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기축년의 끝자락에 와있다. 매년이 그러하지만,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오다보니 올해도 저물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 끝자락에 서서 올 한해동안 이산저산의 품에 혼자서도 안겨보고 여럿이 이야기 나누며 안겨보며 행복했었던 날들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기축년을 맞이하기 위해 1월 1일 새벽 광교산을 오른 것을 필두로 모두 50여회 450여km를 걸었으며, 그중 300여km는 맨발로 걸은 그런 한해였다.(마일리지 보러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32)
나의 친구중에는 왜 그렇게 죽기 기를 쓰고 산길을 걷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것도 대부분을 맨발로 말이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걷기, 특히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육체에 고통을 주는 가학행위이다. 더더군다나 추운 날씨와 궂은 날씨가 아닌 날은 대부분 맨발이 되곤 했는데, 맨발이 되어 걷는다는 것은 더더욱 육체에 고통을 가하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그럼 왜 그런 고통을 사서 하는 것일까?? 그것은 육체적 고통이 쾌락으로 전이되어 그것을 즐길려고 한다면 답이 될까. <걷는 행복>이란 책을 쓴 프랑스의 이브 파칼레는 이책에서 "몸이 고통을 받을 때,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이 고통부호를 만드는 신경세포의 뉴런 회로 작동을 차단하고 숨겨진 쾌락센터를 자극하는 흥분제를 분출하는 괘락의 화학이다"라고 말한다. 동물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저자야 유식하게 위와 같이 말하는데 문외한인 내게도 와 닿는 말임에는 분명하다. 이 고통이 주는 쾌락 때문에 우린 매주 배낭을 걸머메고 산을 찾아 나서는 자랑스러운 중독자가 되었으며, 중독상태에서 맞는 쾌락과 행복에 맛을 들여 마약 중독자가 약의 양을 늘리고 더더욱 자주 약을 찾듯이 산에 자꾸 빠지게 된다.
돌이켜 보건대. 50여회의 산행중 나의 조강지처 광교산과는 20여회의 사랑을 나누었고, 남어지는 조강지처 광교산을 내팽개치고 외도를 한 그런 산행이었다. 조강지처 광교산과의 데이트도 좋았지만, 조강지처 광교산의 눈흘김을 받아가며 안겼던 전국의 산들은 나를 고통의 쾌락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녀(산)들을 만나러 가기전의 가슴떨림과 설렘은 <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오시마 기요시 지음)>란 책에 의하면 아마도 뇌를 자극해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지... 그리고 설렘 그 자체가 젊음의 묘약이라는데 그녀(산)들을 안고 뒹구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3월달에는 삼각산숨은벽, 가야산, 도드람산, 불곡산의 품에 안겼었고, 4월에는 소요산, 내변산의 화려한 봄꽃속을 거닐었으며, 5월에는 구봉산(진안), 팔봉산(서산), 서봉산-유봉산-초록산(내고향 화성의 산들), 지리산둘레길을, 6월에는 운악산, 설악산 십이선녀탕, 소리산(양평)을, 7월에는 금강산 신선봉, 아침가리골(인제)를, 8월에는 지리산 칠선계곡을, 10월에는 설악산 공룡능선, 오봉산(춘천)을 11월에는 다시 삼각산, 삼학봉, 대둔산의 품에 안겨 쾌락과 행복을 만끽한 한해였다. 안고 뒹근 모든 곳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으니 눈을 지긋이 감고 그때의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한번 음미하며 이해를 마감할까 한다. 산이 있음이 내겐 정말 큰 행복이다. 그리고 닥아오는 경인년 다시 그녀(山)들을 마음껏 안으며 쾌락과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여건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그리고, 여기 올 한해 내가 안겼던 산들과의 추억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비록 졸필이지만 그녀(山)들을 만나기전 미리 준비하여 가슴떨림과 설렘을 극대화하고, 그녀(山)의 품에 뒹글때 그녀(山)의 성감대(?)를 더 많이 터치하기 위해, 그리고 그녀(山)를 안은후의 후희(?)를 맛보기 위해 써 본 글들이 올해만도 30여편에 이르니, 훗날 늙어 꼬부라져 그녀(山)들을 안을 수 없게 되었을때 곱씹을 추억으로 제법 필요하지 않겠는가............
광교산에서의 해돋이 (산행기 보러가기 - http://cafe.daum.net/b.a/Bafq/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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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5일 봄을 꿈꾸는 여인 광교와의 데이트(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217)
2009년 12월 26일 봄을 꿈꾸는 여인 광교와의 데이트 2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218)
2009년 12월 27일 남덕유산(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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