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 12년, 7,000리(2,800km)를 맨발로 걷다
● 어 디 를 : 광교산
● 언 제 : 2020년 6 월 14 일
● 누 구 랑 : 따스한마음
▲ GPS 기록
▲ 도반(道伴)이 되어 함께 광교산을 걸은 맨발나그네와 따스한마음
오늘도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의 품에 안긴다. 오늘 맨발걷기 마일리지가 2,800km에 이르고 시작한지 12년 즈음한 날이기에 좀 특별한 날이니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이 딱이다 싶다. 그런데 일일선(一日仙)을 자처하는 맨발나그네의 도반(道伴)으로 10년이상을 지내온 따스한마음이 함께 하잔다. 그러고 보니 그와는 수많은 산들과의 데이트에 동행이었으며, 2014년 맨발걷기 1,500km 맞이 산행, 2016년 2,000km 기념 산행, 2018년 맨발걷기 10년, 2,400km 기념 산행의 사진 속에서도 빠짐없이 그의 얼굴을 찾아 볼 수 가 있는 그런 도반(道伴)이다. 사실 이번 맨발걷기12년, 2,800km는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 두기도 있고하여 나홀로 걷자고 마음먹고 있던 차였기에 더욱 반가운 동행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어느날 부터인가는 맨발맨이 되어 지금은 나보더 더 맨발걷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도반(道伴)이 되기에 충분한 친구이다.
맨발걷기 12년, 7,000리(2,800km)를 맨발로 걷다
▲ 맨발나그네의 걷기 마일리지 기록
2008년 7월 어느날 나의 조강지처 광교산에서 맨발걷기 첫걸음을 시작하였으니 어언 12년이다. 걷기 마일리지를 정리해 보니, 12년간 걸은 총 횟수 590회, 총 거리 4,000km이니 대략 1회에 6.8km씩 걸은 기록이다. 그 중 맨발로 걸은 횟수 430회, 거리 2,800km이니 1회에 대략 6.5km씩이다.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겨울철을 빼고 대략 1년에 거리로는 200~300km, 횟수로는 30~40회씩 꾸준히 걸은 맨발걷기 기록이다. 서울~부산간 거리가 대략 450km라고 하니 서울~부산간을 맨발로 3회 왕복한 거리 쯤 된다.
▲ 2009년 진도 동석산에서
▲ 2013년 영암 월출산에서
중요한 것은 이 기록들이 대부분 숲을 찾아 걸었다는 것이다. 애인(山)들과의 운우지정을 마치고 트래킹 일기라고 기록을 남기다 보니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산들은 다 가봤겠다고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국토지리정보원에 의하면 대한민국에는 2019년 기준 7,367개의 산이 있다고 한다. 그럼 12년간 내가 안겨 본 애인(山)들은 몇이나 될까? 이 또한 걷기 마일리지 기록을 분석해 보니 260여개의 산에 지나지 않는다. 스쳐지나가며 안겨 본 산이 전국의 산들 중 겨우 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과의 운우지정이 무려 166회, 내가 가지고 있는 정원이라 우기고 있는 독산성(세마대) 삼림욕장이 56회, 화성 성곽이 21회, 융건능이 17회, 서봉산(화성)이 15회 등으로 여러번씩 안긴 곳이 많기 때문이다.
▲ 2015년 지리산
▲ 2018년 설악산 대청봉
▲ 2015년 울릉도 성인봉
▲ 2015년 독도에 맨발로 상륙
돌이켜보면 그동안 많은 애인(산 또는 트래킹코스)들과 맨발로의 만남이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1,947.3m)의 품에 맨발로 안기는 일을 남겨 놓기는 했지만, 그 다음이라는 지리산 천왕봉(1,915.4m), 그 다음이라는 설악산 대청봉(1,708.1m)은 물론이요, 울릉도의 성인봉(986.5m) 등에 맨발이 되어 그들이 내준 품에 안겨보았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 2010년 원주 감악산에서
▲ 2011년 인제 방태산 깃대봉
▲ 2014년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걸으며
▲ 2015년 맨발걷기 동호회인 '늘 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과 걸어 본 태안해변길 5코스
이 트래킹 일기를 써가는 동안도 맨발로 안겼던 국토의 여러 곳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데, 생각나는 곳을 몇 곳 더 꼽아보자면, 독도에 맨발로 내디뎌 족적을 남겼는가 하면, 설악의 공룡능선도 맨발로 도전을 해봤고, 광교산~청계산~양재화물 터미널에 이르는 길도 맨발로 걸어 봤으며, 지리산 둘레길도 4회에 걸쳐 맨발로 걸어 본 곳이다. 산은 아니지만, 친한 친구들과 걸었던 여수 금오도 비렁길도 좋았고 맨발동호회 회원들과 걸었던 태안해변길 1코스와 5코스도 환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곳들을 꾸준히 맨발로 걸은 12년간이다.
▲ 2013년 정선 덕산기계곡
▲ 2013년 북한산
왜 맨발인가?
맨발걷기!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아니 며칠전 만난 나의 형제들도 묻는다. 맨발로 걸으면서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좋아졌느냐고. 글쎄다. 정말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사실 내가 맨발걷기를 시작할 무렵 나는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져 있었다. 어느 누구와 상담한들 뼈족한 해결책이 없는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아니 누구와 대화조차 쑥스럽고 말 못할 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혼자 많은 시간을 조강지처라 우기는 광교산의 품에 안겨 지내던 시절이었다. 그 때 좀 더 내 몸을 고통스럽게 해서 모든 문제들을 잠시 잊어보고자 시작한 맨발걷기였다. 그러니 육체적인 병이 있어 시작한 맨발걷기도 아니요, 여러 의학적인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니 대답할 말이 궁색한데 남들은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좋아졌는지에만 관심을 갖고 있으니 부담이라면 부담이었다. 그래서 나도 주로 남들이 맨발걷기에 좋다고 해 논 이야기들에 귀가 쫑끗한다.
