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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食道樂)여행 ~ 남당항 새조개

맨발나그네 2013. 3. 2. 10:24

 

식도락(食道樂)여행 ~ 남당항 새조개

 

여 행 지 : 충남 홍성군 남당항 ~ 서산시 간월도

여행일시 : 201331

누 구 랑 : 지인들과

 

 

 

 

여행은 노스텔지어다.

그중에서도 식도락(食道樂)여행이야말로 노스텔지어이자 매력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속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식도락여행이라는 호사를 누리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마침 산7000산악회에서 번개팅으로 서해안으로 별미여행을 떠난다기에 함께해 본다.

오전 10시 느지막히 수원 시청앞을 출발한 버스는 삼일간의 연휴를 맞아 교외로 떠나는 인파로 느리기만하다.

하지만 어떠랴?

가볍게 떠나는 식도락여행이니 모두들 밀리는 차안이건만 즐거워한다.

그렇게 도착한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남당항이다.

 

 

 

오늘 남당항을 찾은 이유는 갯벌속에 숨은 하늘의 선물이며 조개의 명품귀족이라 불리우는 새조개를 맛보기 위함이다.

원래 새조개는 전남 남해안 일대 간척지에서 생산되던 것이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이 마무리된 후 생태계의 변화로 자연산 참꼬막이 사라지고 대신해서 등장한 어종이라 한다.

어린아이 주먹만한 겉모습은 일반 조개류와 비슷하나 조개 속살의 다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새의 부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새조개이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참새 작', '조개 합'자를 써서 새조개를 '작합(雀蛤)'이라고 불렀다.

정약전은 '작합'에 대해 '큰놈은 지름이 네댓 치 정도로 껍데기가 두껍고 미끄러우며, 참새 빛깔에 무늬가 참새 털과 비슷하여 참새가 변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된다'고 기록했다.

아직은 양식이 되지않고 6월에서 10월까지 산란을 마치고 살을 찌우는 시기가 12월에서 3월까지라고 하니 지금이 제철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마도 잡히는 양에 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가격이 만만치 않은 흠이 있다.

우리 일행도 우선은 주꾸미 샤브샤브로 1차를 하고 본격적인 새조개 샤브샤브를 맛본다.

새조개는 회, 무침, 구어먹기 등 뭐로 먹어도 좋겠지만 샤브샤브를 권한다.

, 배추, , 버섯, 조개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데쳐먹어야 제맛이라 한다.

마침 우리 식탁에는 미식가인 금탑님이 손수 새조개를 알맞게 데쳐내어 한점 한점 접시에 담아주니 그 맛이 환상이다.

쫄깃하고 야들야들하다.

씹을수록 단맛이 돈다.

입 안 가득 연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새조개를 데쳐 먹은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 먹으니 이 또한 별미다.

 

 

 

 

 

 

 

 

 

 

함께해서 즐거운 이들과 함께 달콤하고 쫄깃한 새조개에 반야탕을 곁들이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별안간 추워진 날씨에 야외 공연장이 한산하지만 즐겁게 마신 반야탕 덕에 잠시 그곳에 머물다 서산의 간월암으로 자리를 옮긴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는 하루 두 번씩 썰물일 때 육지가 되는 손바닥만 섬이 있으니 간월암이 들어 앉아있는 간월도이다.

섬이 암자이고 암자가 곧 섬인 곳이다.

간월암과 한 몸이 되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간월도의 풍광은 절묘하다.

간월암은 과거 피안도(彼岸島)에서 유래한 피안사(彼岸寺),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비슷하다 해서 연화대(蓮花臺), 또는 낙가산(落伽山), 원통대(圓通臺)라 불렸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하여 암자 이름을 간월암(看月庵)이라 하고 섬 이름도 간월도(看月島)라 하였단다.

이후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간월암이 폐사 되었던 것을 1941년 만공선사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보통은 볼 견()자를 써야 마땅하겠지만 간월도에서는 간()자를 썻는데 이는 ()’자가 눈 위에 손을 올리고 멀리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바다 저 멀리에 있는 달을 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소설가 한승원은 이야기 한다.

소설가 한승원은 더 나아가 간월도는 진리를 보는 섬이고, 간월암은 진리를 찾는 암자라고 까지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어리버리한 중생에게는 한 낮이니 달이 보일리도 없고 반야탕이 넘쳐 미혼탕에 젖어진리가 보일리도 없으니 그저 아름다운 간월도와 간월암의 풍광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마침 썰물 때여서 갈라진 바닷길을 따라 간월암으로 향한다.

 

 

 

 

 

 

 

해탈문을 거쳐 마당으로 들어서자 250년생 사철나무가 반갑게 나그네를 맞는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대웅전, 지장전, 요사채, 용왕단, 종각, 산신각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간월암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주변의 섬들과 어우러진 해질녘 일몰과 철새도래지를 살펴보는 것이라 하는데 하는 일 없이 바쁜 맨발나그네에겐 그림의 떡이니 그냥 서산시청에서 제공하는 철새 사진과 어느 블로거님의 일몰 풍경으로 만족하려한다.

 

     (답글 )

  • 가시나이

    아주 맛있는 여행을 다녀오셨네요. 간월암..석양이 넘멋지지요. 철새가 날으는 모습도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먹는게 제일 좋지요. 새조개..으아 침넘어 가네요. 아주 침삼키며 간신히 읽고 가네요. 2013.03.02 21:28

  • 러브리숙

    먹는게 남는것이라든가..먹는재미가 아주 우리네 삶속에 으뜸?...정말 맛난 여행을 하시네요. 간ㅇ월암 석양을 바라보며 철새의 비상을 보노라면 선경이 따로 없을듯... 2013.03.03 11:42

  • 풀피리

    새조개..이름만 들어도 입맛이 당기네요. 먹고 보고 사랑하고..넘 멋진 하루네요. 즐감합니다. 2013.03.04 12:42

  • 만병초

    간월암 .철새들..지는해...그리고 새조개 만찬...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는가... 2013.03.04 18:03

  • 이원

    작은섬... 걸어서도 한번 돌아보았지요. 둘레를요. 철새들이 무리져 날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지요.
    덕분에 간월암 추억에 젓어봅니다.
    2013.03.06 12:29

  • 진수

    철새의 비상은 너무 장관이네요. 저런 절경을 구경하고 새조개를 잡수시면 복이지요..복.복.복 2013.03.08 13:02

  • 미소

    맛있겠다..새조개 샤브샤브...간월암 전 물이차서 둑에서 바라보기만... 2013.03.10 08:11

  • 연산홍

    맛있는 산행이 제일 즐거워요. 거기다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곳은 굿입니다. 굿.. 2013.03.13 15:10

  • 갑돌이

    간월암 물들어왔을때도 멋있어요. 배타야 되지만...저녁무렵 새들의 비상도요. 2013.03.13 20:06

  • 전사

    새조개 먹고 ...간월암보고..철새들의 비상도 즐기고...하루가 너무 행복.. 2013.03.16 20:22

  • 지영이

    물 들어온 석양의 간월암... 너무 멋지네요. 2013.03.17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