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맨발로 내변산을 오르다

맨발나그네 2009. 6. 26. 07:08

                맨발로 내변산을 오르다

 

● 산행일시 : 2009년 4월 26일 (日)

                    (휴식시간 포함 약 4시간)

● 누 구 랑 : 산7000 산악회원들이랑

● 산행코스 : 부안 내변산

                 남여치>월명암(낙조대)>직소폭포>관음봉>삼거리>내소사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변산 안에 의상봉(508m), 신선봉(486m), 쌍선봉(459m) 등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 봉우리를 지녔다. 그 사이에 개암사, 내소사, 월명암 등 유서 깊은 고찰이 있고 직소폭포, 봉래구곡, 낙조대 등 승경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변에는 유천리도요지, 구암리 지석묘군과 호벌치와 우금산성 등 역사유적지가 있다. 채석강, 적벽강, 신석정 시비, 한국에서 최초로 조성된 금구원 조각공원, 그리고 변산해수욕장, 격포, 고사포 해수욕장 등 3개의 해수욕장까지 갖추고 있는 대한8경 중의 하나이다. 그런 변산반도 국립공원내의 내변산을 산7000회원들이랑 오르기로 했다. 어제 내애인 광교산과 맨발로 만난터여서 그 여운이 아직 발바닥에 남아 있지만, 내변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듬뿍 받기위해 아예 들머리에 시작전 맨발이 되어 출발한다.

 

 

 

 

 

월명암이다.

남여치에서 약 30여분 오르면 만나는 곳이다.

이곳 월명암 바로 뒷편 산봉우리에 오솔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등성이에서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보이고 좌측으로 커다란 바위가 우뚝 솟아 올라 있는데 이 곳이 바로 낙조대다.
해질무렵 낙조대에 오르면 서해바다에 가라앉는 장엄한 일몰의 광경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야 당일산행으로 그럴 여유가 없는게 안타깝다.

 변산, 강화 석모도, 태안 안면도의 낙조를 서해안의 3대 낙조라고 하는데, 이중에서도 내변산의 낙조대가 서해 일몰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해동 제일의 낙조대'로 손꼽히는 곳이다.
낙조대의 절경은 동해안의 낙산의 일출과 서해안의 부안 낙조대의 일몰로 양대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이곳 낙조대는 관망이 좋아  변산면 소재지가 있는 지서리에 있는 집들이 깨알처럼 보이고, 그 너머로 하섬과 고군산군도, 반대편으로 칠산어장과 고부의 두승산까지 변산의 80여리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오늘은 바쁜 일정으로 낙조대에 못오르고 갈길을 재촉한다.  
낙조는 사계절 모두 관망이 가능하나 동지무렵의 겨울바다 낙조가 일품으로 꼽힌다고 하니 그때쯤 다시 한번 날을 잡아야 할까보다.

전망이 좋아 변산의 전모가 한 눈에 들어온다니 그저 오늘 못올라 본게 못내 아쉽다.

 

 

월명암지나 바로 법보장경을 옮겨논 팻말을 만나게 된다. 마음에 와 닿는 말이다.

             '걸림없이 살줄알라'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법보장경

 

멀리 부안댐과 그 뒤쪽으로 관음봉이 우리를 맞는다. 

  

그동안 홀로 산행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점심시간이다.

시간도 13시를 넘긴데다가 맨발산행으로 허기진 배를 꿀맛같은 음식으로 채운다.

오늘의 특선요리는 제니님이 사온 돼지족발..... 그런데 원래 돼지족발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던가???

부안댐이다.

내변산에 1995년 부안댐이 완공되어 물이 차면서 중계계곡이  호수로 변해, 천연적인 단애를 이룬 기암괴석과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공원지구 내에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되어 있으며, 이중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 꽝꽝나무, 미선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고 한다.

 

물들이 여기저기서 흘러 모여 고요한 출렁임만을 내보인다.

세상은 어렵다 야단이지만, 봄볓 가득 담은 저 호수는 마냥 고요해 내 마음까지 봄볓처럼 따습게 보듬어 안는다.

어제 내린 비로 더 청량한 봄볓이어서, 봄볓받은 물빛이 더 따스해 보인다.

정말 눈부신 봄날이다.

이런 봄날 세상사 다 잊고 내변산을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건 행복이다.

 

 

직소폭포.....

멀리서 바라보면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모습의 변산을 일컬어, 어머니의 산인 김제 모악산과 대비되는 아버지의 산이라고 이 고장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불꽃 형상의 내변산 깊숙히 숨어있는 직소폭포이다.

 

 

 그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어떤이는 변산반도가 있어 서해바다가 아름답다고 할 만큼 변산반도는 서해안의 진주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호남-김제평야를 지나 서해안에 우뚝 돌출되어 있는 변산반도는 그 자체가 자연박물관이다,

 

내변산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가히 장관이다.

관음봉을 올라 주위를 조명하였드라면 더 좋았겠지만, 남여치에서 출발시간이 늦은 관계로 관음봉을 오르지 못하고 관음봉삼거리에서 내소사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내변산 어느곳에서 조망하드라도 금강산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큼 각 봉우리마다 특색이 있고, 기암 괴석으로 둘러쌓인 깊은 골짜기 아래로는 백천계곡에서 부안댐까지 이어지는 부안호의 잔잔한 모습이 조망된다.

호수 윗편으로는 변산 최고봉 의상봉(509m)의 자태가 보이고, 시야를 좀 더 멀리하면 서편으로 망망대해를 마주하고 있는 변산과 격포 해안 마을이 바라보이며, 남으로는 곰소만을 지나 멀리 고창 선운산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에 있는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의 말사이다.

 633년(백제 무왕 34) 백제의 승려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소래사(蘇來寺)라고 하였다.

창건 당시에는 대소래사와 소소래사가 있었는데 지금 남아 있는 내소사는 소소래사이다.
1633년(조선 인조 11) 청민이 대웅전을 지었는데 그 건축양식이 매우 정교하고 환상적이어서 가히 조선중기 사찰건축의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 후 1865년(고종 2) 관해가 중수하고 만허가 보수한 뒤 1983년 혜산이 중창하여 현재의 가람을 이루었다.
이 밖에도 고려동종(보물 277), 영산회괘불탱(보물 1268), 3층석탑, 설선당과 요사 등 여러 문화재가 있으며, 정문에는 실상사지에서 이건한 연래루가 있다.
내소사의 유래에 관하여 일설에는 중국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와서 세웠기 때문에 내소라 하였다고도 하나 이는 와전된 것이며, 원래는 소래사였음이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기록되어 있고, 최자(崔滋)의 보한집(補閑集)에도 고려 인종 때 정지상이 지은 제변산소래사(題邊山蘇來寺)라는 시가 기록되어 있다.
또 이규보의 남행일기(南行日記)에도 소래사라 하였는데 이것이 언제 내소사로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일원이 문화재보호구역(전북기념물 78)으로 지정되었다. 관음봉(觀音峰:433m) 아래 있는데 관음봉을 일명 능가산이라고도 하는 까닭에 보통 능가산 내소사로 부르기도 한다.

 

 

 일주문부터 천왕문에 걸쳐 약 6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도 유명하고, 볼만하기도 하다.

이렇게해서 남여치에서 내소사에 이르는 길을 오늘도 맨발로 해낸것이다.

어제에 이은 맨발산행인데다 곳곳이 콩알돌에 뾰족뾰족 튀어나온 돌들이어서 내 발바닥의 아우성을 들으며 한 산행이었다.

그러나 월명암근처에서 본 법보장경의 한귀절인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는 마음으로 걸으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운 가슴이 만들어 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