구름은 아득히 떠 가고 온 산은 고요한데

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 붉었구나.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시내가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갈 길을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 추석(秋夕) - 두목(杜牧)

銀燭秋光冷畵屛(은촉추광냉화병)-은촉불 가을 빛은 병풍에 찬데

輕羅小扇搏流螢(경라소선박유형)-가벼운 비단 부채로 반디불을 치누나.

天際夜色凉如水(천제야색량여수)-하늘 가 밤빛은 물처럼 싸늘한데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견우와 직녀성을 오두마니 바라보네.

※가을 밤의 애상적 분위기가 물씬한 작품이다.

방 안에는 은촉불이 타고 있고, 방에는 화사한 그림 병풍이 둘려 있다.

그녀의 손에는 가벼운 비단 부채가 쥐어져 있다.

한 눈에도 매우 넉넉한 귀족풍의 규방을 떠올릴 수 있다.


★ 추일작(秋日作. 가을날 짓다) - 정철(鄭澈)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산 속의 빗줄기가 밤새 대숲을 울리고

草蟲秋近床(초충추근상)-풀 벌레 소리 가을되니 침상에 가깝네

流年那可駐(유년나가주)-흐르는 세월 어찌 멈출 수 있으랴

白髮不禁長(백발부금장)-흰 머리만 길어지는 걸 막을 수 없구나

 

★ 별퇴도선생(別退陶先生. 퇴계선생과 이별하며) - 정철(鄭澈)
追到廣陵上(추도광릉상)-뒷쫓아 광릉에 이르렀거늘

仙舟已杳冥(선주이묘명)-선주(仙舟)는 이미 떠나 아득하고나.

秋風滿江思(추풍만강사)-가을바람 이는 강가에 그리움만 가득하나니

斜時獨登亭(사시독등정)-지는 해에 홀로 정자에 올라라.

 

★ 한산도(閑山島) - 이순신(李舜臣)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물 나라에 가을 빛이 저무니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가 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근심하는 마음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밤에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새벽달빛이 활과 칼을 비추네.

 

★ 登高 - 두보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가을 바람이 소슬하고 하늘은 맑아 한결 드높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처량하게 들리는데,

渚淸沙白鳥飛廻(저청사백조비회)-맑은 강변 白沙洲(백사주)에는 물새들이 제 보금자리인 양 날아든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락목소소하)-우수수 지는 낙엽은, 져도 져도 한없이 자꾸만 떨어지는데,

不盡長江滾滾來(불진장강곤곤래)-무진장으로 흐르는 강물은, 흘러도 흘러도 다함이 없이 있고 이어서 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객지 만리를 유랑하며 가을을 슬퍼하여 내내 나그네의 몸이 되니,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한평생 허구헌 노심(勞心)과 병고(病苦)로 지친 몸이 친구도 없이 홀로 대에 올라 답답한 가슴을 헤쳐 보려고 한다.

艱難苦恨繁霜빈(간난고한번상빈)-간난에 시달려 서리같이 센 귀밑털이 어지럽게 휘날리는 것을 몹시 슬퍼하나니,

燎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늙고 영락(零落)한 봄임을 생각하매 또 한 잔 탁주잔을 들어 한스러운 마음을 달래려 한다.

 

 

★ 금강산 잡영(金剛山雜詠) - 정철
穴網峯前寺(혈망봉전사)-혈망봉 앞에 절이 있어

寒流對石門(한류대석문)-치운 물이 석문이랑 대하고 있네.

秋風一聲笛(추풍일성적)-가을 바람 속에 피리 소리 하나가

吹破萬山雲(취파만산운)-만산의 구름을 뚫나니.

 

★ 연구(聯句) - 정철
秋雲低薄暮(추운저박모)-가을 구름은 저물녘 나직도 한데

別意醉中生(별의취중생)-이별의 정은 취중에 이네.

前路崎嶇甚(전로기구심)-갈 길은 기구하기만 하니

相留多少情(상류다소정)-서로 머물고 싶은 다소의 정이여.

 

★ 송강정(松江亭) - 정철
明月在空庭(명월재공정)-달빛은 빈 뜰 안에 가득한데

主人何處去(주인하처거)-주인은 어디 갔나.

