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화둥둥 내사랑 ! 사랑산
● 산 행 지 : 괴산 사랑산(647m)
● 산행일시 : 2018년 7월 15일 (日)
● 누 구 랑 : 수원 신현대산악회
● 산행코스 : 용추슈퍼~코끼리바위~사랑바위~삼거리~독수리바위~정상~연리목~용추폭포~용추슈퍼
● 사진은 ? : 낙엽, 두꺼비, 기술자, 본인
▲ 사랑산 등산안내도
▲ 사랑산 GPS 기록
▲ 들머리에서
괴산(槐山)은 지명에서 조차 느티나무, 회화나무 괴(槐) 자와 뫼 산(山) 자를 쓰는 산의 고장이다. 백두대간이 남으로 뻗어가며 풀어 놓은 산들이 감싸안은 형국이기에 산이 많다. 그러기에 박두진 시인이 작사한 괴산 ‘군민의 노래’에 “산좋고 물도 좋고 인심도 좋다”라고 노래한다. 괴산군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산들만 열거하드라도 가령산, 구왕봉, 군자산, 금단산, 깃대봉, 낙영산, 도명산, 마분봉, 마역봉, 막장봉, 박달산, 백화산, 보광산, 성불산, 사루봉, 신선봉, 신선암봉, 아가봉, 옥녀봉, 이만봉, 조령산, 조항산, 주월산, 청화산, 칠보산, 희양산 등 30개의 산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렇게 산들이 많다보니 당연히 골이 깊고 물이 많은 고장이기에 전국에는 구곡(九谷)이 40여개 있는데 그 중 7개가 괴산에 있다. 그러기에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사랑산과 용추폭포를 품은 제당골에서 용추골로 이어지는 계곡은 괴산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산이고 계곡이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국립지리원이 발행한 전국 산높이 자료에도 이름이 올라있지않은 무명봉으로 정상 북쪽의 사기막리로 흘러내리는 계곡이 제당골이어서 그저 제당산이라 불리우던 산이었다. 그러던 중 사기막리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용추폭포 인근에서 60~70년 된 연리목이 발견된 계기로 괴산군청은 1999년 개명을 하였으니 ‘사랑산’이다. 비슷한 예로 가평의 무명봉이었던 산을 연인산이라 이름붙이고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고 2007년에는 도립공원으로 승격까지 한 예가 있는데 사랑산도 그저 제당산에서 사랑산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산이 되었으니 이름 바꿔 팔자가 핀 산이 되었다.
▲ 코끼리바위
▲ 코뿔소 바위
오늘 사랑산과의 운우지정은 사기막리마을 용추슈퍼를 들머리로 하여 원점 회귀하는 코스이다. 사기막리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산행을 이어간다. 조금 걷다보니 나타나는 코끼리바위, 코뿔소바위도 얼굴을 내민다. 중간 중간 넓은 바위의 조망처에서 둘러보는 괴산의 명산들은 무더위 속을 걷고 있는 나그네에게 충분히 산과의 운우지정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 행정안전부에서 보내 온 폭염경보
▲ 사랑바위와 뽀뽀뽀............
정말 덥다. 행정안전부에서는 폭염에 주의하라는 폭염경보까지 발령된 상태이니 더할 나위없다. 평소에 땀을 많이 안흘리던 이 나그네도 오늘은 자꾸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게 된다. 걷다보니 사랑바위이다. 하긴 명색이 사랑산인데 사랑바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곳에 뽀뽀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중늙은이 맨발나그네도 그예나 바위에 입술을 갖다댄다. 이젠 지나가 버린 청춘이지만 남은 황혼에 어떤 사랑이 찾아오고, 이루어질까 자못 기대가 된다. 언제나 광교산은 나의 조강지처요, 다른 산들은 나의 연인이라 주장하며 또 다른 사랑을 찾아 그녀(山)들의 품에 안겨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오늘은 그녀(山)의 이름조차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사랑산이라니 그녀(山) 사랑산과의 꽃잠자리에 짜릿한 쾌감이 넘쳐날 듯 하다.
▲ 많은 사람들이 사랑찾아 다녀 간 흔적
▲ 중간 전망대에서 사랑산과 꽃잠자리 운우지정을 나누고 있는 맨발나그네
▲ 정상 가는 길 만나지는 풍광
▲ 정상 가는 길 만나지는 풍광
대저 운우지정은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 하니 나이탓만 하고 있을 수 없지 않은가. 나이를 떠나 운우지정은 아주 훌륭한 스포츠임을 많은 연구자들이 주장한다. 정보에 의하면 10분간의 운우지정에 200칼로리가 소모되고 심장박동수는 1분에 170번까지 증가하게되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는가.
