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푸른나무 맨발산악회원들과 도반이 되어 거닌 융건능

맨발나그네 2011. 8. 21. 22:54

 

푸른나무 맨발산악회원들과 도반이 되어 거닌 융건능

 

● 어 디 를 : 화성시 융건능

● 언     제 : 2011년 8월 21일 (일)               

● 누 구 랑 : 푸른나무맨발산악회

● 코 스 는 : 주차장-융능-화산 산책로-건능-주차장

 

 

 

 

오늘도 걷는다.

베토벤이 숲속을 거니며 불후의 명작들의 악상을 얻었대서도 아니고, 모짜르트가 숲속을 거닐며 음악적 상상에 잠겼대서도 아니다.

철학자 칸트나 니체가 걸으면서 철학적 사색을 했대서도 아니다.

숲속을 걷는다는 것은 즐거움이기에 걷는 것이다.

가장 가난한 방법으로 가장 부유한 천국을 맛보는 일이기에 걷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인간은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탄생되어 대략 700만년 동안 살아왔다고 추정한다.

그 오랜 세월동안 인류는 대부분 숲에서 수렵과 채취로 살아왔다고 인류학자들이나 고생물학자들은 말한다.

미국 하버드대학 윌슨 교수의 '바이오필리아' 가설에 의하면 "인간의 유전자 속에는 숲에 대한 회귀 본능이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오랜동안 숲에서 살아온 인간은 숲에 가면 심리적 안정을 찾고 건강해 질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피톤치드는 항염 항산화 항균 작용을 하며,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천식 폐 등에도 이롭다고 한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러시아어로 '식물의'라는 뜻의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cide'가 합해서 생긴 말이다.

계곡에서발생되는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에 작용해서 뇌 활동을 안정화 시킨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나 새소리 계곡물소리 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켜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야말로 우리는 치료비 한푼 안내고 '자연의사'로 부터 건강이라는 선물을 챙겨 받는다.

도시보다 약 2% 높은 산소를 가진 숲에서의 '산소샤워'는 우리의 신체 활동을 깨운다.

고마운 숲속의 나무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정기를 나누어 받는 일 조차 행복한 일이다.

 

 

 

그뿐아니라 오늘은 푸른나무 맨발산악회( http://cafe.daum.net/barefoot119 )회원들과 도반(道伴)이 되어 숲속을 걸으니 더 더욱 좋다.

도반(道伴)의 사전적 의미는 함께 도를 닦는 벗이라는 뜻을 가진 불교용어라 한다.

그러나 오늘 걸은 숲길이나 산길 들길 뿐 아니라 인생길, 학문의 길등을 같이하는 벗을 일컬어 도반이라 하기도 하는데 난 이 도반이라는 말이 참 좋다.

그들과 어울려 걸으며 일상에 찌들고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욕심으로 더럽혀진 마음은 세탁되어지고, 상처받은 몸과 마음은 치유된다.

참석자들 모두는 입을 모은다.

"이렇게 하루 맨발로 숲속을 거닐면 일주일을 견딜 수 있게 재충전 된다"라고.

인류 역사 대부분을 지낸 숲속을 뛰쳐나와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이후 인간에게 주어진 재앙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열심히 숲속을 거닐어야 할 것이다.

법정스님은 '그냥 걷기만 하세요'라고 말씀 하신다.

 

 

그냥 걷기만 하세요

 

                                    법정스님

 

한 걸음 한 걸음 삶을 내딛습니다

발 걸음을 떼어놓고 또 걷고,걷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짊어지고 온 발자국은 없습니다

그냥 가 버리면 그만인것이

우리 삶이고 세월입니다

한 발자국 걷고 걸어온 그 발자국

짊어지고 가지 않듯

우리 삶도 내딛고 나면 뒷 발자국

가져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냥 그냥 살아갈 뿐

짊어지고 가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다 짊어지고 그 복잡한 짐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냥 놓고 가는 것이 백 번 천 번 편안한 일입니다

밀물이 들어오고 다시 밀려 나가고 나면

자취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세요

애써 잡으려 하지 마세요

없어져도 지금 가고 있는 순간의 발자국은

여전히 그대로 일 겁니다

앞으로 새겨질 발자국 삶의 자취도

마음 쓰지 말고 가세요

발길 닿는대로 그냥 가는 겁니다

우린 지금 이 순간 그냥 걷기만 하면 됩니다

 

 

(댓글들)

 

아드반 11.08.21. 23:33
맨발나그네님의 자상한 설명과 함께한 융건릉 맨발걷기... 정말 재미있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사진속 산책로를 보니 가슴 한 구석에서 아쉬움 한 웅큼이 피어오릅니다. 맨발나그네님 오늘 즐거우셨지요?
 