落葉掩柴門(낙엽엄시문)-낙엽은 사립문을 덮어 버리고

風松夜深語(풍송야심어)-바람은 소나무에서 밤새도록 속삭이네.

 

★ 봉별소판서세양(奉別蘇判書世讓. 소세양판서를 보내면서) - 황진이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달빛에 오동잎이 다지고

霜中野菊黃(상중야국황)-서리에 들국화 황금빛이 되다.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누각 높이가 하늘이 한 자이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사람은 천 잔 술에 취했도다.

流水知琴冷(유수지금랭)-유수(流水)는 거문고 소리와 응하여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매화는 피리 소리와 어울려 향기롭다.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내일 아침 이별하고선

精興碧波長(정흥벽파장)-내 정회(情懷)는 푸른 물결이 되어 흐르리라.

※조선조 여류시인으로서, 허난설헌(許蘭雪軒)과 비견할만한 인물은

황진이 한 사람 뿐이라고 높히 평가되고 있으며,

한시에는 허난설헌에게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겠으나,

시조에 있어서는 황진이가 독보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고 했다.

 

★청산리벽계수(靑山裡碧溪水) - 황진이

靑山裡碧溪水(청산리벽계수)-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莫誇易移去(막과이이거)-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不復還(일도창해부부환)-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明月滿空山(명월만공산)-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暫休且去若何(잠휴차거약하)-쉬어 간들 어떠리

   
★박연폭포 (朴淵瀑布) - 황진이
一派長天噴壑(롱일파장천분학롱)-한 줄기 물줄기 하늘에서 골짝에 떨어져

龍湫百仭水叢叢(용추백인수총총)-용추못 백 길되는 물줄기 용솟음 치는구나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날아 오른 샘물은 거꾸로 쏟아진 은하수인듯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성난 듯 한 물결이 흰 무지개처럼 드리웠구나

雹亂霆馳彌洞府(박난정치미동부)-날리는 우박, 치닫는 우뢰소리 골짝에 가득 차고

珠聳玉碎徹晴空(주용옥쇄철청공)-구슬같이 치솟아 옥같이 부셔져 하늘까지 이른다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려산승)-나그네여, 여산의 폭포만 좋다고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이 천마산 폭포가 해동의 제일임을 알아야 하리

 

★ 감추회문 (感秋回文) - 이지심(李知深)

散暑知秋早(산서지추조)-더위도 사라지고 가을이 되니

悠悠稍感傷(유유초감상)-이시름 저시름 마음 상하네

亂松靑蓋倒(난송청개도)-푸른 그늘 거꾸러져 일산 펴든듯

流水碧羅長(유수벽라장)-물소리 조랑조랑 흘러 가노니

岸遠凝煙皓(안원응연호)-연기는 멀리멀리 희게 어리고

樓高散吹凉(루고산취량)-다락은 높고 높아 서늘하구나

半天明月好(반천명월호)-반넘어 기우른 밝은 저달이

幽室照輝光(유실조휘광)-소리 없이 방안에 비치어 오네

 
★ 사시(四時) - 도연명 (陶淵明)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봄 물은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여름 구름은 산봉우리들처럼 떠 있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가을 달은 밝은 빛을 비추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겨울 산마루엔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네.

 

★ 영회(詠懷) - 정철 (鄭澈)

三千里外美人在(삼천리외미인재)-삼천리나 먼 밖에 그리운 님 계시온데

十二樓中秋月明(십이누중추월명)-열 두 누각엔 가을 달이 밝도다.

安得此身化爲鶴(안득차신화위학)-어찌 이 몸 화하여 학으로 될 수 있다면

統軍亭下一悲鳴(통군정하일비명)-님 계신 통군정 아래 한 번 슬피 울어나 볼 것을.

 

★ 감로사차운(甘露寺次韻. 감로사의 운을 따라) - 김부식 (金富軾)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속된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 곳에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올라와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산의 모습은 가을에도 또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강물 빛깔은 밤이면 더욱 밝다.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반평생 동안 공명 찾아 허덕였구나.

절을 찾아서 자신이 살아온 반생을 돌아보며 더욱 높은 정신 세계를 지향하려는 뜻을 담았다.

