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건달산에서 임진년을 회고하다

맨발나그네 2012. 12. 31. 18:23

 

<1> 맨발나그네 건달산과 꽃잠이루다 ( http://blog.daum.net/yooyh54/265 )

<2> 잃어버린 오래전의 나를 찾은 건달산 (  http://blog.daum.net/yooyh54/452)

 

               건달산에서 임진년을 회고하다

 

산 행 지 : 건달산(경기 화성 328m )

산행일시 : 20121230()

누 구 랑 : 수원하늘채산악회

산행코스 수원여자대학 혜란캠퍼스 - 건달산 정상 - 기천3리

 

 

(건달산에서 수원하늘채산악회 회장인 남산님과)

 

임진년 마지막 일요일을 맞아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나 안겨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수원하늘채산악회 회장이신 남산님으로 부터 전화를 받는다.

이번 송년산행에 지난 12월 8일의 건달산 산행기를 보고는 그리로 산행지를 잡았으니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전화이다.

얼마전 다녀온 산이기도 하고 임진년 마지막을 조강지처 광교산과 보내지 못함이 점직하긴 하나 내 산행기를 보고 산행지로 정하셨다니 함께하는 것도 괜찮다 싶어 따라 나선다.

 

 

(건달산 정상에서의 조망)

 

세월 참 빠르다.

2012년 임진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하루만 지나면 새로운 해인 2013년 계사년을 맞게 된다.

2012년을 보내며 올 한해 인연을 맺은 여인()들의 채취를 더듬어 본다.

11일 광교산을 시작으로 오늘 건달산까지 총 59회의 산행이다.

그 중 20회가 광교산이니 뭐니 뭐니 해도 광교산은 나의 조강지처가 확실하다.

올해 총 걸은 거리는 412km이고, 그 중 229km를 맨발로 걸었는데 작년의 총 걸은 거리 236km, 맨발로 걸은 거리 160km에 비하면 부지런히 걸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올해 맨발걷기 300km정도를 계획했는데 미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20087월 이후 맨발로 걸은 누적거리가 이제 1,187km에 달하니 이에 만족하려 한다.

다만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 프로젝트가 별로 진척이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월의 비룡상천봉과 소백산)

 

(2월의 용화산과 3월의 남산)

 

(4월의 올산과 5월의 달마산)

 

(7월의 구만산과 8월의 명지계곡)

 

(8월의 바랑산과 9월의 충남 가야산)

 

(10월의 도락산과 설악산)

 

(11월의 속리산과 청량산)

 

(11월의 선암사~송광사와 12월의 주금산)

 

돌이켜보건데 1월달의 부안 비룡상천봉과 소백산, 2월달의 화천 용화산, 3월에는 경주 남산, 4월에는 단양 올산, 5월에는 해남 달마산, 7월의 밀양 구만산, 8월의 가평 명지계곡과 논산 바랑산, 9월의 충남 가야산, 10월의 단양 도락산과 설악산, 11월의 속리산, 봉화 청량산, 순천 조계산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이어지는 천년불심길, 12월의 남양주 주금산과 융건백설과의 만남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렇게 많은 여인()들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4월8일 서울 구로의 지양산~매봉산 숲길을 걷고 있는 푸른나무 맨발산악회원들과 맨발나그네)

 

나의 삶에서 연인인 산과의 만남은 큰 행복이다.

내 가슴에 새겨진 연인()들의 흔적을 되씹으며 이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보배로운 것이 연인()과의 만남이라 생각하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연인()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움이다.

산을 만나러 가기위해 준비할 때부터 흥분되고 즐겁다.

그래서 그 준비과정을 나는 기꺼이 전희라 이름 붙여준다.

그저 묵묵히 나를 반겨주는 연인()의 매력적인 모습에 난 항상 반해버린다.

이런저런 어려움에 처한 인생길 굽이굽이 마다, 그리움이 사무쳐 몸 둘바를 몰라 방황 할 때에도, 항상 자상한 미소로 날 반겨준 건 연인인 산이 아니든가.....

이 지상에서 내가 만난 가장 탁월하고 행복한 선택은 바로 너, 산임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죽음이라는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 내 마지막 숨을 몰아 쉴 때까지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 할 존재, 바로 너, 산이다.

 

 

(12월 22일 광교적설과의 만남)

 

그중에 으뜸은 역시 나의 종교이자 조강지처인 광교산이다.

