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광교적설(光敎積雪)과의 연가(戀歌)

맨발나그네 2012. 12. 8. 07:05

 

광교산 콘서트 

1. 봄을 꿈꾸는 여인 광교와의 데이트 http://blog.daum.net/yooyh54/217

2. 봄을 꿈꾸는 여인 광교와의 데이트(2) http://blog.daum.net/yooyh54/218

3. 내마음속의 수채화~광교적설과의 만남 http://blog.daum.net/yooyh54/236

4. 조강지처 광교산과 나눈 운우지정 http://blog.daum.net/yooyh54/243

5. 광교산 가는 길 훔쳐 본 꽃들의 사랑  http://blog.daum.net/yooyh54/262

6. 아늑한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서 중국역사 속 미인을 생각하다  http://blog.daum.net/yooyh54/295

7. 맨발동행이 있어 즐거웠던 광교산과의 데이트   http://blog.daum.net/yooyh54/299

8. 역사속의 미인들과 함께 한 광교산과의 데이트 http://blog.daum.net/yooyh54/301

9.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서 팜므파탈을 꿈꾸다 http://blog.daum.net/yooyh54/309

10. 현처 광교산의 품에서 악처를 생각해 보다  http://blog.daum.net/yooyh54/314

11. 푸른나무맨발산악회원들과 맨발로 걸은 광교산 http://blog.daum.net/yooyh54/364

12. 푸른여신 조강지처 광교와 원없이 나눈 사랑 http://blog.daum.net/yooyh54/422

13. 조강지처 광교산의 또다른 매력  http://blog.daum.net/yooyh54/434

14. 조강지처 광교산과 나눈 40여년간의 사랑 http://blog.daum.net/yooyh54/449

 

광교산 콘서트(15) 

광교적설(光敎積雪)과의 연가(戀歌)

 

 산 행 지 : 광교산

산행일시 : 2012127

누 구 랑 : 나홀로

산행코스 : 반딧불이 화장실 - 형제봉 - 종루봉 - 토끼재 - 시루봉 - 노루재 - 상광교버스종점

사진은 ? : 본인

   

 

 

광교적설(光敎積雪)은 수원팔경중 제1경이다.

해서 겨울이 오고 눈이오면 난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변한 조강지처 광교와의 데이트를 못해 안달이 나곤 한다.

그래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후에 짬을 내어 광교산의 품에 안겨 보고자 길을 떠난다.

오늘도 한산행려(寒山行旅 : 차가운 산길을 여행하는 나그네)가 되어 나홀로 걷는다.

이해인은 그의 시 겨울 길을 간다에서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중략)

겨울 숲길을 간다.’

라고 노래했다.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의 환희가 있는 것도 아니요,

태양 내리쬐는 여름의 푸르름의 정열이 있는 것도 아니요,

현란한 단풍으로 치장하고 맵시를 뽐내는 가을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겨울산에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기에 그녀()들의 품에 안기길 주저하지 않는다.

거기에다 순백으로 변한 겨울산을 한산행려(寒山行旅)가 되어서 걸을 수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진다.

 

 

 

눈 덮힌 겨울산, 그중에서도 내가 종교이자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을 홀로 걷는다.

세속에 찌든 심신을 정화하고 외로움을 털어내기엔 오늘같이 눈덮인 산길을 걷는게 제격이다.

날씨가 차겁고 평일이어서 그런지 광교산이 한산하다.

난 북적이는 광교산보다 한산한게 좋다.

한산한 광교산의 차거운 유혹이 매혹적이다.

순백의 유혹이 고혹적이다.

그 유혹에 못이기는 척 빠져든다.

아마도 인적드문 산길을 혼자 걷고 있는 한산행려(寒山行旅)가 안 되 보였던지 까마귀 한 마리 닥아와 친구하잔다.

 

 

 

 

 

그렇게 걷다보니 형제봉이다.

