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유천지(別有天地) 월출산에서 일일선(一日仙)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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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유천지(別有天地) 월출산에서 일일선(一日仙)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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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유천지(別有天地) 월출산에서 일일선(一日仙)되다(2) 

● 산 행 지 : 영암 월출산(812m)

● 산행일시 : 2017년 11월 26일 (日)

● 누 구 랑 : 산7000산악회

● 산행코스 : 기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삼거리-바람폭포-천황사주차장

● 사진은 ? : 소리새, 혁이아빠, 노루귀

     

  벌써 3번째 영암 월출산과의 운우지정이니 꽃잠자리는 1987년 11월이었고, 두 번째 운우지정은 2013년 6월 이었다. 2번째의 운우지정기를 살펴보니 앞으로 월출산을 찾는다면 아마도 먼발치에서 월출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이는 수원에서 멀리 떨어져있어 오고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려니와 두 번에 걸친 운우지정에서 보여 준 월출산은 팜므파탈도 이런 팜므파탈이 없었기에 나온 말이다. 또한 월출산의 품에 안겨 충분히 팜므파탈의 제법 많은 성감대를 느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겠다. 팜므파탈의 대명사인 마타하리가 이랬을까, 아님 영국의 넬슨제독이 사랑에 빠진 해밀턴 부인이 이랬을까. 그러기에 월출산에 대한 옛 기록을 보건대 산행기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거의 모두가 먼발치에서 경탄한 기록이 대부분이니 고려 명종 때 문인 김극기 가 남긴 글이 그렇고, 김시습, 정약용 등이 남긴 글이 그렇다.

▲ 들머리에서

▲ 산행안내도

▲ GPS 기록

▲ GPS 기록

 

  그런데.... 그런데...

‘수반 위에 올려 놓은 기기묘묘한 형상의 수석’,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는 월출산에서도 접근불가의 코스로 가장 거친 암봉이 길게 이어진 북쪽 능선의 산성대를 넘어 정상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개방되지 않았다가 27년 만인 2015년 10월 열렸단다. 물론 명색이 국립공원이니 탐방로를 잘 정비했겠지만 이 맨발나그네가 노구(?)를 이끌고 3번째 운우지정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팜프파탈이겠기에 기꺼이 그녀 월출산의 품에 안기기위해 길을 나선다. 아니 그녀 월출산의 숨겨진 성감대가 있다고 하니 회가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긴 설악산도 무박으로는 절대 운우지정을 치루지 않겠노라고 오래전에 마음 먹었건만 설악의 숨겨진 비경이 있다는 소리에 지난 10월 권금성~집선봉~망군대 코스의 품에 안긴 걸 보면 팜므파탈에게 약한 맨발나그네 임이 분명하다. 왜냐? 권금성~집선봉~망군대 코스도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팜므파탈이었으니까.....

▲ 어째거나 집을 나선지 5시간여 만에 월출산 산성대코스의 들머리인 기체육공원에 도착이다.

 ▲ 산자락을 횡으로 감아도는 둘레길인‘기찬뫼길’안내판을 지나 수직으로 난 길을 오른다

▲ 20여분쯤 오르니 월출산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 벌써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느라 발걸음이 더뎌진다

▲ 오르다 뒤로 눈길을 주면 영암의 너른 평야가 펼쳐지니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 암능길을 오르는 일행들

▲ 11월말이기는 하지만 남쪽나라여서인지 제법 따듯하기에 오늘도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맨발로 월출산의 기를 받고 있는 맨발나그네

▲ 오직 자연의 힘 만으로 빚어낸 고인돌 바위, 산 전체가 바위인 월출산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기암

▲ 오르는 길 다시 뒤돌아 본 영암과 평야

▲ 거친 파도처럼 일렁이는 월출산의 화강암 봉우리들

▲ 그렇게 산성대를 거쳐 고인돌 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공룡능선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조망처에 이르게 된다. 조망이 일품이다.

장관(壯觀), 장엄(壯嚴)이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공룡의 등줄기는 암골미(岩骨美)가 뛰어나다.

어디 공룡능선 뿐이랴. 좌 우로 눈을 돌리면 그대로 산수화 한 폭이 되고 공룡능선 뒤쪽으로는 사자봉~천황봉~향로봉~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웅장하게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으니 그야말로 뇌쇄적 관능미가 아닐 수 없다. 팜므파탈적인 요부가 따로 없다.

▲ 돌불꽃처럼 치솟아오른 남도의 석화성(石火星)인 월출산

  사실 산길을 걷다보면 시간에 쫒겨 주변 풍경 감상에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팜므파탈의 품 안이 아니던가. 산수화를 음미하듯 그녀 월출산 산성대의 성감대(?)를 만끽하며 그녀가 내 준 품에 마냥 안겨 시간 가는 줄 모르며 걷는다. 그러니 그 맛이 각별할 수 밖에...

  광암터에 이르러 천왕봉 코스를 포기하고 천황사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한다. 워낙 산성대의 품에 안겨 시간을 많이 보내 선두그룹과 너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천황봉과 구름다리를 포기하고 육형제바위와 사자봉 사이의 계곡으로 내려선다.

 ▲ 육형제봉

 ▲ 멀리서 본 구름다리

▲ 아쉬워서 올려보는 2013년 6월의 월출산 구름다리

▲ 아쉬워서 올려보는 2013년 6월의 월출산 구름다리에서의 맨발나그네

▲ 아쉬워서 올려보는 2013년 6월의 월출산 천황봉에서 함께했던 일행들과 맨발나그네

▲ 날머리인 천황사 입구

▲ 월출산의 마지막 단풍

▲ 천황사 주차장에서 바라 본 월출산

▲ 월출산 산성대의 품에 안긴 맨발나그네

  오늘도 망설이다 나선 길이긴 하지만 월출산 산성대와의 꽃잠자리는 떨림과 환희와 황홀함이 가득한 하루였다. 이 아름답고 빼어난 자태를 지닌 월출산 산성대의 품에 안겨 공룡의 등줄기를 타고 넘나들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긴 짜릿한 하루였다. 행복한 하루였다. 그러기에 노구(?)를 이끌고 매번 유혹에 빠져 버리곤 한다. 사람들은 월출산에서는 산성대 코스보다 노적봉능선 이나 향로봉능선이 더 아름답고 환상적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아마도 다음에 누군가가 이 코스를 가자고 하면 망설이긴 하겠지만 또 따라 나설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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