첫 연에서 속된 사람과 정신이 맑은 경지를 대비해 보여주고,

둘째 연에서 정신이 맑은 경지에서 보는 산의 모습과 강물 빛깔이 봄보다는 가을이,

낮보다는 밤이 더욱 좋다고 하여,

세속적 입장보다 한 차원 높은 세계가 있음을 표현하였다.

셋째 연에서 맑고 높은 경지를 풍경에 투사했는데,

그것은 흰 물새처럼 높이 날고 외로운 배 같이 가벼운 경지라는 말이다.

끝 연은 또 지나온 자기 생애에 대한 한탄이다.

달팽이 뿔처럼 좁은 세상에서 권세를 차지하고자 분투해 온 자신의 일생을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구축한 기반을 부정하고 은둔하지는 않았으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탄일 뿐이다.

 

★ 도의사(도衣詞) - 설손

皎皎天上月(교교천상월)-희고 흰 하늘에 떠 있는 저 달이

照此秋夜長(조차추야장)-이 가을 긴긴 밤을 비춰주니라.

悲風西北來(비풍서북래)-슬픈 바람은 서북으로부터 불어오고

蟋蟀鳴我床(실솔명아상)-귀뚜라미는 나의 평상 틈에서 우니라.

君子遠行役(군자원행역)-임은 먼 곳에 가서 나라를 지키고

賤妾守空房(천첩수공방)-아내는 쓸쓸히 빈 방을 지키니라.

空房不足恨(공방불족한)-빈 방을 지키는 것이 족히 한이 되는 것은 아니나

感子寒無裳(감자한무상)-임이 추운 곳에서 옷이 없어 떠는 것이 걱정이 되니라.

 

★ 강릉경포대 (江陵鏡浦臺) - 안축(安軸)

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비 개니 가을 기운 강언덕에 가득하고

來泛扁舟放野情(내범편주방야정)-다가오는 조각배는 한껏 소박한 정취로다.

地入壺中塵不倒(지입호중진불도)-땅은 병속에 들어 티끌도 이르지 못하고

天遊鏡裏畵難成(천유경리화난성)-하늘은 경포 속에 노니 그리기 어렵도다.

烟波白鷗時時過(연파백구시시과)-아지랭이 물결에 흰 갈매기만 때때로 오가고

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모랫길엔 나귀가 느릿느릿 가는구나

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연휴질도)-늙은 사공 보고 힘든 삿대길 쉬게 하고

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홀로 뜬 달 바라보니 밤 더욱 밝구료.

 

★ 음주(飮酒) - 도연명(陶淵明)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변두리에 오두막 짓고 사니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하나 없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묻노리, 어찌 이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마음이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다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며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편안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차간유진의)-이러한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말로 표현하려해도 할 말을 잊었네

 

★ 주중야음(舟中夜吟) - 박인량(朴寅亮)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고국인 삼한 땅은 멀고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가을 바람에 나그네의 회포는 많기도 하다.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외로운 배에 실은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달도 진 동정호에 물결이 인다.

 

 

★ 홍경사(弘慶寺) - 백광훈 (白光勳)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가을 풀이 우거진 고려 시대의 남은 절에

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낡은 비석에는 당시의 이름난 선비를 글귀만 남았도다.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천 년 세월이 흐르는 물같음이 있으니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떨어지는 저녁 해에 떠 가는 구름만 바라보고 있노라.

 

★ 한아서부경(寒鴉栖復驚) - 김시습
楓葉冷吳江(풍엽냉오강)-단풍잎은 오강에 싸늘도 한데

蕭蕭半山雨(소소반산우)-우수수 반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한아서부정)-갈가마귀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저회롱사오)-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묘묘황운성)-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의의홍엽촌)-안타까이 붉은 잎 물들은 마을

相思憶遠人(상사억원인)-먼데 있는 그대가 그리웁구나

聽爾添鎖魂(청이첨쇄혼)-네 소리 듣자니 애가 녹는다.

 

★ 화학(畵鶴) - 이달(李達)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한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밤은 찬데 한 다리를 들고 서있네.

西風苦竹叢(서풍고죽총)-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온 몸에 가을 이슬 뚝뚝 듣누나.

★산중(山中) - 이이(李珥)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었는데

千峯秋葉裏(천봉추엽리)-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산승이 물을 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임말차연기)-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가 피어나네.

