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천하 비경 도봉산과의 꽃잠자리

맨발나그네 2013. 9. 24. 17:29

천하 비경 도봉산과의 꽃잠자리

 

산 행 지 : 도봉산

산행일시 : 2013921()

누 구 랑 : 지인들과

산행코스 : 망월사역 - 심원사 - 금붕어바위 -다락원능선 - Y계곡 - 신선대 - 주봉 - 에덴동산 - 마당바위 - 도봉역

사진은 ? : 소리새, 따스한마음, 지미, 산사랑물사랑

 

 

▲  도봉산 개념도

 

▲  다락원능선-에덴동산 코스

 

▲  함께한 일행 (우로부터 지미, 따스한마음, 소리새, 맨발나그네, 경전, 초롱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정말 복 받은 도시이다. 주변은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쳐져있고, 중심으로 한강이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불수사도북(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종주를 하거나 강남7(광교산-백운산-바라산-청계산-우면산-관악산-삼성산)종주를 해야 수도권에서 제법 산꾼이라고 명함을 내밀게 되었다. 허나 광교산을 조강지처로 삼고 나머지 산들과 운우지정에 빠져 살고 있는 맨발나그네에겐 가당치 않은 일이니 애초부터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왔다. 강남7산이야 종주까지는 아니드라도 개별적으로 거의 운우지정을 나누어봤지만 강북의 산들은 유명세에 비해 북한산을 빼놓고는 아직 꽃잠자리를 펼치지 못했으니 산 난봉꾼에도 끼지 못 할 나그네이다. 헌데 추석전 어느 술자리에서 도봉산의 명품코스인 다락원능선으로 해서 에덴동산을 다녀오자고 약속이 되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  에덴동산에서 바라본 도봉산(좌로부터 칼바위봉, 신선대, 자운봉, 만장봉)

 

   도봉산(道峰山)이라는 지명은 여러 봉우리들이 마치 길을 가듯이 일정한 방향으로 늘어서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것이라 한다. 이런 저런 일로 주변을 지날적마다 빼어난 암능미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부러워하던 곳이다. 산림청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 '숲에ON'에 의하면 최고봉인 자운봉을 중심으로 만장봉, 선인봉, 원도봉계곡, 용어천계곡, 송추계곡 등 경관이 수려하고 봉만미(峰巒美) 탁월한 산으로 소개되어 있다. 옛 시인은 푸른 하늘 깍아세운 만 길 봉우리(靑天削出萬丈峰)”라고 노래했다던가. 암골(岩骨)이 두드러진 도봉산은 주릉이 거의 암봉으로 되어 있는데 사이사이 포대능선, 칼바위능선, 보문능선, 다락원능선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도봉산의 명품코스라 불리우는 다락원능선 길을 걷기 위해 망월사역을 들머리로 하여 도봉산으로 향한다.

 

 

▲  구멍바위

 

▲  금붕어바위

 

 

▲  푸른 하늘 깍아세운 만 길 봉우리(靑天削出萬丈峰)인 선인봉의 자태

 

▲  선인봉을 오르는 바위꾼들 (9월22일 산사랑물사랑의 사진 중에서) 

 

▲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도봉의 봉우리들 

 

 망월사역을 출발하여 대원사, 심원사을 거치는 길이 제법 된비얄이다. 길을 걷다보니 바위와 바위가 맞닿아 만들어진 바위굴도 통과하고 금붕어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도봉산의 멋들어진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처가 나온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있다. 맨 왼쪽에 금새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선인봉에는 바위를 오르는 바위꾼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오금을 저리게 만든다. 황홀한 산수화에 취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일일선(一日仙)이 되기 위해서라도 발걸음을 옮겨야 하고 도봉산과의 꽃잠자리에 그녀 도봉산의 속살과 만나기 위해서라도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  포대정상을 향하여...

 

▲  포대정상 (뒷 배경 좌로부터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신선대)

 

▲  포대정상에서의 따스한마음 부자(父子)

 

 

▲  Y계곡

 

▲  Y계곡

 

▲  Y계곡 (9월22일 산사랑물사랑의 사진 중에서) 

 

▲  Y계곡

 

 그녀의 속살과 만나기 위해선 다시 한번 된비얄을 올라야 한다. 다음에 만나게 될 Y계곡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꽃잠자리를 치루고 있는 나그네에겐 숨을 헐떡이며 올라야 포대정상에 닿는다. 숨을 고르고 포대정상에서의 주변 조망을 살핀 후 Y계곡 탐방에 나선다. 그동안 많은 여인()들과 운우지정을 나눴지만 이 여인(도봉산)처럼 스릴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인()을 본 적이 없다. 거기에다 요염하가까지 하다. 운우지정, 신선흉내고 뭐고 그냥 주저앉아 그녀(도봉산)를 쳐다만 보고 있어도 행복할 것 같다. 하긴 그동안 너무 쉽게 그녀(山)들과 운우지정이고 일일선(一日仙) 흉내를 내었다 싶다. 조금전 선인봉을 오르는 바위꾼들을 보며 오금이 저려왔다면 지금은 오줌을 저릴 판이다. 쇠 난간을 잡고 더듬 더듬 내려왔다 다시 올라야 하는 코스는 꽃잠자리 맨발나그네에게 전율을 선사한다. 하긴 이 정도는 지나야 선인(仙人)들이 살고있지 않겠나. 그렇게 어렵사리 Y계곡을 지나 점심상을 펼친다. 이제 그 어렵다는 Y계곡도 지나고 신선대에 오를 예정이니 반야탕으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한다.

