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북한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맨발나그네

맨발나그네 2013. 9. 3. 14:32

 

북한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맨발나그네

 

산 행 지 : 북한산

산행일시 : 201391()

누 구 랑 : 맨발걷기모임 늘 푸른 맨발의 행진

산행코스 : 불광공원지킴터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응봉능선 - 진관사 - 진관사 입구

 

 

▲  북한산 개념도

 

 

▲  북한산 산행을 함께한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  맨발로 북한산을 휘젓고 있는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1)

  

   

▲  맨발로 북한산을 휘젓고 있는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2)

 

 

   

▲  맨발로 북한산을 휘젓고 있는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3)

 

 그제 금요일 저녁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있는 파장동의 한 음식점에서 모임이 있기에 오후 4시쯤 집을 출발하여 상광교 종점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약속장소로 이동하였다. 맨발로 상광교종점-절터-억새밭-통신대-통신대헬기장-항아리화장실-보건환경연구원에 이르는 약 8km를 걸은데다가 그날 오래간만에 만난 옛 직장동료들과의 미혼탕에 흠뻑 젖어 하루가 지난 일요일까지 몸이 말을 듣지 않는데도 따라 나선 북한산 산행이다. 오늘 산행을 같이한 늘푸른 맨발의 행진 산악회는 맨발의 열정으로 세상을 채우고, 자연과의 교감,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 건강한 사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매주 시간이 허락하는 사람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전철이나 지하철이 닿는 곳을 들머리로 하여 맨발산행을 즐기는 모임이어서 가끔 동행을 하곤 하는 산악회이다.

 

 

▲  비봉에서 본 북한산 능선들

 

 

 오늘 산행지는 서울의 진산인 북한산이다. 삼각산으로 불러야 되는냐 아니면 북한산으로 불러야 되느냐 하는 문제로 설왕설래가 있는 산이다. 삼각산으로 불러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주봉인 백운대(白雲臺, 836.5m)와 만경대(萬景臺, 787m) 인수봉(仁壽峰, 810.5m) 세 암봉이 쇠뿔처럼 솟아있는 것에서 유래하였는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북한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북한산으로 계속 불러야 된다고 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숙종실록> <조선왕조실록>의 여러 기록과 다른 기록 들에서 신라 진흥왕 때부터 북한산으로 불려왔으니 계속 북한산으로 불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北漢)한강 이북이란 의미의 고유명사로 설명하고 있으니 한동안 더 이에 대한 논쟁은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립공원의 공식 명칭도 북한산이고 보면 나의 선택은 북한산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어째거나 이 북한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이름지어진 봉우리만 하여도 4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탐방코스만도 13개에 이르는 산이다. 그중 백미라 일컬어지는 비봉능선을 걷기위해 길을 나선다. 북한산에는 주능선, 의상능선, 원효능선, 우이능선, 진달래능선 등 북한산의 뼈대를 이루는 많은 능선이 있는데 아름답기로 유명한 비봉능선은 향로봉에서 문수봉에 이르는 2.5km를 말한다.

 

 

▲  북한산의 맨발나그네 

 

 

▲  1988년 11월 6일 백운대에서

 

 

▲  2009년 3월 15일 백운대로 오르는 숨은벽 계곡에서

 

 

▲  2009년 11월 1일 백운대에서 여우굴로 하산하며

 

 

 오늘 들머리는 연신내 전철역 2번출구이다. 여기서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뒤 출발이다. 불광중학교를 거쳐 불광공원지킴터를 지나니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날씨는 청명하고 바람까지 선선하게 불고 있으니 영락없는 가을이건만 아직 해빛은 따갑고 따가운 해빛에 땀이 송송 맺힌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능선에 올라서니 별천지이다. 향로봉에서 비봉을 거쳐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나 저 멀리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아스라이 펼쳐지고 그 아래 노적봉이 육중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가히 절경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동안 몇차례 북한산을 다녀갔건만 모두 백운대에 오르기 급급하여 북한산의 다른 모습을 보지 못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  족두리봉 

 

 

▲  향로봉 

 

 그렇게 오르다 보니 족두리봉이다. 물론 족두리봉은 우회로를 택한다. 족두리봉은 북한산에서 가장 남서쪽에 있는 봉우리인데 멀리서 보면 족두리를 쓴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족두리봉이라 불리운다고 한다. 그곳을 지나 향로봉으로 향한다. 비봉과 족두리봉 사이의 봉우리로 멀리서 보면 향로처럼 생긴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곳도 우회로를 이용하여 우회하고 멀리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렇게 맨발산악회 회원들과 맨발로 바위 투성이 능선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비봉이다.

