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서 팜므파탈을 꿈꾸다

맨발나그네 2010. 8. 16. 21:13

(미인시리즈1) 조강지처( http://blog.daum.net/yooyh54/243)

(미인시리즈2) 미(美)에 대한 정의와 현대 세계의 10대 미인과 현대 한국의 시대별 미인 ( http://blog.daum.net/yooyh54/291 )

 

(미인시리즈3) 중국의 10대 미인과 미인의 조건 ( http://blog.daum.net/yooyh54/295  )

(미인시리즈4)역사속의 한국 미인들 ( http://blog.daum.net/yooyh54/301  )

(미인시리즈5) 팜므파탈( http://blog.daum.net/yooyh54/309)

(미인시리즈6) 악처(惡妻)(http://blog.daum.net/yooyh54/314)

 

(미인시리즈5)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서 팜므파탈을 꿈꾸다

 

● 산 행 지 : 광교산 형제봉( 수원시 )

● 산행일시 : 2010년 8월 15일 (일)

● 누 구 랑  : GS환경보전시민연대

● 산행코스 : 경기대-형제봉-문암골 

 

 

오늘도 조강지처 광교산과의 운우지정을 나누기 위해 집을 나선다.

경기대 정문 옆에서 일행을 만나 무더운 날씨속에 맨발나그네되어 땀을 흘리며 그녀(광교산)의 품 속을 더듬는다. 

그렇게 한 시간만에 형제봉이다.

북서쪽으로는 수리산, 북쪽으로는 시루봉(그넘어 백운산~청계산 능선이 펼쳐져있겠지), 남동쪽으로는 한남정맥의 줄기가 힘차게 달려나가는 모습이다. 수리산 못미쳐에서 시작한 서봉지맥은 칠보산을 거쳐 남서쪽으로 내달려 가고 있다.

서쪽으로는 또다른 산 능선이 뻗어나가 있고...

조강지처의 품에 안겨 언젠가 한번 씩은 안아보았거나 언젠가는 한번 안겨보고픈 산들을 조망하고 있자니 이렇게 조강지처 품에 있는 나에게 조차 눈길을 주는 그들의 유혹이 예사롭지 않다.

산을 오르는 이는 아름다운 여인(山)에게 가장 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인(山)만 보면 사랑하고픈 본능이 스멀스멀 닥아온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산들은 산을 오르는 이의 입장에서 보면 팜므파탈이 아닐까 한다.

그러기에 때로는 대단한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山)들을 취하기 위해 길을 나서니 말이다.

팜므파탈(프랑스어 : femme fatale)은 '파멸로 이끄는', '불길한', '치명적인'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파탈(여성형 fatale)과 '여성'을 의미하는 팜므(femme)의 합성어로 19세기 유럽의 문학에서 사용을 시작하였고, 주로 남성을 파멸적인 상황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여자의 뜻으로 쓰인다고 위키백과는 적고 있다.

그래서 팜므파탈은 '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여성', '남자를 위험과 재앙으로 이끄는 여성'을 뜻하게 되었다.

하지만 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여성이라면 비록 위험과 재앙이 닥아 올 것이 틀림없을 지라도 사랑하고픈 본능을 가진게 남자다.

그러기에 미모의 여자는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남자의 유혹을 받게되고, 그러는 가운데 미모의 여자는 그 미모를 무기로 세상을 쥐고 흔들며,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다보면 남자는 어느새 파멸에 도달하는 모습이 성서와 신화와 역사속에는 많이 그려진다.

구약전서 창세기 2장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고.... 아담에게서 취하신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라고 적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류최초의 여자를  '이브'라 떠올리는데, 유대 신화는 그에 앞서 아담의 첫째 아내로 '릴리트'라는 여인이 있다고 적고 있다.

하긴 구약전서 창세기 1장 27절에는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라며 이미 여자의 존재를 적고 있다.

릴리트는 아담의 갈비뼈가 아닌 아담처럼 흙으로 빚어졌다고 한다.