 

★ 차추흥 (次秋興) - 조영석

幽居寥落對秋山(유거요락대추산)-쓸쓸히 숨어사는 형편에 가을산 대하니

濃淡雲霞戶牖間(농담운하호유간)-창틈 새로 보인 구름과 놀 농담이 뒤섞였다

五世祖孫傳宅里(오세조손전택리)-오대째 살아온 이마을 저택

一溪兄弟共門關(일계형제공문관)-시내를 사이한 형제간들 대문을 함께 했다

老來轉覺書中味(노래전각서중미)-늙으막에 바뀐 생각 책 속 진리 음미하고

暑退方蘇病後顔(서퇴방소병후안)-더위 가시자 병마에서 되살아났네

晏起早眠吾事辨(안기조면오사변)-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내 형편 생각하고

較量霜曉진원班(교량상효진원반)-서리친 새벽 조회에 치닫던 때와 비교해보네.

 

★ 노상(路上) - 이제현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말을 타고 가면서 촉도난을 읊으니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복입진관)-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진관에 다시 드네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파란 구름 이는 저녁은 어부수 저쪽이요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단풍나무 가을은 조서산에 잇닿았네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문자(文字)는 천고 한을 보탤 따름인데

利名誰博一身閒(이명수박일신한)-명리가 그 누구의 한가함을 널렸던가

今人最憶安和路(금인최억안화로)-대지팡이 짚새기로 편안한 차림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스스로 오고감이 생각나네.

 

★ 소상야우(瀟湘夜雨) - 이제현
楓葉蘆花水國秋(풍엽노화수국추)-단풍잎과 갈대꽃 수국의 가을인데

一江風雨灑扁舟(일강풍우쇄편주)-강바람이 비를 몰아 작은 배에 뿌리네

驚回楚客三更夢(경회초객삼경몽)-놀라 돌아오니 고달픈 나그네의 한밤중 꿈을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이황 여영의 만고의 시름으로 나누어주네.

 

★ 소상야우(瀟湘夜雨) - 진화(陣화)
江村入夜秋陰重(강촌입야추음중)-강촌에 밤이 들어 가을 그늘 무거운데

小店漁燈光欲凍(소점어등광욕동)-조그만 주막에 고깃불 얼겠다.

森森雨脚跨平湖(삼삼우각과평호)-빗발이 주룩주룩 편편 호수 걸렸는데

萬點波濤欲飛送(만점파도욕비송)-만 방울 파도는 날아갈 듯 하는구나.

竹枝蕭瑟碎明珠(죽지소슬쇄명주)-바삭바삭 댓가지 밝은 구슬 부수듯하고

荷葉翩翩走環汞(하엽편편주환홍)-연잎사귀 푸득푸득 둥근 수은 굴린다.

孤舟徹曉掩蓬窓(고주철효엄봉창)-밤새도록 외론 배 봉창을 닫아놓아

緊風吹斷天涯夢(긴풍취단천애몽)-바람 부는 하늘가 꿈을 끊어 버린다.

 

★ 규원(閨怨) - 허난설헌(許蘭雪軒)
月棲秋盡玉屛空(월서추진옥병공)-달 밝은 누각 가을은 가고 방은 텅 비었네

霜打廬洲下暮鴻(상타여주하모홍)-서리 내린 갈섬에 기러기 내린다.

瑤琴一彈人不見(요금일탄인부견)-거문고 타고 있어도 임은 보이지 않고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연꽃은 연못으로 한 잎 두 잎 떨어지네.

 

★ 추강만도(秋江晩渡) - 백균(伯均. 명나라 시인)
落日歸棹緩(낙일귀도완)-지는 해에 느릿느릿 돌아가는 배

瘡江秋思加(창강추사가)-푸른 강에는 가을빛 더욱 깊어

雙鱗上荷葉(쌍린상하엽)-짝지은 물고기 연잎 위로 뛰고

一雁下빈花(일안하빈화)-마름꽃 마름밑으로 날아드는 외기러기

 

