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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맨발등산화 체험 - 피곤한 그대 맨발로 걸어봐!

맨발나그네 2011. 3. 23. 22:00
땅의 기운받아 건강 증진… 맨발등산화로 발 부상 방지

“머리를 삶으면 귀까지 익는다”는 속담이 있다. 가장 중요한 일만 처리하면 나머지는 따라서 해결된다는 의미다. 맨발등산 애호가 정태륭(鄭泰隆·66)씨는 맨발보행의 효과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맨발로 흙길을 걷다 보면 병세가 호전되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신체의 컨디션까지 좋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맨발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 자신이 개발해 제작한 맨발등산화를 신고 포즈를 취한 정태륭씨.
‘제2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지닌 발은 혈액을 심장에 되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발바닥에는 인체의 모든 신경망이 집결돼 있어 맨발보행을 통해 발바닥을 자극하면 면역력이 강화되어 자연치유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정씨의 경우 맨발보행을 통해 지병이던 심장병을 완전히 고친 것은 물론, 디스크수술 후유증, 비만, 불면증, 변비에 이르기까지 만성적인 고질병들이 거의 동시에 치유됐다.

맨발걷기를 통해 신체가 건강해지면 여러 저하됐던 기능도 활성화된다. 남녀 공히 이뇨작용이 활발해지며, 특히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 치료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두드러진다. 이는 심장병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탄생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발과 심장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맨발보행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5년 전인 1995년 봄부터 맨발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지병이었던 협심증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했는데, 담당의사가 맨발보행이 심장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권유했습니다. 그 말을 믿고 집 근처의 관악산 산림욕장에서 맨발산행을 시작했는데, 6개월 만에 심장병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물론이구요. 그 때부터 맨발보행의 전도사가 됐습니다.”


시작은 무리하지 말고 가볍게

맨발산행의 요령에 대해 듣기 위해 그가 처음으로 맨발산행을 시작한 관악산 산림욕장의 ‘맨발로 걷는 길’을 함께 찾았다. 그는 이곳을 서울 근교에서 가장 맨발로 걷기 좋은 산길로 평가했다. 항상 관리가 잘되고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맨발보행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그가 첫 번째로 꼽는 초보자의 맨발보행의 요령은 ‘일상에서 맨발걷기를 실천하라’는 것이었다. 맨발보행로와 산길을 찾기 위해 먼 곳으로 다닐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맨발보행은 굳이 산이 아니어도 됩니다. 평상시 주변 산의 둘레길, 인근의 공원, 학교운동장, 고궁의 뜰 같은 사적지 주변, 강변이나 하천 둑길 등 흙이 있는 곳이면 다 좋습니다. 찾아보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저 역시 평상시 이런 곳들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그가 전한 조언은 ‘무리하지 말라’였다. 의욕이 너무 앞서면 몸이 적응하기 전에 탈이 난다는 것이다.

“초보자는 맨발보행 시작 후 20, 30분 남짓 걸은 다음 4, 5분 정도 쉰 후 다시 걷도록 하십시오. 쉬었음에도 여전히 맨발로 인한 자극이나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때는 신을 신고 20, 30분 정도 걸으면 통증이 완화됩니다. 그러면 다시 신을 벗고 맨발보행을 하도록 하십시오.”

부상은 맨발보행이 지닌 최대의 위험요소다. 발을 다치게 하는 것들로는 아카시아나 침엽수의 나무가시, 돌부리나 나무뿌리에서 나온 부산물, 유리나 못 조각 등이다. 하지만 발바닥보다 훨씬 빈번하게 다치는 부위가 앞으로 돌출된 발가락이다.

“맨발로 산길을 걷는 일은 부상의 위험이 큽니다. 특히 엄지발가락이 고생이지요. 나무나 돌부리에 한번 걸리면 고통이 극심합니다. 저도 양쪽 발의 엄지발톱이 모두 빠졌다가 다시 돋았습니다. 그리고 맨발등산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수치심입니다. 산에서 맨발로 걷는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눈에 띄기 마련이고 늘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발 자체가 감춰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맨발걷기의 보급이 쉽지 않았습니다.” 

▲ 1.발바닥 부위만 노출된 맨발등산화. 2.맨발일 때와 맨발등산화를 착용했을 때의 차이점.3.발바닥 부상을 대비해 정씨가 항상 휴대하는 비상약.
맨발걷기 보급 위해 맨발등산화 개발

맨발등산화의 개발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길이다. 부상의 위험을 낮추면서 수치심도 느끼지 않는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 처음에는 신발에서 바닥창만 떼어내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신발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맨발보행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여러 차례 임상 실험을 거쳐 제 기능을 발휘하는 맨발보행화를 완성하게 됐다.

“맨발등산화를 이용하면 타인의 시선을 피할 수 있고 부상의 위험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맨발걷기의 효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져도 발등을 덮어주기 때문에 긴 시간 맨발산행이 가능합니다. 초겨울에도 의외로 땅바닥은 그리 차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것이 바로 흙입니다.”

