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트래킹 일기) 다시 안겨 본 북한산 비봉능선

맨발나그네 2021. 9. 21. 08:47

● 언 제 : 2021년 9월 18일

● 어 디 를 : 북한산 비봉능선(족두리봉~사모바위)

● 누 구 랑 : 우리길 고운걸음

● 사 진 은 : 발길

 

길어도 너무 긴 추석 연휴다.

아이들은 휴식을 권하지만 종심(從心)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휴일이 되면 몸이 근질근질하니 병도 큰 병이다.

그런데 마침 운좋게 우리길 고운걸음님들의 북한산 비봉능선 걷기에 동참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2013년 이 비봉능선의 품에 안겨 보았으니 8년만의 해후이다.

 

▲ 북한산 안내도

 

 

북한산에는 이름지어진 봉우리만 40여개에 이르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탐방코스만도 13개에 이르는 산이다.

북한산에는 주능선, 의상능선, 원효봉능선, 우이능선, 숨은벽능선 등 북한산의 뼈대를 이루는 많은 능선이 있는데 아름답기로 유명한 비봉능선은 향로봉에서 문수봉에 이르는 2.5km를 말한다.

 

▲ GPS 기록

 

▲ 비봉능선을 향하여

 

▲ 비봉능선을 향하여

 

▲ 비봉능선을 향하던중 오늘의 리더인 손착해님과 가장 즐거워하시던 단단님

 

▲ 비봉능선을 향하여

 

 

 오늘 우리길고운걸음님들과 북한산의 백미 코스인 비봉능선을 걷기위해 들머리인 연신내 전철역 3번 출구를 출발한다.

오늘 리딩을 해주시는 손착해님을 제외한 3분은 모두 처음 뵙지만 인사를 나누고 진행을 한다.

청명한 날씨에 주변 풍광이 아름다우니 함께한 단단님의 함성이 대단하다.

향로봉에서 비봉을 거쳐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저 멀리에는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아스라이 펼쳐져 있으니 가히 절경이다.

난 이 모습을 보기위해 노구를 이끌고 다시 이 비봉능선을 기꺼이 찾았다.

 

 

▲ 족두리봉

 

 

그렇게 오르다 보니 족두리봉이다.

족두리봉은 북한산에서 가장 남서쪽에 있는 봉우리인데 멀리서 보면 족두리를 쓴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족두리봉이라 불리운다고 한다.

그곳에 펼쳐진 풍광이라니..........

 

 

▲ 2013년 비봉 정상에서의 맨발나그네

 

▲ 2013년 비봉에서의 맨발나그네

 

▲ 우회길 아쉬워 비봉을 배경으로 한 컷....

 

족두리봉에서 맘껏 호사를 누린 후 향로처럼 생긴 향로봉을 우회하여 비봉으로 향한다.

향로봉을 지나 바위투성이 능선길을 걷다보니 비봉이다.

비봉은 8년전 찾았을 때만해도 끌어앉고 촬영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비탐방구역으로 묶여있다.

비봉은 정상에 신라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진 데서 유래한다.

한강 유역은 한반도의 중심이다.

때문에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이곳을 차지하려고 각축을 벌였다.

처음 이곳을 차지한 것은 한강 유역에 도읍을 정한 백제였다.

그러나 백제는 고구려의 남진정책에 밀려 한강 유역을 내놓고 남하하여야만 했으며, 그후 신라와 동맹을 맺고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한강 유역이 중요하기는 신라도 마찬가지여서 나제동맹의 약속을 저버리고 마침내 자국 스스로 이곳을 차지하고 만다.

신라 제24대 진흥왕(재위 540~576) 때의 일이다.

고구려 영토였던 한강유역과 함경남도 지역까지 점유한 진흥왕은 555년 이곳을 순행하며 영토확장과 국위선양을 위해 세운 기념비로 추정한다고 한다.

이 순수비는 1,200년 동안 잊혀져오다가 조선 후기의 서화가이자 금석학자인 김정희가 이곳에서 이끼가 덮인 비면을 닦아내고 판독함으로서 세상에 알려졌단다.

 

 

비봉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그 옆 전망바위에서 한참을 쉰다.

그곳에서 바라 본 서울시내의 북악산, 인왕산과 남산, 도심의 빌딩과 한강의 풍경과 북쪽 저 멀리 병풍처럼 펼쳐진 북한산 전경이 압권이다.

장엄하게 펼쳐진 북한산의 능선들이 시야 가득 메운다.

삼국시대 삼국이 서로 북한산을 비롯한 서울지역을 찾이하려는 싸움 끝에 승리한 신라의 진흥왕도 이곳 비봉에 올라 승리를 자축하고 이 땅의 패권을 계속 유지하겠노라고 자신과 약속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 길을 나선다.

 

▲ 사모바위

 

▲ 함께한 일행들 - 왼쪽부터 발길, 맨발나그네, 다수련, 손착해, 단단님

 

잠시 오르니 사모바위이다.

이 바위는 남자들이 혼례 때 쓰는 사모(紗帽)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 다시 인증샷을 남기고 삼천사 계곡을 따라 삼천사를 거쳐 날머리인 은평한옥마을에 도착하니 9.26km에 이르는 북한산 비봉능선 걷기를 마친다.

오늘도 가장 가난한 방법으로 가장 부유한 천국을 맛 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