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그녀 광교산이 페미니스트였다면....

맨발나그네 2012. 12. 22. 18:37

 

(미인시리즈1) 미(美)에 대한 정의와 현대 세계의 10대 미인과 현대 한국의 시대별 미인 ( http://blog.daum.net/yooyh54/291 )

 (미인시리즈2) 중국의 10대 미인과 미인의 조건 ( http://blog.daum.net/yooyh54/295  )

(미인시리즈3)역사속의 한국 미인들 ( http://blog.daum.net/yooyh54/301  )

(미인시리즈4) 팜므파탈 ( http://blog.daum.net/yooyh54/309  )

(미인시리즈5) 조강지처 ( http://blog.daum.net/yooyh54/243 )

(미인시리즈6) 현처와 악처 ( http://blog.daum.net/yooyh54/314)

 

 

(미인시리즈7)

그녀 광교산이 페미니스트였다면....

 

● 산 행 지 : 광교산 시루봉

● 산행일시 : 2012년 12월 22일 (토)

● 누 구 랑  : 나홀로

● 산행코스 : 상광교버스터미널-노루목-시루봉-토끼재-상광교버스터미널

 

오늘도 종교이자 조강지처라고 우기는 광교산을 찾는다.

상광교버스종점를 들머리로 광교산 시루봉을 향해 걷는다.

홀로 하얗게 채색된 광교산이 내준 품에 안겨 걸으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머리 속을 채운다.

 

 

(노루목에서 시루봉 오르는 길)

 

 광교산에게 나는 어떤 의미일까?

서울신문 2009713일자 28면에 김병철기자가 쓴 수원 광교산에 의하면 북한산은 175/의 탐방객이 찾는데 비해 광교산은 그보다 3.4배가 많은 591/이 찾는 산이라 한다.

주말에는 하루 5만여명이 찾는 산이라 한다.

그 누가 자신을 품고자 찾으면 싫다 소리 한번 안하고 모두를 받아주는 광교산이다.

그 많은 사람 중의 하나가 나일 것이다.

 

 

(광교산을 걷고 있는 사람들)

 

 그럼 나에게 광교산은 어떤 의미일까?

난 항상 광교산은 나의 조강지처이자 종교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간 날때마다 그녀의 품을 찾고 그녀가 내준 품을 따라 걷다 오곤 하길 40여년이니 제법 오랜시간 그녀와 함께했다.

하지만 산에 관한한 난봉꾼이라 지칭하는 내가 그녀 광교산을 찾을 때마다 말없이 받아 준 그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약 그녀 광교산이 페미니스트였다면 가당키나 한 일이겠나.

페미니스트들에겐 아마도 나처럼 많은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는 남자는 처단 대상일 것이다.

 

 

(나의 종교인 광교)

 

 인류가 수렵채취생활을 할 때는 아마도 여성중심시대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성은 기껏해야 수렵을 했을텐데 날이면 날마다 사냥에 성공했을 리가 없을테고, 그나마 여성들은 곡식이나 과일을 채취해서 가족을 부양했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수렵채취시대가 지나 농경사회로 진입하면서 다시 남성중심시대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 이유를 남성이 부의 축적에 의한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라고 설명한다.

 

 

(나의 조강지처인 광교산)

 

 그 남성중심사회가 오랬동안 우리 인류를 지배해 왔다.

심지어 결혼제도까지도 남성들에 의한 작품이라한다.

남성들이야 그럴리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결혼제도가 없어 여성을 찾이하기 위해 남성들끼리 치고 받고 싸워야 하고, 매일밤 여자들을 찾아 다녀야 한다면 얼마나 고달프겠는가.

설령 남성들이 치고 받고 싸워서 이겼다 한들, 밤새 헤메이다 맘에 드는 여성을 찾아다 한들 상대 여성이 안된다고 하면 대책이 없으니 결혼제도로 묶어두어 안정적으로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제도가 바로 결혼제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게 된 것이다.

종의 기원을 쓴 영국의 동물/진화론자 다윈은 처음에는 적응을 잘하게 태어나면 생존하고 그렇지않으면 도태된다는 자연선택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2년후 다른 책 인류의 기원과 성 선택에서 자연선택설의 모순을 발견하고 성선택설로 바꾼다.

한마디로 암컷이 수컷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장끼를 비롯한 많은 수컷들이 눈에 잘 띄어 다른 동물들에게 잡아 먹힐 위험을 안고도 화려한 색상을 내는 것은 그많큼 좋은 먹이를 구해 많이 먹어 색이 더욱 화려해졌다는 것을 증명하여 암컷과 그 암컷과의 사랑에 의해 만들어진 새끼를 잘 부양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도 잠자리의 주도권이 여성에게 있기에 그 여성을 한명이라도 확실하게 내 품에 잡아두고 싶어 시작한 제도가 결혼제도라는 거란다.

 

 

 

  어째거나 수렵채취시대의 여성중심사회가 농경사회로 넘어가면서 남성중심사회가 되었다가 다시 여성중심사회로 넘어가는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그의 저서 1의 성에서

"여성들이 인류의 이익과 선을 위해 순수하게 힘을 모을 수 있게 되는 날, 그 힘은 인류 역사상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크기가 될 것이다."(본문 첫 페이지)

라고 말한다.