 

▲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자운봉 (다락원능선에서)

 

▲  오른쪽에서 2번째 봉우리가 자운봉 (에덴동산에서)

 

▲  신선대에서의 맨발나그네

 

   도봉산의 최고봉은 자운봉(740m)이다. 높은 봉우리에 붉은 빛의 아름다운 구름이 걸린다는 뜻의 자운(慈雲)봉이다. 그러나 자운봉은 전문장비를 갖춘 바위꾼에게나 허락된 곳이니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 신선대로 만족하여야 한다. 신선대에 오르기도 쉽지는 않다. 그래도 일일선(一日仙)이 되보고자 반야탕의 힘을 빌려 열심히 올랐건만 많은 인파로 바로 방을 빼곤 신선이 못되면 에덴동산에서 아담의 흉내라도 내 볼 요량으로 길을 재촉한다.

 

 

▲  신선대에서의 바라 본 에덴동산

 

▲  에덴동산 찾아가는 길 만난 도봉산 주봉 

 

 오봉능선을 향해 걷다 주봉과 만나고 다시 조금 더 골짜기를 오르니 에덴동산이다. 도봉산의 에덴동산은 정상적인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은 매력적인 곳이다. 언제, 누가, , 에덴동산이란 이름을 붙여 놓았는지 모르겠으나 선악과 대신 명품 소나무가 동산을 지키고 도봉의 절경인 칼바위봉, 신선대, 자운봉 등이 바로 코 앞으로 닥아와 손에 잡힐 듯 하니 그곳을 밟은 선남선녀가 아담이 되고 이브가 되고싶기에 붙인 이름일 것이라 상상해 본다.

 

 

▲  에덴동산의 선남선녀(?)들

 

▲  에덴동산에 선악과를 대신해 서 있있는 명품 소나무들

 

▲  에덴동산에서 책바위봉, 신선대, 자운봉을 배경으로 ....

 

 구약전서 창세기 제127절에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니 유대신화에는 이 여자를 릴리트라 한다. 구약전서에는 이후 이 여자에 대한 기록이 없으나 신화에서는 아름다운 릴리트가 음탕하고 사악하여 아담이 악에 빠질 걸 염려한 신이 릴리트를 제거하고자 추방하였다고 한다. 구약전서 제221절에서 아담을 잠들게 하고 22절에서 아담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니 이브가 된다. 구약전서 제36절에 이르면 둘은 선악과를 먹게된다. 이브가 되었던 이브에 앞서 인류 최초의 여자로 유대신화에 기록된 릴리트가 되었던 여자에게는 팜므파탈적인 요소가 있으니 오늘의 도봉산도 팜므파탈이다. 아니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옴므파탈이어도 상관없다. 힘들여 올라야만 아름다운 속살을 내보이는 그녀 도봉이야 말로 팜므파탈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  아! 도봉산

 

▲  아! 도봉산

 

▲  아! 도봉산

 

▲  아! 도봉산

 

▲  아! 도봉산

 

 도봉의 아름다움에 취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이 나그네에게 새도마조히스트라는 주홍글씨를 붙여준대도 나는 다시 도봉의 에덴동산을 찾은 후 횡설수설 할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곳이 에덴동산이다도봉산의 에덴동산은 어디에도 그곳이 비탐방구역이란 표시는 없으나 그곳에 대한 여러 기록을 보니 비탐방지역인 것이 틀림없을지니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처럼 가지말라는 곳을 간 사람들이 가슴이 찔려 붙인 이름은 아닌지 모르겠다. 치명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 도봉이여!

 

 

 

 

 에덴동산에서 새도마조히스트가 되어 팜므파탈인 그녀 도봉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후 마당바위를 거쳐 날머리인 도봉역을 향한다. 탐방센터 근처의 두부집에서 두부삼합에 반야탕을 한잔 털어 넣으니 서서히 반야탕에서 미혼탕으로 바뀌기 시작이다. 도봉역 근처의 포장마차에 고소한 전어구이 냄새가 다시 발길을 붙잡으니 또다시 한잔 털어 넣고, 수원역에 도착하여 헤어지기 섭섭하다고 다시 감자탕에 소주 한잔을 털어 넣으니 이젠 정말 미혼탕이 되고 말았다. 미혼탕에 혼미해진 나그네 가슴에 담아 온 에덴동산의 아름다움이 없어질까 안타까워 미혼탕에 젖은 눈과 손으로 개발새발 도봉과의 꽃잠자리 모습을 그려 낸다. 그리고 눈에 담아 온 여성봉과 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걸을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 댓 글 )

