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시 : 2009년 5월 10일(둘째 일요일)
2.산행지 :팔봉산(서산 해발361M)
3.산행코스:팔봉산가든종점>1봉>2봉>해산굴>3봉>천제단>호랑이굴>종점
4. 누구랑 : 발안중, 바이오과학고 동문들이랑
5월 10일 서산 팔봉산을 다녀왔다. 작년 4월 동문카페가 만들어 진 후 몇차례에 걸친 서봉산 등산에 이어 이루어진 행사여서 더 뜻깊었다. 서울 사당동을 출발한 버스는 수원을 거쳐 봉담을 거치고, 발안에서 동문들을 태우고 아침 8시 출발이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각자의 간단한 소개로 시작된 산행길은 화기애애 그 자체다. 특히나 홍광표14-15기 선배는 0.3%론으로 가득이나 고무되어 있는 동문들에게 이번 산행의 중요성을 설파하기도 하였다.
충남 서산 팔봉면 어송리에 위치한 팔봉산(362m)은 산의 형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9개 마을을 품에 안은 듯 정기 있게 솟아 있다. 또한 태안반도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산이기도 하다. 이 산의 명칭인 팔봉은 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정상인 3봉에는 키작은 소나무와 통천문 바위가 있어 산행에 묘미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산의 봉우리는 봉이 9개인데 제일 작은 봉을 제외하고 팔봉산이라 하였다 하는데, 매년 12월말이면 그 작은 봉우리가 자기를 넣지 않았다고 울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 작은 봉우리는 태안으로 옮겨가 백화산이 되었다고 한다 .
사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나서 흥행(?)에 실패하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하였다. 그 걱정은 솔직히 전날까지도 계속되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참석인원 41명, 홍광표 선배님의 말을 빌리자면 중,고 졸업생 약 15,000명중 선택된 0.3%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가 그렇게 훌륭해 보일 수가 없었다.
정말 유쾌, 상쾌한 산행이다. 일일 총대장을 맡은 이규범후배님의 매끄러운 리드, 일일 임시총무를 맡은 김희자 후배님(나에겐 노루귀란 닉으로 더 친근하지만....)
중간, 후미 산행대장을 기꺼이 맡은 김정중, 김종근후배님들......... 그들도 풍류라는 닉네임과 금부처라는 닉네임으로 더 가까운 산우(山友)들이지만 오늘만은 그 어줍잖은 선배라는 타이틀 때문에 제법 엄숙을 떨어 보지만 잘 안된다.
오늘은 무조건 천천히란다. 그래서 출발한지 10여분도 안되 휴식을 갖는다. 하긴 산행이 처음인 동문들을 배려한 주최측의 주문이니 따를 수 밖에.... 금부처님의 말씀을 따르자면 이런 산행을 웰빙산행이라 한다지 아마.
2봉을 지난 쉼터에서 자리를 편다. 벌써 3번인가 4번째 쉼이다. 하긴 시간도 널널하고, 이 좋은곳의 조망을 위해서인데 어떠랴. 신재호 후배님이 고량주인지 뭔지를 열심히 돌리고 있다. 막내인 송수긴(내겐 황산이란 닉네임으로 더 친근한 후배님)후배가 선배님의 술타령을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다. 아니다 존경스러운 마음으로 보고 있었겠지. ㅎㅎㅎ
어제의 무리한 서산 팔봉산 산행 전야제로 그 좋은 술을 마다하고 이렇게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1봉이다. 1봉은 내려올때 마지막 코스로 다녀왔다. 팔봉산은 산세가 수려하며 맑은 공기와 탁트인 산세가 절경이며, 휴식 및 1~3시간 정도의 등산코스로 적합하다.
