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천상의 눈꽃화원 태백산의 품에....

맨발나그네 2016. 1. 12. 10:52

 

천상의 눈꽃화원 태백산의 품에....

 

어 디 를 : 태백산(1,567m)

언 제 : 2016110()

누 구 랑 : 솔빛산악회

코 스 는 : 유일사 매표소-장군봉-천제단-반재-당골매표소

사 진 은 : 본인

 

▲  태백산 등산코스

 

▲  태백산 트랭글GPS 기록

 

▲  태백산 트랭글GPS 기록

 

▲  2015년 2월 태백산에서의 맨발나그네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허리에 태백산이 있다.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을 가진 태백산(太白山)은 신라시대 이래 오악(동악-토함산, 서악-계룡산, 남악-지리산, 북악-태백산, 중악-팔공산) 중의 하나로 모셔졌으며, 삼국유사에는 환인(하느님)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당수에 내려와 신시를 열었다는 내용도 적혀있다. 물론 삼국유사의 태백산이 현재의 태백산이냐에 대한 이견이 더 크기는 하지만 먼 옛날부터 태백산 정상에 천제단을 쌓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왔다하니 에너지가 넘치는 성스러운 산임에 틀림없다.

 

▲  태백산을 오르는 사람들

 

▲  태백산을 오르는 사람들

 

 

 여수 항일암에서 새해 해맞이를 하느라 비록 연인()의 품에서의 새해 해맞이를 하지 못했지만 병신년을 맞아 첫 운우지정 상대로는 작년에 여덟 차례 밖에 품에 안기지못해 삐져있는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 정월 초이튿날 지인들과 함께 안겼었고, 두 번째 사랑나누기 상대로는 태백산을 택해 떠나본다. 사실 20152

월 태백산의 품에 안겼었는데 그 때는 여러조건이 맞지않아 눈꽃이나 상고대 감상에 실패하였는데 지난 광교산 산행 뒤풀이 때 태백산을 가자기에 무조건 따라 나선 길이다

 

▲  2014년 5월 정선 두위봉에서 만난 국내 최고령 주목나무들

 

▲  태백산의 주목

 

▲  태백산의 주목

 

▲  태백산의 주목

 

▲  태백산의 주목

 

▲  태백산의 주목

 

 

  태백산을 오르는 들머리는 여러곳이 있으나 오늘 우리 일행은 유일사 매표소를 들머리로 잡고 태백산 천제단으로 향한다. 날씨가 제법 차가운데도 사람들이 인산인해이다. 하긴 매년 겨울 태백산을 찾는 사람들이 4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거기에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11일 태백산 입장객은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은 14200여명을 기록했다고 전한다. 하여간 수많은 인파속에 일행들을 놓칠새라 찬바람부는 된비얄을 열심히 따라 걷다보니 주목군락지와 조우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하는 주목이 태백산에는 대략 3,000주 가량이고, 수령은 대부분 500년 이상으로 우리나라 주목 군락지 중 가장 대단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국내 최고령은 정선 두위봉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33호인 1,400, 1,200, 1,100세인 주목나무에게 내주고 있지만 군락을 이루어 천 년 세월을 이겨낸 기묘한 자태를 뽐내는 태백산의 주목은 압권이다. 특히나 설경 속의 주목 고사목은 장관이다. 몇 백년은 됨직한 주목나무 밑에 점심상을 펼친다.

 

▲  천상가든에서의 가든파티

 

 

  오늘의 메뉴도 호화스럽다. 백치아다다님이 준비한 부대찌개, 소고기육회, 따스한마음님이 준비한 과메기, 상미님이 준비한 어묵탕이 있으니 진수성찬이다. 순덕님이 준비한 굴회는 미처 세상구경도 못하고 날머리 뒤풀이 장소에서 제 소임을 다한다. 다만 준비한 반야탕이 부족하여 가까이 있는 다른 팀에 소고기육회를 나눠주고 소주 3/4병을 얻는 물물교환으로 부족함을 메운다비록 반야탕이 2% 부족하기는 하지만 천상가든에서의 가든파티이니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행복을 노래한다.

 

▲  눈꽃밭에 핀 사람꽃

 

 

 

 

 

 

 

 

 

 

   이제 식도락을 마쳤으니 다시 길을 나선다. 세상은 서서히 백색 정원으로 변하여 우리를 안내한다. 상고대의 은빛 향연이 펼쳐진 장관은 어느 천재화가가 오로지 백색 물감 하나 가지고 그려낸 환상적인 수묵화 몇 십 첩이다. 아니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그림이다. 오로지 자연만이 그려낼 수 있고 자연만이 표현 가능한 아름다움이다. 천상의 백색 화원에 눈을 못떼고 걷다보니 어느덧 장군봉 장군단이다. 장군봉에서 천제단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은 동서남북 어디를 둘러보아도 천상의 바다 속 산호초 숲이다. 산호초 숲 속을 걷는 사람들 모습이 산호초 숲에 핀 꽃 같다. 어느 것이 꽃이고 어느 것이 사람인지 구분이 안된다. 이런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풍경이 있기에 추위를 무릅쓰고 이 맨발나그네 겨울산을 찾는다. 그 겨울산이 태백산이어서 더 특별하고 행복은 배가 된다.

 

▲  함께한 일행들

 

▲  천제단

 

▲  사람들에 파묻힌 정상석

 

 

▲  천상에서 인간세계로....

 

  그리고 도착한 천제단이다. 단군조선시대 구을(丘乙)임금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이 제단은 상고시대부터 하늘에 제사하던 제단이다.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어 매년 개천절에는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태백산은 천제단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장군봉(1,567m), 동쪽으로 부쇠봉(1,546m), 문수봉(1,517m)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에서의 일출과 낙조가 장엄하다 하나 하루짜리 일일선(一日仙)에게는 가당치 않은 일이니 그저 눈꽃 활짝 핀 천상의 화원에 잠시 머물다 떠날 수 있임도 큰 행운이고 행복이라 여기며 날머리인 당골 매표소로 향한다.

 

▲  태백의 주목과 함께한 맨발나그네

 

  사실 추위에 약한 이 맨발나그네 겨울산은 별로 반갑지 않다. 하지만 오늘같은 풍광은 그야말로 팜므파탈이다. 그래서 치명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들의 품에 안기기 위해 떠난다. 정초 올해들어 두 번째 연인()과의 사랑나누기에 태백산을 만난 건 행운이다. 천제단에서 올 한 해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할 수 있어 좋았고, 자연이 만든 천상화원의 매력적인 눈꽃밭을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거닐 수 있어 마음이 한없이 맑아지고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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