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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 일기) 정초에 광교산을 맨발로 걷다

맨발나그네 2021. 2. 15. 18:34

(트래킹 일기) 정초에 광교산을 맨발로 걷다

 

● 어 디 를 : 광교산(상광교~노루재~광교산 시루봉~토끼재~비로봉~경동원 : 6.71km 중 맨발걷기 5km)

● 언 제 : 2021년 2월 12일 정월 초하룻날

● 누 구 랑 : 나홀로

● 어 디 를 : 광교산(반딧불이화장실~천년수약수터~서봉사지~광교산 시루봉~노루재~상광교버스종점 : 9.4km 중 맨발걷기 6km)

● 언 제 : 2021년 2월 14일 정월 초사흗날

● 누 구 랑 : 지인 몇몇이서

 

설 명절이건만 도대체 명절같지가 않다.

10여년전 부모님 두 분이 6개월 사이를 두고 돌아가신 후 명절이 점점 쪼그라 붙기 시작하였다.

부모님 살아생전에는 보통 1박 2일간 30~40여명이 시골집에 모여 복작이며 시끌벅쩍이던 것이 점점 쪼그라 들어 명절날 당일 산소에 모여 차례를 모시고 근처 식당으로 옮겨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는데 그마져도 코로나-19(COVID-19)로 올해 설 명절에는 각자 편한 시간에 산소에 다녀 가는 것으로 예를 갖추기로 하였으니 바뀌어도 많이 바뀐 설 풍습이 되어 버렸다.

하늘나라에 가있는 마나님한테는 지난주에, 부모님한테는 설 전 날 다녀왔으니 설 당일날을 내가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의 품에 안기는 일 밖에는 할 일이 없는 듯 하다,

그것도 여럿이 모이면 안된다고 하니 나홀로 걷는다.

날씨가 따뜻하니 등산화 속 발들이 한번 벗어 보자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못이기는 척 맨발이 되어 본다.

그럭저럭 걸을 만 하다.

 

정월 초사흗날은 오랜 산벗인 따스한마음의 청에 의해 몇몇이 다시 광교산을 찾아 걷는다.

어째거나 얼마 남지 않은 인생소풍 동안

시간을 내어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정기를 느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다가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훨훨훨 떠나길 소원해 본다.

 

(댓 글)

 청보라

21.02.15 20:31

수의 한 벌 이라는 글에서 갑자기 숙연해지네요.
인생 소풍길이 마냥 즐겁지만 않겠지만 요즘 같아선 혼자 노는법도 진작 터득했어야 했다는 생각이듭니다.

아직은 입춘이 지났다해도 겨울인데 맨발 ... 발 시리지 않으세요?
대단하십니다.
맨발 나그네님 항상 건강하시길빕니다.~

 

 호수

21.02.15 21:23

맨발나그네님 광교산을 오르셨군요 자연섭리대로
순응하며 잘 노닐다 가고싶네요
천상병님에 소풍이란 시가
생각나네요 맨발나그네님
늘 안전도보 되세요

 

 청송가

21.02.15 22:17

저는 배봉산 황톳길 맨발걷기 하는데 겨울에는 황톳길을 부직포로 덮어 놓아서 맨발걷기 못하고 있습니다.

'맨발 나그네'님은 겨울 山行도 맨발걷기 하시니 대단합니다. 언제 뵙고 맨발걷기를 주제로 대화 나눌 수 있기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