요즈음이야 충직한 조강지처 광교산을 멀리하고 자주 다른 산들과의 데이트를 위해 길을 나서지만 정말 내 인생길에서 광교산은 은인이자 앞으로 남은 인생길을 함께할 조강지처다.

언제나 내가 위로를 받고 싶어 할 때마다 그 넓은 어깨를 내게 내준 친구이자 애인으로 평생을 같이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 나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마음으로 내 어깨를 내 주어야 한다고 알려주는 당신, 광교야 말로 나의 종교이자 평생의 반려자이다.

 

 

 

(6월23일 맨발걷기 동호인들과 파주 심학산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지금으로부터 167년전인 184527세의 젊은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22개월2일에 걸쳐 숲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책 <월든>에서

일체의 물질적 근심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린 채 숲으로 산, 들로 한가로이 걷지 않으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유지 못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한다.

소로는 일과 명예와 돈과 통념의 노예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사회 속에서 부지런히 일해 경쟁에서 이기고 성공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부정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 교수는 그의 저서 <걷기예찬>에서

걷기는 삶의 불안과 고뇌를 치료하는 약이다.

정신적인 시련의 통과는 걷기라는 육체적 시련 속에서 효과적인 해독제를 발견한다.

걷는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모든 것과 다 손을 잡을 수 있는 마음으로 세상의 구불구불한 길을, 그리고 자신의 내면의 길을 더듬어 간다라고 했다.

결국 정신적인 시련, 즉 스트레스 해소는 육체적인 시련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닥아오는 내년 계사년에도 소로처럼 숲에 들어가 살아 볼 엄두를 내보지는 못하겠지만 열심히 숲을 찾아 걸어볼 요량이다.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 프로젝트로 5월5일 왕자봉-남이장군묘-해망산-비봉습지를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내고향 화성의 산하와도 열심히 사랑을 나누려한다.

조강지처 광교산과도 더 자주 사랑을 나눠야겠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연인()들과의 운우지정도 더 열심히 쌓아야겠다.

사랑을 나눈 후 후희(다녀온 곳 기록남기기)도 더 열심히 하여야겠다.

아주 어릴적 꿈이었던 글쟁이 노릇을 할 수 있는 멍석인 내 블로그 맨발나그네가 있어 행복하다.

이런 저런 모임에서나 댓글로 내 산행기를 읽으며 즐겁고 행복해졌다라는 분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나의 산행후기를 읽고 그 산에 가고 싶어졌다거나, 그 산에 다녀왔다는 분을 만나면 더 반갑고 행복하다.

그래서 열심히 그녀()들이 내준 품에 안기고 후희도 열심히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번 건달산 산행길에 만난 중.고등학교 후배님과)

 

그러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야 하는데 반야탕(般若湯: 범어에서 반야는 Prajna로 지혜라는 뜻을 가진다, 그래서 반야탕, 즉 술은 '지혜의 물'인 셈이다)이 문제다.

아니 반야탕이 아니라 미혼탕(迷魂湯 : 사람의 지혜를 흐리게 하는 물, 즉 사람의 혼을 미혹하게 하는 음료)이 문제다.

스님들도 그렇지, 어쩌자고 같은 음료인 술을 반야탕이랬다 미혼탕이랬다 한단 말인가?

오늘도 수원하늘채산악회 송년산행이니 산행을 마지고 전곡항으로 자리를 옮겨 낮부터 미혼탕에 젖어 허우적대고 있으니 어찌해야 좋을꼬?

어째거나 오늘 마신 미혼탕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미혼탕은 멀리하고 반야탕만 마셔야 할까보다.......

이런 저런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해맞이를 하며 다짐하게 위해 오늘밤 다시 울산의 대왕왐으로 떠나 보련다.

 

 

   (  답글 )

  • 후리지아

    나그네님의 산행기로 산에 대한 마음가짐이 조금씩 바뀌고 있네요. 감사할 따름이죠.
    언제나 재미있는 옛애기처럼, 쉬임없이 흘러내리는 계곡물처럼 그런 산행기였네요.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나그네님의 연애행각이 전국적으로 널리 회자되기를 소원하며
    님의 건강을 기원하렵니다.
    2012.12.31 23:31

