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2013년 대왕암에서의 새해 해맞이

맨발나그네 2013. 1. 2. 09:48

 

1) 2009년 광교산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43)

2) 2011년 경주 토함산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342)

3) 2013년 울산 대왕암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458)

4) 2015년 영일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576)

 

 

2013년 대왕암에서의 새해 해맞이 

 

● 여 행 지 : 울산 대왕암 - 경주

● 여행일시 : 2013년 1월 1일 (화)

● 누 구 랑 : 산7000 산악회

● 여행코스 : 울산 대왕암>경주 안압지>석빙고>계림>첨성대

● 사진은 ? : 따스한 마음, 본인

 

 

(해맞이 행사 장면)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해맞이영년(迎年)에 해당하는 순 우리말이다.

한 해를 맞이함이란 뜻이라 한다.

매년 이맘때면 많은 사람들이 추위와 번잡함을 무릅쓰고 해맞이를 위해 전국의 해돋이 명소를 찾는다.

저무는 해에 대한 아쉬움과 밝아오는 새해에 대한 설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지구는 북극에서 봤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시간에 15도씩 자전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는 게 해넘이, 수평선 위로 떠오르면 해돋이가 된다.

 

 

(해맞이 인파)

 

겨울철에는 동남쪽으로 가야만 일찍 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울산 대왕암으로 해맞이를 떠난다.

울산의 간절곶이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지만 서울 남산과의 차이는 고작 15분이라한다.

새해 첫날의 해돋이라고 평소와 다르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다.

비교적 단순한 천문현상일 뿐이다.

장소가 어디건 해맞이를 하는데 차이가 있을 리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 해맞이를 떠나는 것은 왜 일까?

아마도 새해 첫날 밝게 떠오르는 태양을 누구보다 먼저 보면서 새해에 각자가 바라는 소망을 기원하면 이루어 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한해를 맞이하면서 자신에 대한 생각과 미래를 다짐하기 위함일 것이다.

 

 

(해맞이 행사중인 대왕암 주변)

 

 

 

 

 

 

 

 

그렇다면 해맞이 풍습은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가?

조성제 저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민속원>에 의하면 한인천제가 9,000여년전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떠오르는 태양신께 민족의 번영과 화합을 기원한데서 유래한다고 적고 있다.

해맞이는 민족 최고(最古) 조상 중에 한 분인 태양의 신 한인천제를 맞이하러 가는 일이고, 한인천제를 맞이하면서 일년 동안 자기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이라 한다.

옛날 한인천제가 인류 최초로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기원했듯이 9천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후손들이 그 당시에 한인천제가 했던 해맞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해를 기다리고 있는 맨발나그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설화속에서도 해맞이 풍습을 엿볼 수 있다.

신라 8대 임금 아달라 왕 즉위 4년 정유년 때의 일이다.

동해 바닷가에 살던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를 홀연히 어떤 바위가 나타나 일본으로 싣고 가는 바람에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바위를 타고 온 연오랑을 왕으로 모셨다고 한다.

다행히 연오랑이 신라 왕의 사신에게 세오녀가 짠 고운 명주 비단을 주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게 해 빛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 명주를 국보로 모시고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 하였으며, 제사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하였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다.

이 설화를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의 저자 조성제는 아달라왕이 영일현에서 해맞이 굿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태양을 맞이한다는 뜻을 지닌 경북 영일(迎日)이란 지명도 여기서 유래되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째거나 우리는 먼 옛날부터 태양을 숭배해왔고 그 태양을 보며 소원을 기원하던 풍습을 가져왔다.

 

(대왕암)

 

 

(좌 : 1906년 세워진 울기등대<현재는 박물관>, 우 : 새로 세워진 등대)

 

 

오늘은 영일만에 가까이 있는 울산의 대왕암에서 해맞이를 하게 되었다.

대왕암은 경주 앞바다에도 있는데 잘 알고 있다시피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이 죽어서도 동해를 지키겠다는 평소 신념에 따라 경주 앞바다의 큰 바위에 영원히 잠든 곳이다.

이곳 울산의 대왕암은 여러 이설이 있기는 하지만 문무왕이 죽고 난 뒤 이어 왕비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왕비가 죽으면서 그 넋이 한 마리의 용이 되어 어디론가 날아갔는데 그 곳이 바로 울산 동구 앞바다의 바위였다는 설이다.

대왕암은 커다란 기암들이 바다에 박혀있고 이 바위들이 구름다리로 연결되어있다.

