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넘치는 코스 ~~삼각산 숨은벽-백운대-여우굴
● 산행일시 : 2009년 11월 1일 (日)
● 산행코스 : 국사당(밤골)-해골바위-숨은벽능선-백운대-여우굴-대동사-산성입구 상가(약6시간)
● 사진은 ? : 따스한마음, 본인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올봄 3월 15일 삼각산의 북벽 코스인 숨은벽능선을 올랐습니다. 원래 호랑이굴을 통과하여 백운대로 오르려 했으나, 잔설이 남아있고, 바위의 물기가 얼어 있어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기회를 이번에 잡았습니다. 수원에서 따스한마음, 노루귀, 등불님과 전철로 광화문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한스맥, 소피아, 연수님자매와 만났습니다. 마침 얼마전 세워진 세종대왕 동상이 있기에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해봅니다.
704번 시내버스로 효자2동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시내버스는 늦가을 마지막 만추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꽉 차있습니다. 그래도 우린 느긋하게 앉아서 효자2동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들머리인 국사당을 출발합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전날 온 비 때문에 바위는 젖어있고, 안개가 자욱히 끼어 호랑이굴은 고사하고 그 멋진 풍광을 감상하는 호사조차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맨발이 되는 것을 포기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저 신선이 되어 하늘나라 안개위를 걷는 기분으로 걷습니다. 그러나 빼어난 암능미를 지닌 암능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재미가 유별납니다. 해골바위 와 빨래판바위 중간의 내리막길에는 지난 봄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더니 이번엔 치워져 있습니다. 준비 철저한 따스한 마음님의 배낭에 있던 로프를 꺼내 하강을 합니다. 뒤에 있던 사람들까지 로프를 이용하느라 따스한마음님은 한참을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여야만 했습니다.
(2009년 3월 15일 숨은벽을 배경으로)
아쉬움에 올 봄 숨은벽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있어 올려 봅니다. 삼각산 숨은벽코스는 정말 환상적인 곳입니다. 정말 멋진 곳이라 또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해서 다시 따라 나섰는데 하늘이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아마, 아직도 덕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그래도 삼각산의 북벽코스인 숨은벽능선은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코스입니다. 오늘 주변 경관을 못 본게 조금은 아쉽지만, 대수겠습니까? 다음 번 언제인가 또 다시 찾을날이 있을텐데....
각자 차려온 음식으로 점심도 맛있게 먹고, 따스한마음님이 싸온 복분자원액에 소주를 섞어 즉석 복분자주를 만들어 맛있게 먹습니다. 모두들 그 달콤한 맛에 취해갑니다. 백운대로 향하는 마지막 밧줄코스도 한참을 줄 서서 기다리며 오른후 인수봉과 백운대 갈림길에서 다시 일행은 빛바랜 단풍을 배경으로 폼을 잡습니다. 이제 단풍들도 그 고운 자태를 유지해 보고자 마지막 안간힘을 다 써 보지만 세월의 무게 앞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짧디 짧은 가을이 온 정열을 불태우곤 우리를 떠나려 합니다. 그 빛바랜 단풍잎이 지금의 내 처지와 비슷한 것 같아 입가에 쓴웃음이 절로 배어 나옵니다.
백운대로 오릅니다. 1988년 11월 16일 오른 적이 있으니 20여년만에 다시 밟아보는 백운대 입니다. 그때는 직장(금호전기)의 과 야유회로 백운대를 올랐었습니다. 명색이 젊은 과장으로 인기도 많았던 시절이었는데....ㅎㅎㅎ 그때를 회상하며 여기 몇장의 그때 그 사진을 올려봅니다.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2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게 없었습니다. 그래도 지난 봄에는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백운대에 오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오늘은 오를 만 합니다. 하긴 하산길을 백운대 뒤편북서쪽 능선으로 해서 여우굴(일명 김신조 굴)을 통과하기로 하였으니 무조건 올라야 하는 백운대 였습니다.
백운대 정상에서도 안개 때문에 주변이 조망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약간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돌아 백운대의 서북쪽 능선의 쇠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그때 하늘이 잠깐 열립니다. 아마 아쉬움을 달래라는 뜻인것 같습니다. 그 바람에 파란 하늘과 백운대의 웅장함을 다시 한번 올려다 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잠깐입니다. 다시 짙은 안개가 모든 것을 집어 삼킴니다.