 형제봉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며 조강지처 광교산과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날씨가 흐려있어 주변 조망이 좋진 않지만 소복히 눈을 이고 있는 광교산 정상의 소나무가 앙징맞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

비로봉을 거치고 토끼재를 지나 시루봉으로 향한다.

 

 

 

광교산의 겨울을 맛보려면 꼭 시루봉을 올라야 한다.

형제봉의 높이가 448m, 시루봉의 높이가 582m이니 대략 130m 차이가 나는데도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겨울산의 백미인 상고대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이 시루봉 주변이다.

오늘도 눈이 온지 이틀 뒤이기에 만개한 설화를 많이 볼 수 없었지만 상고대만은 제법 만개하여 홀로 걷고 있는 나그네에게 위안을 준다.

천천히 걸으며 상고대를 즐긴다.

 

 

 

 

삭막한 겨울산을 바꿔주는 것이 바로 눈꽃이다.

눈꽃에도 종류가 있으니 설화(雪花,눈꽃), 상고대(서리꽃), 빙화(氷花,얼음꽃)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눈꽃은 설화(雪花)이다.

말 그대로 눈이 나무나 풀 위에 쌓인 것을 말한다.

 

 

 

 

서리꽃인 상고대는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수분을 많이 함유한 과냉각 상태의 공기가 나무나, 나뭇잎등의 매질에 닿으면서 결빙한 상태라고 한다.

누구는 순수 우리말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霜固로서 서리가 나무에 얼어붙은 지대를 말한다고 한다.

얼음꽃인 빙화(氷花)는 설화나 상고대가 녹아 흐르다가 기온이 급강하하게되면 투명하게 얼어 붙은 상태를 말한다.

어느 꽃이 되었든 겨울산에 매력적인 세가지 꽃이 피기에 기분좋게 산의 품에 안기게된다.

 

 

 

시루봉을 지나 다시 길을 떠난다.

순백의 드레스를 차려입은 나의 영원한 애인인 광교의 품에 안겨 홀로 걷는다.

 

 

 

 

산길옆 쉼터들도 눈을 한 웅큼씩 이고는 쉬고 있다.

그 길을 한산행려(寒山行旅)가 되어 홀로 걷다 보니 어느듯 날머리인 상광교버스정류장이다.

그렇게 놀멍 쉬멍 걸으멍 광교산과의 연애를 마친다.

 

( 댓 글 )

  • 싸이

    눈덮힌 광교산을 조강지처를 품은듯 따스한 한때를 즐기셨군요. 외도할 때보다 참 좋았나요?
    호젓한 눈길속에 은밀한 정담을 나누신듯...보입니다.
    2012.12.08 14:37

  • 소희

    아름다운 설경과 재미잇는 글 넘 잘보고 갑니다. 눈길 조심하세요. 2012.12.09 08:21

  • 달파란마을

    눈쌓인 광교산 산길은 아주 호젓하군요. 제법 상고대도 즐길수 있고, 푹푹 빠지는 눈길도 즐길수 있고...
    설산산행 즐감하고 갑니다.
    2012.12.09 09:01

  • 달빛토끼

    올해는 눈이 풍성할것 같아요. 그리고 추울것도 같구요. 삼화가 만발한 광교산...불쌍한 광교산..질투한번 내놓고 못해본 못난산.. 나그네님 부디 올겨울에는 조강지처 매일 품어주세요... 2012.12.09 16:23

  • 환상소미

    조강지처인 광교산과 연애를 마친다..그럼 버리심...아니되옵니다. 조강지처인데요..끝까지 가셔요. 2012.12.09 19:51

  • 러브리숙

    놀멍 쉬멍 걸으멍 연애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눈은 내려 쌓이고... 산길을 둘이서 손잡고 마냥 걸으면,.....
    광교산 후미진 숲길에서 포옹도 하고..입술도 맞추고..조강지처와 같이 걸으면 신혼처럼 달콤할거외다.
    2012.12.10 21:40

  • 아스라히

    눈쌓인 광교산 설경을 눈이 시리도록 잘보고 갑니다. 고생하셨네요. 항상 안산하시길.. 2012.12.1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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