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맨발로 거닌 덕풍계곡

맨발나그네 2018. 9. 12. 11:15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맨발로 거닌 덕풍계곡


산 행 지 : 삼척 덕풍계곡

산행일시 : 201899()

누 구 랑 : 수원미소산악회

산행코스 : 덕풍마을-1용소-2용소-흰바위 (원점회귀)

사진은 ? : 노루귀, 지역, 까미, 산머슴아, 본인


   

▲ 덕풍계곡 GPS 기록


▲ 덕풍계곡 안내도


▲ 덕풍계곡 지도

 

  벼르고 벼르던 곳이었는데 마침 수원미소산악회가 간다기에 몇몇에게 연락을 하여 동행한다. 이 맨발나그네야 덕풍계곡과 꽃잠자리이니 얻어들은 것이 전부이지만, 이번이 4번째라는 노루귀님에 의하면 아마도 한국에서 몇 번째 안에드는 아름다운 계곡으로 트래킹코스로는 전국 제일이라 침을 튀긴다. 바위벽과 물과 숲의 완벽한 조화가 환상이라 한다. 대개는 응봉산을 오른후 작은당귀골-3용소-2용소-1용소-덕풍마을 코스를 택하지만 당일치기 산행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니 오늘은 덕풍마을-1용소-2용소-흰바위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코스이다.


▲ 덕풍계곡 입구 주차장


   

▲ 덕풍계곡 매표소에서 덕풍계곡까지는 트럭을 이용했다



  오늘의 들머리는 덕풍계곡 매표소이다. 그곳에서 덕풍마을까지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트럭을 타고 간다. 길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있지만 차가 교차가 어려운 좁은 외길이다. 중간 중간 성황교, 버릿교, 부추밭교, 칼둥보리교를 건너다 보면 덕풍마을이다.

 





  덕풍마을을 떠나 용소골로 접어든다. 초입부터 계곡은 관능미를 자랑하며 우리 앞에 닥아선다. 다만 삼척시에서 어린이, 초보자도 안전하게 아름다운 계곡을 탐방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철재 로드, 철재 계단과 난간, 안전로프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중으로 제2용소까지 거의 작업이 완료되어가고 있어 편하게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는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오염될 앞날을 생각하니 마냥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이 맨발나그네 오늘도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기암괴석의 협곡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을 벗삼아 걷는다. 생태탐방로 덕분에 스릴넘치는 트래킹은 아니지만 미지의 원시림과 바위절벽과 어울리는 협곡의 물줄기를 감상하며 걷는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 진덕왕 때 의상대사가 이곳에 와서 나무로 만든 비둘기 3수를 날린 즉, 1수는 울진 불영사에 떨어지고, 1수는 안동 흥제암에 날아가고, 1수는 이곳 덕풍용소에 떨어졌는데, 그로 하여금 용소골일대는 천지의 대변혁이 일어나 오늘과 같은 아름다운 산수의 조화를 이룩했다고 한다. 



▲ 제1용소 입구 협곡


▲ 제1용소





 

  그렇게 걷다보니 제1용소(龍沼). 덕풍마을에서 대략 1.5km지점이다. 입구부터 웅장하기 그지없다.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길을 열 때 생겼을 것 같아 보이는 성벽같은 절벽의 협곡사이에 누워있다. 검은 용이 잠들어 있는 듯 검은 심연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나 삼척시 홈페이지 소개를 보니 그 깊이가 40m란다.










 

  이제 제1용소를 거쳐 제2용소를 향한다. 이 맨발나그네 그동안 인제 아침가리골, 정선 덕산기계곡 등 내노라하는 계곡들과 사랑을 나누어 보았지만 이곳 덕풍계곡이야말로 팜므파탈이 아닐 수 없다. 1용소에서 제2용소 까지 대략 1km를 걷는다


▲ 제2용소






 

 

    제2용소의 아름다움에 취해 자연스럽게 점심식사 장소로 정한다. 사실 국립, 도립, 군립 공원에 포함된 산의 산행에서 음주는 과태료 대상이지만 아직도 끊지 못하고 즐기는 일인인데 제2용소 절벽 사면의 고정로프를 보는 순간 술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원점회귀 산행이니 제2용소에 머물며 자연을 감상할까, 아니면 좀더 덕풍계곡의 속살 속을 더듬어 볼까 망설이다가 그녀 덕풍계곡의 속살을 더듬어보자는 유혹에 져 후자를 선택한 후 결정한 딱 한잔만이다.

  하긴 오랫동안 벼르고 벼르던 행차인데 이런 팜므파탈 여인을 두고 알콜의 유혹에 질 수는 없는 일 아니던가. 독일 바이에른왕국의 군주 루드비히1세는 49번째 여인이었던 롤라 몬테즈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그녀를 사랑하였고 그녀는 군주 이외에도 여기저기 염문을 뿌려 결국은 군주가 스스로 왕위를 물러나게 하였다던데 이 맨발나그네는 덕풍계곡의 팜므파탈적 아름다움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자위하며 알콜의 유혹을 견뎌낸다.







 

점심식사 후 절벽 사면의 고정로프를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따라 오르니 그곳에 또다른 어려운 루트가 우리를 기다린다.















  스틱을 접어 갈무리한 후 두손 두발을 이용하여 바위를 넘고 바위와 바위 사이를 가로질러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앞으로 진행을 하다 제법 안정된 코스를 만날즈음 일행과 떨어져 하산길에 오른다. 맨발로 신선 흉내를 내고 있는 이 맨발나그네 속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정말 아름다운 덕풍계곡과의 꽃잠자리이다. 맨발의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비경을 간직한 팜므파탈 덕풍계곡과의 사랑나누기는 이제 추억의 한페이지로 내 마음에 아로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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