 

 

▲  비봉을 오르는 맨발의 용사들(1) 

 

▲  비봉을 오르는 맨발의 용사들(2) 

 

▲  비봉을 오르는 맨발의 용사들(3) 

 

 

▲  비봉 정상에서의 맨발나그네 

 

▲  비봉에서 내려오고 있는 맨발의 용사들

 

 비봉은 정상에 신라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진 데서 유래하였다 한다. 고구려 영토였던 한강유역과 함경남도 지역까지 점유한 진흥왕은 555년 이곳을 순행하며 영토확장과 국위선양을 위해 세운 기념비로 추정한다고 한다. 이 순수비는 1,200년 동안 잊혀져오다가 조선 후기의 서화가이자 금석학자인 김정희가 이곳에서 이끼가 덮인 비면을 닦아내고 판독함으로서 세상에 알려졌단다. 이 비를 보기 위해서는 제법 고생을 하여야 한다.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들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쌓여있는 약간 위험한 구간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 짜릿한 기분으로 오른다 해도 그곳에 있는 비는 국보 3호인 진흥왕순수비의 원비(原碑)가 아닌 복제비만이 원비가 서있던 자리에 세워져 있다. 원비(原碑)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체력이 된다면 당연히 비봉 정상에 올라 볼 것을 권한다. 그곳에서 바라 본 서울시내의 북악산, 인왕산과 남산, 도심의 빌딩과 한강의 풍경과 북쪽 저 멀리 병풍처럼 펼쳐진 북한산 전경이 압권이다. 장엄하게 펼쳐진 북한산의 능선들이 시야 가득 메운다. 삼국시대 삼국이 서로 북한산을 비롯한 서울지역을 찾이하려는 싸움 끝에 승리한 신라의 진흥왕도 이곳 비봉에 올라 승리를 자축하고 이 땅의 패권을 계속 유지하겠노라고 자신과 약속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 길을 나선다.

 

 

▲  북한산의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그 자태를 뽐내고 그 아래 노적봉이 육중하게 자리잡고 있다

 

▲  코뿔소 바위 넘어로 중간부터 오른쪽으로 의상능선이 시작되는 문수봉, 나한봉, 나월봉의 자태

 

   사모바위 못미쳐 시원한 그늘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펼친다. 항상 애정을 갖고 늘푸른 맨발의 행진 산악회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며 오늘 산행을 주선한 엘도라도님이 준비한 홍어, 문어, 닭발은 아주 훌륭하다. 오늘의 홍일점이자 채식주의자인 예그리나님이 준비한 채식 식단은 참석자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젓가락질을 빠르게 한다. 아마 내게도 그동안 채식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듯 하다. 비록 도시락에 담긴 것이긴 하나 시각적인 면이나 맛에서도 우리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 식단이었다. 막걸리를 벗삼아 점심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선다.

 

 

▲  사모바위

 

  잠시 오르니 사모바위이다. 이 바위는 남자들이 혼례 때 쓰는 사모(紗帽)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곳에서 한참을 머문후 문수봉으로 향한다. 문수봉으로 이어진 능선길을 걷다가 일부 회원들의 체력을 고려하여 하산을 결정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사모바위와 비봉사이의 응봉능선을 택해 걷는다.

