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09년 10월 25일 (日)
● 산행코스 : 배후령-1봉-2봉-3봉-4봉-5봉 구멍바위-망부석-칼바위-청평사-영지-구성폭포-거북바위-청평산장(약4시간)
● 사진은 ? : 소리새, 따듯한마음, 풍류, 긴머리 소녀, 쌩쥐, 카봇
더운 날씨에 몸둘바를 몰라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의 중턱에 와있다. 그래서 물가보다는 산이 좋은 그런 계절이다. 하긴 산이란 계절마다 그 맛이 다르니 언제 그의 품에 안긴다 해도 금상첨화이다. 특히 온통 붉은 옷으로 갈아 입고 맵시를 뽑내는 가을의 중턱에 춘천의 오봉산을 찿게 되었다. 오봉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름을 가진 산일게다. 그다음이 팔봉산일게고...
춘천시 북산면과 화천군 간동면 사이에 펼쳐져 있는 오봉산은 봉우리가 다섯이라 하여 1970년대 그 지역 산악인들이 붙인 이름이라 한다. 원래 이름은 청평산, 또는 경수산이라 불리었다 한다. 그저 봉우리가 다섯이어서 붙여진 오봉산보다는 청평산이나 경수산이란 이름이 역사성을 갖고 있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가다 보니 춘천이다. 춘천은 옛날 대단한 위세를 떨쳤던 맥국의 수도이었을지 모른다는 역사적인 사실은 접어두고라도 영원한 로망인 청춘의 도시이다.젊음의 도시다.
신라 선덕여왕 때부터 군주를 두고 우수주로 불리우다가 조선조 태종때 현재 이름인 춘천으로 개편되었다 한다. '춘천(春川)', 이름 그대로 '봄내'이다. 그만큼 유난히 산과 강이 많아 봄의 기미를 빨리 느낄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소양호, 의암호, 춘천호로 둘러쌓여 있어 '호반의 도시'라 불리우는 그곳엔 삼악산, 오봉산, 검봉산, 용화산, 부용산 등이 버티고 있어 그야말로 산과 강이 어우러져 언제부터인가 젊은 청춘남녀들이 많이 찿는 그런 도시가 되었다. 그런 춘천이기에 시인인 유안진님은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에서 춘천을 다음과 같이 예찬한다.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유안진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 기다릴 듯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이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얼음 풀리는 냇가에 새파란 움미나리 발돋움할 거라
녹다만 눈응달 발치에 두고
마른 억새 깨벗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피고 있는 진달래꽃을 닮은 누가 있을 거라
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을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 아름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정말, 가 본적은 없지
엄두가 안 나지, 두렵지, 겁나기도 하지
봄은 산 너머 남촌 아닌 춘천에서 오지
여름날 산마루의 소낙비는 이슬비로 몸 바꾸고
단풍든 산허리에 아지랑거리는 봄의 실루엣
쌓이는 낙엽 밑에는 봄나물 꽃다지 노랑웃음도 쌓이지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春川이니까.
맞다. 춘천이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이리라. 어여쁘며, 평화로울 것 같고, 항상 봄볕이 쏟아질것 같은 도시, 그러기에 까닭도 연고도 없지만 가고 싶고, 살고 싶은곳, 아니 꿈속의 여인이 살고 있을 것만 같아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꼭 가봐야 할 그곳, 춘천에 다시 오게 되었다는 생각을 머금을 즈음 우리를 태운 두대의 버스는 오늘의 들머리인 배후령에 도착이다.
오늘도 가을 단풍에 취하기 위해 우리팀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오봉산을 찿았다. 그래서 밧줄구간이 많은 오봉산이 약간은 지체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그러면 어떻랴. 그저 하루 오봉산의 품에 안겨 보내려 찿은 길인데...
제3봉은 문수봉이다. 문수보살은 석가모니 여래의 왼쪽에 있는 보살님으로 보살의 으뜸이다. 반야경(般若經)을 결집, 편찬하시고 세상에 지혜를 주시기 위해 이곳에 와 계신 문수보살(文殊菩薩)님이 계신곳이니 그냥 지나치기만 하여도 지혜가 샘솟는 듯하다.
강원대 조경학교수인 윤영활님이 지은 '청평사'라는 책에 청평사의 산수를 예찬한 옛선인들의 글을 모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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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린후 여객선에 오르게 되었다. 산7000의 생일날 다웠다. 모두들 초딩3~4학년 시절의 가을소풍으로 되돌아 간 기분이다. 오늘 처음 참석하신 촉석루와 깜직이 아줌마 등도 즐거워 하신다. 수원시청앞에서 따듯한마음의 인상이 좋아 보여서 무조건 탔다고 하는데, 그분들은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다. ㅎㅎㅎ
매번의 산행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번 산행만큼만 했으면 좋으련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겠지... 그냥 산이 있고, 즐거운 벗들이 있으면 되는 것을....
어제 오늘 카페에 오른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모두들 이번 산행이 즐거웠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사진이 얼마나 많이 올라와 있는지... 모두들 카메라에 너무 많은 사람을 담아 무거워 죽겠다는 엄살아닌 엄살을 부려가며 좋은 사진들을 남기기 위해 노력해 주신 찍새(?)님들게 감사 드린다. 특히나 전속사진사 마냥 너무 많은 사진을 찍어준 갑장 소리새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하며 이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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