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들의 정원 마분봉~악휘봉
● 산 행 지 : 충북 괴산 마분봉(776m)~악휘봉(845m)
● 산행일시 : 2014년 3월 23일 (日)
● 누 구 랑 : 산7000 산악회
● 산행코스 : 은티마을>마분봉>은티재>악휘봉>822봉>큰삼거리>입석마을
● 사진은 ? : 소리새, 송수복대장, 따스한마음, 노루귀, 쌩쥐
▲ 마분봉~악휘봉 산행 개념도
▲ 악휘봉에서의 회원들
충북 괴산은 백두대간이 남으로 뻗어가며 풀어놓은 산들이 30여개가 감싸 안은 형국이며 산이 높으니 당연히 골이 깊고 물이 많아 심산구곡이 일품인 고장이다. 전국의 40여개 구곡 가운데 20여개가 충북에 있고 그 중 7개가 괴산에 있어 예로부터 괴산은 산과 계곡이 신선들의 정원이라 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곳 괴산에 위치한 악휘봉과의 운우지정을 위해 떠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의하면 악휘봉은 정상부근이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 고사목으로 이루어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고 하니 큰 기대를 가지고 따라 나선다.
▲ 은티재를 지나 악휘봉으로~~~, 뒤로 보이는 뾰족 봉우리가 지나온 마분봉
▲ 은티재를 지나 악휘봉으로~~~, 1시 방향 높은 봉우리가 악휘봉
그제가 춘분이니 때는 바야흐로 봄이다. 지난 겨울을 이겨낸 버들가지에는 물이 오르고 양지바른 곳에는 진달래꽃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봄이 오고있다. 맑은 햇빛과 살랑이는 봄바람을 타고 나무에는 새싹이 숨쉬는 소리가 머얼리까지 들리는 듯 싶다.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세차게 고동을 울린다. 새순이 솟으며 내는 향긋한 내음이 사람들의 코를 스치고 지나가니 봄이 내미는 사랑의 고백이다. 미세먼지인지 황사인지 때문에 시야가 흐릿한 것이 흠이긴 하지만 봄나들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봄이되면 사춘기 소년처럼 나에게도 사랑의 열병이 닥아온다. 첫사랑의 설렘만큼이야 하겠냐만은 새로운 봄이되어 새로운 연인(山)과의 운우지정은 항상 애틋하고 애절하다. 봄바람은 살며시 다가와 귓가에 향기로운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화사한 봄볓은 연두빛 사랑이 되어 따스하게 마음을 적셔온다. 따듯하고 포근하고 아릿한 이 봄에 마분봉에서 악휘봉으로 이어지는 두 여인(山) 과의 운우지정은 그리움이고 환희이다.
▲ 은티마을 유래비
중부내륙고속도로 덕으로 수원을 출발한지 2시간여만에 도착한 곳은 오늘의 들머리인 은티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기풍있는 노송들이 사열하듯이 즐비하게 서있고 은티마을유래비와 함께 장승 두기가 서있다. 내용을 살펴보니 마을의 유래와 풍수지리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으니 은티는 女宮穴에 자리하고 있어 男根을 상징하는 물체를 세워야 마을이 번창하고 주민들이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하여 동구 송림 안에 男根石을 세워놓고 매년 음력 정월초 이튿날을 정제일로 마을의 평안과 동민 가족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燒祭를 올리며 祭가 끝나면 한 자리에 모여 음복하고 제물을 나눠 먹는 동 고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 그 이름도 멋있는 마법의 성
▲ 이번 산행에서 계속되는 밧줄구간
▲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밧줄구간
▲ 가끔은 문제가 있는 밧줄이 있어 체크를 하고 있는 산행대장인 송대장
▲ 산행대장인 송대장이 자기가 타고왔다고 우겨 한참을 웃게 만든 UFO바위
▲ UFO바위 앞에서
이른 봄이긴 한데 제법 날씨가 따듯하다. 집에서 나올 때 한기 때문에 옷을 두껍게 입고 온 회원들이 하나 둘 옷을 벗어 배낭에 챙기며 한참을 오르니 692봉이고 이곳을 지나면 절로 감탄사가 나는 암릉길이 이어진다. 누군가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 마법의성이란다. 자연성능이 꽤 길게 펼쳐져 있어 발걸음은 느려지고 곳곳에 밧줄로 이어진 오르 내림이 있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그렇게 한참을 밧줄과 씨름을 하며 앞으로 가다보면 이번에는 마분봉의 명물 UFO바위를 만나 한참을 머물게 한다. 최근에 끝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패러디하여 천송이와 도민준이 되어 한참을 웃고 즐긴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서 도착한 마분봉이다.
