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한가로이 걸어 본 봉화산~함경산

맨발나그네 2013. 3. 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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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8)>

한가로이 걸어 본 봉화산~함경산

 

 

어 디 를 : 화성시 봉화산(169m) - 함경산(113m)

언 제 : 2013316

누 구 랑 : 나홀로

코 스 는 : 구봉터널 인근 은쟁이골-봉화산-하네테마파크-당고개-함경산-전곡리삼거리-은쟁이골

 

 

(산경도, 화성시를 중심으로<붉은색 동그라미는 그동안 맨발나그네가 사랑을 나눈 화성의 산하들>)

 

(오늘 사랑나누기를 한 은쟁이골-봉화산-당재-함경산-은쟁이골 코스<붉은색>)

 

내가 화성시를 고향으로 둔 사연을 풀어 놓자면 이렇다.

전주 류가의 9세손이자 나의 13대조 할아버지인 유영하 할아버지의 둘째형인 유영경은 소북파의 영수로 조선 선조시대의 마지막 영의정이었다.

때는 당쟁으로 영일이 없던 때였고 유영경은 선조 말년에 왕의 뜻에 따라 영창대군을 세자로 옹립하려 하였는데 선조41(1608)년에 선조가 붕어하고 광해군이 즉위하자 이이첨과 정인홍 등 대북파의 탄핵을 받고 경흥에 유배되었다가 사약을 받고 죽게된다.

동생 유영하는 연좌되어 거제로 귀향을 갔다가 인조반정후 유배에서 풀려나 낙향을 하게 되니 그 곳이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이고 대략 400여년간 그 곳에서 삶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어째거나 내가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 http://yodang.invil.org)를 고향으로 갖게 된 사연이다.

화성시는 400여년간 나의 조상들이 아끼고 사랑했던 고장이다.

그 고향마을에 조상님중의 누군가가 심은 은행나무가 400여년간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내고향 요당리의 평화로운 여름날 오후< http://yodang.invil.org/)

 

(내 고향마을 요당리의 상징인 400여년된 은행나무, <http://yodang.invil.org/ >)

 

조상님들이 사랑했고 나와 내 후손들이 영원히 사랑해야 할 화성시의 산하와 사랑을 나눠보기 위해 오늘도 짬을 내어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봉화산(168m)과 함경산(112m)를 걸어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서신면은 경기도 화성시의 서쪽 끝에 위치한 면이다.

지금이야 모세의 기적으로 알려져 하루에 2번씩 바닷길이 열리는 제부도를 품고 있는 면으로 유명하지만 북쪽 끝에있는 구봉산( http://blog.daum.net/yooyh54/306)에는 삼국시대의 성곽인 당성(당항성)이 있어 이 지역이 서역문화와 중국과의 물물교역의 창구 역할은 물론 군사적 요충지로 치열한 각축의 현장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오늘의 들머리는 송산에서 서신을 향해 가다 구봉터널 지나자 마자 만나는 은쟁이골을 들머리로 한다.

물론 불편한 교통 상황을 고려하여 날머리도 은쟁이골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 한다.

은쟁이골에 승용차를 두고 봉화산을 향해 오른다.

높이라고 해봐야 168m인 산이니 오르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금방 마루금에 닿는다.

마루금 좌측으로는 구봉산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봉화산으로 이어진다.

등산로는 표지판을 비롯하여 잘 정비되어 있다.

 

 

(봉화산~함경산을 한가로이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그 마루금을 한가로이 걷는다.

걷기예찬을 쓴 프랑스의 다비드 르 브르통은 그의 책에서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은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라고 했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의 저자 피에로 쌍소는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겨 몰리는 법없이 오히려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혼자 한가로이 고향 산하를 걷고 있자니 내가 보이고 주변이 보인다.

한가로이 걸으며 의식적으로 깊게 심호흡을 해본다.

바쁜 도시생활에 찌든 찌꺼기를 내뱉다 보면 온갖 근심과 걱정을 잊게 된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에너지와 기쁨이 충전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아마도 체내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이 마구마구 분비되고 있나보다.

세로토닌은 신체를 행복감에 젖게하고 안정되게 만들어 주는 뇌 전달물질로 숲속을 걸을 때 많이 생성된다는 것이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이다.

어디 세로토닌 뿐이겠는가.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걷기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감정을 전환시킴으로써 현대인의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해소하여 준다고 한다.

그렇게 걷다보니 봉화산 정상이다.

 

 

(봉화산 정상 나무등걸에 앉아서)

 

 

 

봉화산의 원래 이름은 <여지대전도>에는 염불산(念佛山)으로 되어 있으나 그 이후 바뀐 듯하다.

예전에 정상부에 봉수대가 위치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봉화산 정상부의 나무 등걸에 기대 앉아 또 한참을 머물며 내 고향 화성 땅 이곳 저곳을 조망해 본다.

