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매력 만점의 예봉산과의 운우지정

맨발나그네 2014. 3. 4. 17:24

 

매력 만점의 예봉산과의 운우지정

 

● 산 행 지 : 남양주시 예봉산( 683m)

● 산행일시 : 2014년 3월 2일 (日)

● 누 구 랑 : 금호산악회

● 산행코스 : 팔당역>갈림길>정상>율리고개>갈림길>팔당역

● 사진은 ? : 본인, 이길선님

 

 

▲  예봉산 정상에서의 일행들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상대는 예봉산이다. 예봉산은 남양주시 와부읍과 조안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1980년 양주군에서 분리되었다가 1995년 시군 통합에 따라 남양주시가 되었는데, 한북정맥의 남단에 위치하며 동·서·북쪽은 남서방향으로 산줄기가 뻗어 있고, 남쪽은 넓은 평야가 전개되어 있다. 남양주는 총면적의 70%가 산림으로 되어 있어 서부에는 불암산(佛巖山·507m)·수락산(水落山·638m) 등의 줄기가 남쪽으로 뻗어 망우리고개를 지나고, 북부에는 소리봉(534m)·주금산(鑄錦山·814m)·상산(霜山·825m)·축령산(祝靈山·879m), 남부에는 예봉산(禮峰山·683m)·운길산(雲吉山·610m)·문안산(文案山·536m), 중앙에는 천마산(天摩山·812m)·백봉(白峰, 590m) 등이 솟아 있다. 역사적으로 남양주가 배출한 걸출한 비운의 천재가 있으니 다산 정약용이다. 예봉산 동쪽 끝자락에 생가를 둔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등 실학사상이 담긴 저서와 유교 경전에 대한 해석과 설명을 한 책 등 500여권을 남겼으며, 거중기 등을 고안하여 수원의 화성 성곽을 쌓는데 쓰이게 하였으며, 화성의 설계, 종두법의 연구와 실험을 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이다. 그러나 무려 18년간이나 유배생활을 하였다하니 애석한 일이다. 유배에서 풀려나 이곳 조안면에 여유당(與猶堂)을 짓고 말년을 학문연구와 저술 활동을 마무리 하였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오성과 한음 이야기로 유명하며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 가서 원군을 불러왔고, 조선 역사상 최연소로 홍문관대제학에 오른 한음 이덕형도 이곳 조안면이 고향이란다.

 

 

▲  들머리인 팔당역

 

▲  팔당역에서 산행 준비중인 일행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예봉산의 높이는 683.2m로, 능선길로 1.5km 정도 떨어져 적갑산과 마주보고 이어져 있다. 인근 주민들은 사랑산이라고 불러왔고, 옛 문헌에는 예빈산(禮賓山), 예봉산(禮蜂山)으로 기록되어 있던 것이 조선총독부 《조선지지자료》에 예봉산(禮峯山)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일제강점기에 오늘의 이름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조선시대 경기 동부, 강원 중북부 관리들이 한양을 드나들 때 마지막으로 삼각산이 보이는 이곳을 지나며 임금에게 예(禮)를 갖추던 곳이어서 예봉산(禮峯山)이라 유래했다는 설이다.

 

 

   

▲  벌써 금호전기를 퇴사한 것이 벌써 24년전이다. 그시절 상사로 모시던 대선배님들과

  

 오늘의 들머리는 팔당역이다. 일요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예봉산을 찾거나 다산길을 걷고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위해 찾고 있어 꽤나 북적인다. 팔당역 주차장에 타고 간 승합차를 파킹하고 서울에서 전철로 직접 오는 일행과 만나 길을 나선다. 오늘은 제법 봄날씨답게 화창하기에 맨발이 되어 본다. 올해들어 처음 시도해보는 맨발이다. 팔당역을 끼고 왼쪽으로 가면 굴다리가 나오고 팔당역에서 1.1km 지점에서 예봉산에 오르는 양갈래 길을 만난다. 어느쪽을 선택하건 비슷하지만 일행은 왼쪽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한다. 처음 20여분은 완만하다. 그러나 능선길에 접어들면서 된비얄이다. 산이란 오르 내림이 있어야 하는데 예봉산은 오르지 오르는 일에 충실하여야 정상을 볼 수 있는 산이다. 그래도 오르는 길 몇군데 전망대가 있어 뻐근한 다리를 쉴 수 있다. 한강 너머로 검단산이 코 앞으로 닥아오고 팔당대교와 하남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렇게 한 참을 쉰 후 힘들여 오르니 정상이다.

 

 

▲  예봉산 표지석 뒤로 두마리의 용이 꿈틀대며 몸을 섞는 두물머리 풍광

 

▲  한강 너머로 검단산이 손에 잡힐듯 하다

 

▲  하남시와 남양주시는 물론 저멀리 북한산과 도봉산도 미세먼지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다

 

▲  북한강 건너 양평 일원의 산들

 

▲  북쪽으로 펼쳐진 여러 산들의 모습

 

 

  예봉산 정상의 조망은 끝내준다. 마침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도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지 농도가 덜하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니 서쪽으로 멀리 북한산, 도봉산, 북동쪽으로는 불암산과 수락산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천마산, 축령산 등등이 첩첩산중을 이룬다. 북동쪽 계곡 바로 건너에는 운길산이 펼쳐져 있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삼면을 휘돌고 있으니 동쪽으로 펼쳐지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큰 물이 만나 몸을 섞는 두물머리와 양평 일원의 산들은 보고 또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풍광이다. 금강산에서 첫물이 솟아 철원, 화천, 춘천, 가평을 돌고 돌아 내려왔을 북한강과 삼척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영월, 단양, 제천, 충주를 휘돌아 내려왔을 남한강이 만나 한몸이 되는 장면을 이보다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정말 가슴이 탁트이는 경관이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굽이쳐 흐르고 있는 한강 너머 검단산이 있고 조금 더 눈을 돌리면 저 멀리 남산타워까지 조망되고 있는 모습이다. 정상 주변에는 옛 성터 같은 돌무더기가 많이 있다. 허물어진 성곽터같은 돌무더기는 백제가 한성을 도읍으로 삼고 삼국이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고달팠던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  시간가는 줄 모르고 풍광에 빠져있는 일행들