아름다운 릴리트는 음탕하고 사악하여 아담이 악에 빠질 걸 염려한 신이 릴리트를 제거하고자 추방하였다고 한다.

위키백과는 심지어 '릴리트는 성관계를 할 때 늘 남성 상위 체위를 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홍해로 도망가 혼자 살다가 사탄과 관계하여 많은 데몬을 낳았다.'라고 적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류최초의 여자 '릴리트'를 팜므파탈의 시초로 보고 있다.

물론 신화와 역사를 쓰고,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한 남자들의 손에 의해서....

하지만 이 릴리트라는 여인은 역사에서 잊혀진 여인이다.

아마도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런지 모르겠다.

조강지처 릴리트와 헤어진 아담에게 여호와 하나님은 아담의 갈비대로 여자를 만드니 그가 바로 이브이다.

아마도 똑같은 인격체인 흙으로 빚은 반려자가 말썽을 부리니 이번에는 남자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므로써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한 모양인데 하나님조차도 마음먹은데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나보다.

그 '이브'조차도 사탄의 유혹에 빠져 아담을 타락하게 하니 인류 두번째 팜프파탈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구약전서 창세기 4장을 보면 아담은 하나님에 의해 자기의 갈빗대로 빚어준 아내와 더불어 에덴동산에 살게 되었는데, 사탄의 유혹에 빠진 아내의 권유에 의해 먹지 말아야 할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게 된다.

그 이후도 잘 알다시피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고, 그들은 힘든 노동과 고통, 죽음을 맛보게 되었으며, 인류는 그 이후 이렇게 힘든 세상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니 '이브'야 말로 인류 모두를 파멸하게 한 팜므파탈의 원조라 할 수 있겠다.

구약전서에는 또 하나의 팜므파탈을 전하고 있으니 돈의 유혹에 사랑을 팔아버린 여인 '델릴라'이다.

너무나 많이 들어서 귀가 아플정도로 회자된 이야기이다.

이스라엘의 영웅 삼손의 머리카락을 은 1000냥에 자르게 하여 힘을 못쓰게 하였으니 이만한 재앙이 또 있겠는가?

 

(삼손과 델릴라)

 

기왕 성서 속의 팜므파탈 이야기가 나왔으니 신약전서로 넘어가면 '살로메'를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악명 높은 팜므파탈로 손꼽히니 말이다.

살로메는 치명적인 성적 매력을 가진 여인으로 헤로데 왕의 의붓 딸이었다.

헤로데 왕은 살로메의 춤추는 모습만 보면 넋이 나가기 일수였는데, 이를 잘 알고 있는 살로메의 어머니이자 헤로데 왕의 부인인 헤로디아는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부정한 행실을 비난하고 저주하는 세례 요한을 없애기로 마음 먹는다.

어머니의 부탁을 받은 살로메는 소원을 들어 주어야만 춤을 추겠다고 하고, 왕은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였고, 관능적이고 간드러진 춤을 춘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고 하였다 한다.

마태복음  14장1-11절까지의 기록이다.

10-11절에는 "사람을 감옥으로 보내 요한의 목을 벤 후 그 머리를 소반에 담아다가 처녀에게 주니 그가 제 어미에게 가져가니라"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역사란 기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당시의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에 따르면, 세례 요한의 처형은 온전한 덕성과 가르침으로 유대인들의 신망이 두터워 민중봉기의 두려움에 의한 정치적 제거로 적고 있으니 내 생각으로도 후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훨씬 후대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연인이었던 '루 살로메' 또한 악녀로 소문이 자자하니 아마도 살로메라는 이름이 안 좋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살로메-쟁반위에 요한의 목이 있다나... )

 

팜므파탈은 동서고금, 신화와 역사를 막라한다.

신화속의 최초의 여자는 '판도라'이다.

신들의 제왕 제우스가 인간을 처음 창조했을 때 세상에는 여자가 없었다.

