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이틀에 걸쳐 사랑을 나눈 조강지처 광교산

맨발나그네 2014. 3. 17. 18:43

광교산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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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을 꿈꾸는 여인 광교와의 데이트(2) http://blog.daum.net/yooyh5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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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늑한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서 중국역사 속 미인을 생각하다  http://blog.daum.net/yooyh54/295

7. 맨발동행이 있어 즐거웠던 광교산과의 데이트   http://blog.daum.net/yooyh54/299

8. 역사속의 미인들과 함께 한 광교산과의 데이트 http://blog.daum.net/yooyh54/301

9. 조강지처 광교산의 품에서 팜므파탈을 꿈꾸다 http://blog.daum.net/yooyh54/309

10. 현처 광교산의 품에서 악처를 생각해 보다  http://blog.daum.net/yooyh54/314

11. 푸른나무맨발산악회원들과 맨발로 걸은 광교산 http://blog.daum.net/yooyh54/364

12. 푸른여신 조강지처 광교와 원없이 나눈 사랑 http://blog.daum.net/yooyh54/422

13. 조강지처 광교산의 또다른 매력  http://blog.daum.net/yooyh54/434

14. 조강지처 광교산과 나눈 40여년간의 사랑 http://blog.daum.net/yooyh54/449

15. 나그네되어 맨발로 걸은 삼천리(1,200km) http://blog.daum.net/yooyh54/472

16. 그냥 걸어 본 광교산 둘레길 http://blog.daum.net/yooyh54/516

17. 이틀에 걸쳐 사랑을 나눈 조강지처 광교산 http://blog.daum.net/yooyh54/522 

 

광교산 콘서트(17)

이틀에 걸쳐 사랑을 나눈 조강지처 광교산

 

(첫째날)

● 산행일시 : 2014년 3월 15일 (土)

● 누 구 랑 : 둘이었다가 나홀로

● 산행코스 : 광교호수 한바퀴-반딧불이화장실-형제봉-문암골 (약 10km)

 

(둘째날)

● 산행일시 : 2014년 3월 16일 (日)

● 누 구 랑 : 나홀로 걷다가 셋이되고 다시 혼자였다가 둘이되어

● 산행코스 : 상광교버스종점-토끼재-종루봉-양지재-토끼재-시루봉-억새밭-절터-상광교버스종접(약 8km)

 

 

▲  둘째날 상광교 사방댐에서

 

 

  3월6일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이고, 3월21일은 춘분이니 바야흐로 봄이다. 봄이라는 계절을 어느 시인은 볼 것이 많아 봄이라 부른다 노래한다. 많은 시인들은 봄을 주제로 시를 읊곤 한다. 이해인님은 <봄이 오는 길목에서>라는 시에서 매화 가지는 꽃을 피우고 싶어 온 몸이 가렵고,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라고 노래한다. 오세영 시인의 <봄>은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란다. 볕이 제법 좋은 이른 봄을 맞으러 종교요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을 찾는다.

 

 

 

▲  첫째날 광교저수지를 한바퀴

 

  첫째날은 친구와 광교저수지를 한바퀴 맨발나그네되어 돈다. 대략 한시간반이니 어딘지 부족하다. 문암골에서의 약속시간까지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형제봉까지 걷자니까 못하겠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혼자서 형제봉을 향한다.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많이 불어 발이 시렵다. 해서 반딧불이화장실에서 배낭 속 등산화를 찾아 신고 혼자 걷는다. 마음을 비우며 걷는다. 걱정을 비우며 걷는다. 나뭇가지 속으로 잎을 피워내고 꽃을 피워내기 위해 수액들이 시끄럽게 움직이는 숨결을 들으며 봄이 닥아오는 풍경을 눈에 담는다. 그렇게 걷다보니 형제봉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봄을 맞으러 광교산을 메우고 있다.

 

 

▲  첫째날 광교저수지를 한바퀴

 

 

  형제봉에서 한참을 쉰 뒤 문암골에 있는 문암골 식당으로 향한다. 백년수약수터를 거쳐 문암골식당까지 홀로 걷는 길이 마냥 좋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되어 걷고 있자니 마음이 여유롭다. 길가의 나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곡 양지바른 언덕에 이제 막 싹을 틔워내는 쑥과 이야기를 나눈다. 하긴 500만년 전 동아프리카의 사바나 숲에서 탄생한 인류는 진화 과정중 99.99%의 시간을 자연환경 속에 살아왔다. 인간의 DNA는 아직도 숲과 생활하는데 맞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종교이자 조강지처라 우기는 광교산이 가까이에 있고, 걸을 수 있는 건강과 시간이 있어 이렇게 가끔 광교산의 품에 안길 수 있음은 행복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자니 곧 문암골식당이다. 한참을 기다린 후 어릴적 중고딩시절을 같이 보냈던 친구들의 친목모임에 참석하여 다시 소주잔을 기울이며 옛날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  광교산의 봄

 

▲  사방댐의 잉어들도 봄마중을 나왔다네

 

▲  봄을 맞아 광교산을 찾은 사람들

 

 

  일요일 아침 이불속에서 늦장을 피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산7000산악회의 회장인 따스한마음의 전화다. 광교산 입구인데 오란다. 그래서 배낭을 짊어지고는 다시 광교산을 찾는다. 상광교종점에서 토끼재로 향하는 중턱에서 일행을 만나 가던 길을 되짚어 내려와 식당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동동주 몇사발과 보리밥으로 배를 채우곤 나홀로 다시 광교산으로 향한다. 따듯한 날씨 덕에 맨발이 되어 걷는다. 사방댐을 거쳐 토끼재를 거치고 종루봉이다. 종루봉의 팔각정에 나옹선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靑山兮要我(청산혜요아)>라는 시귀가 있어 쉼을 가지며 읊조려 본다.

