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세마대와 독산성을 맨발로 걸으며 영웅과 역사를 만나다

맨발나그네 2013. 6. 30. 09:37

 

<세마대(1)> 오산시 도보여행 코스중 독산코스를 맨발로 걷다 ( http://blog.daum.net/yooyh54/257)

<세마대(2)> 오산시 도보여행 코스중 독산코스를 맨발꾼들과 함께 걷다(1) ( http://blog.daum.net/yooyh54/372)

<세마대(3)> 오산시 도보여행 코스중 독산코스를 맨발꾼들과 함께 걷다(2) ( http://blog.daum.net/yooyh54/417)

 

<세마대(4)>

세마대와 독산성을 맨발로 걸으며 영웅과 역사를 만나다

 

산 행 지 : 세마대와 독산성

산행일시 : 2013629()

누 구 랑 : 맨발걷기모임 늘 푸른 맨발의 행진

산행코스 : 한신대 - 삼림욕장 - 보적사 - 독산성 남문 - 독산성 서문 - 헬기장 - 초계탕집

 

대한민국은 지금 그야말로 걷기 열풍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올레길, 둘레길, 무슨 무슨 길 등 갖가지 명칭을 갖다 부치며 걷는 길 만들기에 열중이다.

지방자치단체 뿐 아니라 산림청,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까지 가세하여 너도 나도 걷기 좋은 길을 개발하고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제주올레의 이사장인 서명숙씨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나서 만든 제주의 올레길이 우리나라 걷는 길 만들기 효시가 아닐까 한다.

지리산 둘레길이 그 뒤를 잇고,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둘레길이 만들어 졌고 만들어지고 있다.

 

 

    

▲ 2009년 지리산둘레길을 걷는 맨발나그네      ▲ 2010년 지리산둘레길을 걷는 맨발나그네

  

지구촌 곳곳에도 유명한 걷기 길들이 있다.

대표적인 길이 앞서 언급한 칠레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이고, 네팔의 히말라야트렉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뉴질랜드 등은 그야말로 트레일 천국이라고 한다.

미국의 아팔레치안 트레일은 약 3,360km1925년부터 시작하여 1937년 확정되었는데

동부의 14개주에 걸쳐 8개의 국유림과 6개의 국립공원, 60여개의 주립공원을 통과하는 길이라 한다.

영국은 국토관리국과 산림청, 국립공원청이라고 하는 연방기관이 관리하는 8,000km가 넘는 트레일이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랑도네는 전부 180,000km가 개설된 자연길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국토의 북쪽에서 남쪽을 잇는 총 1,200km의 도로를 코스의 거리와 난이도에 따라 단거리, 장거리, 하이킹, 최장거리 코스 등으로 분류하여 걷기를 즐기게 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장거리 자연보도를 통해 국토를 종단, 횡단, 순환하면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도록 만든 길이 총 25,000km에 이른다고 한다.

 

 

▲ 독산성을 걷고 있는 '늘 푸른 맨발의 행진'의 가빈맘주은님 

 

걷기!

인류가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탄생한 것이 700만년전이다.

현생 인류는 약 20만년전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밖으로 이주하여 전 지구로 퍼져나갔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인류가 언제부터 직립보행을 하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째거나 직립보행을 하는 순간 영장류에서 인간이 되었을 것이고, 인간이 된 이후에는 먹고 살기 위해 하루 수십km를 걷고 또 걸었다.

그 뒤 동물들을 길들여 말. 당나귀. 노새 등의 탈 것과, 마차. 가마등의 탈 것이 생기기 전까지 오로지 이동수단은 오직 걷기 뿐이었다.

그렇게 오로지 걷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던 인류에게 산업혁명이후 너무나도 많은 탈 것이 생겼다.

사람들은 바빠졌고, 탈 것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 대체적으로 3만 보 이상을 걷던 인간이 걷기를 포기했으니 비만이 오고, 고혈압, 당료, 고지혈증, 동맥경화, 우울증 등 성인병이라 일컬어지는 모든 병마가 우리의 목숨을 옥죄는 지경에 이르렀다.