맨발나그네 11.08.22. 19:09
옛써!!!!!!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아드반님과 곰발바닥님이 없으니까 약간은 두서없는 운영이 되어서 참석 회원들께 약간 죄송스럽습니다 그려........ㅎㅎㅎ
 
 
곰발바닥 11.08.21. 23:43
오늘같이 화창한 날씨에 저런 숲길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맨발로 걸을 수 있는것은 축복이라고 봅니다^^
참석하신 수인어머님,나무님,엘도라도님,다람쥐님,원리쌈닭님,카모메님,휘페리온님 그리고 맨발나그네님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맨발나그네님이 노고가 크셨겠습니다^^ 길잡이하시며 친절한 설명까지 다 하셨을텐데...^^
사진으로만 봐도 행복함이 느껴지는군요^^
 
맨발나그네 11.08.22. 19:10
날씨 조오~~~~코
숲도 일품이~~~고
산책로도 에이급이~~~~고
모든 것이 금상첨화인데 아드반님과 곰발바닥님이 없으니까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더이다.....ㅎㅎㅎㅎ
 
 
독도는우리땅!! 11.08.21. 23:50
가보고싶은곳이였데 선약이있어 아쉬웠네요.다음에 또 기회가있겠죠으흐흐~ 나무와 교감은 잘했나요?? 맨발나그네님 고생하셨습니다^^ 글과 사진잘보고 갑니다요
 
맨발나그네 11.08.22. 19:13
ㅎㅎㅎ
아마도 무척 아쉬웠을 것 입니다....
내고향 화성이 자랑하고 유네스코가 인정한 그런 곳이니까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
엘도라도님에 의하면 신입회원 교육장으로 딱이라 하던데 신입회원 군기반장인 독우땅님이 이곳에서 신입회원 교육을 맡아 보심이 어떨런지??????????
 
독도는우리땅!! 11.08.22. 20:32
그러게요~ 사진으로도 좋은풍경이 느껴지던걸요^^ 다음에 또 기회가있을거라 믿고있습니다 하하하하 군기반장은 지말고 맨발나그네님이나 엘도라도님이 딱! 일꺼같은디염..
 
독도는우리땅!! 11.08.22. 20:35
근디 초계탕을 못먹어서 고고이 안타까워요
초계탕이 어떤맛일지 참~ 궁금했는데..
 
맨발나그네 11.08.22. 20:56
모두들 명함을 챙겨가긴 하던데.....
이 근처에 오셔서 초계탕을 먹을 때 숫가락 하나 더 놓고 불러나 줄런지 ,,,,,,,,,,,,,,,에효
 
독도는우리땅!! 11.08.22. 21:43
그정도로 맛이있었나보네요 초계탕 초계탕다른일행이있는게아니라면 연락하실거예요ㅋㅋ
 
 
청공 11.08.22. 00:15
훌륭한 후기 잘 읽었답니다.박수박수
 
맨발나그네 11.08.22. 19:14
오늘도 여러 회원들이 대구 회원님들과의 합동 산행을 해보자는 의견이 많더이다.....
서울 운영진과 협의하여 함 추진해 보심이...........
 
엘도라도 11.08.22. 07:36
아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형님의 탁월한 인솔과 곳곳에 담긴 설명 정말 감사합니다.선조들의 탁월함이 돗보인 산책로 잘다녀왔습니다 함께해주신 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맨발나그네 11.08.22. 19:14
항상 엘도라도 청년이 있어 우리 모두를 순수의 바다에 빠지게 한다오............ㅎㅎㅎ
하여튼 즐거웠다오....
 
 
네오 11.08.22. 08:20
벌써 가을인가요?? ㅎㅎㅎㅎ 사진에서 시원한 향기가 물씬 풍기네요~너무 즐거우셨겠어요~~
 
맨발나그네 11.08.22. 19:16
땡볕과 장마와 싸우는 사이 가을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닥아와 있네요...
정말 가을 볕같은 그런 햇살을 받으며 즐겁게 걸은 하루였습니다....
 
 
다람쥐 11.08.22. 13:44
당일새벽세마대역에독산산성종주후10시병점역합류사도세자정조대왕만나고냉면초계탕회식한보람찬하루였음
 
맨발나그네 11.08.22. 19:16
다람쥐님 즐거웠습니다...
 
 
새별 11.08.22. 21:28
유려한 후기와 사진 잘 보았습니다. 초계탕 생각에 길을 떠났다 생각지도 않은 실수로 함께 하질 못해 아쉬웠습니다. 발길 닿는대로 옛날 서울 장안을 쏘다니다 돌아왔더니... 식구들이 제 앞날을 걱정하네요. 벌써부터 그러면 어찌하냐고ㅋㅋ
 
맨발나그네 11.08.22. 23:13
ㅎㅎㅎ
아직 머리에 꽃을 꽂고 다니시는 것 같지는 않으니 가족들 걱정 안하셔도 될 것입니다....ㅎㅎㅎㅎ
하여튼 엘도라도님이 새별님 못 오셔서 한참을 서운해 하더이다...
저도 쬐금은 서운했구요...........ㅎㅎㅎㅎ
 
아드반 11.08.23. 01:58
새별님 "식구들이 제 앞날을 걱정하네요. 벌써부터 그러면 어찌하냐고 ㅋㅋ" 여기서 저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