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주금산 답사 산행 동행기

맨발나그네 2012. 12. 4. 00:00

 

주금산 답사 산행 동행기

 

산 행 지 : 주금산 (814m, 경기 남양주시, 포천시, 가평군)

산행일시 : 2012122()

누 구 랑 : 7000 산악회 답사팀

산행코스 : 불기고개-->시루봉 -->독바위-->주금산정상(814M)-->독바위 -->795--> 605--> 주금산 안내도(3거리)-->비금계곡--> 몽골문화촌

사진은 ? : 따스한마음, 진도개, 오사마, 본인

 

 

 

오늘은 산7000산악회 회장과 진도개, 오사마 대장이 12월 송년산행 장소를 답사하는데 따라 나선다.

아침 7시 수원시청을 출발하여 차안에서 원래 산악회 카페에 공지한 서리산에 대해 이것 저것 논의를 하다가 같은 천마지맥에 있는 주금산으로 장소를 변경하기로 합의를 본다.

그렇게 이런 저런 자료 준비를 하며 도착한 곳은 주금산의 들머리로 잡은 수동고개(불기고개)이다.

 

 

 

주금산(鑄錦山)은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포천시 내촌면, 가평군 상면에 걸쳐있는 산이다.

발음상으로는 죽음산으로 들릴 수도 있어 거시기 하지만 해발 814m로 산세가 비단결처럼 곱게 펼쳐져 있다고 해서 비단 금()’자를 가운데 넣어 주금산으로 불린다.

옛날에는 비단산으로 불리우기도 했고, 정상 부근에 독바위가 있어 독바위산이라 불리우기도 했다고 한다.

들머리인 수동고개는 일명 불기고개로 불리우기도 하는데 남양주시와 가평군을 나누는 경계이다.

그 주금산을 오르기 위해 들머리인 수동고개를 출발한다.

처음부터 입에 단내가 나는 된비얄길이다.

 

 

(선바위를 배경으로 두 대장들과)

 

무명봉을 거치고 시루봉을 거쳐 주금산 남능을 올라 능선에 오르니 신천지가 펼쳐진다.

장쾌하게 뻗은 산줄기들과 정상 남릉의 선바위가 일품이다.

산은 대체로 육산이나 정상부근은 선바위, 독바위들로 이루어진 바위 봉우리들이 조금 선을 보인다.

지금까지 땀흘리며 고생한 것을 한방에 보상해준다.

조금 더 올라 선바위에 오르니 모두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수동고개 넘어 서리산, 축령산으로 이어지는 하늘금)

 

동쪽으로는 청우산, 남동쪽으로는 오늘 들머리인 수동고개와 원래 송년산행지로 잡아 볼까 고민했던 서리산과 축령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그 너머로 화야산 용문산으로 추측되는 산들이 산그리메가 되어 닥아온다.

 

 

(남쪽으로 이어지는 철마산과 천마산이 포함된 천마지맥)

 

고개를 조금 오른쪽으로 돌리면 남으로는 철마산과 천마산이 우리도 이곳에 있으니 봐 달라고 아우성이다.

 

다시 조금 오른쪽으로 돌리면 불암산과 수락산이 닥아오고 그 뒤로 북한산과 도봉산도 산그리메가 되어 멋을 뽐낸다.

서쪽으로는 죽엽산이, 북서쪽으로는 국사봉, 해룡산, 왕방산이 조망된다.

 

 

(북쪽으로 조망되는 풍경)

 

북으로는 정상 오른쪽 개주산 뒤로 운악산, 쳥계산, 명지산이 산그리메가 되어 펼쳐져있다.

명지산 오른쪽으로는 연인산, 매봉, 깃대봉, 대금산으로 추측되는 산들이 산줄기가 되어 장쾌하게 뻗어있다.

경기 북부의 대부분의 산들이 호위하듯 둘려쳐져 조망권내에 있는 듯 하다.

이 산들이 하늘금을 그리며 펼쳐내는 파노라마는 장관이다.

이 산의 서북쪽에는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자리잡고 있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장쾌한 조망에 취해 한참을 보낸다.

그리고 송년산행에서 눈덮힌 산야를 감상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떨려온다.

떨려오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정상을 향한다.

 

 

(주금산 정상)

 

정상은 지금까지 눈이 너무 호강해서인지 잡목으로 인해 찔금찔금 보이는 조망이 성에 차지 않는다.

정상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는 이내 바로 옆 헬기장으로 향한다.

시간이 일러 점심먹기는 이르지만 코펠과 버너를 꺼내 라면을 끓인다.

진돗개표 해물라면이다.

원래 해물라면에 특별히 마련한 해물들을 더하니 그야말로 일품요리이다.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일품 해물라면에 반야탕까지 더해지니 오늘도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하루가 된다.

 

(735봉 근처에서 지도 판독중인 회장님과 진도개대장,오사마대장은 길을 찾아 헤메고....)

 

 

이제 하산길을 답사해야 한다.

내려오는 길은 주금산 북사면으로 내려가다 가평베네스트 골프장쪽 상동리불기마을로 방향을 잡는다.

2~30여분 내려왔을까.

지도상에 표시된 735봉에서 불기마을로 향하는 등산로를 찾을 수 없다.

