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어화둥둥 내사랑! 광교산

맨발나그네 2014. 7. 28. 00:40

 

⑲금

어화둥둥 내사랑! 광교산(1)

 

● 어 디 를 : 광교산

● 언 제 : 2014년 7월 26일(土)

● 누 구 랑 : 김남규, 이규범

● 코 스 는 : 반딧불이화장실-백년수약수터-형제봉-비로봉-토끼재-상광교 버스정류장

 

  오늘도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 안기기 위해 떠난다. 오늘 함께할 친구들은 산7000산악회의 회장이자 나의 오랜 산친구인 이규범과 최근 산친구가 된 김남규박사다. 모두 바쁜 친구들이건만 전날 늦은 오후 광교산이나 걸어보자고 카톡으로 연락했건만 만사를 제쳐놓고 함께 걷기위해 뭉친 정다운 친구들이다.

 

 

▲   오늘 운우지정을 나눈 코스

 

▲   운우지정을 나눈 기록 

 

 

▲   함께한 산친구인 이규범님과 김남규님

 

  마침 마른장마 끝에 단비로 조강지처 광교산도 촉촉이 젖어있어 여름철 운우지정을 나누기에는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이 여인(山) 저 여인(山)과 뒹글다가 어느날 불쑥 찾아와도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40여년지기 조강지처 광교산이니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사랑만큼이나 애틋한 사이가 바로 광교산과의 사랑이다. 혹자는 감히 맨발나그네와 광교산의 사랑을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애틋한 사랑과 비교하는 것은 억지라고 한다. 하긴 헬레스폰토스(지금의 다르다넬스)해협을 두고 아비도스의 청년 레안드로스와 아프로디테의 신전 여사제였던 헤로가 부모의 결혼반대로 어렵게 매일밤 해협을 헤엄쳐 건너 만나다가 어느날 폭풍우로 레안드로스는 세상을 떠나 시체는 헤로가 밤새 횃불을 들고 기다리던 탑 밑 해안으로 밀려왔고 그녀는 그 시신을 향해 몸을 던졌다는 신화이니 감히 맨발나그네와 광교산의 사랑을 그들의 애틋한 사랑에 비유하는 것은 어불성설일는지 모른다. 광교산 그녀와의 사랑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리도 없고 아무리 딴 여인(山)들과 바람을 피다 와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품을 내주고 있는 질투를 모르는 여인(山) 광교산은 애틋하다기 보다 지고지순(至高至純)이 더 어울리는 여인(山)일 것이다.

 

 

▲   비 온 후 운무에 싸인 광교산 

 

  어째거나 단비에 촉촉이 젖은 광교산을 열심히 걷는다. 맨발 발가락사이로 삐죽삐죽 올라오는 맨흙의 촉감도 즐기며 함께한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백년수약수터이고 그곳에서 약수로 목을 축인후 걷다가 형제봉 근처 전망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맥주로 다시 목을 축인다. 그렇게 맥주 한 잔을 넘기니 광교산과 주변 풍광이 달라 보인다. 비록 맥주 한 잔 이건만 그것도 술이라고 다시 조강지처 광교산과의 사랑을 되돌아 본다. 광교산은 나의 조강지처라고 입에 달고 살고 있지만 실상은 새로운 연인(山)을 만날 때 더 즐겁고 희열을 느끼고 있으니 이 맨발나그네도 속물임에 틀림없다.

  하긴 그리스 신화를 살펴보더라도 제우스는 정실부인 헤라가 있음에도 수많은 처첩을 거느렸다. 제우스뿐 아니라 모든 남신들이 한눈을 판게 그리스 신화의 기록이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면 승리한 쪽은 여인들을 전리품처럼 나눠 갖은 것이 많은 기록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고보니 신화시대이래 그동안 남자들이 아내외에 다른 여인을 취하면 낭만이요., 여인들이 남편이외의 남자를 취하면 도덕적인 단죄의 대상이 되어왔던게 사실이다.