★ 추석루거(秋夕樓居) - 오융(吳融. 당 시인)
月裏靑山淡如畵(월이청산담여화)-달빛 속의 푸른 산 그림과 같고

露中黃葉颯然秋(노중황엽삽연추)-이슬 맞은 단풍잎 삽연한 가을

危欄倚편都無寐(위란의편도무매)-높은 난간에 의지해 잠 못 이룸은

祗恐星河墮入樓(지공성하타입루)-은하수가 다락 위로 떨어질까바

 

★ 추야산거(秋夜山居) - 시견오(施肩吾. 당 시인)
幽居正想飡霞客(유거정상손하객)-고요한 곳에 머물러 있으니 찬하객이 된 듯

夜久月寒珠露滴(야구월한주로적)-깊은 밤 싸늘한 달빛 구슬이슬 방울지네

千年獨鶴兩三聲(천년독학양삼성)-천년 외로운 학이 두세 번 울면서

飛下巖前一枝栢(비하암전일지백)-바위앞 잣나무 가지에 날아 앉는다

 

★ 추야우음차고운(秋夜偶吟次古韻) - 고산 윤선도

秋夜소篁動曉風(추야소황동효풍)-가을 밤 새벽 바람에 성긴 대 흔들리고

一輪明月掛遙空(일륜명월괘요공)-둥그런 밝은 달이 아득히 하늘에 걸렸는데

幽人無限滄浪趣(유인무한창랑취)-유인은 물결같이 사는 정취 흥겨워서

只在瑤琴數曲中(지재요금수곡중)-요금을 끌어 당겨 당겨 몇 곡조 퉁겨본다

 

 

★ 추야우중(秋夜雨中) - 최치원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가을바람 쓸쓸하고 애처로운데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세상에는 알아줄이 별반 없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창밖에 밤은 깊고 비는 오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잔불만 고요히 비추어 주네

 

★ 가을(秋) - 진온(陳溫. 고려 시인)
釦砌微微著痰霜(구체미미저담상)-섬돌위에 쌀쌀한 무서리 내려

裌衣新護玉膚凉(겹의신호옥부량)-겹옷을 새로 지어 차려 입었네

王孫不解悲秋賦(왕손불해비추부)-가을이 처량함을 왕손은 모르는지

只喜深閨夜漸長(지희심규야점장)-색씨방에 밤이 길어 좋다구 하네

 

★ 추일(秋日) - 권우(權遇. 조선시대 시인)
竹分翠影侵書榻(죽분취영침서탑)-대그림자 시원하게 서탑에 들고

菊送淸香滿客衣(국송청향만객의)-국화는 향기로이 옷속에 차네

落葉亦能生氣勢(낙엽역능생기세)-뜰 앞에 지는 잎 무어 좋은지

一庭風雨自飛飛(일정풍우자비비)-쓸쓸한 비바람에 펄렁대누나

 

★ 국화불개창연유작(菊花不開悵然有作) - 서거정(徐居正. 조선시대 시인)

佳菊今年皆較遲(가국금년개교지)-국화는 무슨일로 더디피련고

一秋淸興謾東籬(일추청흥만동리)-올가을 좋은흥도 늦어만 가네

西風大是無情思(서풍대시무정사)-서풍은 왜이리도 무정하온지

不入黃花入鬢絲(불입황화입빈사)-귀밑에 서릿발을 재촉하느니

 

★ 추일영회(秋日詠懷) - 정회원(鄭恢遠. 조선시대 시인)

光陰忽忽歲將추(광음홀홀세장추)-세월은 어느듯 해가 거의 다하고

萬里□愁獨依樓(만리□수독의루)-만리밖 나그네 애를 끓이오

鏡裏紅顔非昔日(경이홍안비석일)-거울속 비친얼골 옛날 아니고

鬢邊華髮又今秋(빈변화발우금추)-살쩍머리 센터럭 벌서늙었네

寒蟬읍露求高樹(한선읍로구고수)-가을매미 찬이슬에 얼어 울고요

旅雁隨風落遠洲(여안수풍락원주)-든기러기 바람따라 물에 앉으니

怊悵幾年歸未得(초창기년귀미득)-그린고향 가지못함 몇해이런가

故園松桂夢中幽(고원송계몽중유)-꿈속에 보던동산 그윽하구나

 