 

  체력정도가 제각각인 팀이여서 후미를 한참동안이나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다. 봄바람은 가슴을 적셔오고 원래 조망이 훌륭하여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렇게 후미가 도착하고 간단히 간식을 먹은후 예봉산 동릉을 따라 500여m 내려오면 벚나무쉼터이다. 그대로 직직하면 율리봉이다. 체력적으로 감당히 된다면 좀 더 가깝게 두물머리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오른쪽으로 꺽어 계곡길을 따라 팔당2리 마을회관으로 향한다. 물이 많지는 않지만 졸졸 흐르는 계곡물은 봄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산길 대부분은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져 있어 올해들어 첫 번째 맨발로 품에 안긴 맨발나그네에게 맨발 워밍업으로는 제격이다.

 

 

▲  예봉정에서 붕어찜과 잡고기 매운탕으로 뒤풀이

 

▲  아! 아사세갱하희 (我捨世更何希) 

 

▲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매력적인 예봉산과의 운우지정을 마치고 날머리인 팔당역 근처에서 일행중 한사람의 고향친구와 그 친구들을 만나 합석을 하게되니 오늘도 즐거운 산행 후 즐거운 먹거리로 하루를 보낸다. 메뉴인 붕어찜에 잡고기 매운탕이 오르고 소주잔이 오고가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오늘도 맨발의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경허스님의 시구 아사세갱하희 (我捨世更何希 : 내가 티끌세상을 버렸거니 다시 무엇을 바라랴)를 실천한 하루였다. 나에게 산이 있음은 행복이다.

 

( 댓 글 )

 

엘도라도 14.03.05. 18:11
흐이구....
예봉산 적갑산 비오는날 고생을 많이 혀서리 ㅎㅎㅎㅎ
노장들의 투혼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브레드 14.03.06. 15:58
ㅇ와!~ 날 좋은날 오르셨네요.
한 번더 적갑산으로 해서 운길산역 그리고 능내역 쉘브르 카폐 팔당역 까지 걷죠? ㅋㅋㅎ~

 

김영희(고31) 14.03.06. 09:35
벌써 맨발로, 오늘아침 야외 운동시설 손시렵던데요...백만불의 멋진미소 오늘도 행복하세요^^

 

따스한마음(회장) 14.03.05. 22:42
지칠줄 모르는 나그네님의 인기는 끝이없네요
산행후 붕어찜 고거이 침이넘어갑니다요
즐감하고 갑니다 ㅎㅎㅎ

 

이윤승 14.03.05. 18:37
확실한 기술자이십니다.
이길선 14.03.05. 22:30
마죠요^^^^

 

이길선 14.03.05. 22:30
문학가로 나가셨으면 지금은 대박이 나셨을 듯..^^^^*

 

 

김병학 14.03.05. 18:09
좋아요
산을 오르는 계절 봄
아름다운 산 행복한 계절이다

 

 

대청봉 14.03.05. 06:58
또 한해의 맨발여정이 시작됬구먼~
이쁜 아낙들과 호탕한 산벗들과 함께 신나는 한해 잘 보내시게나!
좋은산과 즐거운아낙과 맛있는곡주와... 캬~~~ 조오타!

 

  • 연아

    예봉산 전망이 끝내주네요. 아세사갱항희..그큰뜻은 잘 모르지만 아주 즐감하고 갑니다. 2014.03.04 19:41

  • 문희

    즐거운산행..즐거운하루..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게 아닌것 같아요. 2014.03.05 12:44

  • 미소녀

    아무데서나 운우지정을 나누시느라 부끄러울 사이도 없으시겠어요. 덕분에 좋은 구경 많이하고 갑니다. 2014.03.05 13:00

  • 조랑말

    나그네님의 산행기를 읽으면 문화유산 답사기가 되고 역사 해설기가 되고...아주 유익한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2014.03.05 16:53

  • 감치미

    남한강을 바라보는 풍광이 참 좋을듯하네요. 2014.03.06 11:18

  • 미스리

    산행후 뒷풀이가 제일 좋지요. ㅎㅎㅎ 2014.03.06 15:20

  • 소영

    다산이 둥지를 틀고 글을 쓴곳이군요. 즐감했네요. 2014.03.07 14:24

  • 티파니

    잘보고 가네요. 즐거웠습니다. 2014.03.08 06:13

  • 산아줌마

    전망은 아주 빼어나군요. 좋아요. 2014.03.08 15:14

  • 스노맨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항상 즐산안산하세요.. 2014.03.09 08:16

  • 해말금이

    심도있는 산행기...즐감합니다. 동행했으면 싶네요. 2014.03.09 20:14

  • 갑을이

    멋진 산행기 즐감합니다. ㅉㅉㅉ. 2014.03.10 05:12

  • 감치미

    만남과 헤어짐은 인생여정...산행으로 만남은 더욱 정이 들것 같아요. 2014.03.11 11:17

  • 훈남

    산행은 우리네 인생역전과도 일맥상통... 2014.03.13 13:10

  • 연정이

    저산 전망이 끝내주죠. 2014.03.15 05:28

  • 동순이

    잘보고 즐깁니다. 2014.03.15 05:38

  • 이루미

    문화유산 답사기처럼 즐기게 되네요. 2014.03.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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