 

 

▲ 독산성을 걷고 있는 '늘 푸른 맨발의 행진' 의 맨발족들 

 

그제서야 인간은 그냥 걷기 위해서걸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다.

하긴 국민소득이 1인당 1,000달러 이하일 때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일 이외에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 걷기=노동이었다.

국민소득이 3,000달러가 넘어서면 집안에 냉장고, 텔레비전, 세탁기로 대변되는 가전제품이 들어서기 시작하니 신체 활동량은 점점 줄어들어 서서히 배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여자들이 머리에 파마를 하는 등 신체에 신경을 쓰는 시기이도 하단다.

5,000달러를 넘어서면 교통수단에 의존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니 운동량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이때부터 성인병이 생기기 시작하여 사람들은 조깅이다 테니스다 하며 법석을 떨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8,000달러가 되면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1만달러가 넘어가면 철인경기, 마라톤에 매력을 느끼나 운동을 하다 죽기도 하여 서서히 걷기를 운동으로 인식하고 닥아가는 시기이다.

작금의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0,000달러를 넘어서고 있으니 걷기는 필연적으로 운동이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오늘도 맨발나그네는 걷기위해 집을 나선다.

오늘 걸을 곳은 세마대 주변의 걷기 코스이다.

오산시도 걷기 열풍에 부응하여 '오산시 도보여행코스'를 만들고, 각각에는 탁트인 강이 있는 길 역사흔적을 찾아가는 길 현자를 만나러 가는 길 영웅을 만나러 가는 길 하늘을 따라 걷는 길 세월의 흐름을 따라 걷는 길 등 여섯 길의 주제를 정해 시 전체를 아우르는 총 84km거리의 트레킹 코스 6곳을 만들어 놓았다.

 

 

▲ 독산 도보여행코스 안내판

 

세마대 주변은 영웅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주제를 가진 독산 도보여행코스다.

이곳을 맨발걷기모임인 늘 푸른 맨발의 행진카페 회원들과 함께 걷기위해

병점 전철역에서 만나 시내버스로 한신대 캠퍼스까지 이동한다.

 

 

▲ 출발에 앞서 준비운동 중

 

 

▲ 한신대를 들머리로 세마대로 향한다

 

 

한신대의 뒷산 양산봉

 

 

 

▲  양산봉을 거쳐 독산성산림욕장을 향한다

 

 

독산성산림욕장은 언제 와봐도 좋은 곳이다.

특히 잣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있어 피톤치드가 많이 방출되고 있으니

여름철이면 삼림욕대에 누워 책이라도 한권 읽을라치면 세상에 더 부러울 것이 없는 곳이다.

 

 

산림욕장에 설치된 모험극기시설 중 거미줄타기에 회원들을 몰아넣으니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워한다.

 

 

산림욕장에서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보적사로 향한다

 

 

▲ 독산성의 동문이자 보적사로 향하는 해탈의 문이다.

중생들이 살고 있는 사바세계인 차안(此岸)과 부처의 세상인 피안(彼岸)을 나누는 문같다.

이 해탈의 문을 지나며 온갖 번뇌와 고통을 잠시라도 내려놓아 본다.

 

마침 보적사 입구 안내소에서 이상희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나 안내를 부탁하니 흔쾌히 승낙을 하신다.

그래서 맨발걷기에 이어 보적사와 세마대, 그리고 독산성에 대해 아주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독산성 안에 위치한 보적사는 사적 자료없이 고려초기 창건으로만 전해 오고있는 사찰이라 한다.

 

 

▲ 독산성

 

 

독산성은 백제가 축성한 고성으로 연장 1,100m이며 백제시대와 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임진왜란 때까지 이용된 성이다.