★ 추야작(秋夜作) - 김연광(金鍊光. 조선시대 시인)
小窓殘月夢初醒(소창잔월몽초성)-고이든잠 깨어보니 새벽달 창에 들고

一枕愁吟柰有情(일침수음내유정)-쓸쓸한 이내심사 벼개머리 젖어지네

却悔從前輕種樹(각회종전경종수)-이럴줄 모르고서 나무심어 놓았는가

滿庭搖落作秋聲(만정요락작추성)-우수수 지는소리 애 더욱 끓이느니

 

★ 걸국화(乞菊花) - 해원군 이건(海原君 李健. 조선시대 시인)

淸秋佳節近重陽(청추가절근중양)-가을이라 중양절 가까워지니

正是陶家醉興長(정시도가취흥장)-따는 바루 새술추;게 마실적일세

相見傲霜花滿체(상견오상화만체)-섬돌위 국화곱게 피었으려니

可能分與一枝香(가능분여일지향)-한가지 좋은향기 나눠주시오

 
★ 추사(秋思) - 김효일 (金孝一) 조선시대 시인

滿庭梧葉散西風(만정오엽산서풍)-오동잎 바람따라 우수수 지는소리

孤夢初回燭淚紅(고몽초회촉루홍)-겨우든잠 깨고보니 촛불 홀로 눈물지네

窓外候蟲秋思苦(창외후충추사고)-창밖에 섬돌밑에 귀두라미 슬피울어

泮人啼到五更終(반인제도오경종)-시름하는 사람함께 잠못들고 새는구나


★ 추야(秋夜) - 유계(兪棨. 조선시대 시인)

秋天寥落夜凉多(추천요락야량다)-가을하늘 텡비우고 가을밤 쌀쌀한데

月色雲容澹似波(월색운용담사파)-달빛에 물이들은 구름마저 조촐쿠나

莫遣西風催玉露(막견서풍최옥로)-이제로 바람높아 찬이슬 맺게되면

恐殘窓外小塘荷(공잔창외소당하)-곱게핀 연꽃송이 시들을가 저어하네

 

★ 추야우중(秋夜雨中) - 최치원(崔致遠)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가을 바람에 오직 괴로이 읊나니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온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이 적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깊은밤 창밖에는 비가 내리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불 앞 외로운 마음 만리를 달리네.

 

★ 추경(秋景) - 최석항 (崔錫恒) 조선시대 시인
秋山樵路轉(추산초로전)-숲속으로 구비도는 가을산길이

去去唯淸風(거거유청풍)-가도가도 푸른안개 그것뿐이네

夕鳥空林下(석조공림하)-잘새는 빈수풀로 날아내리고

紅葉落兩三(홍엽락양삼)-고은단풍 두셋잎 떨어지누나

 

★ 추야(秋夜) - 윤치 (尹治. 조선시대 시인)
老樹荒岡響遠聞(노수황강향원문)-바람은 숲을 울려 멀리로서 들려오고

深夜霜意亂黃雲(심야상의난황운)-밤들어 하늘차니 서리아마 내리겠네

汀洲客雁如相語(정주객안여상어)-물가에 뜬기러기 떼를지어 소리할제

月在西峰缺半分(월재서봉결반분)-서산머리 지는달 반만걸려 떠있구나

 

 

★ 추야(秋夜) - 박영 (朴英. 조선시대 시인)

西風吹動碧梧枝(서풍취동벽오지)-서풍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밤

落葉侵窓夢覺時(낙엽침창몽각시)-오동잎 지는소리 잠이깨였네

明月滿庭人寂寂(명월만정인적적)-밝은달 뜰에가득 고요하온데

一簾秋思候蟲知(일염추사후충지)-슬피우는 귀뚜라미 가을알리오

 

★ 산행(山行) - 석지영(石之嶸. 조선시대 시인)
斜日不逢人(사일불봉인)-해지도록 만나는이 한사람없고

徹雲遙寺磬(철운요사경)-구름밖에 풍경소리 들려만오네

山寒秋己盡(산한추기진)-날씨차고 가을이미 저물어가니

黃葉覆樵徑(황엽복초경)-단풍들어 지는잎 산길을 덮네

 

★ 추야월우명(秋夜月又明) - 사도세자(思悼世子)