헬렌 피셔는 지금까지의 사회에서는 남성 나름대로의 장점이 유리한 사회였지만, 지금부터의 사회는 여성의 장점이 유리한 사회가 펼쳐질 것이라 한다.

가령 남성의 뇌구조가 한번에 한가지 일밖에 처리 못하는 계단식 사고인데 반해 여성은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소화하는데 유리한 거미집 사고를 가졌다고 한다.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남성은 지위를 지향하는 반면에 여성은 인간관계를 중시한다고 한다.

언어 능력에서도 남성에 비해 뛰어나다고 한다.

또한 타인의 마음을 읽는데 뛰어난 면을 보이는데 이러한 온유하고 치유적인 여성의 감수성은 뇌구조의 특징과 아울러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 때문이라 한다.

 

 

 

 헬렌 피셔가 1의 성에서 주장했대서가 아니라 작금의 세대는 여성중심세대가 분명하다.

서양에 비해 조금 더디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여성중심사회로 변하고 있다.

곳곳에 여풍(女風)이 넘쳐난다.

우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여성중심으로 재편된지 오래여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에서는 남교사 할당제를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사법시험 합격자도 이미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졌다.

심지어 사관학교에세 입학과 졸업에 수석을 찾이하는 여학생 생도가 그 수를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자녀를 갖는 일에도 남성이 필요없는 세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뭐 아직이야 일반화된 것은 아니지만 정자와 난자를 인터넷을 통해 사고 파는 시대인 것이다.

유명 방송인인 허모씨는 비혼(非婚)인 상태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시험관 아기를 출산해 사회적 화두를 만들기도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라는 응답이 너댓명에 한명(22.4%)라 한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물음엔 무려 33.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다.

겉으로 들어나지 않아서 그렇지 가정에서의 주도권도 이제 아버지에서 어머니로 옮겨진지 오래전이다.

 

 

 

 상고대로 화려하게 치장한 광교산 숲길을 걸으며 생각이 꼬리를 문다.

며칠전 대한민국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신라시대 선덕, 진덕, 진성 여왕에 이은 천여년만에 여성통치자가 출현한 것이다.

고려와 조선에서도 왕의 나이가 어리거나 뭔가 특별한 이유로 왕 노릇을 할 수 없을 때는 왕실의 웃어른인 대비가 수렴청전을 한 경우도 여러번 있어왔다.

주몽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했으며, 비류와 온조 두 아들과 함께 백제를 건국한 소서노도 걸출한 여성지도자였을 것이다.

물론 골품제도의 산물에 의해 여왕이 된 신라시대의 여왕이나 어쩔 수 없는 환경과 당쟁의 유산으로 수렴청전을 한 고려나 조선의 대비들과 국민의 선택에 의한 박근혜 대통령당선인과 비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동양은 물론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선거에 의한 여성지도자가 그리 많은 수가 아니라 한다.

 

 

 

 

 어렵게 정권을 잡은 그녀가 이른바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이념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가진자와 없는자의 양극화의 갈등 등 첩첩히 쌓인 과제들을 본인이 선거운동기간동안 누누이 밝혀 온 어머니의 마음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여풍은 일시적인 바람이 아니라 필연적인 방향이니 막아질리 없다.

상고대가 멋들어지게 핀 광교산을 걸으며 어제 늦게까지 반야탕의 세계에 빠져 뇌가 엉클어져서인지 아니면 이 산 저 산을 헤메이다 어쩌다 들린 조강지처 광교산에 미안해서인지 오늘은 중언부언한다.

'남성들이여! 이제 가장의 자리를 부인이나 딸에게 넘기고 잠시 쉬어가시구료'라고....

 

( 댓 글 )

  • 뱅뱅이

    광교산 산행기가 아니라 여인 찬미가를 부르시네요. ㅎㅎㅎ.박당선자가 되시니까 갑자기 여성숭배자가 되심?
    나그네님의 글을 읽으니 넘 재미가 쏠쏠합니다. 즐겁게 읽고 갑니다.
    2012.12.23 09:54

  • 싸이

    광교산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즐기는줄 몰랐네요. 그중에서도 나그네님이 으뜸 숭배자..
    눈내린 광교산 산행기 감상 잘하고 갑니다.
    2012.12.23 15:42

  • 달빛토끼

    설국에 들어온듯 하네요. 설경에 취해 세상사 다잊고 거기서 위안을 찾아 한주일을 힘차게 살아야 겠지요.
    산에서는 더러운 이야기는 금물이지요.
    2012.12.25 16:42

  • 러브리숙

    산이 종교요. 조강지처인 광교산의 신랑 나그네님!! 산행기 잘보네요. 시간간느줄 모르고 읽네요. 즐감합니다. 2012.12.26 20:18

  • 장고

    상고대 아름다운 광교산이 그립습니다. 넘 이쁘고 눈에 아롱거리네요. 2012.12.27 05:55

  • 아스라히

    나그네님이 반야탕에 정신이 혼미해지셨나봐요. 가장자리를 다 물리려 하시다니....
    아예 조강지처 광교에 살림을 차리시려나..너무 재미있는 산행기 읽으며 한날의 피로를 풀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2012.12.2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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