  • 가시나이

    한해에 맨발로 229키로, 총누적 1187키로...전 10년에 맨발로 걸은총 거리는 방안에서 10키로..ㅋㅋㅋ
    건강을 위해서인지..어떤 신념을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참 대단하십니다. 계사년 올해응 과연 몇키로 계획하시고
    달성하실지 궁금하네요. 맨발로 걸으셔서 건강을 덤으로 얻으신다면 더없는 축복이군요. 그나저나 광교 조강지처를 너무 기다리게 마시와요. 한해 더욱 건강하시고..재미있는 글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2013.01.01 19:52

  • 분홍립스틱

    2012년 5월 5일 화성 왕자봉 벤취에서 몸을 기대고 먼곳을 응시하는 사진이 아주 맘에드네요. 오늘의 산행기에서는 사계가 뚜렷한 사진을 올려주셔서 아주 즐겁네요. 추운겨울에 파아란 잔디도...한여름 시원한 계곡 물도..
    즐거운 마음으로 잘읽고갑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세요
    2013.01.03 20:21

  • 소희

    1년 열두달 산행모습이 펼쳐져있네요. 넘 부럽군요. 근데 겨울쪽으로 와서는 등산화를 신으셨네요.ㅋㅋㅋ
    맨발님은 이제 맨발로 걸으셔야 정상이 되는겁니다. 파주 심학산 산행은 모두 벗엇네요.아주 보기 좋으네요.
    올해 더욱 건강하세요.
    2013.01.04 16:27

  • 도로시

    한해를 마무리 하시는군요. 지난날 아름다운 추억을 올려주시네요. 즐겁게 보고 갑니다. 2013.01.05 09:44

  • 촌놈

    눈길을 맨발로 가시네요. 너무 시려울것 같아요. 사시를 올리셔서 추억을 생각나게 하시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2013.01.06 09:32

  • 미선이

    어느 한가지도 버릴게 없는 좋은 장면들이네요. 넘 부럽군요. 한해를 잘사셨네요. 옛날 선비들처럼..풍류객들처럼.. 2013.01.07 20:41

 

(2012년 만났던 여인(山)들의 체취)

 

 

2012년 12월 25일 융건백설(隆健白雪)(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55)

 

2012년 12월 23일 주금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54)

 

 

2012년 12월 22일 광교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53)

 

 

2012년 12월 8일 건달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52)

 

 

2012년 12월 7일 광교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51)

 

2012년 12월 2일 주금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50)

 

2012년 12월 1일 광교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9)

 

2012년 11월 25일 속리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8)

 

 

2012년 11월 10일 청량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7)

 

 

2012년 11월 4일 선암사~송광사(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6)

 

 

2012년 10월 28일 설악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5)

 

2012년 10월 21일 충북 단양 도락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4)

 

2012년 9월 8일 충남 서산, 예산  가야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1)

 

2012년 9월 2일 광진구,구리시 아차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2)

 

2012년 8월 26일 논산 바랑산~월성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40)

 

2012년 8월 19일 제천 십자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8)

 

2012년 8월 12일 단양 두악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7)

 

2012년 8월 5일 명지계곡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5)

 

2012년 7월 29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4)

 

2012년 7월 22일 괴산 낙영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3)

 

 

2012년 7월 15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2)

 

 

 

2012년 7월 8일 밀양 구만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1)

 

 

2012년 7월 1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30)

 

2012년 6월 23일 파주 심학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28)

 

2012년 6월 16~17일 강원도 주문진~월정사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27)

 

2012년 6월 3일 호암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24)

 

2012년 5월 26~28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22)

 

 

2012년 5월 20일 해남 달마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9)

  

2012년 5월 12일 맨발로 1,000km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8)

 

 

2012년 5월 6일 오산 세마대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7)

 

2012년 5월 5일 화성 왕자봉-남이장군묘-해망산-비봉인공습지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6)

 

 

2012년 4월 22일 단양 올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5)

 

2012년 4월 8일 구로 지양산-매봉산 숲길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4)

 

2012년 4월 1일 화성시우리꽃식물원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3)

 

2012년 4월 1일 화성 오두산-천덕산-등고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2)

 

2012년 3월 25일 제천 신선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11)

 

2012년 3월 18일 경주 남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09)

          

2012년 2월 26일 화천, 춘천 용화산 ( 사진보러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08)

 

2012년 2월 19일 안성 칠장산 ( 사진보러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07)

 

 

2012년 1월 20일 화성 철마산.서학산(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03)

 

2012년 1월 15일 소백산 비로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02)

 

2012년 1월  8일 부안 비룡상천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