▲ 2014년 수원 화성
▲ 2014년 완주 장군봉
그러니 왜 맨발로 걷는가에 대한 답변은 2년전에 정리한 글(http://blog.daum.net/yooyh54/718) 로 대신 하려한다. 현대는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맨발걷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스컴, 유튜브는 물론이요, 인터넷 서핑을 통해서 넘쳐나는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해서 간증하고 있다. 그래도 요약을 한번 하자면 크게 몇 가지로 압축된다.
▲ 2015년 태안해변길 5코스
그 첫 번째는 맨발과 땅의 마찰이 발의 반사구를 자극하여 기분을 좋게만드는 자연이 선사하는 리플렉솔로지(Reflexology)효과이다. 이때 호르몬인 ‘세라토닌’과 ‘엔돌핀’이 분비되 스트레스와 고통을 줄여 준다고 하는 것이다.
▲ 2013년 묘봉
다음은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어싱(Earthing) 또는 그라운딩(Grounding)이라 불리우는 맨발로 땅과 접촉하는 일이다. 하루 종일 생성시켜 축적한 ‘부정적인 활성산소’는 양전하(+)로 우리의 건강한 조직을 공격하여, 여러 질병에 감염되거나 염증이 생길 높은 가능성이 있는데, 지구 표면은 음전하(-)의 저장고로 맨발로 접촉하는 순간 ‘긍정적인 활성산소’ 바꾸어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활성산소’의 감소가 우리의 건강을 더욱 더 좋게 해준다는 이론이다.
▲ 2017년 지리산 노고단
어떤 사람들은 어싱(Earthing)은 단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에 불과하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야외의 숲을 찾아 걷는 행위야 말로 비타민 D를 햇빛으로부터 얻고, 산소를 나무로부터 얻을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치유와 힐링이 아닐 수 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벌써 오래전부터 먹고 있는 혈압약이 있고, 몇몇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명이 있으며, 작년부터 이상이 있어 몇몇 병원을 전전한 끝에 수술에 이른 척추동맥박리증도 함께하여 수술 전후로 지금까지도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니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왜 맨발로 그리 오래 걸었으면서도 몸상태가 그러냐고 묻기도 한다. 사실 늙어가면서 여러 질병들의 공습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의 여류소설가 소노 아야코는 노년기 행복을 만들어가는 몇가지 중 ‘늙음과 질병과 친해지기’, ‘고독 속에서 인생을 즐기기’를 꼽고 있다. 나도 건강상태가 이만하기를 그동안 맨발로 12년동안 2,800km를 걸었기 때문이라고 자위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려 한다. 치유는 땅으로부터 시작되어 가슴을 통해 이루어진다지 않는가.
▲ 2018년 황매산
▲ 2018년 정선 두위봉
맨발걷기는 가장 가난한 방법으로 가장 부유한 천국을 만나는 일
가장 가난한 방법으로 가장 부유한 천국을 만나는 일. 그야말로 10여년 이상 맨발나그네가 주창하고 있는 말이다. 신선같은 삶이다. 그러나 신선같은 삶을 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그저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가끔씩 맨발로 세상을 걷고, 그 이야기를 트래킹일기로 적어가며 신선흉내를 내보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 어느 여름밤 수원 화성을 맨발로 걷다
비록 신선의 옆구리에 꼭 붙어있어야 할 술단지를 멀리하고 있으니 신선의 반열에는 어림없겠지만, 신선의 선(仙)자가 사람(人)이 산(山)속에 머무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하니, 신선이 마신다는 유하주(流霞酒) 없이도 숲속을 맨발로 유유자적하며 걷다보면 그것이 바로 일일청한 일일선(一日淸閑 一日仙)의 상태가 아닐까 한다. 가진 것 별로 없는 삶이지만 더 많이 비우며,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자연의 품에 머물며 자연과 교감하며 살련다.
맨발나그네의 블로그 가기☞ 맨발나그네가 세상을 걷는 이야기
( 댓 글 )
따스한마음
20.06.17 06:09
의미있는 중요한 산행
낑겨줘서 감사합니다
형님을만나 제인생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행복한추억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ㅎ
20.06.17 23:07
그 긴거리를 걸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ᆢ 기록을 남겨 반추하는 열정이 더욱 대단하이ᆢ 건강 잘 챙겨서 더욱 정진하기를ᆢ
20.06.22 09:00
12년..
7000리..
2800km..
숫자에서부터 위엄이 느껴지고
무심한듯
간결 써내려가신세월의 일기를
고스란히전해듣고 존경과 부러움과
3일전 부터 걷기시작한 초보에게 동기부여 확실히됐음에 또한감사드립니다~
'맨발나그네 > 맨발걷기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제 상남면 보랏빛 산채마을로 떠난 힐링여행 (0) | 2020.06.30 |
---|---|
맨발걷기 12년 (동영상) (0) | 2020.06.19 |
광교호수공원을 맨발로 걸으며 과거를 회상하다 (0) | 2020.06.01 |
칠보산을 맨발로 걸으며 건강샤워를 하다. (0) | 2020.05.27 |
맨발로 물향기수목원 걸으며 소소한 행복의 나래를 펴다 (0) | 2020.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