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숲속에 머문 기록
오산 세마대 산림욕장과 독산성
● 어 디 를 : 오산 세마대산림욕장 과 독산성(4km)
● 언 제 : 2020년 4월 2일
● 누 구 랑 : 나 홀 로
▲ GPS로 본 오산 세마대산림욕장 과 독산성 코스
▲ 독산성과 세마대 걷기 중 만난 개나리 꽃
매미산
● 어 디 를 : 매미산과 신갈저수지 주변 걷기 (10km)
● 언 제 : 2020년 4월 4일
● 누 구 랑 : 이정근
▲ GPS로 본 매미산과 신갈저수지
▲ 매미산 정상
▲ 함께한 산친구 이정근과 함께
▲ 돌아오는 길 만난 경희대 국제캠퍼스의 벚꽃
광교저수지 둘레길
● 어 디 를 : 광교저수지둘레길(3km)
● 언 제 : 2020년 4월 10일
● 누 구 랑 : 지인과
▲ GPS로 본 광교저수지 둘레길
▲ 광교저수지 둘레길에서 만난 벚꽃
광교산
● 어 디 를 : 형제봉-비로봉-시루봉-백운산(12km)
● 언 제 : 2020년 4월 11일
● 누 구 랑 : 이규범, 이정근
▲ GPS로 본 광교산 걷기 기록
▲ 형제봉-비로봉-시루봉-백운산 이어걷기를 함께한 산친구들(이규범, 이정근)
수원 화성 일부 구간
● 어 디 를 : 팔달문-창룡문-통닭거리(4km)
● 언 제 : 2020년 4월 15일
● 누 구 랑 : 점심식사를 마친후 몇몇이서
▲ GPS로 본 화성 일부구간 걷기
광교산
● 어 디 를 : 형제봉-비로봉-시루봉-백운산(14km)
● 언 제 : 2020년 4월 25일
● 누 구 랑 : 나 홀 로
▲ GPS로 본 광교산 홀로 걷기
▲ 광교산에서 만난 철쭉꽃
▲ 4월 25일 광교산 홀로걷기 중 형제봉에서
영국의 문학가 엘리어트(T.S.Eliot)는 1922년에 쓴 시<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읊는다. 세계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의 전쟁으로 황폐화된 주변 환경과 피폐해진 인간들의 내면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라 한다. 사람들은 이 시의 첫 대목인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문귀를 가끔 인용하곤 하는데 올 4월은 코로나 사태로 정말 잔인한 4월이 되고 말았다. 아니 4월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세계적인 문제로 우리를 괴롭힐게 명약관화하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 보자면 올 4월은 희망의 달로의 전환이 되고 싶다.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늙은이’가 된지 1년여이다. 그래서 그런지 신체는 점점 종합병원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 와중에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몸의 변화가 있어 대학병원을 찾은 결과 뇌혈관질환의 하나인 척추동맥박리증이란 듣도 보도 못한 병마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술을 받은게 올 1월이다. 수술 전 4개월여는 원인모를 두통에 이 병원 저 병원 헤메며 병명 찾기에 보냈고, 수술후에는 수술후유증으로 몸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 때문에 내 주변을 서성이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도 하고 삶의 일부이기도 하였던 주(酒)님 모시기도 멀리하다보니 지인들과도 멀어지는 것 같고, 삶의 한편이 무너지는 것 같기도 하여 살짝 우울증이라는 악마가 나를 찾아와 썩소를 보내며 친구를 하잔다.
▲ 4월 25일 광교산 홀로걷기 중 시루봉에서
하마터면 그 놈에게 넘어갈뻔 했다. 하지만 100세가 넘었지만 아직도 정정한 철학자 김형석님은 수필집 『100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 황금기는 60~75이다. 정신적인 성장과 인간적인 성숙은 한계가 없다 ”라고 하시고, 샤무엘울만은 그의 시 <청춘>에서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고 하니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떠나는 그 날까지는 건강을 유지하여야겠기에 다시 숲길 걷기에 나섰다. 비록 숲길 걷기후 뒷풀이로 주(酒)님 모시기를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
아직도 매일 약을 한웅큼씩 넘겨야 생활이 되긴 하지만 3월들어서는 세마대, 융건능, 화성주위 등 내가 우리집 정원이라 우기는 곳들을 걸으며 몸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4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숲길 걷기에 나서본다.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 걷기도 하고 때로는 나홀로 고독과 고통을 함께하며 걸은 거리 누계가 40여km에 이른다. 미국의 자연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45년 27세에 2년2개월2일에 걸쳐 숲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책 『월든』에서 “일체의 물질적 근심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린 채 숲으로 산, 들로 한가로이 걷지 않으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유지 못한다고 믿는다”라고 서술했으며『걸어서 들판을 지나 야생속으로』에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걷기에 필요한 여가와 자유, 독립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세속에서 벗어나 숲을 거닐고 언덕을 오르내려야 건강도 챙기고 정신도 맑아진다”고 숲속에서의 생활과 숲길걷기야 말로 정신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파한다.
▲ 4월 25일 광교산 홀로걷기 중 백운산에서
약으로 버티기는 하지만 이제 몸상태가 숲길 걷기에 그럭저럭 견딜만 하니 자연의 품에 안기는 시간을 늘려 볼 요량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조강지처라 우기기도 하고 나의 종교라고 우기기도 하는 광교산의 품에 안겨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강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열대여섯살 시절부터 50여년간 삶의 일부이기도 하였던 주(酒)님과의 이별로 일일선(一日仙)입네하며 폼잡기가 무색해졌지만 주(酒)님 없이도 신선이 되는 새로운 일일선(一日仙)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면 되지않을까 싶다. 신선의 선(仙)은 바로 산(山)속의 인간(人)을 뜻하는 것이니 오늘도 신선이 마신다는 유하주(流霞酒)가 배낭에 없더라도 일일선(一日仙)이 되고자 숲속에 머물기 위해 떠나본다.
(댓 글)
소리새 20.05.02 18:34
건강이 회복되었다니 다행이네ᆢ
주님과 이별 하였다니 조금 섭섭하기는 하네만ᆢ 인생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려면 멀리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니ᆢ 내도 그길로 인도해 주시게나ᆢ ㅋ
어제 내가 존경했던 형님이 하느님의 곁으로 가셨네요 너무 슬퍼서 알코올을 쬐끔 ?
이해해 주시면 ᆢ 나그네님의 여유로움에
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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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으로 나그네님의 글을 읽습니다. 나그네님은 전생에 사관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기록의 왕이셨는데 여전하시군요. 놀라운 것은 나그네님처럼 걷는 분이 척추동맥박리증이라니요. 100살이 되어도 청춘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술술 풀리는 글발, 지금까지 쓰셨던 기록을 모아 한 권 발행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동안이셨는데 이제 사진으로 보는 모습에도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네요. 주님과는 작별을 했지만 숲길에서 즐겁고 평안한 나날 되셔요.
오랫만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에 글을 읽다가, 나그네님을 알아보지 못 하다가 변한 모습에 깜짝 놀랐네요, 정말 건강하신분이 병마에 시달려 많이 힘 드셨군요...
많은 맨발인의 희망이 되도록 건강을 꼭 회복하여 모임에서 뵙길 바랍니다...
맨발인으로 같이 함께 할께요..
[유재희] 2020년 5월 6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윤희 형님
보내주신 "숲속에 머문기록"을 보고서 뒤에 문장을 출력해서 다시 읽어보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네요
정말 글에 대한 달란트가 대단하시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