이리 저리 헤메이며 찾아도 찾을 수 없는 등산로를 포기하고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산악회를 따라 등산을 하면서도 집행부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어쩌다 실수로 알바를 하게 한다든지 하는 일에 더 서운해 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회장과 두 산행대장을 따라 나서니 그들이 산행지을 정하고, 답사를 하며 회원들이 즐겁게 산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큰 일인지 알 것 같다.

 

 

(하산로 결정을 위해 상의하고 있는 회장과 두 대장)

 

 

(협의는 계속되고....)

 

하긴 80년대 후반에 나도 직장산악회를 이끌면서 산행지를 정하고, 답사를 다니던 일이 주마등처럼 떠 오른다.

그 시절 승용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조선일보가 발행하는 월간 에 의존하거나 타 산악회를 따라 가보는 것이 전부이던 때다.

수원지역을 통털어도 몇 개 안되는 안내산악회를 찾아 답사를 다녔으니 고생이 무척 심했던 기억이 난다.

어째거나 산악회 집행부는 초보부터 고급에 이르는 회원들이 어우러져 오를 수 있는 산행지를 잡아 산행시간, 난이도, B코스 운영, 뒤풀이장소 물색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노고가 우리를 편하게 산행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 하루였다.

 

 

 

되돌아 오는 길 팔각정에서 아름다운 독바위를 감상한다.

30m쯤 되는 항아리를 업어 놓은 모습이어서 독바위라고 한단다.

정상아래 팔각정 근처까지 다시 내려와 다시 한번 지도를 펼치고 하산길을 잡는다.

코스는 비금계곡을 통해 수동국민관광지로 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내려오는 길은 원래 군사용 벙커를 만들 때 만들어진 임도인지 아니면 송전철탑을 세우느라 만들어진 임도를 다시 산으로 복구하느라 심어진 잣나무 터널을 따라 걷는다.

 

 

(낙엽덮힌 등산로)

 

낙엽까지 푹신하게 깔려있어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며 걷기 좋은 길이다.

그렇게 조금 더 내려오다 비금계곡의 합수점과 만난다.

비금계곡은 옛날 선비들이 산에 놀러왔다가 거문고를 감춰놓았다고 해서 비금계곡이라 불리운다.

갈수기임에도 물이 제법 많아 아름다움을 뽐낸다.

 

 

(비금계곡)

 

규모는 크지 않지만 폭포와 담과 소가 계속된다.

여름철 계곡산행으로도 괜찮을 듯 싶다.

1998년 기록적인 수해 때 계곡이 많이 망가졌다고 하는데 아직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걸 보니 옛날에는 선비들이 놀러와 거문고를 타며 놀기에 적당했을 법도 한 풍경이다.

그 비금계곡을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오케스트라 연주 삼아, 낙엽 밟는 소리를 테너 삼아 걷는다.

나의 삶에서 그녀()들과의 만남이야 말로 행복이다.

내 가슴에 새겨진 그녀()들의 흔적이야말로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다.

내 마지막 숨을 몰아 쉴 때까지 그녀()들과 함께하며 위로받고, 그리워하며 사랑하리라.

 

 

비금계곡 끝머리에 있는 식당에 송년산행후 갖을 뒤풀이예약과 이런 저런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내려오다 보니 날머리인 몽골문화촌과 만난다.

2000년 남양주시와 몽골 울란바토르시가 교류협력 차원에서 개관했다고 하는데 들려보지는 못하고 그 옆 몽골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향한다.

(?)으로 먹은 진돗개표 해물라면과 반야탕이 배에 가득하건만 몽골음식이라는 간판에 회가 동하여 저절로 발걸음이 향해진다.

그곳에서 양고기구이에 반야탕(般若湯: 범어에서 반야는 Prajna로 지혜라는 뜻을 가진다, 그래서 반야탕, 즉 술은 '지혜의 물'인 셈이다)을 한 잔 걸치며 산7000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짠다.

오로지 지혜롭게 힘을 발휘하는 반야탕의 힘을 빌려....

 

( 댓 글 )

 

  • 뭘로할까

    주금산 산행기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베테랑 산악인들이 길을 잃고 헤메다니요...
    초보들이야 오죽하리요만..잘 다듬어진 글로 반야탕을 곁들이지 않았어도 한껏 기분이 업되었답니다.
    2012.12.04 21:50

  • 효리

    알고보니 산악회 답사산행을 동행하신거군요. 산악회 간부들이 저렇게 고생하는줄 몰랐네요.
    산악회 우습게 볼게 아니구먼요. 넘 수고 많으셨네요. 항상 안산하시길...
    2012.12.05 19:58

  • 촌놈

    아주 즐겁게 보고 갑니다. 안산하세요. 2012.12.06 06:20

  • 목단

    절제된 언어들로 구성된 산행기 감명깊게 읽고 갑니다. 즐산안산하시구요. 2012.12.06 20:23

  • 후리지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잘보았네요. 건강하세요. 2012.12.06 20:56

  • 싸이

    비금계곡...여름날 아주 좋은 피서지일듯...비금산 풍경들을 즐감하고 갑니다. 2012.12.08 14:43

  • 달빛토끼

    미개척 답사여행은 더 힘들겠어요. 산악회 간부들의 노고를 새삼 감사해야 할것 같네요. 2012.12.09 16:27

  • 러브리숙

    산행의 흔적을 보면 산악회의 발전을 위한 묘책은 반야탕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산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되는데요. 2012.12.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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