임진왜란을 맞은 1592, 권율장군이 근왕병 1만여 명을 이끌고 북상하는 도중 이성에 주둔하여 수만의 왜병을 무찌르고 성을 지켰던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물이 부족한 이 곳의 조건을 알고 왜병이 물을 한 지게 올려 보내 조롱하자, 권율장군이 백마를 산 상에 세우고 말에 쌀을 끼얹어 말을 물로 씻는 시늉을 해 보이자 왜군은 성내에 물이 풍부한 것으로 속아 퇴각하였다는 세마대의 전설이 전해오기도 한다.

세마대는 독산성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 영웅 권율과 독산성의 역사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이상희 문화관광해설사 

 

 

▲ 세마대에서 남문을 거쳐 서문으로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다

 

 

 

▲ 하지만 그늘이 없어 불볕더위에 달구어진 지면은 발바닥에 이상 야릇한 감흥을 일게 한다

 

 

▲ 같이 걷고 있던 엘도라도 님은

뜨거운 가마솥 위를 걷는 느낌은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힐링 그 자체입니다라며 즐거워 한다.

 

 

▲ 문화관광해설사 이상희님의 설명은 계속된다

 

 

 

▲  20여년의 맨발걷기로 고수이신 정삿갓님은 오늘도 신입회원들을 붙잡고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고...

 

 

▲ 더운 날씨속에서도 즐겁워 하는 '늘 푸른 맨발의 행진'의 회원들 

 

 

▲  항상 아들 종연이와 함께 맨발로 걷고 있는 하양스타님의 넉넉한 웃음이 오늘도 보기 좋다

오로지 오프라인 모임이라곤 이 모임뿐이라는 새별님,

이제 서서히 맨발걷기에 재미를 들여가고 있는 채식주의자 성현님,

오늘 첫 맨발산행이지만 즐거웠다는 지미님이 있어

즐거움이 배가된다.

 

 

▲ 그렇게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독산성의 아름다운 성곽길을 걷다보니 독산성 서문이다.

마지막까지 임무에 충실하신 오산시 문화관광해설사인 이상희님

 

 

▲ 오늘도 맨발걷기 모임 늘 푸른 맨발의 행진의 회원들과 잣나무 숲길에서

 맘껏 피톤치드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영웅 권율을 만났으며,

독산성과 세마대의 역사를 만났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초계탕집으로 옮겨 초계탕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니 행복은 더 커진다.

 

( 댓 글 )

 

  • 선머슴

    지나가다 쳐다본 세마대..작고 야트막한 언덕?이 나그네님의 맨발이 스치니 거대한 산과 성벽으로 변하네요. 즐감합니다. 2013.06.30 12:12

  • 해오름

    세마대가 멋진 전설로 오늘을 숨쉬고 있군요. 맨발님의 아름다운 글과 사진을 잘보고 갑니다. 2013.06.30 20:50

  • 사랑산

    세마대란 지명이 말목욕을 시킨곳이란 말이네요. ㅎㅎㅎ. 하여튼 우리선조들은 멋져요. 2013.07.02 10:36

  • 훈희

    야트막한 뒷동산인줄 알았는데...그런 훌륭한 역사의 현장이었군요. 2013.07.02 17:08

  • 산미리

    맞아요. 그냥 평범한 뒷동산 같아보였는데...그리고 누구 장인 산이라고 소문이..그런대로 산책하기는 참 좋군요. 2013.07.04 06:54

  • 초이스

    오늘에서야 처음 알았네요 늘 무심코 지나치던 곳인데 언제 꼭 시간내서 가봐야 할거 같내요... 2013.07.04 22:44

  • 조랑말

    거기에 물맛좋은 약수가 있다던데... 그샘이 그옛날 우리 선조들의 전쟁통에서는 생명수였겠어요. 2013.07.06 21:39

  • 쌍룡

    세마대...그런 전설로 살아잇군요. 말목욕한 물이라서 말이 필요없는 물이군요. 즐감하네요. 2013.07.08 09:40

  • 카이자르

    좋은 산행기,,,잘 읽고 즐감하고 갑니다.. 2013.07.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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