백운대 기점 10여분이나 내려왔을까? 다시 로프가 아니면 도저히 내려갈 수 없는 구간이기에 다시 따스한마음이 로프로 하강길을 확보합니다. 힘들고 위험한 구간들이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스릴 넘치는 그런 산행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많은 인원이 떠나는 산악회를 따라 다니다 보니 이런 스릴 넘치는 구간이 있는 코스는 배제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8명 밖에 안되는 인원이다 보니 따스한마음이 맘먹고 코스를 선택해 준 것 같습니다. 이런 귀한 코스마다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을 주는 따스한마음에게 항상 고마울 뿐입니다. 그와 함께하는 산행은 항상 새롭습니다. 즐겁습니다. 행복합니다.
(여우굴 입구) 다
(여우굴 출구)
다시 10여분이나 내려왔을까.... 여우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명 김신조굴이라고도 한답니다. 김신조가 청와대를 폭파하기 위해 내려왔을때 숨어든 굴이라고 하더이다. 배낭을 벗어야 괜신히 사람 몸이 통과할 정도의 굴입니다. 굴안은 그리 넓지 않으며 아주 컴컴한데다, 밑으로는 한참 낭떠러지여서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소피아님이 숏다리여서 더 힘들다고 투정입니다. 그래도 소피아님의 활달함이 있어 산행길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연수님은 가뜩이나 산행 경험이 많지 않아 고생을 많이 하면서도 열심히 따라와 줍니다. 연수님의 친언니인 숙자님은 등산초년병인 동생 챙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오손도손,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같이 걷고 있는 자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찌어찌하여 여우굴을 통과해서는 그 재미있는 즐거움에 한바탕 웃음꽃을 피웁니다. 이산 저산들에 많이 산재해 있는 일명 해산굴에 비해 그 난이도가 최상급입니다. 같이한 여인내들 모두가 이 여우굴 통과가 애낳기보다 더 어렵다나 뭐라나........ 내가 애를 낳아 봤어야 알지..........
그렇게 웃고 떠드는 가운데 다시 4~5m는 족히 되는 릿지를 만납니다. 이곳도 도저히 로프 없이는 통과할 수 없는 곳입니다. 로프를 매고서도 하강길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위쪽에서는 따스한마음과 등불님이 돕고, 중간에서는 한스맥님이 도움을 주어 모두들 힘겹게 내려오면서도 스릴있고 즐거웠노라고 입을 모읍니다. 모든 산행이 즐겁지 않은 산행이 없겠지만, 오늘은 특히 난이도가 높은 산행이어서 인지, 아니면 좋은이들과의 산행이어서 인지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입니다.
마지막 로프구간을 지나니 모두들 고생 끝 행복시작이라 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도 낙엽이 발목까지 빠져 쉽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보니 정규 탐방로가 아니어서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았기에 낙엽이 으께지지 않은채로 우리를 맞은 처녀지였던 것입니다. 정말 스릴 넘치는 산행이었습니다.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하산후 하산주로 피로를 풉니다.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리고 내년 봄 삼각산 북한산성 12성문을 종주해 보기로 약속을 하고, 숨은벽능선으로 해서 백운대를 거쳐 여우굴을 통과하여 대동사 입구에 이르는 삼각산과의 데이트를 마무리 합니다. 그녀 삼각산의 품에 안겼던 6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정말 유쾌 상쾌한 하루였습니다. 몇년은 젊어졌을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정말 유쾌 상쾌한 하루였습니다. 몇년은 젊어졌을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맨발나그네 > 맨발걷기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雪國으로의 여행이 된 대둔산 만추 산행 (0) | 2009.11.18 |
---|---|
아름다운 암능과 노송이 어우러진 상학봉에서 신선이 되다 (0) | 2009.11.10 |
탁월한 선택~~맨발나그네 오봉산을 품다 (0) | 2009.10.26 |
꿈의 능선~~ 공룡능선의 품에 안겼다 온 맨발나그네 (0) | 2009.10.14 |
조강지처 광교의 품에 안겨 보낸 행복했던 3일간 (0) | 2009.10.05 |
댓글 5 (산7000 산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