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올해들어 첫 맨발이 되어 본 응봉산과 다랭이마을

맨발나그네 2016. 3. 24. 08:36

올해들어 첫 맨발이 되어 본 응봉산~다랭이마을

어 디 를 : 남해 응봉산(472m) ~ 다랭이마을

언 제 : 2016320()

누 구 랑 : 내고향산악회

코 스 는 : 사촌마을~첨봉~칼바위~응봉산~가천 다랭이마을

사 진 은 : 따스한마음, 노루귀, 본인



  

▲  GPS 기록

 

    오늘이 춘분이니 봄이다. 따듯한 봄볕과 함께 여인네들의 옷차림에서 봄이 성큼 다가옴을 느낀다.

  봄은 첫만남, 첫사랑처럼 떨리는 가슴안고 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계절이다. 그래서 많은 시인들은 봄은 사랑이라고 노래한다. 용혜원 시인은 꽃피는 봄엔 에서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신나도록 필 때면/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리라./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 따듯한 바람으로 녹이고/ 겨우내 목말랐던 입술을/ 촉촉한 이슬비로 적셔 주리니/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하략)’ 이라며 봄은 사랑의 계절이라 노래한다.

  김시천 시인은 그의 시 봄꽃을 보니 에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하략)’ 라고 읊는다.

  홍수희 시인은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에서 그대 마음에/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하략)’라고 봄의 찬가를 읊는다.

  그래서 이 맨발나그네 이즈음이 되면 좀 더 봄을 빨리 만끽하기 위해 남녘으로 떠나지 못해 조바심낸다. 아니 마음 속 사랑을 찾아 떠나고 싶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만사 제쳐놓고 내고향산악회를 따라 남해의 응봉산으로 떠난다.


▲  삼천포대교


  수원에서 남해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다. 버스로 무려 5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남해이다. 원래가 섬이었던 남해는 지금이야 늑도, 초양도, 모개도를 디딤돌삼아 사천시 삼천포와 남해군 창선도 사이를 5개의 교량(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단항교)이 연결하여 섬이 아닌 육지가 된 곳이다. 그 남해에 응봉산과 다랭이마을이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곳이다.


▲  사촌마을 전경



▲  마을 어귀의 오래된 느티나무


▲  응봉산의 품에 안기기 위해 걷고 있는 일행들


▲  두 손 두 발을 수고롭게 해야 오를 수 있는 응봉산


▲  능선에 올라 볼 수있는 풍광들


▲  산7000산악회 부회장인 백치아다다님과 함께


▲  능선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일행들

 

  오늘 들머리는 사촌마을이다. 마을 어귀 느티나무 아래에서 이 맨발나그네 올해들어 첫 맨발걷기를 즐기기 위해 등산화를 벗어 배낭에 갈무리한다. 그리고 제법 가파른 된비얄을 한참을 올라 능선에 다다르면 뒤쪽으로 총천연색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어촌풍경과 쪽빛 바다가 펼쳐져있고, 앞으로는 긴 능선이 펼쳐진다.


▲  비록 해무 때문에 시계가 밝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  칼바위 능선에서


▲  아! 행복하여라!


▲  올해들어 첫 맨발산행이건만 하필이면 칼바위냐고 아우성치고 있는 나그네의 맨발


▲  가던길 뒤돌아 보며 다시 한 컷


▲  산상부페에서 만찬을 즐긴 후 응봉산 정상을 배경으로...


  길게 펼쳐진 능선은 뾰족 솟은 바위들이 마치 칼날같이 길게 펼쳐진 능선이어서 사람들은 칼바위능선이라 부른다. 칼바위 능선 오른쪽으로는 다도해와 어촌이, 왼쪽으로는 천길 낭떠러지와 그 넘어 산과 그 중턱까지 이어지는 밭두렁이 펼쳐진다. 천길 낭떠러지와 주변 풍경은 그야말로 팜므파탈이 따로없지만 그게 이산의 매력이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기울인다면 그리 위험하진 않다. 이 능선길을 맨발나그네되어 봄을 안고 걸어간다. 날씨는 해무에 덮혀 시야가 그리 맑은 것은 아니지만 주변 풍광은 아름답다.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오지만 봄이 실려있는 바람은 차지않고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봄볕과 봄바람에 봄바다까지 가까이 있으니 이 맨발나그네 이런 호사가 없다. 거기에다 칼바위능선 한쪽에 점심상을 펼치니 오늘도 산상부페가 따로 없다.