▲ 밧줄~~
▲ 또 밧줄~~~
▲ 또 또 밧줄~~
▲ 또 또 또 밧줄~~~
▲ 그렇게 밧줄과 씨름하며 오른 마분봉 정상
▲ 악휘봉 못미쳐에서 만난 선바위, 다른 이름으로 촛대바위, 입석바위, X대바위 로 불리기도 한단다
마분봉은 봉우리가 뾰족해 말똥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산이름이 그래서 그런지 정상 부근에 놓여있는 암석덩어리들이 꼭 말똥을 닮은 듯하다.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악휘봉을 향한다. 힘들어 하는 일부 회원들은 은태재에서 날머리인 입석마을로 향한다. 나도 약간의 고민을 하였으나 악휘봉으로 향한다. 길을 가다 만나는 선바위의 아름다운 자태는 악휘봉의 명물로 자리매김하여도 손색이 없다. 산아래 마을이름인 입석마을도 이 바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 악휘봉 정상에서의 맨발나그네
▲ 함께 마분봉~악휘봉을 걸은 수원문화원산악회 회장님과
▲ 신선들의 정원 풍경
▲ 신선들의 정원에 들려 잠시 일일선(一日仙) 흉내를 내고 있는 맨발나그네
선바위를 거쳐 5분여 오르니 악휘봉 정상이다. 넓은 암반으로 이루진 악휘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일망무제이다. 미세먼지로 시야가 그리 좋지는 못하지만 감탄을 금치 못 할 조망이다. 북에서 동으로 저 멀리 월악영봉에서부터 신선봉, 조령산, 주흘산이 펼쳐지고, 동으로는 구왕봉, 희양산이, 서쪽으로는 덕가산, 칠보산, 군자산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닥아온다. 정상 부근은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 전시장이다. 어디에다 눈을 주어도 바로 동양화 한 폭이 되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바위면 바위, 소나무면 소나무 모두가 빼어난 아름다움이다. 마분봉~악휘봉이 있는 괴산은 자주 신선들의 정원이라 칭하여 지던 곳이다. 내 자주 신선타령을 해왔지만, 오늘 만난 마분봉~악휘봉의 풍광이 선계(仙界)이니 그곳을 거닌 나는 일일선(一日仙)이 안될래야 안 될 수 없는 운명이다. 마분봉~악휘봉에서의 일일선은 내 일일선 생활중 가장 멋지고 화려한 일일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 악휘봉의 대슬램
▲ 악휘봉의 대슬램
▲ 대슬램을 오르는 맨발나그네
▲ 대슬램을 오른후 앉아 쉬며 가슴에 담은 풍광
이제 시간도 제법되고 하였으니 계속 신선놀음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하산을 하여야 한다. 하산길 악휘봉 대슬랩은 일행을 힘들게도 하였지만 재미도 선사한 구간이다. 대슬램의 아슬아슬함을 즐긴후 다시 한참을 신선놀음에 빠진다. 그리고 날머리인 입석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 봄이 해주는 애무에 취한 맨발나그네
아직 잔설이 남아있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봄의 교향악을 속삭이듯 읊고 있는 계곡물과 만난다. 아직 꽃소식은 좀 이른듯하나 봄은 봄이다. 계곡 개울가 버드나무는 불어 터질 듯한 망울을 주체 못하건만 개울에 발을 담그니 폐부까지 차가움이 느껴지는 이른 봄이다. 한겨울 내내 봄을 꿈꾸어 왔건만 성큼 닥아 온 봄은 아주 짧게 우리 곁에 머물다 여름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고 사라질 것이다. 그래 봄과 같이 있는 동안 봄을 만끽하련다. 새 생명 잉태하는 봄을 맘껏 사랑하련다. 봄이 해주는 애무에 맘껏 취하고 봄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사랑을 나눠주련다. 이 봄이 내 생애 최고로 찬란한 봄이 되도록....
( 댓 글 )
닭도리탕을 냄비째 들고 흡입하던 손은 누구거요? ㅋㅋ
감사합니다.
밧줄이 정말 많네요
감사합니다.
고향산이라서 아주 반갑습니다. 즐감합니다. 2014.03.26 12:27
맨발로 악휘봉을 오르셧네요. 끝내주는 산행기입니다. 2014.03.27 15:01
유에프바위 멋지네요. 제가 보기엔 사자바위.... 2014.03.27 17:42
험한 산을 맨발로 오르시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등산화 신고도 발아픈데.. 2014.03.28 13:12
은티마을로 지나가셨네요. 느티나무도 멋진게 있는데... 2014.03.28 20:27
충북산이네요. 방가방가.. 2014.03.29 05:53
맨발의 청춘...맨발로 쓴 산행기...산행기가 다 산행기가 아니듯 산과 맨살로 교감한 진짜 산행기.. 2014.03.30 07:03
함 가보고 싶어요. 산행기를 읽으니... 2014.04.01 16:11
멋진 산행기...따라나서고 싶네요. 2014.04.02 13:00
잘보고 즐깁니다. 2014.04.04 12:35
'맨발나그네 > 맨발걷기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와 진달래 군락이 어우러진 혈구산과의 만남 (0) | 2014.04.13 |
---|---|
비경에 달콤하고 황홀했던 금오도 비렁길과의 만남 (0) | 2014.03.31 |
이틀에 걸쳐 사랑을 나눈 조강지처 광교산 (0) | 2014.03.17 |
매력 만점의 예봉산과의 운우지정 (0) | 2014.03.04 |
신선봉에서 신선들의 만찬 (0) | 2013.10.29 |
누구나 읽고나면 필히 더욱 가고푼 충동을 느끼게하는 산행기 입니다
나그네님과 함께하는 산행은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7년전에는 저런 바윗길을 갔었는지 기억도 희미합니다.
악휘봉을 지나 마지막 바윗길에 누구는 배낭도 벗어 던지고
"밀어라! 끌어 당겨라!" 외치며 오르고, 누구는 다리가 후들거려
바들바들 떨며 오르던 그곳에서 서로 잡아주고 밀어주던
산행의 동지들에게 감사 드리고 감칠맛나는 산행기 올려 주신
나그네님이 있어 지나간 추억을 떠올릴 수 있슴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