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연분홍 로맨스에 취해 맨발로 걸은 두위봉

맨발나그네 2018. 5. 29. 11:25

연분홍 로맨스에 취해 맨발로 걸은 두위봉

산 행 지 : 정선 두위봉(1,466m)

산행일시 : 2018527()

누 구 랑 : 7000산악회

산행코스 : 자미원~갈림길~철쭉군락지~정상~주목군락지~샘터~도사곡휴양지

사진은 ? : 소리새

  2018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건만 벌써 봄이 가고 초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봄은 꽃의 계절이다. 하지만 꽃을 보려면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된다. 벚꽃이 그렇고 진달래가 그렇다. 제대로 된 벚꽃, 진달래꽃을 못본 올 해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 55일 황매산 천상화원에서 철쭉꽃과 맘껏 연애를 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다음주 또다른 로맨스를 꿈꾸며 남원 봉화산을 찾았건만 그곳은 이미 철쭉꽃이 다 지고난 다음이어 아쉬움이 큰 로맨스였기에 오늘 정선 두위봉의 철쭉꽃과의 운우지정을 위해 길을 나선다.


                                   

정선 두위봉 지도


정선 두위봉 등산로



    

정선 두위봉 GPS기록


  정선 두위봉은 2014518일 꽃잠자리를 치뤘으니 그리 낯설은 곳은 아니다. 다만 그 때는 조금 일찍 가는 바람에 철쭉은 입을 씰룩이는 조그만 꽃망울들만 보고 왔으니 아쉬운 운우지정이 아닐 수 없었다. 헌데 마침 정선 두위봉 철쭉축제가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열린다고 하니 몇 년전 못 이룬 제대로 된 운우지정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를 하며 떠난 길이다.

  두위봉은 강원 정선군과 영월군 경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주등산로가 정선쪽에 있어 사람들에게 두위봉은 정선으로 기억되고 있다. 두위봉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두리봉이라 더 많이 불린다고 한다. "두리봉 겉이두야(=같이도) 두텁던 정이/풀잎에 이슬 겉이두 다 떨어지네."라는 유네스코가 정한 인류무형유산인 정선아리랑 가사처럼 정상부분의 산마루가 두루뭉술하다고 해서 유래하였다 한다.


함께한 일행


들머리인 자미원을 통과하는 태백선


들머리


두위봉 가는 길


  들머리는 자미원이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근처에 태백선의 자미원역이 있지만 2012년부터 여객 취급을 하지 않는 간이역이 있는 곳이다.


초록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두위봉 가는 길


산행대장과 함께


공기청정기인 대자연의 품에 맘껏 즐거워하는 일행들


깊고 깊은 산속 옹달샘


점심식사후 하늘을 에워싼 녹음속에서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초록숲길이 있어 좋고, 철쭉꽃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힘든줄 모르고 오르게 되는길이다. 도심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곳에는 산림이라고 하는 대용량 공기청정기가 청정하고 쾌적한 공기를 무한대로 공급하고 있으니 상쾌하기 그지 없다.


드디어 철쭉 군락지와 조우하다


천상화원 두위봉


천상화원의 일일선(一日仙)인 맨발나그네


천상화원 두위봉





 하늘을 애워싼 짙은 녹음 속을 점심시간 포함하여 3시간 남짓 걷다 보니 이내 철쭉 화원이 펼쳐진다. 만발한 철쭉꽃은 벌어진 입이 안 다물어 질 정도로 장관이다. 걸음걸음 설레게 하는 풍경이다. 산등허리는 온통 연분홍 꽃물결이고 사람들 또한 많아 꽃물결과 사람물결이 함께 흐른다.



두위봉 정상


두위봉 정상에서 일행들과


두위봉 정상에서의 맨발나그네

 

 떠나기 싫은 발걸음을 옮겨 철쭉제 표비가 세워진 정상으로 향한다. 일망무제 풍경이다. 그곳에서 또 한참을 머문후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옮긴다.


꽃터널 속을 걷다가 다시 흥에 겨워 한 컷










푸르름과 하늘과 바람이 만나니 이곳이 선계(仙界)로구나....


만발한 철쭉꽃은 자꾸 발걸음을 더디게 하느뇨



  그렇게 주변 풍광에 젖어 봉우리 몇 개를 넘으며  걷는다.


두위봉 가는 길 만난 야생화


두위봉 가는 길 만난 야생화


두위봉 가는 길 만난 야생화


두위봉 가는 길 만난 야생화



  산길 주변의 야생화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길은 힐링이다.


두위봉 주목나무 군락지


두위봉 주목나무 군락지에서의 맨발나그네


  위엄과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수령 1200~1400년 된 주목나무(천연기념물 433) 세 그루이다. 대저 칠팔십년을 아등바등 살다가 가는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 경외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우리의 삶을 뒤돌아 보게되는 대목이다. 물론 세계 최고령 나무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인요 국립 삼림지에 터 잡고 있는 히코리나무, 일명 므두셀라의 나이가 무려 4849세라고 하니 비할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나무 중에는 가장 큰 어른 임이 분명하다.

 주목나무의 웅장함과 위풍당당함에 현혹되어 또 한참을 머문후 날머리인 도사곡 휴양지로 향한다.




 

  오늘도 맨발의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정선의 두위봉과 운우지정을 마친다. 98세의 철학자 김형석님은 수필집 100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 황금기는 60~75세라 한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된 이 맨발나그네는 한 살 한 살 나이가 더해지며 애인()들과의 운우지정이 힘에 부친다. 오늘도 해발 1,466m의 두위봉의 품을 11.5km나 맨발로 걸었으니 조금은 무리이지 싶다.

  그래서 어느 곳이 되었던 그 곳이 마지막 운우지정이 아닐까 하며 정성스럽게 그녀()들을 애무하고 사랑하려 한다. 남은 시간과 건강이 그리 많지 않은 인생길이겠지만 건강이 다하는 그날까지 가끔씩이나마 오욕칠정과 세속에 찌든 삶에서 벗어나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애인()들이 내준 품에 안겨 지내다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떠나자는 작은 바램이 이루어지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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