▲  인파에 밀려 응봉산 정상에서의 인증샷은 엄두도 못내고 근처에서 한 컷


▲  아름다운 하산 길


▲  아름다운 하산 길

 

 

  그렇게 걷다보니 응봉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조그마한 정상석과 아담한 돌무더기가 지키고 있다. 그러나 봄을 맞이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니 정상석 끌어안고 인증샷을 남기기는 애당초에 틀려버렸다. 해서 정상 조금 밑에서 단체사진 한 장을 남기는 것으로 애석함을 달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  남해 다랭이마을 풍경(남해군청 홈페이지 제공)



▲  남해 다랭이마을 풍경(노루귀님 솜씨)



▲  남해 다랭이마을 풍경(노루귀님 솜씨)

 

  원래 산악회카페에 공지된 곳은 설흘산이었다. 하지만 왕복의 긴여정 관계상 설흘산은 생략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천마을로 향한다. 날머리인 가천마을에 가까이 다가가니 그 유명한 남해 다랭이마을이 펼쳐진다. 가천마을은 바다를 끼고 있는 섬마을임에도 마을이 해안절벽을 끼고 있어 배 한척 없는 마을이어서 어쩔 수 없이 척박한 땅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단다. 한 층 한 층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랭이 논이 100층도 더 된다고 하니 선조들의 척박한 삶을 보고있는 것 같아 애잔하다. 하지만 오늘날 등고선을 따라 층층히 형성된 다랑이 논은 매우 아름다워서 문화재의 일종인 명승 제15로 지정되어 있으며 CNN의 지역 소개 인터넷사이트 ‘CNN Go'는 서울을 제외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 50선을 선정 발표하면서 이곳 다랭이 마을을 포함시켜 그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오늘은 본격적인 농사철이 아니어서인지 명성만큼 확 뛰는 풍경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마늘, 유채, 보리, 시금치가 언 땅을 비집고 얼굴을 내밀며 이 맨발나그네를 환영하고 있으니 봄내음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다랭이마을이었다.


▲  뒤풀이


▲  뒤풀이에 흥에 젖어 나이를 잊은채 별짓 다하고 있는 맨발나그네

 

  점심의 산상부페가 부족함이 없었지만 남해까지 왔으니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해서 산악회 집행부는 각자로부터 일만원씩을 갹출하여 생선회를 마련하여 몽돌이 깔린 월포해수욕장에서 뒤풀이를 진행한다. 요즈음 제철이라는 남해의 털게와 도다리쑥국을 맛보지 못함이 못내 아쉽지만 당일치기에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산행이니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다.


▲  칼바위 능선에 선 맨발나그네

 

  비록 오늘 목표했던 설흘산을 들리지는 못했지만 응봉산을 오르는 칼바위능선에서 바라 본 바다 조망과 가천 다랭이마을의 풍경은 이 맨발나그네의 인생 여행길에 잠시잠깐 스쳐가는 인연이었지만 일일선(一日仙)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하루였다. 이 따듯한 봄날, 용혜원 시인은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리라고 노래하지만 이 맨발나그네도 자연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시간과 건강이 있음을 행복해 하며 앞으로 찾아 올 사랑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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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 글 )


따스한마음(회장) 16.03.24. 14:30

모처럼 멀리 남해로의 봄맞이네요
함께함에 행복한 발걸음 이였습니다
감칠맛나는 산행기 산행후 회상하며 읽는재미 솔솔합니다 고맙습니다ㅎㅎ

백치아다다 16.03.25. 08:35
멋진 산행을 함께하여 즐거웠습니다~
늘 젊음과 함께 쭈~욱 산행을 하시길 기원합니다~~

노루귀 16.03.23. 13:57
그림 같은 남해의 푸른바다와 암릉을 오르내리며 느끼던 희열이
불편한 다리도 잊고 눈도 마음도 먹거리도 좋았던 산행이었습니다.
올해 첫 맨발 산행 하신 나그네님~
울팀중에 막내 같다는 부산 산우님 말
다 믿지는 않으셨죠~~ㅎㅎㅎ

브레드 16.03.24. 18:16
멋있습니다.^*^
사계절1234 16.03.24. 11:52
우리나라의 남해안 풍광은 그야말로 아름답기로는 세계적입니다.
오밀조밀한 풍광도 그러하고 다도해의 그림같은 모습들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그림으로나마 좋은 구경했습니다.

달호 16.03.24. 13:21
저도 봄기운이 시작되자마자 참지못하고 사량도로 달마산으로가 남녘의 봄바람을 맞고 왔답니다
언제보아도 맨발나그네님 산행기는 따뜻하고 멋지십니다^^
멋진풍광앞에서 "아~~행복하여라"하는
그마음을 조금은 아는 일인이라서요^^

첫사랑 16.03.25. 06:36
좋은산행 하셨네요~~~
남해는 금산만 가보았는데
이렇게 멋진산도 있었네요~~~^^
생생한 후기와 멋진사진 잘보고 갑니다~~~

향기~^^ 16.03.25. 09:56
아름다우면서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보며 활력을 얻습니다
고마워요~

시민 16.03.25. 22:26
멋진 풍경으로 눈이 호강합니다. 잘보고 갑니다.ㅎㅎ

오루시 16.03.26. 23:08
우와~~~~ 멋지십니다. 대리만족 만끽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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