이때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주었고, 인간들은 그 덕에 월등한 문명을 건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불을 도둑맞은 제우스는 커다란 독수리를 보내 매일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게 하였으며, 인간들에게도 벌을 내렸으니 그것은 불을 이용하여 신의 영역에 도전한 꽤심한 인간들에게 여자를 만들어 보내기로 한 것이니 그 최초의 여자가 '판도라'인 것이다.

꽤심한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만든게 여자라니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큰 일 날 소리이지만,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그들의 구속에서 벗어나야만 했던 운명을 타고난 남성들의 두려움의 산물이리라.

그래서 신화와 역사를 만드는 과정에 있던 남성들에 의해 그렇게 만들어 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째거나 인류최초의 여자는 유대신화에서는 '릴리트'이고, 성서에서는 '이브'이며, 그리스신화에서는 '판도라'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인류최초의 여자들은 모두 팜므파탈일 수 밖에 없었나 보다.

'판도라'라는 말은 '모든 것을 선물로 받은 여인'이란 뜻이라 한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상자를 하나 주면서 절대로 열어 보지 말라고 하며, 프로메테우스의 아우인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냈다.

형은 반대했지만 치명적인 미모를 가진 판도라에게 눈 먼 에피메테우스는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게 된다.

결혼후 제우스 신에게 받은 상자가 궁금한 판도라는 살그머니 그 상자를 열게 되고, 상자를 열자 신비한 연기가 솟아 오른다.

그 연기와 함께 인류를 영원히 괴롭힐 모든 재앙들이 쏟아져 나와 지금까지 인류를 괴롭히고 있으니 신화속 최초의 팜므파탈은 '판도라'이다.

하지만 그 판도라상자 맨 밑바닥에는 '희망'이 있었는데, 다행히 희망이 날아가려는 순간 뚜껑을 닫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우리 인류는 희망을 안고 살고 있다니 불행중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또하나의 팜므파탈로는 '세이렌'을 꼽는다.

세이렌은 이탈리아 반도 서부 해안의 절벽과 바위로 둘러싸인 사이레늄 스코풀리라는 섬에 사는 바다의 님프들이란다.

세이렌은 여성의 유혹 내지는 속임수를 상징하는데, 그 이유는 섬에 선박이 가까이 다가오면 아름다운 노래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드는 충동질을 일으켜 죽게 만드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라 한다.

세이렌의 노래는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수많은 남성들이 목숨을 바치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그 유혹을 이겨낸 두 사람이 있었으니 그 한사람이 오뒤세우스이고, 또 한사람은 음악가이자 시인인 오르페우스라 한다.

오뒤세우스는 자신의 몸을 돗대에 결박하고 세이렌의 고혹적인 노랫소리를 이겨냈으며, 오르페우스는 세이렌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맞대응하자 모욕감을 느낀 세이렌이 자살했다고 한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경보(警報)를 일컫는 사이렌(siren)은 여기서 온 말이라 한다.

그외에도 포세이돈과의 사랑과 아테나의 질투사이에서 아테나의 저주로 괴물이 되기도 하고, 포세이돈의 축복을 받아 천마(天馬)로 부활한 '메두사'를 팜므파탈로 꼽기도 한다.

18세기 '연애 신화를 창조한 화가', '젖가슴과 엉덩이 그림'이라는 야유를 받았던 화가 부셰에 의해 재탄행한 '옴팔레'도 신화속의 팜므파탈이다.

소아시아에 위치한 리디아에서는 여인들이 혼전 관계를 즐긴 후 지참금을 마련하여 시집을 가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성의 천국을 지배하는 여왕이 옴팔레였다.

그녀의 음란함과 요란한 남성 편력은 감히 능가할 여인이 없었다 한다.

'옴팔레'라는 이름은 사람의 배꼽을 의미하며, 대지의 중심, 세계의 근원을 뜻했으니 더 말해 무엇하리.

그녀가 신들에 의해 3년동안 옴팔레의 궁전에 노예살이를 하게된 헤라클레스를 마음껏 농락하며 즐겼다한다.

