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원주 미륵산으로의 송년산행

맨발나그네 2014. 12. 31. 06:37

원주 미륵산으로의 송년산행

● 산 행 지 : 강원도 원주시 미륵산(689m)

● 산행일시 : 2014년 12월 28일 (日)

● 누 구 랑 : 7000 산악회

● 산행코스 : 서낭고개-미륵산 정상-새터마을

● 사진은 ? : 따스한마음, 코난, 노루귀, 세환이

 

 

▲ 산행 지도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코스(켜고 끄는걸 깜빡하는 바람에....)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코스

 

▲   원주 미륵산 정상에서의 단체사진

 

  강원도 원주시는 군사도시로 불리운다. 현재는 인구 33만명에 이르며 혁신도시로 탈바꿈 중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원주는 신들의 땅이다. 원주에 있는 지명인 신림(神林)은 신이 깃든 숲이요, 감악산(紺岳山)의 산 이름은 거룩한 산, 신령스런 산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오늘 찾는 미륵산(彌勒山)도 이곳에 있는 황산사 뒤에 우뚝 솟은 암벽에 미륵불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니 미래에 닥아올 부처님의 거처이다.

 

▲   미륵산을 향하여 

 

 미륵은 친구를 뜻하는 미트라(mitra)에서 파생된 마이트리야(Maitreya)의 음역으로 구원의 불이다. 미륵은 석가의 다음으로 부처가 된다고 약속받은 보살로 도솔천에 살며, 장래 인간의 수명이 8만4000세가 되고 이 세계가 이상적인 땅이되어 유리와 같이 깨끗하고 꽃과 향이 뒤덮인 정토가 되면, 사바세상에 내려온다고 전해지는 미래의 부처님이다. 미륵불의 세상인 용화세상에 태어나려면 고통받는 중생을 위하여 깊은 자비심을 내거나, 자비로운 마음을 기르거나, 절을 세워 설법하고, 탑과 사리를 공양하는 등의 공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니 죄악을 저질르지 않고 모든 업장의 번뇌와 장애를 끊고 자비심을 닦아야 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배여있다. 이 살기좋은 땅 미륵의 세계를 기다리는 노력은 불교가 이 땅에 전파된 이후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 왔으며, 수많은 미륵불을 만들고 발원을 하며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미륵불을 모셔와 용화세계를 건설하려는 꿈을 멈추지 않았으니 오늘 찾고자 하는 미륵산도 그 연장선상에서 미륵이 이 땅에 오기를 갈망하는 누군가에 의해 명명된 산일 것이다.

 

 

▲ 미륵산을 향하여

 

 어느 시대에는 궁예처럼 미륵을 빙자하여 왕권을 넘보기도 하였고, 어느 시대에는 평등의 논리로 역성과 신분타파를 꿈꾸는 사람들이 이용하기도 하였지만, 미륵의 세상은 욕심내고 성내는 어리석음을 벗어났을 때 비로서 만들어지는 세상이리라. 어디 인간으로 살면서 욕심내고 성내는 일을 벗어나기가 쉬운 일이던가? 번뇌와 무지의 모든 장애를 끊어 없애기가 되는 일이던가? 그래서 감히 미륵세상의 도래를 꿈꾸는 일은 요원하지만 독일의 실존철학자 칼 야스퍼가 “우리들 인간이 갖고 있는 마음의 영원한 평화, 영원한 이상을 실로 남김없이 표징하고 있다”고 극찬한 미륵보살반가상의 미소를 떠올리며 미륵산의 품에 안겨보려 떠난 길이다.

 

 

▲ 미륵산을 향하여

 

▲ 미륵산을 향하여

 

▲ 미륵산을 향하여

 

 오늘의 들머리는 강원 원주시 귀래면 운계리의 서낭고개(아홉사리고개)이다. 산행대장의 장난기 발동인지 아님 동계훈련이라도 시킬 양인지 고개 아래 험난한 지형으로 일행을 몰아 넣는 바람에 시작부터 입에 단내가 나도록 눈덮혀 알아볼 수 없는 길을 따라 능선을 향한다. 일단 하늘금에 닿으니 큰 어려움없이 앞으로 진행할 수 있다. 주변경관은 나무들에 막혀있어 좀 지루하다 싶지만 아기자기한 능선길은 제법 겨울산행의 묘미와 운치를 더해준다.