繡簾捲盡畵樓頭(수렴권진화루두)-그림같은 다락머리 주렴걷고 앉았으니

坐看金風木葉流(좌간금풍목엽류)-가을바람 불어오며 지는잎 물에떴네

萬星碧소如海日(만성벽소여해일)-별을 뿌린 하늘위에 뚜렸이 솟은달은

年年高著不曾休(년년고저불증휴)-해마다 높이걸어 떨어질 줄 모르네

 

★ 추일전원(秋日田園) - 이서구(李書九. 조선시대 시인)
柴門新拓數弓荒(시문신척수궁황)-사립문밖 묵밭새로 일어냈으니

眞是終南舊草堂(진시종남구초당)-종남산 기슭이 옛터전일세

藜杖閒聽田水響(려장한청전수향)-지팡이 꽂아놓고 물고를보고

筍輿時過稻花香(순여시과도화향)-대바구니 손에들고 들러나가네

魚梁夜火歸寒雨(어량야화귀한우)-고깃불 찬비속을 젖어돌오고

蟹窟秋煙拾早霜(해굴추연습조상)-계연기 된서리에 얼어서렸오

始信鄕園風味好(시신향원풍미호)-이제겨우 시골재미 알게되었으니

百年吾欲老耕桑(백년오욕노경상)-앞으론 농사지어 늙으려하오

 

★ 창헌추일(蒼軒秋日) - 범경문(范慶文. 조선시대 시인)
歸雲映夕塘(귀운영석당)-가는구름 못물위에 떠러저뜨고

落照飜秋木(락조번추목)-저녁노을 나뭇가지 걸려붉었네

開戶對靑山(개호대청산)-창을여니 푸른산 우뚝서있어

悠然太古色(유연태고색)-언제든지 옛모습 그대로일세

 

★ 추회(秋懷) - 이채 (李采. 조선시대 시인)
秋來病起減腰圍(추래병기감요위)-병든모 가을들어 몸집마저 여위는데

倦枕看山繞翠微(권침간산요취미)-벼개를 돋우비고 산만바라 누었구나

黃葉村深人不到(황엽촌심인불도)-단풍잎 짙은마을 오는사람 하나없고

雀羅終日掩柴扉(작라종일엄시비)-새그늘 종일토록 사립위에 쳐놓았네

 

★ 추침(秋砧. 가을 다디미 소리) - 정학연(丁學淵. 조선시대 시인)
百濟城高一雁飛(백제성고일안비)-허무러진 성터위로 외기러기 나르는데

憶郞秋夜減腰圍(억랑추야감요위)-가을밤 임그리워 가는허리 더야위웠네

西關北塞無征戌(서관북새무정술)-북쪽새방 무사한지 수자리 간이없고

只是忠州敲客衣(지시충주고객의)-밤을새어 뚜디는건 싹다듬이 소리구나

 

★ 추침(秋砧. 가을 다디미 소리) - 정익용(鄭益鎔. 조선시대 시인)
手製郞衣草色新(수제랑의초색신)-풀빛파릇 좋을적에 봄노리 하신다고

香塵투了五陵春(향진투료오릉춘)-차려입고 가신그옷 곤때묻어 더러울걸

春閨一別無消息(춘규일별무소식)-한번훌적 떠나신님 소식마저 아득한데

만作秋燈不寐人(만작추등불매인)-가을밤 새워가며 옷다듬어 무얼하나

 

★ 추일산중즉사(秋日山中卽事) - 왕석보(王錫輔. 조선시대 시인)
高林策策響西風(고림책책향서풍)-나무 숲 우수수 바람앞에 울부짖고

霜果團團霜葉紅(상과단단상엽홍)-과실모두 서리멎어 잎새함께 붉엇구나

時有隣鷄來啄栗(시유인계래탁율)-이웃 달가 모아들어 널은 서속 쪼아먹되

主人看屋臥庭中(주인간옥와정중)-주인은 모르고서 뜰위에서 잠만자네

 

★ 추흥(秋興) - 강난향(姜蘭馨. 조선시대 시인)
獨抱琴書久掩扉(독포금서구엄비)-고(琴)를뜯고 책을 보며 조용하게 살아가니

迂儒心事世相違(우유심사세상위)-시꺼러운 세상형편 마음서로 맞질않네

伊來病骨知寒早(이래병골지한조)-병들고 약한몸이 추위일직 알게되어

八月中旬己授衣(팔월중순기수의)-팔월도 반못가서 철옷구며 입었으니

 

