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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남 진도 동석산-경인일보 송수복기자의 기사(5월 23일-24일 같이 했던...)

맨발나그네 2009. 6. 26. 07:51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전남 진도 동석산
아홉폭 수묵병풍 거친 필선을 따라걷다

 

2009년 06월 05일 (금) 송수복 gosu8848@hanmail.net
   
 
안개 자욱한 진도의 아침을 헤치며 오른 동석산

   
진도는 우리나라 섬중에 3번째로 큰 섬이다. 섬마을 진도에 들어가려면 울돌목의 거센 물살을 이겨내며 바다를 호령하던 이순신 장군의 기개와 용맹함이 고스란히 기억되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바라보는 한국 최초의 사장교(斜張橋)인 진도대교를 건너야 한다. 진도대교를 건너 30분 정도 진도를 가로질러야 동석산을 만날 수 있는데 기센 사내의 기상을 보여주려는 듯 우뚝 솟은 암봉이 압도적인 분위기다. 공룡의 등뼈와 같은 암벽이 늘어서서 주변의 풍경과는 다른 모습으로, 조금은 이질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섬 마을에 가로지르며 늘어선 공룡의 등허리"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아랫심동마을의 마을회관 맞은편 종성교회 옆길을 따라 동산에 올라 오른편 갈라지는 길로 들어서자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구태여 구분을 짓자면 9개의 암봉을 등반하는 시작점. 슬랩으로 이루어진 바위의 표면은 돌기가 잘 발달되어 있고 초보자를 위해 밧줄이 매어져 있어 줄지어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햇빛이 비칠 무렵, 1봉의 정상에 서자 발 아래로 안개가 몰아치며 몽환적인 그림을 보여준다. "한 폭의 동양화가 이런거로구나. 중국 황산의 일부분을 옮겨 놓은 것 같네요." 1봉 정상에 먼저 오른 홍미숙(45·여)씨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마디 던진다. 뒤돌아보니 남쪽 방향의 심동저수지와 동쪽 방향의 봉암저수지가 한 눈에 보인다. 후미를 맡고 있던 이규범(53) 부회장과 2봉으로 가기 전 중업대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서 수도승이 기거하며 도를 닦았다던 토굴로 다가가 스님과 동굴에 얽힌 설화를 마음으로 듣고 2봉으로 향한다.

디딘 발이 해풍에 삭은 바위로 인해 미끄러져 밧줄을 잡아 보지만 봉우리를 연결하는 곳마다 설치된 밧줄이 바위틈에서 위태롭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앙상한 나무에 매달려 있다. 그나마 천종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면서 인공설치물이 눈에 띄는데 난간과 손으로 잡고 오를 수 있도록 고안된 쇠고리가 그것이다. 반갑지만 한편에선 암릉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생각이 든다. 능선거리만 1.5㎞에 달하는 주능선이 훤히 보이는 3봉에 올라서자 안개도 걷히고 다도해의 너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격렬하게 요동치는 암릉에서의 타는 목마름"

김상용(53)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발을 어디로 둬야 할지 머뭇거린다. "발아래를 쳐다보기가 힘들어요. 너무나 아찔하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지난 길이니까 나도 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5봉을 지나자 칼날처럼 날카로운 능선이 눈앞에서 길을 막는다. 동석산 산행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인 '나이프릿지'다.

폭이 겨우 10~30㎝ 정도 밖에 안되는 능선이라 대부분 능선 아래 좌측으로 우회를 하고 있다. 잠시 주춤해서 암릉을 바라보다 좌측으로 내려서자 햇볕을 겨우 피해 숲길로 들어선다.

   

암릉을 오르내리는 동작은 많은 열량을 소모할 뿐만 아니라 온몸이 태양에 그대로 노출돼 나무그늘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삼각점에 정상석 대신 동석산이란 표기가 되어 있는 암봉을 끝으로 이후의 길은 온화한 산길로 변모한다. 돌아서서 지나온 능선들을 바라보니 초보산꾼들에겐 권장하고 싶지 않은 매력적인 산이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버스가 기다리는 세방마을을 가기 위해 큰애기봉을 넘어 가니 선두에서 회원들을 이끌던 서광일(41)등반대장이 "다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되어 다행이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이제야 내려놓는다.

※ 산행 안내

   
종성교회로부터 시작하는 산행에서 밧줄이 매어져 있는 확보지점은 선행자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작은 나무에 마구 매어져 있는데다 뿌리도 흔들거리면서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확보점이 몇 군데 되므로 산악회에서는 반드시 확보줄을 지니고 등반해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견고한 바위가 아니어서 잘 부서지기도 하거니와 물을 머금은 곳은 상당히 미끄러워 햇빛이 없는 날엔 다소 위험하다.

■ 등산로

종성교회~천종사 갈림길~칼날능선~삼각점~큰애기봉 (4시간30분)

천종사~칼날능선~삼각점~큰애기봉 (3시간20분)

■ 교통

서해안고속도로~목포~진도대교~진도읍~심동리

출처 : 소시댁 류가네
글쓴이 : 유윤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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