 

 

▲ 미륵산 정상

 

 그렇게 걷다보니 미륵산 정상이다. 넓은 헬기장이 자리한 정상은 장쾌하고 막힘없는 조망을 내보인다. 북동쪽으로는 백운산이, 동으로는 십자봉이, 남서쪽으로는 아스라이 남한강 물줄기가 뻗어있다. 그곳 정상에서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싸 온 간식들을 나눠 먹는다.

 

 

▲ 미륵산에서 산7000산악회 회장님과 수원문화원산악회 회장님과 함께

 

 그리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원래 미륵산 정상 ~ 미륵봉 ~ 황산사 ~ 황산골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예정을 바꾸어 새터마을로 향한다. 정상에서 황산사로 이어지는 여러 암봉들을 생략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겨울철 눈덮힌 산행도 그렇거니와 평소와 달리 송년산행이라 인원도 많은지라 집행부의 고충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날이었다.

 

 

▲   2014년 1월 강원도 평창 잠두산~백석산에서

 

▲ 2014년 3월 여수 금오도 비렁길에서

 

▲ 2014년 5월 강원도 정선 두위봉에서

 

▲ 2014년 6월 경북 포항 내연산에서

 

 어째거나 4km에 이르는 구간을 약 3시간에 걸쳐 걸은 송년산행이다. 그러고 보니 2014년 여인(山)들과의 운우지정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1월 4일 내고향 땅 화성에 있는 서봉산을 필두로 오늘 원주 미륵산에 이르기까지 총 52회의 운우지정(山行) 기록이다. 총거리 445km에 맨발걷기 329km라고 나의 산행마일리지 일지는 가르키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1월 26일 산7000산악회와 함께한 강원도 평창의 잠두산~백석산에서 만난 황홀한 설경은 천상의 정원이었고, 3월 30일 몇몇 지인들과 전날 내린 비로 새살처럼 보드라워진 봄길을 봄볓을 받으며 걸었던 여수 금오도 비렁길은 다시 한 번 걷고 싶은 길이었다. 5월달 정선 두위봉으로 철쭉을 만나러 갔다가 철쭉은 만나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만난 천살을 훨씬 넘긴 3그루의 주목나무들은 아등바등하며 칠팔십평생 밖에 살지 못하는 우리네 삶을 되돌아 보는 좋은 기회였다.

6월초 몇몇 지인들과 광교산~백운산~바라산~청계산~양재동 화물터미널로 이어지는 광~청 종주 24km는 2014년 운우지정 기록중에 특별한 경우이다. 험하진 않지만 24km를 맨발로 걸었으니 나의 맨발걷기 기록 중 하루 최장 맨발걷기가 아니었다 싶다. 6월 22일날은 다시 포항 내연산으로 달려가 16km를 맨발로 걸었으니 내 나이로는 무리다 싶었지만 내연산 12폭포가 안겨준 환희는 내연산 폭포에 반해 4점의 그림을 남긴 겸재 정선의 마음을 알듯도 싶은 운우지정이었다.

 

 

▲ 2014년 5월 내고향 화성의 산하인 청명산~해운산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올해도 어김없이 내고향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는 계속되어 몇몇 곳을 걸어보았으니 화성시에 있는 100m가 넘는 산들 40여개 중에 이제 너덧개를 남겨두고 있는데 내년에는 기필코 다 걸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 외에도 많은 여인(山)들과의 운우지정(山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지면관계상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지경이다.