  어디 서양신화에서 뿐이겠는가? 오늘 아침 동아일보 신간소개에 나온 『정절의 역사』(이숙인 지음, 푸른역사)의 소개내용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남자의 은장도는 왜 없을까’라며 의문을 제시하며 조선시대에는 간통남은 놔두고 여자만 처벌하였노라고 적고 있다. ‘여인의 숭고한 정절’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정치권력을 가진 남자들의 입과 손에서 나왔다고 일갈한다.

 

 

▲   광교산에서 만난 풍경 

 

  인류의 공인된 관습인 일부일처제를 떠난 또다른 사랑이 옳고 그르냐를 이 맨발나그네의 짧은 식견으로 밝혀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고 하는데 식은 사랑까지를 법의 힘으로 지켜내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포유류의 97%가 상대를 가리지 않는 사랑을 나누고 있고 그 중 한 포유류가 인간이다. 언제나 메마르고 굶주린 상태가 사랑이니 또다른 사랑의 강렬함에 법에 의한 패널티와 도덕적인 의무가 적용되다고 해서 지구위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또다른 사랑은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최근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밀애>에서는 40대 교수인 유부녀(김희애 분)와 20대 총각인 제자(유아인 분)가 벌이는 또따른 사랑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한 것을 보면 이는 분명 끊을 수 없는 유혹임에 틀림없다.

영화속 아름다운 또다른 사랑으로는 1995년 개봉된 <메디슨 카운티다리의 사랑>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내서널 지오그래픽의 커버 디자인을 위한 사진을 찍으려고 워싱턴에서 온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와 우연히 집에 혼자 머물던 이태리계 가정주부인 프란체스카간의 나흘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아마도 중년여성이라면 한 번 영화속 주인공이고 싶을 정도로 멋있게 그린 영화로 기억된다.

문학작품 속 또다른 사랑은 열거하기가 버거울 정도로 쌓이고 쌓였다. 톨스토이의『안나 카레니나』, 너세니얼 호손의 『주홍글씨』, D.H 로렌스의『차탈레이 부인의 연인』, 버지니아 울프의『유산』등등이 모두 불륜을 그린 소설이다. 모파상의 소설『고인』에 이르면 또다른 사랑의 처절함이 보인다. 내용은 죽은 아내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묘비명이 '그녀는 사랑하고 사랑받다 잠들었노라'에서 '어느날 불륜관계를 맺으러 나갔다가 비를 맞아 감기에 걸려 죽었노라'라고 바뀐 것을 보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드라마나 문학작품 아닌 현실에서도 힐러리의 남편이자 미국의 전 대통령인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스캔들, 다이애나의 남편인 영국의 찰스 황태자와 왕실 시종무관의 부인이었던 카밀라 파커 볼스와의 스캔들, 결혼후 7명이나 되는 여인들과 염문설이 퍼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작가 마광수교수는 그의 저서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에서 섹스는 이제 쾌락이나 번식의 문제이기 이전에 인권의 문제요, 행복추구권의 문제라고 이야기 한다.

불륜, 오리발 그리고 니체(루이즈 디살보 지음, 박에스더 옮김, 산해)에서 작가는 섹스파트너의 다변화를 꾀하는 것은 포유동물 종이 보이는 예로부터의 관습이며, 남녀 모두에게서 일어난다라고 하며, ‘사람들은 왜 결혼에 충실할 수 없을까. 불륜은 섹스파트너의 다양화를 꾀하는 이들에게 성의 다양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의 일원임을 확신시켜주는 수단이자 앙갚음의 방편이며, 때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요, 정서적인 만족을 가져다주는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남편의 불륜 사실에 새로운 눈뜸을 하고 자각을 하였다고 적고 있다.

 일부일처제를 근간으로 하는 결혼제도가 있건만 드라마, 영화, 문학작품, 현실에서 또다른 사랑은 넘쳐난다.