 
좋은친구 02:20 new
와 ~ 감동입니다
에덴동산쪽코스로는 올라보질 못했지만
구약전서의 말씀에 비유할만큼 그런깊은뜻이 있는줄 몰랐슴다
도봉의 모습이 여러각도에서
보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다르다는걸 새삼 실감합니다
우리는 그냥 대자연의 모습에 감탄만 하면서 내려오곤 했는데
그렇케 많은 뜻이 담겨있는줄 몰랐습니다

신선대의 맨발 나그네의 모습에서 신선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나그네님의 깊은뜻과 폭넓은지식에 감탄하며 다시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
 
따스한마음(회장) 13.09.25. 08:05
최고의 산행기와 함께하는 도봉산 ...!!
절로 가보고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며 명산의 운치가 가득 가득 묻어남니다
나그네 님이랑 함께하는 산행은 행복이 배가되고 산행기와 더불어 좋은 추억으로 영원히 남곤 한답니다
즐거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산사랑물사랑 13.09.25. 15:23
어느새 제사진 컨닝 하셨네~ㅎ, 위에서 두번째 사진은 칼바위가 아니고 뜀바위 또는 책바위라고 부르죠~ㅎ
후기 잘일고 갑니다. 13년간 북한.도봉은 각 각 60 여차례씩은 다녀온것 같아요 전구간
북한산은 32개능선,도봉산은 약 14개능선 사패산은 7개 능선이 있지요.
북한산 국립공원(북한산,도봉산,사패산) 면적은 2700만평으로 광교산의 10배 규모 입니다. 사람이 다닐수 있는 등산로(비탐포함) 약 180여개가 있지요~
북한도봉에비해 수락,불암,사패는 각 10여차례정도 밖에 못갔어요~ㅎㅎ
아름다운 13.09.25. 21:28
대단하십니다~~~~~~~
맨발나그네 13.09.26. 03:56
ㅎㅎㅎ
도봉과는 꽃잠자리이다 보니 이런 저런 실수 연발 이군요........
위에서 언급했드시 도봉과는 꽃잠자리이고 사패산, 불암산, 수락산 등과는 아직 꽃잠자리 전이니 많은 지도편달 속에
꽃잠자리를 치뤄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북한산과 도봉산에 대해서도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아름다운 13.09.25. 22:08
도봉산이 이렇게 웅장하고 멋진몰랏습니다 나그네님 멋진 산행 후기 즐감했습니다
 
초롱이 13.09.26. 17:55
올라갈때는 후회막급했는데 기억속에 남아있는 여러추억들이 아름답습니다
 
오솔길따라 13.09.25. 02:01
나그네님 글과 사진으로 보니 도봉산이 아주 새롭게 보여요 ...지미님도 대단 하시네요
 
브레드 13.09.25. 13:18
지미님은 맨발인이 다되었군요. ^*^
 
엘도라도 13.09.25. 17:20
멋진곳 다녀 오셨군요
유명한산 이다보니 사람도 많고 산에서 뭘봤는가 라는 질문에 앞사람궁뎅이만 보았노라는 지체현상
아마도 제가 도봉산 관악산을 꺼리는 요인일지 싶은데요 ㅎㅎㅎㅎ
형님의 산행이야기는 늘 재밌고 산으로 이끄는 묘미가 있군요 ^^*~

 

  • 문희

    에덴동산...팜므파탈 도봉산..꽃잠자리..희안한 이름으로 더욱 흥미로운 산행기 즐기고 갑니다.그험한 돌산을 잘도 맨발을 혹사하셨군요. 발님에게 미안하지도 않으신가봐요. 늘 건강하시고요. 2013.09.25 09:55

  • 아라치

    맨발 나그네님의 숨결이 스친 곳마다 꽃잠자리의 내음이 풍기고...하여 사람들이 줄을 있는 기이한 현상이..도봉도 님의 발자취따라 많은사람들이 모이겠지요. 즐감하고 갑니다. 2013.09.25 21:08

  • 머스마

    에덴동산이 금지구역? 그런데 가셨군요. 어쩐지 멋진경치라니...잘보고 갑니다. 2013.09.26 11:14

  • 와이로

    참 재미있고 유익하게 쓰신 산행기 즐겁게 보고 갑니다. 2013.09.26 12:02

  • 조랑말

    나그네님 멋진 포즈뒤에 스핑크스가 웃고 있군요. ㅎㅎㅎ 2013.09.27 10:46

  • 미소녀

    좋은사진과 좋은글을 보니 도봉산이 더욱 정답고 아름다워보여요. 2013.09.27 13:05

  • 연아

    나그네님은 팔남봉꾼 같으세요. ㅎㅎㅎ 2013.09.28 07:32

  • 소영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2013.09.30 09:04

  • 지영이

    꽃잠자리가 그리 좋던가요? 전국에 뭇남성들이 도봉으로 몰려들면 책임은 누가 지실라고... 2013.10.02 10:08

  • 상철희

    나그네님 덕분에 도봉이 한결 이뻐보입니다. 2013.10.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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