 

▲ 2014년 5월 맨발걷기동호회인 '늘푸른 맨발의 행진'회원들과 서울 둘레길을 걷다가....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사람들은 각각 다른 방법으로 다스릴 것이다. 나에게 있어 여인(山)과의 운우지정(山行)은 일일선(一日仙)이 되는 길이다. 때로는 혼자가 되어 때로는 여럿이서 일일선이 되어 맨발로 걸으며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나의 인생즐기기이다. 이제 인생의 후반부에 와 있는 내게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떠날 그날까지의 인생여정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이 허락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함께해야할 그녀(山)들이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그녀(山)들의 품에 안길것이다. 그녀(山)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이 행복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블로그를 정리하다보니 올해 산행기랍시고 어줍잖은 글을 41편이나 올렸는데 여러분들의 눈과 마음을 어지럽히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졸필을 읽어 주시고 항상 댓글과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주시고 계신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산행길 길동무가 되어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기도 하고 사진으로 내 글을 빛내주기도 했으며, 맛있는 간식과 먹거리로 산행길을 풍성하게 장식해준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며 2014년 산행을 마감하고자 한다.

 

<2014년 맨발나그네와 함께한 그녀(山)들>

 

2014년 11월 23일 정선 동강 백운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73)

 

 

2014년 11월 1일 충주 하늘재 소풍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72)

 

 

 

2014년 10월 26일 강능 바우길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71)

 

2014년 10월 18일 오서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70)

 

2014년 10월 12일 관악산 육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69)

 

2014년 9월 27일 고초봉~남양성지~봉우재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68)

 

 

2014년 8월 31일 관악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67)

 

2014년 8월 24일 구룡령~연가리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66)

 

 

2014년 8월 9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64)

 

2014년 7월 26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60)

 

 

2014년 7월 19일 맨발 4,000리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59)

 

2014년 7월 12일 인제 아침가리골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57)

 

2014년 7월 8일 괴산 화양구곡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56)

2014년 6월 29일 수리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47)

2014년 6월 22일 포항 내연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41)

2014년 6월 14일 완주 장군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40)

2014년 6월 8일 수원화성 걷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8)

2014년 6월 6일 광교산~청계산 이어걷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7)

2014년 5월 31일 맨발 1,500km 맞이 걷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5)

2014년 5월 25일 문경 조령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4)

2014년 5월 24일 세마대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3)

2014년 5월 18일 정선 두위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2)

2014년 5월 10일 화성 청명산~해운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30)

2014년 5월 5일 서울둘레길 봉산~앵봉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9)

 

 

2014년 5월 3일 광명시 구름산~가학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8)

2014년 4월 20일단양 제비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7)

2014년 4월 13일 강화도 혈구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6)

2014년 3월 30일 금오도 비렁길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5)

2014년 3월 23일 마분봉~악휘봉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3)

2014년 3월 15~16일 광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2)

2014년 3월 2일 남양주 예봉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1)

2014년 2월 23일 포천 왕방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9)

2014년 2월 15일 화성 서봉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8)

2014년 2월 8일 원주 감악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7)

2014년 2월 2일 광교산둘레길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6)

2014년 1월 30일 쌍봉산~남산~꽃당산~신술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5)

2014년 1월 26일 평창 잠두산~백석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4)

2014년 1월 19일 영동 민주지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1)

2014년 1월 11일 평창 잠두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10)

2014년 1월 4일 서봉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08)


 ( 댓 글 )

아리수


재미있게 앍었습니다.  ㅎㅎ 2014.12.31 13:59


  • 순희

    멋진 산행기 즐거웠네요. 새해에도 즐산안산하세요.  2014.12.31 14:04


  • 후리지아

    경치 좋은 곳을 많이 보여주셔서 잘봤읍니다 앞으로도 많이 많이 보고 싶네요 2015.01.01 06:58


  • 나유미

    선물처럼 멋진 산행기네요. 즐감합니다. 새해에도 좋은일만 많이 많이~~~ 2015.01.01 07:36


  • 라이언

    멋진 글솜씨에 산행이 즐거움만 가득할것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2015.01.03 21:48


  • 티파니

    멋진 산행기록 잘보고 즐깁니다. 2015.01.04 08:34


  • 쥬라기

    잘보고 갑니다. 늘 안산하세요. 2015.01.05 07:33


  • 상철희

    멋진 산행기 잘 보고 즐기고 갑니다. 2015.01.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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