혹자는 인간의 뇌에서 혈관으로 분비되어 황홀경을 안겨주는 페닐에틸아민이라는 성호르몬이 생성되는 한 또다른 사랑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한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페닐에틸아민의 유효기간이 18~30개월이란다. 그래서 대부분 이 기간이 지나면 또다시 또다른 사랑을 찾아나서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게 있어 조강지처 광교산과의 만남도 좋지만 새로운 여인(山)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신선하고 행복하고 달콤하니 앞으로 닥아 올 유혹에 빠지지 안겠다는 약속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비로봉을 거치고, 토끼재를 거쳐 상광교버스정류장에 도착이니 오늘 광교산과의 운우지정을 끝낸다.

 

▲   맨발나그네가 안겨 본 광교산의 사계 

 

  조강지처 광교산과의 운우지정은 또다른 사랑만큼 짜릿한 쾌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다른 사랑과의 꽃잠자리에서 처럼 수만볼트의 전류가 등허리를 휘감고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쾌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나름 조강지처가 주는 여유롭고 자유로우며 편안함이 있다. 운우지정도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 한다. 의학전문 웹사이트 <웹엠디>에 의하면 노스웨스턴대학교 산부인과 교수 로렌스트리쳐는 “섹스는 하면 할수록 관계가 좋아지며 성욕을 증진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마이 웰니스의 경영자이자 의사인 조셉 핀존은 “섹스는 굉장히 좋은 운동이다”라고 전한다.

  다른 정보에 의하면 10분간의 운우지정에 200칼로리가 소모되고 심장박동수는 1분에 170번까지 증가하게되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는가.

  그뿐아니라 노화방지 호르몬인 DHEA의 혈중 농도가 평소의 5배에 이르러 노화를 방지해 주기도 하고, 두통,치통,관절통 등의 통증을 완화하고, 심지어 요통까지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절정의 순간과 그 직전에 분출되는 엔돌핀과 옥시토신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운우지정을 나누면 면역글로블린A의 분비량이 증가해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는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한다.

  또한 성적 흥분 상태가 되면 암세포를 죽이는 T임파구가 백혈구내에 순식간에 증가하여 여러 암이나 전립선암의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혈압을 떨어 뜨리고, 결과적으로 심장병이나 뇌졸증의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거기에다 머리칼에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여 윤이 나게하고, 눈동자(동공)을 확대 시켜줘 더욱 빛나게 하며, 그때에 생겨나는 감성들은 삶의 두려움과 공포등을 없애준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연구가들은 운우지정의 효능을 설파하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운우지정이야 말로 신이 내린 보약이요, 행복한 스포츠이자, 최고의 예방의학이라고 한다. 오늘 광교산과의 운우지정이 6.44km, 2시간 반동안 소모된 칼로리가 1,224칼로리이다. 그러기에 이 맨발나그네가 나이와 경륜을 떠나 조강지처 광교산이 되었든 또다른 애인(山)들이 되었든 시간날 때 마다 그들을 만나 우주를 천정삼고 대지를 방바닥삼아 맨발로 그들의 품에 안기는 이유다.

 

 

▲   미꾸리철렵국으로 한 뒤풀이 

 

  광교산과의 운우지정으로 나른한 몸을 이끌고 연무시장내의 추어탕집 금터로 뒤풀이를 위해 향한다. 그 옛날 시골에서 오늘같이 비가 온 후 지천이던 미꾸라지를 잡아 철렵국을 끓여먹던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 미꾸리철렵국으로 메뉴를 정하고 미혼탕을 기울이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미혼탕에 젖는 바람에 내가 산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사람이야기를 하고있는 것인지 헤갈린다. 더군다나 산의 품에 안기는 날만큼은 일일선(一日仙)임을 주창하고 있는 맨발나그네이기에 산행일기가 19금이 되어 껄적지근하기는  하지만 뭐 대수겠는가. 산이 있고 같이 걸을 수 있는 산친구들이 있어 그들과 함께 걷고 뒤풀이를 즐기며 취중한담을 즐긴 오늘같은 날도  일일선(一日仙)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으니............