 

 

▲  토끼재

 

▲  종루봉에서 본 시루봉

 

▲  종루봉에서 본 형제봉

 

▲  종루봉 팔각정의 나옹선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

 

▲  봄을 맞아 광교산을 찾은 인파

 

 

  산을 찾는 날만이라도 일일청한 일일선(一日淸閑 一日仙 : 하루를 맑고 욕심없이 소박하게 산다면 하루일망정 신선같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이 되어 경허스님의 시구 아사세갱하희 (我捨世更何希 : 내가 티끌세상을 버렸거니 다시 무엇을 바라랴)를 실천해 보고자 노력해 왔건만 나옹선사는 기왕 산을 찾았으니 말없이 살라하니 또 하나 무거운 짐이 어께를 누르는 듯하다. 정말 말없이, 티없이 살 수는 있는 것이며,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갈 수는 있는 것인가? 욕심도 벗어놓고 아쉬움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갈 수는 있는 것인가?

 

 

▲  광교산의 정상인 시루봉에서 백치아다다와 함께

 

 

  그렇게 번민에 한참을 빠져있다가 형제봉을 향한다. 양지재 거의 다다를 무렵 산7000산악회의 부회장인 백치아다다를 만난다. 그도 혼자였다. 맨발나그네 반가움에 백치아다다와 함께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토끼재를 거쳐 시루봉으로 향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광교산의 정상인 시루봉이고 다시 노루재와 억새밭을 지나고 절터를 지나 상광교종점에 이르니 오늘도 종교이자 조강지처인 광교산의 품에서 하루를 보낸 날이다.  봄이오는 길목에서 이틀간에 걸친 광교산과의 데이트는 정말 행복이다.

 

( 댓 글 )

 

백치아다다 14.03.18. 08:53
혼자만에 산행길에서 반갑게 마주한 나그네형님 하산길에도 불구하고
다시 역으로 함께 산행을 해주신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정기 산행때 뵙겠습니다~~
 
노루귀 14.03.18. 12:25
저도 광교산에 있었는데 못 만났네요..
풍란 분갈이를 하는데 큰화분이 필요해
산행 끝내고 헌릉 화훼 집하장과 양재 화훼단지 다녀 왔어요.
산행 하기도 좋은날이고 꽃구경 나들이 하기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풍류 14.03.18. 15:22
조강지처 좋아유 ㅋ
 
따스한마음(회장) 14.03.19. 07:03
에궁 한바퀴 더돌면 또 누군가를 만나시겠네요 ㅎㅎㅎ
함께함에 행복한 시간 이였습니다 ㅋ
 
한치재 14.03.19. 16:29
세월을 읇조리면서 걷기 딱좋은 산행길은 역시나 광교산이내요.잘 감상 했습니다.

 

장미야(임장분) 14.02.12. 19:43
넘~ 멋진 글. 감사~!!^^

 

 

최강일47 14.03.18. 07:36
언제봐도 좋아요. 산행기가 언젠가 책으로나오길 기다리네.
 
좋은친구 14.03.19. 17:43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보고 덧없다 하지말고
우주는 나를보고 곳없다 하지않네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강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가라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 를 되새기며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무지개하늘 14.03.18. 15:55
고생하셨습니다
 
도요새의 눈 14.03.20. 15:13
고생하셨습니다
구경 잘하고 갑니다
 
원술 14.03.21. 16:13
제가 살고 있는 곳이네요

 

이분재 14.03.31. 16:40
광교산은 내가 가끔다뎌서인지 정이가는 산이지.

 

  • 진영

    멋진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저도 세번 정도 갔는데 주말에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요~
    아직 저수지도 한바퀴 못 돌아보았어요.
    2014.03.17 21:13

  • 미수다

    진정한 봄을 맞이하는 자세...맨발 나그네님..멋진 산행기 잘봅니다. 2014.03.18 12:03

  • 닥터진

    조강지처라 맨살로 사랑을 나누시네요. ㅎㅎㅎ 2014.03.18 12:12

  • 은순이

    멋진 산행기 잘봅니다. 나그네님. 2014.03.19 13:19

  • 해말금이

    산이좋아 산에서 사노라네...나그네님의 맨발이 부럽습니다. 2014.03.19 17:31

  • 와이키키

    수원의 허파 광교산..즐거운 맨발산행 부럽군요. 나그네님 건강하세요. 2014.03.20 08:47

  • 갑을이

    멋진 산행기 즐기고 갑니다. 2014.03.20 15:58

  • 티파니

    저수지 쪽이 너무 잘되어 있어 조금 서운합니다. 예날의 운치가 없어졌어요. 2014.03.21 20:00

  • 산아줌마

    광교산 그리 힘들지 않고..참 좋은데..잘보고 갑니다. 2014.03.23 08:10

  • 쥬라기

    광교산 너무 좋은산이지요. 즐감합니다. 2014.03.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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