하긴 최음제보다 강한 잠자리 기술이 있었다고 하니 천하의 헤라클레스인들 그녀에게 순종하며 그녀의 사랑을 갈구할 수 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신화에서의 백마디 말보다 부셰가 그린 한장의 그림이야 말로 두 사람의 찐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화가 부셰가 그린 옴팔레와 헤라클레스)

 

 팜므파탈은 성서와 신화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해전사(海戰史)에서 동양의 이순신 장군이 있다면 서양에서는 영국의 넬슨(1758~1805) 제독을 꼽는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면서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고 유언하며 죽음을 앞두고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을 걱정하였다면, 넬슨 제독은 트라팔가 해전에서 장렬하게 전사하면서 "해밀턴 부인에게 안부를. 주여 감사합니다. 전 의무를 다했습니다"라고 한 여인을 잊지 못해 했다.

해전사(海戰史)에 길이 빛나는 명장 넬슨이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사랑했던 여인은 그의 아내가 아니라 영국사회에 풍파를 일으킨 팜므파탈로 에마 하트라는 본명보다는 해밀턴 부인으로 더 알려진 여인이었다.

1761년경 대장장이 딸로 태어난 에마의 첫번째 애인은 월렛 페인 대위였고, 두번째로는 찰스 그렌빌을 만나게 된다.

한눈에 에마의 미모와 성적 매력의 가치를 알게 된 그렌빌은 그녀를 2년동안 노래와 춤, 연극과 문학을 배우게 하여 세련되고 품위있는 여성으로 바꾸어 놓고는 노름빚을 탐감해주는 조건으로, 나폴리 주재 영국 공사인 백부 해밀턴 경에게 떠 넘긴다.

해밀턴 경의 애인 자격으로 나폴리 사교계를 주름 잡던 에마는 1791년 꿈에 그리던 정실 부인이 되고 귀족 칭호도 얻는 초고속 신분상승을 하게된다.

그러나 그에 앞서 1783년 서로 첫눈에 반한 에마와 넬슨은 그저 연정을 호소하는 정도였으나, 1789년 넬슨이 나일강 작전중 재회를 했을 때는 그동안의 연정이 폭발하며 사랑에 빠져 들었다고 한다.

사랑에 눈 먼 넬슨은 1800년 군무도 뒤로 한채 해밀턴 부인 일행을 빈으로 호송하는 일을 벌였고, 그 일로 군에서 해임을 당했다가 1803년 지중해 함대 사령관으로 복귀하였다 한다.

그러는 사이 1801년에는 넬슨의 딸인 호레이샤 넬슨을 낳았다.

두 유명인인 유부남과 유부녀의 세기의 사랑은 전 유럽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하였을 것이고, 공인이었던 넬슨은 수많은 비난과 추문에 시달렸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긴 전 유럽을 뜨겁게 달군 이들의 사랑을 눈감아 주었을 뿐아니라 1803년 세상을 뜨면서 많은 유산과 저택을 남겨준 해밀턴 경을 존경해야 하는 건지 아님 에마라는 걸출한 여성을 혼자 차지하기에는 아까웠기에 그 시대 최고의 영웅 넬슨과 함께 갖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녀에게 애정을 바친 또다른 사람이 있으니, 영국의 초상화 3대 거장이라 일컬어 지는 조지 롬니는 악명 높은 헤밀턴 부인을 줄기차게 그려 그녀를 범접하기 힘든 여신 같은 존재로 표현하였다 한다.

이외에도 시성 괴테, 루브르 박물관의 초대 관장 비방 드농등 많은 이들이 그녀를 흠모 하였다 하니 그녀의 '억제할 수 없는 매력적인 아름다움'을 그저 상상해 볼 뿐이다.

 

(해밀턴 부인)

 

 팜므파탈도 세기가 지나가면 더 발전하는 것인가?

19세기에는  한 나라의 왕이 권좌에서 물러 났으며, 유럽 최고의 남성들이 그녀와의 사랑을 선택받기 위해 자신의 아내와 지위를 아낌없이 버리게 한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롤라 몬테즈'이다.