 

 

맨발나그네가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세상을 걷는 이야기 (  http://blog.daum.net/yooyh54/524 )

 

( 댓 글 )

 

언제나 함께하는 산행은 절대 후회란 없었다 산행후 산행기 읽는 재미가 솔솔하고 주인공이 된양 뿌듯함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사랑과 성 철학을 간간히 접하며 선배님의 조강지처 광교산과의 사랑에 잠시 빠저 봅니다
비온후의 신선함속에 함께한 광교산 오늘따라 새로움으로 닥아옵니다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홍순근18.19 14.07.28. 19:24 new
좋은시간 가지셨군요...
제가 괜히 바쁘다보니 챙겨드리질 못해 죄송한 마음 항상 있습니다.

 

브레드 14.07.28. 10:35 new
광교산 신선이 되시겠어요^*^

 

꽃잎비 08:01 new
와우~~~
부럽네요~
전 무릎관절 수술을 한 덕에 많이 걷지를 못합니다!

 

솔져2 14.08.04. 18:22
ㅎㅎㅎ울동내에 오셨슴 날 부르시지않구요 ㅎㅎ멋지십니다
 
인만 14.08.04. 09:07
저도 광교 저수지 부근을 종종 걷습니다^^ 근데 저 기록화면은 앱을 캡처 하신건지,,,
매우 유용해 보입니다 어떤 앱인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
 
힘찬이 14.08.07. 00:25 new
광교산에 꼭 가보고 싶네요... 앱을 이용해서 소개해주셔니 생생함이 전달되는듯~~ 감사합니다.

 

  • 순희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산행기라기보다는 사랑이야기가 맞겠어요. 즐감입니다. 2014.07.28 12:30

  • 미리내

    아주 멋진 산행기 즐감입니다. 2014.07.28 20:55

  • 지영이

    나그네님은 광교산이 조강지처...많이 사랑해 주세요~~~ 2014.07.29 06:21

  • 라이언

    광교산 딱한번 가봤는데..그리 힘들지 않고 산행하기 참 좋은 산이더군요. 2014.07.29 06:27

  • 땡중

    나그네님의 어린시절이 장년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리운 추억이지요. 즐감입니다. 2014.07.29 06:34

  • 가을여자

    광교산과 일전을 치르시고 추어탕에 미혼탕이라...부럽습니다. 2014.07.29 14:38

  • 상철희

    19금 영화제목처럼 야한 산행기입니다. 운우지정 질펀한 한판뒤의 멋진 한상이 부러워집니다. 늘 건강하시구요. 맨발 만키로 달성하세요.~~~ 2014.07.30 05:57

  • 쥬라기

    남녀의 사랑도 이같으면 좋으련만... 2014.07.31 08:14

  • 나유미

    참 멋진 산행기 즐감하네요. 늘 건강하세요. 2014.08.02 06:28

  • 황정승

    광교산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빛바랜 추억처럼 예전의 멋진 산행 기억들이요. 2014.08.04 14:29

  • 동이

    해박한 이론으로 무장하신 님의 산행기가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즐감입니다. 2014.08.04 14:32

  • 날센돌이

    멋지게 써내려간 산행기에 푹 빠져 단숨에 읽었네요. 최고입니다.!! 2014.08.08 07:30

  • 이루미

    사랑의 정석..광교19금..멋진 산행기 즐감하고 가네요. 늘 건강하세요. 2014.08.09 06:16

  • 고시네

    딱한번 수지쪽에서 올라봤는데..그런대로 멋진 산행길이였지요. 산행기 내내 정말 재미있었어요. 늘 건강하세요 2014.08.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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