 

 

▲  응봉능선 하산길

 

  응봉능선은 비봉과 사모바위 사이에서 시작하여 응봉을 거쳐 삼천사와 진관사 사이로 흘러내린 등성이 이다. 이쯤해서 나를 제외한 회원들은 등산화를 챙겨 신고 걷는다. 나도 금요일에 걸은 광교산 맨발 8km의 얼얼함이 아직 남아있는데다가 응봉능선의 마사토 산행길이 부담되지만 끝까지 맨발을 고수해 본다. 오늘 이 산행을 리딩해 주신 엘도라도님의 친구분인 이용정님이 특별 이벤트로 마련한 코스가 응봉능선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좀 편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북한산의 계곡은 계곡미가 없다고 한다. 응봉능선에서 활짝 열린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었음은 또다른 행복이다. 응봉능선은 백운대를 비롯한 북한산 주봉들과 의상능선의 연봉들과 문수봉, 보현봉을 비롯하여 우측으로는 비봉과 향로봉까지 파노라마가 되어 북한산의 조망이 펼쳐져 이를 감상하는데는 더할 나위 없는 능선이다. 정말 원없이 북한산을 감상하며 내려오니 진관사이다.

 

 

▲  응봉능선에서 대자연의 걸작을 배경으로 한 맨발나그네

 

 그곳에서 다시 계곡으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다 만나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북한산 산행을 마감한다. 정말 북한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하루였다. 벌써 다시 찾을 북한산을 그리게 되었으니 이제 머지 않아 북한산 마니아가 되어 있을 맨발나그네가 기대된다.

 

( 댓 글 )

 

  • 은순이

    저런 험한 바위산을 맨발로 도전하시다니..무모하신건지..원..발님은 무사하세요? 나그네님.. 2013.09.04 10:53

  • 이루미

    좀 심한 말로 미쳤잖아요? 저런 험한 바위길을 맨발로 걸으심 발이 남아나나요? ㅎㅎㅎ. 발이 불상해요. 2013.09.05 10:58

  • 병수리

    많이 걸으시다보면 곰발바닥이 되겠지요. 그래도 좀 심하다..저런 험한산을...멋진 산행기 즐감하네요. 2013.09.05 17:24

  • 황어

    수도권 시민들은 북한산이 있어 행복하죠! 저도 다음엔 비봉능선을 선택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13.09.05 19:03

  • 주전자

    굉장하네요. 전 평지도 맨발로 잘 못걸어요. 근데 바위투성이 산을 ...잘ㅇ하세요. 덕분에 북한산 즐겁게 보고 가네요. 2013.09.06 12:33

  • 고시네

    나그네님이 가시는 곳의 풍광은 저절로 빛이나고 멋들어집니다. 더욱 멋있어진 북한산 향기에 취해 갑니다. 2013.09.07 13:32

  • 선머슴

    잘 다듬어진 멋진 산행기를 삽시간에 읽고 즐기고 가네요. 북한산이 더욱 가고 싶어 집니다. 2013.09.08 07:09

  • 해오름

    조강지처 광교가 뜬눈으로 긴긴밤을 지새우게 생겨부렀네...에고... 2013.09.09 17:48

  • 와이로

    잘 다듬어진 산행기를 즐감하고 갑니다. 2013.09.10 12:16

  • 훈남

    멋진 산행기 잘보네요. 나그네님.. 2013.09.10 12:58

  • 상철희

    북한산 참 잘 돌아 보았네요. 덕분에.. 2013.09.11 13:30

  • 미소녀

    어머...맨발로 북한산을....참으로 기행이십니다. 2013.09.12 14:28

  • 이하니

    기인들의 행진...넘 멋있어요. 2013.09.13 14:49

  • 스노맨

    저도 동참하고픈 심정이네요. 정말 좋습니다. 2013.09.13 21:38

  • 애플

    산은 언제나 가도 새롭고 아름답워요~~잘 담으셨내요 2013.09.15 21:47

  • 티아라

    걸으면 살고 멈추면 죽으리라..맨발의 도인... 2013.09.16 15:19

  • 동이

    맨발선인님 잘보고 즐겼네요. 더욱 건강하셔서 맨발매니아를 양산하시길... 2013.09.20 11:59

  • 갑돌이

    나그네님이 다녀가시는 산은 조금더 특별해진 느낌...왤까... 2013.09.23 09:45

  • 서랍속의추억

    북한산,,산행 잘 보았습니다,,대단하시네요,맨발로,, 2013.10.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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