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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복쟁이 또래친구들과 함께한 문경새재 걷기

맨발나그네 2019. 10. 4. 17:02

 

깨복쟁이 또래친구들과 함께한 문경새재 걷기

 

산 행 지 : 문경새재

여행일시 : 2019929

누 구 랑 : 요당리 깨복쟁이 또래친구들과

산행코스 : 조령산 자연휴양림-3관문(조령관)-2관문(조곡관)-1관문(주흘관)

사진은 ? : 본인

 

 

  

▲ GPS 기록

 

▲ 문경새재 안내도

 

  우리들의 고향은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이다. 400여년전 1608년 즉위한 조선의 광해군이 임금이 되자 대북파가 득세하게 되었고 소북파는 탄핵되어 죽거나 귀양을 가게 되었으니 선조시대 마지막 영의정이었으며 소북파의 영수이던 영경(永慶) 할아버지는 대북파의 탄핵을 받고 경흥에 유배되어 사사(賜死)되었고, 현풍공 영하(永賀) 할아버지도 연좌되어 거제도로 귀양을 갔다가 1623년 있었던 인조반정으로 귀양에서 풀려나 관작이 복구되기는 하였으나 이미 정치적 기반이 와해되어 둘째 아들과 가솔을 이끌고 요당리로 낙향하여 정착하게 되니 우리들이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를 고향으로 둔 배경이다.

 

 

▲ 들머리에서 함께한 고향 또래친구들과 그 부인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1.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2.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3.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이라 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것은 생물학적 탄생이며, 고향이라는 장소에서 태어난 것은 지리학적 탄생이니 고향은 어머니와 동일하다. 고향이라는 말만 들어도 다정함과 그리움이 떠오른다. 이원수는 그의 시 <고향의 봄>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라고 노래한다.

비록 고향인 요당리는 산업화의 거센 물결속에 옛모습을 잃어가고 있지만 고향 동네에서 뛰어 놀던 때가 그리워 20여년전 깨복쟁이(어린시절 아랫도리 고추도 다 드러낸 채 같이 놀던 친구란 뜻의 전라도 방언)친구인 또래친구들이 모임을 만들어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 제3관문 조령관

 

  6.25전쟁이 끝난 후에 몇 년간에 걸쳐 앞서거니 뒤서거니 태어난 4살 터울을 모두 아우르는 친구들이다. 고향 요당리가 유()가 집성촌이다 보니 모두가 유()가 이거나 요당리를 외가집으로 두었으니 모두가 아재가 되고 조카가 되는 그런 사이이다. 하지만 촌수는 별로 상관하지 않고 만나고 있으니 몇 명은 아직 그곳 고향 요당리에 살고 있고, 몇 명은 출향하여 수도권에 살고 있기에, 1년에 서너 차례 만나 술 한잔 나누면서 정을 나누고 있는데 올 가을에는 비록 당일치기이지만 문경새재로 원족(遠足:기분을 돌리거나 머리를 식히기 위해 바깥에 나가 바람을 쐬는 일)을 떠나보기로 하여 부부동반으로 떠난 길이다.

 

 

▲ 제2관문 조곡관

 

▲ 제2관문 조령관에서 제1관문인 주흘관까지는 맨발이 되어 보기고 한다

 

▲ 제2관문 조령관에서 제1관문인 주흘관까지는 맨발이 되어 보기고 한다

 

▲ 제2관문 조령관에서 제1관문인 주흘관까지는 맨발이 되어 보기고 한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문경은 참 낮익은 고장이다. 백두대간이 지나고 있는 문경새재 주변의 이런저런 산들과의 운우지정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새재길은 처음인데 고향 깨복쟁이 친구들과 걷게되었으니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수원-요당리를 거친 관광버스가 조령산 자연휴양림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그곳을 들머리로 새재로 향하니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는 대략 2.5km에 이른다. 3관문에서 제2관문 사이의 동화원휴게소에 들려 문경의 특산주인 오미자막걸리도 한잔 걸치고, 2관문에서 제1관문에 이르기까지는 모두 맨발체험도 즐기며 대략 9km에 이르는 길을 고향 친구들과 함께 한다.

 

▲ 아름다운 문경새재 길

 

▲ 즐겁게 새재 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

 

 

 

  모임의 친구들 나이가 이제 모두 회갑을 넘기고 70세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한데도 9km에 이르는 새재길을 거든히 걸어낸 걸 보면 우리 모두가 청춘이다.

   샤무엘울만은 그의 시 <청춘>에서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미빛 뺨, 앵두같은 입술, 하늘 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말한다.

(하략)'

라고 읊었다.

계속되는 그의 시에서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라고 한다.

이어서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영원의 세계에서 오는 힘/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젊음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한다.

그리고 끝귀절에 '영감의 안테나를 더 높이 세우고 희망의 전파를 끊임없이 잡는 한/ 여든의 노인도 청춘으로 죽을 수 있네'라고 노래한다.

100세의 철학자 김형석님은 수필집 100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 황금기는 60~75이. 정신적인 성장과 인간적인 성숙은 한계가 없다 라고 말씀하신다.

깨복쟁이 친구들이여!

우린 문경새재 20여리가 넘는 길도 거뜬이 걸어낸 청춘이지 않을까?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떠나는 그날까지 청춘으로 남아 지금처럼 가끔씩 만나 술 한잔 나누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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