★ 추만출혜화문(秋晩出惠化門) - 정대식(丁大寔. 조선시대 시인)

小靑門外市塵空(소청문외시진공)-소청문밖 내달으니 먼지잠자고

驢背斜陽艶艶紅(려배사양염염홍)-나귀등에 지는햇볕 곱게비치네

野菊溪楓霜意近(야국계풍상의근)-단풍붉고 국화곱게 피어있어서

十分秋色畵圖中(십분추색화도중)-가을풍경 그림인듯 황홀하구나

 

★ 추야유감(秋夜有感) - 작자미상
陽江館裡西風起(양강관리서풍기)-나그네마음 처량할제 가을바람 불어와서

後山欲醉前江淸(후산욕취전강청)-산취한듯 붉었는데 강물만은 맑았구나

紗窓月白百蟲咽(사창월백백충인)-사창에 달이밝고 귀뚜리도 슬피울제

孤枕衾寒夢不成(고침금한몽불성)-외로울사 벼겟머리 꿈도자로 못이루네

 

★ 창암정(蒼岩亭) - 추향(秋香. 장성기생. 조선시대) 
移棹蒼江口(이도창강구)-노를저어 강어구에 배를 대이니

驚人宿鳥飜(경인숙조번)-자든새 놀라깨어 펄펄나르네

山紅秋有迹(산홍추유적)-가을은 나뭇잎에 곱게물들고

沙白月無痕(사백월무흔)-밝은달 모래밭에 떠러져희네

 

★ 추사(秋思) - 취죽(翠竹. 안동권씨 여종-家婢-.  조선시대)
洞天如水月蒼蒼(동천여수월창창)-파란달빛 차거웁게 쌀쌀하온데

樹葉簫簫夜有霜(수엽소소야유상)-나뭇잎 지는소리 처량하구나

十二상擴簾人獨宿(십이상렴인독숙)-비단주렴 드린속에 혼자누으니

玉屛還이繡鴛鴦(옥병환이수원앙)-원앙침 함께하는 임이그리워

 

★ 가을(秋) - 작자미상

颱風襲萬里(태풍습만리)-태풍이 불어와 사방을 덥치고,

暴雨日增流(폭우일증류)-사나운 비는 날마다 더욱더 흘러 내리네.

野毁人心愁(야훼인심수)-들녘은 무너져 사람의 마음 근심스러운데,

唯실亂醒秋(유실난성추)-오직 귀뚜라미 시끄러워 가을이 옴을 알았네. 

 

★ 가을(秋) - 운곡 원천석

殘暑逼軒楹(잔서핍헌영)-남은 더위가 난간을 핍박하건만

滿野秋光天降祥(만야추광천강상)-들에 가득한 가을빛이 상서로운 조짐인지

雨過餘熱遞新涼(우과여열체신량)-비가 지나자 남은 더위가 서늘하게 바뀌었네

露華初重夜生涼(로화초중야생량)-이슬 꽃이 막 내려 밤이면 서늘해지네

天衢漂渺氣凝祥(천구표묘기응상)-아득한 하늘 거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어리어

河漢無波夜色涼(하한무파야색량)-은하수는 물결 없고 밤 빛은 서늘하네

蟬老燕歸風颯颯(선로연귀풍삽삽)-매미는 늙고 제비는 돌아가 바람도 쓸쓸한데

虫弔藜床序已秋(충조려상서이추)-명아주 평상에 벌레 우니 벌써 가을인가

聲緊孤梧金井畔(성긴고오금정반)-오동나무 우물가에 벌레소리 들리자

中秋氣候稍淸寒(중추기후초청한)-한가위 날씨가 차츰 맑고 서늘해져

月從山頂湧銀槃(월종산정용은반)-달은 산꼭대기에서 은 쟁반으로 솟아오르네

九月九日天光淸(구월구일천광청)-구월 구일에 하늘빛이 맑아

菊澗楓林又一秋(국간풍임우일추)-국화꽃 단풍나무가 또다시 가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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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nowying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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