맨발보행화를 착용해도 발바닥은 외부로 노출되게 된다. 때문에 간혹 아카시아나 침엽수의 나무가시, 돌부리나 나무뿌리에서 나온 부산물, 유리나 못 조각 등에 다칠 수 있다. 하지만 정씨의 체험에 의하면 돌부리나 병조각 등이 가볍게 박힌 정도는 신기하게도 인체자위기능에 의해 발바닥이 스스로 밀어낸다는 것이다. 크게 다치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매우 드문 일이지만 이물질이 발바닥에 깊이 박히기도 합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핀셋과 소독약, 일회용밴드, 상처치료제, 바늘 등을 늘 휴대하고 다닙니다. 현장에서 곧바로 발에 박힌 이물질을 핀셋으로 뽑아내고 소독약을 바른 다음 일회용 밴드를 붙여주면 쉽게 낫습니다.”

또한 그는 인간의 맨발은 흙바닥을 걷는 데 가장 적합하도록 진화된 부위라고 주장한다. 모든 동물의 발바닥이 그러하듯 사람 또한 자연의 산물 가운데 하나기 때문이다. 맨발로 걸을 때의 편안함과 거의 관능적이기까지 한 느낌은 수천, 수만 년간 발과 흙이 자연스럽게 교감(交感)하는 과정을 통해 나타난 결과라는 주장이다.

“맨발로 걷기에 어느 정도 적응되면 등산화를 신을 때보다 훨씬 피곤함이 덜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생명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땅의 기운을 직접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바닥은 약간 거칠고 단단해져도 감각은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땅의 기운을 더욱 예민하게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는 맨발보행은 어떤 운동보다 간단하고 쉬운 건강법인데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는 맨발등산화의 보급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믿고 있다. 맨발등산화는 그가 특허출원(특허 제10-0457837호)까지 마친 아이디어다. 하지만 제작법과 원리를 일반에 공개해 많은 사람들이 맨발보행의 효과를 누리길 원하고 있다. 맨발걷기의 대중화는 국민건강 증진과도 직결된다는 그의 생각이다.

맨발등산 마니아 정태륭씨는 1944년 인천 출생으로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소설가로 <인간면허>, <사냥시대> 등 7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다.


[ 맨발등산화의 특징 및 제작방법 ]

발 보호와 보온, 착화감 모두 고려해야

● 신발의 외형은 일반 운동화나 등산화와 비슷해 보인다. 발바닥 지압을 위해 밑창은 제거되었지만 이 부분은 가려져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신발의 특징은 덮개가 맨발과 발가락을 감싸고 있어 맨발로 인한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돌부리 병조각 등에 발가락을 다치는 위험도 덜하다는 점. 

● 신발 밑창 앞부분은 각 발가락의 바닥 쪽 2분의 1 정도가 걸리도록 했다. 이는 맨발보행 시 부상이 많은 발가락 보호기능과 함께 착화 보행시 안정감을 주도록 한 배려다. 한편 뚫어진 밑창의 선은 밑창 바깥쪽 선과 나란히 가져가서 흙에 맞닿는 맨발바닥 지압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설계했다. 

● 바닥이 없는 이 신발에 안정감을 주는 또 하나의 장치는 뒤꿈치 부분이다. 발뒤꿈치가 외부로 완전 노출되지 않고 보행화 뒷굽에 엄지발가락 절반 길이만큼 걸리게 했다. 덮개부분과 함께 앞과 뒤 양쪽에서 잡아줘 보행 시 안정감을 주도록 했다.

● 덮개부분은 발가락 보호기능과 함께 쌀쌀한 날 동물 발등의 털처럼 맨발 보온기능을 한다. 따라서 덮개를 모피 등 따뜻한 소재로 쓰면 혹한을 빼고는 겨울철의 맨발등산도 가능하다. 

● 또 하나의 보조 장치는 발목을 감싸는 보행화 몸체. 이 경우 발등 덮개의 끈을 적절히 조여 맨 상태에서 신발 안쪽의 지퍼를 올려주면 발목부분에 착 붙어서 보행화 앞 뒤꿈치에 고루 안정감을 준다.

● 실험보행 결과 밑창이 완전 제거된 보행화는 중간 지지대가 없는 경우 덮개의 볼이 양쪽으로 벌어지는 결함이 있다. 이 문제점은 발바닥의 볼록하게 나온 융기부분 바로 뒤쪽의 족심(足心)을 따라, 좌우 가로로 질긴 재질의 지지대를 대 줌으로써 해결했다. 실험 결과 이 지지대는 발바닥 융기 부분 바로 뒤쪽 움푹 파인 족심부분을 지나는 까닭에 발바닥 지압기능엔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볼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첨부그림 참조). 

● 맨발보행에 거부감을 느끼는 초보자 또는 경력자라 해도 보행 도중 만날 수 있는 험한 돌길 등에 대비해 반드시 덧신 겸 깔창이 필요하다. 경험이 많은 이들도 북한산과 같은 돌산을 한두 시간 정도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이런 경우 휴대한 깔창을 신으면 통증이 멎으면서 컨디션이 다시 회복된다. 맨발보행 때는 깔창을 빼서 비닐봉지에 넣어 배낭 또는 요대(腰帶)주머니에 간수하면 된다.

출처 : 푸른 맨발 산악회
글쓴이 : 바람돌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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