그뿐아니라 의학전문 웹사이트 '웹엠디'에 의하면 노화방지 호르몬인 DHEA의 혈중 농도가 평소의 5배에 이르러 노화를 방지해 주기도 하고, 두통,치통,관절통 등의 통증을 완화하고, 심지어 요통까지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절정의 순간과 그 직전에 분출되는 엔돌핀과 옥시토신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운우지정을 나누면 면역글로블린A의 분비량이 증가해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는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한다.
▲ 주변 풍광에 발길을 멈춘 일행분들
▲ 정상 가는 길 만나지는 풍광
또한 성적 흥분 상태가 되면 암세포를 죽이는 T임파구가 백혈구내에 순식간에 증가하여 여러 암이나 전립선암의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혈압을 떨어 뜨리고, 결과적으로 심장병이나 뇌졸증의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거기에다 머리칼에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여 윤이 나게하고, 눈동자(동공)을 확대 시켜줘 더욱 빛나게 하며, 그때에 생겨나는 감성들은 삶의 두려움과 공포등을 없애준다고 한다.
▲ 정상석 주변은 정체를 이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 오늘이다.
▲ 정상석은 엄두도 못내고 그 옆에 오래전 부터 걸려있던 표지판을 배경삼아 한 컷
오늘도 사랑바위라 이름 붙여진 바위 하나 보고는 너무 길게 사설을 늘어놓았다. 어째거나 남들이 코웃음 칠 개똥철학을 늘어놓으며 완만한 능선길을 걷고 있노라니 주변 풍광은 아름답고, 바람도 솔솔 불어 올라오느라 흘린 땀도 식혀준다. 그렇게 걷다보니 사랑산 정상이다. 정상은 조망이 트이지 않아 볼품없지만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정상석 끌어안고 사진 한 장 남기기 위해 왁자지껄이다.
▲ 경사가 급한 길을 따라 내려오다 다시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나 쉼을 갖는다
▲ 누워서 본 맑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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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이름까지 개명하게 한 장본인 연리목
가파른 내리막을 걷다보니 만나지는 연리목이다. 보통은 가지가 서로 연결된 경우가 많은데 사랑산에는 연리지보다 희귀한 연리목이다.
사람들은 부부나 연인, 또는 부모 자식 사이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할 때 연리지 사랑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송나라 범영이 쓴 역사책 <후한서>에 의하면, 후한 말의 대학자인 채옹이라는 사람이 어머니가 병으로 눕자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하였으나 그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3년동안 묘를 지켰단다. 얼마 후 채옹의 초막 앞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마주보면서 자라나기 시작했는데, 차츰 두 나무는 서로의 가지가 맞붙어 마침내 연리지가 되었단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채옹이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칭송했다. 이때부터 연리지는 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 자식간의 사랑보다는 남녀간의 사랑을 비유할 때 더 많이 사용한다. 그것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쓴 ‘장한가(長恨歌) 때문이다. 장한가에서 백거이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애절한 사랑을 연리지에 비유했다. 그후 연리지는 남녀사이의 애틋하고 변함없는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생물학적인 연리지는 두 나무의 몸이나 가지가 서로 맞닿아서 성장하면서 맞닿은 부분이 압박을 견디다 못해 껍질이 벗겨지면서 생살이 부딪혀 하나로 이어진다. 그 쓰리고 아픈 시간을 견뎌낸 뒤에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먼저 부피성장이 일어나는 부름켜가 이어지고 유세포(柔細胞)가 하나로 섞인다. 그 뒤를 따라 일반 세포들이 이어지면서 연리의 과정이 끝난다. 이렇듯 아픔을 견뎌가며 서로 합쳐져 하나가 되는게 참된 사랑임을 연리지 나무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 용추폭포
산 이름까지 개명하게 해 준 연리지를 떠나 조금 걷다보니 사랑산의 하일라이트 용추폭포와 만난다. 수량이 많지않아서인지 웅장하진 않지만 제법 위용을 갖춘 폭포이다. 폭포 주변 바위에 움푹 파여 있는 것이 용의 발자국이라 하니 그것도 그냥 믿기로 한다.
▲ 알탕중인 맨발나그네
그 용추폭포 조금 상류에 자리를 잡고 알탕을 즐기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오늘도 일일선(一日仙)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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