그녀는 뇌쇄적인 미모로 예술애호가였던 독일 바이에른왕국 군주 루드비히1세에게 스페인 태생의 천재 무용수라고 접근한다.(사실은 아일랜드에서 태어났고, 인도에서 자랐다고 한다)

지금도 독일 뮌헨시 외곽 님펜부르크성에 가면 36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모두가 루드비히1세가 사랑했던 여인들로 구두수선공 딸이던 댄서이든 상관하지 않고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롤라 몬테즈는 그의 49번째 여인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중 가장 걸작은 그들이 35살의 군주와 29살의 무용가로 처음 대면을 했을 때

군주가 " 음 미인이군, 한데 그 멋진 가슴은 진짜겠지?" 라며 음흉한 눈빛을 보내자, 귀여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드레스 위로 예쁘게 부풀어 오른 가슴 언저리를 나이프로 찢으며

"보시다시피 이렇습니다. 폐하"라고 하였다니 누군들 홀딱 반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그러나 롤라 몬테즈는 태생적으로 한사람과의 사랑은 서툴렀는지, 메트레상티트르(군주의 공식적인 정부를 칭함)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염문을 뿌려 결국에는 군주가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남으로써 스캔들은 막을 내리게 된다.

1846년 10월에 시작되어 1848년 3월 까지에 걸친 이야기이니, 결국 채 2년도 안되 한나라의 군주를 몰락으로 내 몰았으니 팜므파탈도 이 정도는 돼야 제대로 된 팜므파탈이라 하겠다.

하긴 왕위를 물러난후 루트비히1세는 롤라를 생각하며 어줍잖은 시를 쓰며 세월을 보냈는데, 그중에는 롤라에 관한 수많은 시가 전해 내려오며 시들 가운데는 이렇 시귀도 있다고 한다.

"당신은 나의 불행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요"라는. 

이 세기적인 팜므파탈을 접하며, 남자가 자신의 모든 권력을 포기하면서까지 한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음이 부러울 뿐이다.

 

(롤라 몬테즈)

 

세월은 흘러 20세기 초 걸출한 팜므파탈이 나타나니 다름아닌 '마타 하리"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코르티잔으로 일하며 많은 장교, 정치인들과 스캔들을 남긴 여인으로 독일 정보기관에서 2만마르크를 받는 조건으로 포섭되어 암호명 'H21호'로 연합군 고위장교들을 유혹하여 군사기밀을 정탐해 독일군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프랑스의 재판관이 " 그녀가 빼낸 정보는 연합군 5만명의 목숨을 잃게 할 만한 것이었다"라고 판결을 내릴 만큼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모험녀였다고 하지만 그녀 또한 남자들에 의해 희생된 또다른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타 하리)

 

 이외에도 수많은 팜므파탈이 우리 곁을 다녀갔고, 현재에도 우리 곁 가까이에 있다.

여성의 미(美)는 때로는 경배와 관용의 대상이요, 때로는 치명적인 유혹이자 죄악으로 닥아온다.

이것은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판도라가 상자를 열 때부터 이미 만들어진 여성의 원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 시대의 많은 여성들은 남자들이 만들어 준 팜므파탈, 즉 요부의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관능미를 만들어 가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시대에 들어서 있다.

특히나 중세의 화가들에 의한 그림으로가 아닌 영화나 드라마속의 팜므파탈은 아름답기 그지 없이 표현되고 있다.

그녀들이 미모는 물론 지적, 사회적 능력까지를 갖추고 남자들에 앞서 나아가고 있으니, 그저 산(山)중에 팜므파탈이 될 만한 산을 골라 그녀를 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보다.

하긴 광교산이라고 하는 빼어난 조강지처의 품에 안겨 또다른 팜므파탈을 꿈꾸는  나를 보며 인간이기 이전에 동물적 본능이 남성을 지배하는 어쩔 수 없음에 헛기침을 몇번 하는 것으로 무안함을 달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