1봉에서 바라본 2봉과 3봉이다. 서산 팔봉산은 산의 기준이 높이에만 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산이다. 해발 400m도 안되는 높이지만, 사방이 야트막한 산과 구릉으로 이루어진 상태에서 솟아오른 암릉을 형성하고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불꽃처럼 화려하게 솟구친 암릉을 오르내리는 사이 눈에 들어오는 태안반도 일원의 풍광은 한폭의 산수화나 다름없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리고 정상 바로 전에 깎아 세운 듯한 10m 이상의 암벽에 메어진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벽 등산코스는 산행의 참멋을 느끼게 한다. 위험한 곳은 밧줄과 철계단이 되어있어
비교적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있다.더욱이 정상인 3봉에는 키작은 소나무와 통천문 바위가 있어 산행에 묘미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일행도 통천문을 통과하는 사진을 많이 찍어 카페에 올렸더니 모두 두더지게임 같다며 즐거워한다.
산행이라면 겁부터 내던 홍순근 카페지님이 앞으로 이런 정도라면 계속 같이할 의향이 있단다. 하산길에는 뭐 아직 많은 에너지가 남아 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이번 산행 집행부의 탁월한 선택에 찬사를 보낸다.
태안반도의 탁트인 풍광을 살펴보고 있는 이 맨발나그네에게 어느 님이 샷타를 들이대 주었다. 그저 아름다운 곳에서 멋있는 분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중학교 졸업동기인 박신원이랑 한컷 남겼다. 사실 많게는 8-9명씩 온 기수도 있어 달랑 2명뿐인 우리는 몸둘 바를 몰랐지만, 그래도 친구 신원이랑 같이여서 행복했다.
하산길 쉼터에서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축복해주는 하늘의 선물을 받았다. 글쎄 칠색 무지개가 그것도 반원이 아닌 원형으로 우리 동문들의 화합과 단결됨을 축하해 주고 있는게 아닌가......
1봉에서의 나
하산길 풍경이다. 두릅, 참죽순(일부 지방에서는 가죽나무라고도 함)등 아주머니들이 집에서 생산한 나물등을 가지고 나와 팔고 있는데 그 풍경이 그렇게 정다울 수가 없다.
이렇게 산행도 끝나고 뒤풀이 시간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뭐니뭐니해도 먹는 즐거움이 아주 행복이다. 김인기 고등학교 동문회장의 건배로 시작된 뒤풀이는 성황이었다. 장소 헌팅을 위해 며칠전 바쁜일 제쳐두고 이곳까지 내려와 수고해준 이규범후배님한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해야 할 것 같다.
뒤풀이를 끝내고 바닷가로 나왔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발안 중고등학교 50여년 역사이래 이렇게 선후배가 모여 즐거운 모습으로 맘껏 웃어본 적이 있던가? 사회에서의 모든 지위를 벗어 던지고 오로지 동문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시간. 거기에는 증오와 불신은 발 붙일 곳이 없었다. 오로지 행복, 기쁨, 즐거움만이 충만된 그런 세계만 있었을 뿐이다.
오늘 참석 기수가 위로는 14-15회 부터 25-26회까지의 기수로 이루어졌는데 막내기수인 공경진, 송수긴 동문과 친구처럼 끌어앉고 한장 박았다. 나 오늘 한 10년은 젊어진것 같다. 고마워 아우들 이렇게 젊음을 만끽하게 해주어서........
오는길에 왜목마을에 들렸다. 맨발로 백사장을 걸어보았다. 지금까지 산길에 비하면 비단을 깔아 놓은 것이나 진배 없다고 해야 할까보다. 그 보다는 이렇게 한잔 술에 그저 선배님을 끌어 안고 좋아라 만세도 불러 본다. 권혁재 선배님 버릇없는 후배 너그럽게 봐 주이소!!!
정말 기분좋은 하루였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발안중고등학교 50여년 역사에 이렇게 선후배가 계급떼고 즐겁게 웃어 본적이 있는가?? 아니 우리네 인생살이에 오늘처럼 많이 웃어 본 날이 있는가? 맘껏 웃고, 서산 팔봉산을 천천히 걸으며 그 기를 맘껏 받고, 또 팔봉산이 제공하는 피톤치드까지 맘껏 맛 본 오늘이 우리 생애에 가장 행복한 날이 었노라고 감히 기록한다면 누구 시비걸 사람이 있을까???
( 댓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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