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2016년 향일암에서의 새해 해맞이

맨발나그네 2016. 1. 4. 21:47

 

1) 2009년 광교산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43)

2) 2011년 경주 토함산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342)

3) 2013년 울산 대왕암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458)

4) 2015년 영일에서의 해맞이( http://blog.daum.net/yooyh54/576)

 

2016년 향일암에서의 새해 해맞이

 

여 행 지 : 여수 향일암 - 오동도 - 순천만 갈대밭

여행일시 : 201611()

누 구 랑 : 7000 산악회

여행코스 : 여수 향일암~오동도~순천만 갈대밭 

사진은 ? : 따스한마음, 본인

 

▲  여수 향일암에서의 해맞이

 

 

  2015년 을미년(乙未年)을 보내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맞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해맞이를 떠난다. 해는 매일 뜨고 매일 진다. 지구가 북극에서 봤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시간에 15도씩 자전하는 단순한 천문현상에 의해 지구가 태양의 빛을 받기 시작하는 부분을 가르켜 해가 뜬다고 하고, 반대 부분은 빛이 사라지니 이를 해가 진다고 표현한다. 그러니 과학적으로 보자면 특별할 것도 없는 자연현상이다. 하지만 지구가 네모지다고 생각했던 고대에는 해가 뜨고 짐은 태양신이 관장하는 신의 영역이라 생각을 했을 것이고 어둠을 가르고 새로운 빛을 선사하여 인간을 비롯한 만물을 생육케하는 절대신으로서의 태양신을 숭배하고 태양을 보며 소원을 기원하는 풍습이 전해졌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 해를 보내고 맞는 날은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해넘이를 하며 지나온 일 년간을 영원 속으로 떠나 보내고, 일출 명소를 애써 찾아 새로 맞이하는 새해를 보며 희망을 다지는 일을 먼 고대로부터 해왔던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그래서 오늘날 극성스러울 정도로 전국의 해맞이 명소마다 교통지옥이요, 사람들은 넘쳐난다. 가끔씩 그 대열에 끼어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 보았건만 해맞이 이후에 돌아오는 길 마셔댄 미혼탕 덕분에 뭘 소원했는지 조차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이다. 하건만 올해도 어김없이 산7000산악회 이규범회장의 뭐하슈? 해맞이나 갑시다라는 한마디에 따라 나선 길이다.

 

▲  2015년 1월 1일 영덕 축산항에서의 해맞이

 

▲  2013년 1월 1일 울산 대왕암에서의 해맞이

 

 

▲  2011년 1월 1일 경주 토함산에서의 해맞이

 

 많은 사람들은 신년 해맞이는 동해안이라 한다. 동해안이 해가 먼저 뜨기는 하지만 기껏해봐야 10여분 남짓이다.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호미곳과 서울 남산의 해뜨는 시간의 차이는 고작 15분남짓이란다. 하지만 강능 경포대, 정동진, 포항, 경주, 울산 등 지자체들이 저마다 자기 고장이 해맞아 하기에 가장 좋다고 자랑을 늘어 놓기도 하거니와, 바다로 없어진 태양이 바다속을 자궁삼아 다시 태어난다는 아주 오랜 옛부터의 사람들 생각이기에 교통체증이나 인파에 휩쓸려 제대로 해맞이하기도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기를 쓰고 그곳을 찾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끔씩 동해안쪽으로 해맞이를 떠나곤 하였다. 매해년 춥기는 왜 또 그리 춥던지...  거기에다 작년에는 원래 목적지로 삼은 영덕군의 해맞이공원엔 발도 못들여 놓고 멀리 떨어진 어느 해안가로 옮겨 해맞이를 한 경험도 있다. 그렇다고 그곳의 해맞이가 나빴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니 장소가 어디가 되었건 별로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어째거나 올해 해맞이 장소는 여수의 향일암(向日庵)이다. 이름처럼 해를 향해 있는 암자이니 해맞이 장소로는 제격이다. 거기에다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 홍연암과 경상남도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도의 보문암과 함께 여수 금오산의 향일암은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이기도 하다.

 

 

 

▲  향일암에서 따스한마음이 본 해돋이

 

 

 

 

▲  향일암 대웅전 위로 솟은 해(향일암 신선각에서 맨발나그네에게 보여진....)

 

  꼭두새벽인데도 향일암은 인산인해이다. 해뜨기 한 시간 전인데도 불구하고 향일암은 만원사례여서 그곳 산신각 근처에 어찌어찌 자리를 잡고 2016년 병신년 해맞이를 한다. 그나마 날씨가 따듯한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자리를 잘못 잡은 탓으로 바다를 박차고 나오는 모습은 옆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대신하고 향일암 대웅전 위로 솟아오르는 해를 맞는다. 새해 해맞이를 하는 매년이 그러하듯이 올해도 가족들의 건강, 아이들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찾는 것, 그리고 남은 나의 삶이 웰 에이징(Well-Aging:사람답게 늙어가는 것)이기를 기원하다 보니 어느 덧 해는 향일암 대웅전 용마루에 걸려 있다.

 

▲  오동도를 산책중인 일행들과 맨발나그네

 

 

  향일암을 뒤로 하고 우리는 오동도를 한바퀴 산책한후 남도음식명가라고 하는 한일관에 들려 해산물한정식으로 점심상을 받는다. 낮선 곳으로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맛집 기행인데 이번 여행에서 만난 한일관도 꽤 괜찮은 맛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바다향이 물신 풍기는 생선회와 다채로운 해산물이 한 상 가득 차려진 상차림은 우리들을 감탄하게 하였다.

 

▲  순천만 갈대밭(1)

 

▲  순천만 갈대밭(2)

 

  점심식사후 우리 일행은 순천만 갈대밭으로 향한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에워싸인 큰 만을 순천만이라 하는데 이곳에 680여만평의 광활한 갯벌과 약 160여만평에 달하는 갈대 군락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장관을 이룬다. 그 갈대밭 사이길을 걷는 것은 힐링이다. 시간관계상 용산전망대에서의 해질녁 풍광을 보지못한 아쉬움을 뒤로한다. 순천만을 뒤로하며 입장료 8,000원은 좀 과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수 향일암~오동도~순천만갈대밭으로의 해맞이 여정이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한다.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의 붉은 색(丙)과 재주 많고 지혜로운 원숭이(申)가 더해진 만큼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분들이 더 힘차고 활기 넘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무박2일간의 여행을 마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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