바위들은 용이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을 하고 있다.

기암괴석들이 파도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왕암공원은 원래 울기공원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울기(蔚埼)는 울산의 끝을 뜻한다고 한는데 이곳에는 1906년에 세워진 울기등대가 있다.

문무대왕비의 전설과 울기등대이외에도 울산12경중 제4경인 해송림도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모두 1500여 그루의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 대왕암과 해송림사이로 해맞이를 위해 사람들이 빽빽하다.

그동안 여러군데서 여러번 해맞이 경험을 해보았지만 이곳 대왕암에서의 해맞이가 가장 뻑적지근하지 않았나 한다.

물론 나야 구경꾼의 일원이었지만 말이다.

 

 

 

 

 

 

 

 

 

(대왕암에서의 해돋이)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해가 떠오른다.

201311733분 드디어 기다리던 해가 떠오른다.

1946년 해방을 맞은 박두진은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라고 노래한다.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멀리하고 새로운 태양이 솟아 아름답게 공존하는 낙원을 갈망하는 노래를 라는 시로 승화한다.

박두진의 시 속 해처럼 말갛게 씻은 얼굴을 한 해가 해가 솟는다.

 

 

(소원을 담은 풍선들이 하늘로 오르고 있다)

 

내 나이 우리나이로 60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더 이상 무슨 소원을 빌 것인가?

어릴 적 엄마 잃고 잘 커준 딸아이와 아들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그들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지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남은 나의 삶이 웰 에이징(Well-Aging : 사람답게 늙는것)이기를 소망해 본다.

웰 에이징(Well-Aging)에 이어 웰 다잉(Well-Dying : 사람답게 죽는것)까지 소원해 본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영국의 노인 심리학자 브롬리는 사람이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름답게 늙어가는 일이다라며 웰 에이징(Well-Aging)과 웰 다잉(Well-Dying)이 쉽지않음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앙드레지드도 아름답고 행복하게 늙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긴다는 4대 고통이 질병, 고독감, 경제적 빈곤, 역할상실이란다.

점점 의욕과 열정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년을 초라하지 않고 우아하게 보내는 비결로 사랑, 여유, 용서, 아량, 부드러움등의 요소에 열정을 더하라고 충고한다.

동해의 떠오른 해를 보며 많이 사랑하고, 많이 용서하고, 많은 여유로 많은 아량을 베풀 것을 다짐해 본다.

더욱 더 열정적으로 삶을 즐겨보려 한다.

 

 

(첨성대에서 일행들과)

 

그렇게 동해 대왕암에서의 해맞이를 끝내고 경주로 이동하여 안압지와 석빙고, 계림, 첨성대를 둘러보고 집으로 향한다.

 

(댓글)

 

소현이

저는 나그네님의 산행기에서 해맞이를 하는중입니다. 대왕암 해돋이 정말 멋있네요. 해돋이 유래도 재미있고.. 2013.01.02 19:34

  • 산악매니아

    나그네님의 첫 산행은 대왕암으로..멋진 해돋이 하시는군요. 주위의 경치도 섬세하게 묘사하셔서 사진으로 보는듯 눈앞에 어리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요. 2013.01.02 20:07

  • 분홍립스틱

    해맞이 유래도 재미있구요. 소원풍선 날리는 모습이 넘 멋지네요. 해도이 모습도 정말 개끗이 잘나왔네요. 내륙에서는 못보았는데.. 2013.01.03 20:17

  • 정든이여

    환상적인 새해맞이 불꽃 놀이네요. 넘 멋져요. 풍선도 날려보고 싶네요. 구수한 옛날얘기도 재미 있구요.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세요. 2013.01.04 06:24

  • 소희

    대왕암 멋진 해돋이 풍경을 잘보고 갑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즐산안산하세요. 2013.01.04 16:21

  • 후리지아

    일출장면 그리고 소원풍선 장면들 정말 환상적이네요. 즐감합니다. 2013.01.07 06:19

  • 뱅뱅이

    해돋이 넘 멋있다. 풍선도 멋있고..나이들어서 떠나는 여행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더이다.
    어릴적처럼요.
    2013.01.08 06:12

  • 싸이

    어제의 해가 떠오르는게 무어 특별하단 말인가...인생 100년을 못살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살면 그뿐...땅바닥에 금그어 놓은것도 아니고..시간을 어찌 금그을수가 있단말인가.. 어젠느 그제가 되고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이되는것..한순간 한순간만이 바로 내것일수 밖에 없는데... 2013.01.0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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