그리고 함경산을 향해 떠난다.

 

구봉산에서 이어지는 봉화산이 서해바다로 흘러 내리기 전 다시 한번 마지막 힘을 다해 솟구친 산이 함경산이다.

봉화산에서 함경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재를 거쳐야 하는데 옛날에 근처에 큰 당이 있어 인근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였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고개 근처에 하내테마파크가 조성되어 도시생활에 찌든 많은 이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하내테마파크 울타리를 따라 당재를 거쳐 함경산으로 향한다.

함경산은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산에 약샘이 있는데 거울같이 비친다하여 함경산(咸鏡山)이라 불러왔다고 한다.

 

 

(함경산 정상에 선답자들이 매달아 논 오래되 낡은 리본)

 

(흉한 몰골의 함경산, 사진 가운데 윗부분 조금 볼록나온 부분이 함경산 정상임)

 

하지만 지금은 인근의 시화호방조제 물막이공사에 쓰인 골재생산을 위해 북사면 거의 전부를 헐어내는 바람에 흉한 몰골을 한 채 맨발나그네를 맞는다.

그러니 찾는 사람이래야 그저 태봉지맥을 걷기위해 찾는 몇몇이들을 제외한다면 찾는이 조차 없으니 등산로가 제대로 있을리 없다.

절개지를 따라 어렵게 함경산 정상에 오르니 태봉지맥을 걸은 선답자들이 오래전 매달아 놓은 낡은 리본만이 이곳이 함경산 정상임을 알려준다.

정상에서 상처입은 함경산 북사면을 바라보고 있자니 더욱 더 가슴이 아파온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함경산을 파헤쳐 흉한 상처로 남아있고, 그 골재를 이용하여 막은 시화호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한채 애물단지화 되어가고 있다.

바다와 갯벌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그 많은 자연의 선물을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한 인간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시사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려온다.

시화방조제 공사로 얻은게 있다면 갯벌의 바다물이 빠지면서 발견된 세계3대 공룡알화석지중의 하나인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출지( http://blog.daum.net/yooyh54/307) 정도이다.

그렇게 애잔한 마음으로 함경산 정상을 떠나 전곡 삼거리쪽으로 방향을 잡아 길을 떠난다.

 

 

 

정상을 벗어나 갈대숲을 지나 봉우리에 올라서니 안개속에서도 서해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조금전 함경산의 흉한 상처에 아파왔던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는 듯 싶어 다행이다.

그렇게 전곡삼거리를 거쳐 출발지인 은쟁이골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오늘도 높지는 않지만 먼 옛날로부터 터를 잡고 살아 온 선조들이 넘나들며 삶을 이어갔을 봉화산과 함경산을 이어 걸으며 내고향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를 마치며 다음번 사랑을 나눌 고향 산하를 어디로 잡을까 고민해 본다.

 

 

       ( 답글 ) 

  • 연정이

    살며 사랑하고 그리고 죽는 우리네 짧은 생애에 언제나 마음의 고향...고향이라는 단어 한마디에 우리의 심신은 이완되어 해면처럼 녹아진다. 어릴적 사진처럼 박혀버린 고향이 무너지고 허물어지고 찟겨지고..우리의 고향은 그냥 가슴속에 묻어야만 하는가..나그네님의 아름다운 애향심에 나또한 그리워 밤잠을 설친것 같다. 2013.03.19 14:13

  • 상희

    산이라고 하기엔 낯간지러운 언덕?이지만 나그네님의 산행기를 대하면 크고 웅장한 산으로 다가옵니다.
    너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13.03.19 16:59

  • 미수다

    마을 뒷동산에 올라 노래를...너무 즐거운 산행을 하셨네요. 재미있는 이야기 즐거웠습니다. 2013.03.20 12:37

  • 수박

    허무러진 산을 보면은 어릴적 추억이 송두리채 뽑혀버린듯 가슴이 아프지요. 2013.03.21 09:14

  • 고량주

    은행잎이 떨어져 노란 마당이 너무 곱군요. 마치 고향에 돌아와 마루에 앉아 있는듯 합니다... 2013.03.22 13:28

  • 은미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고향의 조그만 바위하나, 돌맹이 하나, 졸졸 실내끼 같은 시냇물 한줄기도 사랑스럽지요. 그속에서 나고 자라고 그흙을 먹고 자란 육친이나 다름없는... 2013.03.27 13:49

  • 유진

    내가 걷는 이길이 우리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무거운 지게를 지고 또 걸었을 생각을 하면 돌맹이 하나 풀한포기 다 너무 사랑스럽고 소중해 집니다. 나그네님의 산행기 내내 소중한 그리움을 보고 갑니다. 2013.03.28 09:13

  • 이연

    고향 뒷동산이네요. 나그네님 당신이 고향을 지키시니 아직 고향은 살아 숨쉬는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2013.03.29 2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