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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식과 맨발 산책이 건강의 비결 - 라이문트 로이어 자생한방병원국제원장

맨발나그네 2015. 12. 16. 22:16

“한식과 맨발 산책이 건강의 비결”

라이문트 로이어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 원장


라이문트 로이어 자생한방병원 원장의 고향은 오스트리아다. 젊은 시절 한국에 들렀던 그는 침술에 매료돼 한의대를 졸업하고 아예 눌러 앉았다. 한식 예찬론자이기도 한 그는 단학과 국선도, 맨발 산행 등 지극히 한국적인 방식으로 건강을 챙긴다. 

우여곡절 끝에 서양인 최초이자 유일한 한의사 되다

“20여 년 전 한국에 여행 와서 태권도를 배우다 발목을 다쳤습니다. 친구 소개로 한의원에 갔다가 대단한 경험을 했어요. 발목을 다쳤는데 손하고 귀에다 침을 놓더라고요. 침을 꽂은 채 걸어보라는 거예요. 걷는데 통증이 사라지는 게 확실히 느껴지더라고요. 신기했죠.” 이 일로 한방에 경도된 라이문트 로이어 원장은 한의대 입학을 준비했다. 

그러나 처음 찾아간 한의대에서는 벽안의 젊은이를 쉬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국인은 배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한 번의 거절로 발걸음을 돌릴 그가 아니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한의대 입학을 알아보던 그는 오스트리아 신부를 통해 대구한의대 학장을 만날 수 있었고, 결국 입학을 허락받았다. 

어렵게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본국에 있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전이었다. 귀한 자식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전혀 생소한 학문을 공부하겠다는 데 환영할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끈질긴 그의 설득에 부모도 백기를 들었다. 

한의학 공부도 순탄치는 않았다. 한글도 서툰 그에게 한자투성이의 한의학 공부는 난공불락인 듯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침 불거진 한의학 분쟁으로 그는 8년 만에 한의대를 졸업했다. 어렵게 대학을 마친 그는 분당차병원 내 한방병원과 개인 한의원을 거쳐 지금은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 원장으로 주로 외국인들을 상대로 의술을 펼치고 있다. 

“흔히 서양인은 한국인과 체질이 다른데 한의학이 효과가 있느냐고 물어요. 효과는 똑같습니다. 서양인도 한국인과 같이 오장육부가 있고 신체 조직이 똑같잖아요. 어떤 외국인들은 더 빨리 효과를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의학은 굉장히 뛰어나고 어려운 학문입니다. 그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처음 병원을 찾는 서양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긴 설명이 필요하다. 한의학의 핵심은 ‘기(氣)’다. 동양인에게는 친숙하지만 서양인이 ‘기’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로이어 원장도 한의대 시절 ‘기’를 이해하느라 애를 먹었다. 단학이며 국선도 등도 대학에서 기 수련을 위해 주말마다 산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걷기와 경락 효과, 일석 이조의 맨발 산책

그는 아직은 날씨가 차고 일이 바빠 기 수련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겨울에는 주로 휘트니스센터에서 30분~1시간 운동을 한다. 준비운동, 스트레칭, 기공운동, 걷기까지 1시간 내에 한다. 트레드밀(treadmill)을 탈 때도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바로 맨발로 걷는 것이다. 

“맨발로 걷게 된 것도 한의학을 알게 된 것처럼 우연이었습니다. 3년 전 피트니스센터에 갔는데, 운동화 챙기는 걸 깜빡한 거예요. 다시 집에 갔다 오기도 뭣해서 양말도 벗고 맨발로 걸었습니다. 발이 아프긴 했지만 30분 정도 타고 나니까 기분이 너무 상쾌하더라고요.”

맨발로 걸은 지 2분이 지나자 땀이 나고 힘이 들었다. 운동화를 신었을 때와는 다른 현상이었고 느낌도 달랐다. 5~10분이 지나자 운동화를 신을 때보다 개운한 느낌이 들었고, 15분 후에는 발바닥이 후끈 달아올랐다. 30분을 걷자 발바닥에서 뭔가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발바닥이 까져서 피가 난 것이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상쾌했다. 

까진 발바닥이 아물기까지 사흘을 기다린 그는 다시 맨발걷기를 시작했다. 맨발로 걸었을 때 상쾌함을 잊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는 발바닥이 까졌다. 네 번 정도 그런 과정을 거치자 피부가 튼튼해져 더 이상 까지지 않았다. 그 후론 피트니스센터에 가면 으레 신발과 양말을 벗고 트레드밀에 오른다. 

맨발로 걷기는 피트니스센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겨울을 제외하면 그는 매일 자택이 있는 이태원에서 가까운 남산을 산책한다. 맨발로 걷기에 맛을 들인 뒤 산책을 할 때도 아무것도 신지 않는다. 그는 피트니스센터보다 야외에서 맨발로 걷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 

“맨발로 걸으면 상처를 통해 나쁜 균이 옮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맨발로 걷다 보면 돌, 흙 등이 계속 발바닥을 자극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걷는 효과뿐 아니라 발 마사지를 받는 효과까지 보게 됩니다. 경락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거죠.”

오미(五味)가 다 들어간 한식은 건강한 생활의 기본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로이어 원장은 먹는 데 신경을 쓴다. 그는 한식을 먹으면 특별히 식단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한식은 매운 맛, 신맛, 단맛 등 다섯 가지 맛(오미, 五味)이 다 있는 완벽한 식단이라고 말한다. 한식 예찬론자인 그는 특히 된장찌개, 김치, 청국장 등을 좋아한다. 그는 이 세 가지 음식은 최고의 보약이라고 추켜세운다. 

로이어 원장은 된장찌개와 김치 등에 소금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같은 비판은 기우라고 잘라 말한다.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 몸에 나쁘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그는 일축했다. 

자연에서 얻은 소금은 나트륨과 함께 많은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소금에 있는 미네랄은 인체의 노폐물을 배출할 뿐 아니라 다양한 화학작용을 돕는다. 된장과 김치를 만들 때는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천일염을 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신 그는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업용 소금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업용 소금은 자연에서 얻은 소금을 재가공한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이 같은 공업용 소금을 많이 먹는데, 공업용 소금은 독성이 강하고 미네랄이 없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은 화학공장과 마찬가집니다. 몸이라는 공장을 잘 돌리는 데 비타민 등 몇 가지 필요한 게 있습니다. 미네랄은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을 잘 돌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서양에서는 따로 비타민제와 같이 미네랄제를 먹기도 하는데, 한식 같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면 굳이 따로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요즘 많이 먹는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입니다. 패스트푸드는 영양가보다 칼로리 중심으로 만든 음식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삶은 양식보다는 한식, 패스트푸드보다 슬로푸드를 먹는 데서 시작됩니다.”  


라이문트 로이어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 원장
대구한의대 졸업
한의학 박사
강남 오당한의원 부원장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





출처 : 골든라이프
글쓴이 : 골든라이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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