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스릴 만점의 슬랩구간과 씨름하며 오른 완주 장군봉

맨발나그네 2014. 6. 16. 19:23

 

스릴 만점의 슬랩구간과 씨름하며 오른 완주 장군봉

 

● 산 행 지 : 완주군 장군봉(725.207m: 국토지리정보원 전국 산높이 자료에 의함)

● 산행일시 : 2014년 6월 14일 (土)

● 누 구 랑 : 수원문화원산악회

● 산행코스 : 장군봉주차장-구수산장-군부대앞-첫슬랩-장군봉-두꺼비바위-북장군봉-갈림길-해골바위-구수산장-장군봉주차장

● 사진은 ? : 소리새

 

 

▲   완주 장군봉 개념도

 

▲   Tranggle GPS에 기록된 완주 장군봉

 

▲   Tranggle GPS에 기록된 완주 장군봉

 

 

▲   출발에 앞서

 

 

오늘 찾아 갈 산은 완주군 동상면과 진안군 주천면의 경계에 있는 장군봉이다. 완주군과 전주시는 삼한시대에는 마한의 영토였으며 그후 완산과 전주라는 이름으로 오락가락하다 지금은 전주시와 완주군으로 나누어져 있는 곳이다. 견훤에 의해 서기 900년부터 936년까지 36년간 후백제의 도읍 노릇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나하고는 또다른 인연이 있는 곳이니 전주 유(柳)가인 나의 시조로써 완산백(完山伯)에 추봉(追封)된 유습(柳濕) 할아버지가 고려말 전주시 남쪽 곤산 아래서 살았다 하고 묘소가 완주군 고산면 율곡리에 있다가 최근에 전주시 덕천구 건지산 기슭에 있는 류습 할아버지의 배위(配位)인 삼한국대부인(三韓國大夫人) 전주최씨(全州崔氏)의 묘소에 합부되었다 한다. 그 남쪽에 종친회에서 세운 유일여자고등학교가 있다고 하니 크다면 큰 인연이다.

 

 

▲   오늘 장군봉에 안기기 위한 루트 설명

 

▲   장군봉 안내 표식

 

 

  완주는 넓고 깊은 곳으로 전북에서 행정구역상 가장 넓은 군이라 한다. 군의 서쪽 일부를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산지에 속하며 오늘 장군봉 산행의 들머리로 잡은 동상면은 더더욱 첩첩산중이다. 동상면 주변에는 연석산과 운장산, 삼정봉, 중수봉, 운암산과 오늘 찾은 장군봉까지 수 많은 산들이 겹겹이 쌓여있고 장군봉 자락에는 공수부대 야전훈련장까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니 험한 산세를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1970년대까지 전국 8대 오지로 불리웠다고 동상면 홈페이지는 전한다. 하지만 지금은 제법 교통이 잘 정리되어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   구수리마을에서 본 장군봉

 

 

  장군봉은 진안 주천면 쪽에서는 완만한 경사이지만 동상면 구수리 방향에서는 가파른 경사와 절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암능산행을 즐기기 위해 구수리를 들머리로 택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 일행도 마치 구유라 불리우는 소죽통처럼 생긴데서 유래했다는 동상면 구수리를 들머리이자 날머리로 장군봉의 품에 든다. 장군봉 등산안내도가 있는 구수리마을 입구에 있는 주차장을 출발하여 구수산장을 지나면 장군봉이 위용을 뽐내며 눈 앞으로 닥아온다. 군부대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만 조심한다면 방향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산행을 진행할 수 있다. 싱그러운 6월의 신록과 맑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   슬랩을 오르고

 

▲   또 오르고

 

▲   전망대가 나오면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고

 

▲   또다시 슬랩을 오르고

 

▲   전망대가 나오면 다시 주변의 산줄기들을 감상하고

 

▲   슬랩이 나타나면 다시 오르고

 

▲   또 오르고

 

▲   철 발판과 쇠사슬이 놓인 슬랩을 또 올라야 만나지는 정상이다

 

 

  그렇게 숲속을 걷다 첫 번째 슬랩을 맞는다. 딴 산들과는 달리 밧줄 대신 쇠사슬이 설치된 슬랩구간에는 어김없이 ‘추락주의’라는 안내간판이 버티고 있고, 손발이 고생을 하며 올라야 한다. 정상까지는 대략 7~8개의 로프구간을 통과해야 하는데 철 발판까지 있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어렵지만 무리없이 오를 수 있는 곳들이다. 스릴 만점인 슬랩구간들과 씨름하고 오르면 어김없이 전망대가 나타나 주변의 많은 산군들을 펼쳐놓아 다시 한 번 일일선(一日仙)이 된 맨발나그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대저 세상의 모든 산들을 연인이라 우기며 그녀(山)들의 품에 안기길 자주하고 있는 맨발나그네이지만 오늘같은 스릴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팜므파탈의 여인(山)을 만나면 그 즐거움은 배가 된다.

 

 

▲   장군봉 정상, 좌로부터 소리새, 수원문화원산악회장님, 맨발나그네

 

 

▲   장군봉 정상석, 해발 738m로 표시되어 있으나 국토정보지리원 자료에 의하면 725m임

 

 

    힘들게 오른 장군봉 정상의 조망은 일망무제다. 남쪽으로는 연석산과 운장산, 북동쪽으로는 대둔산 자락, 남서쪽으로는 모악산, 서쪽으로는 사달산, 원등산, 북쪽으로는 금남정맥의 산줄기가 펼쳐져 주변을 압도할 만큼 우뚝 솟은 장군봉에서의 시원한 조망은 또다시 일일선이고자 하는 맨발나그네를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오늘 같은 풍광을 보기위해 매번 쉽지않은 일이건만 산의 품에 든다.

 

 

   

▲   왼쪽 : 뷔페 수준의 점심시간,  오른쪽 : 참치회를 썰고 있는 산우님

 

  어째거나 정상에서 한참을 눈요기 한 다음 정상 주변에서 입을 즐겁게 하는 점심상을 펼친다. 모두 모여 이것 저것을 내놓으니 그야말로 뷔페 수준이다. 각하님은 아예 양푼까지 짊어지고 와서는 비빔밥을 만들어 돌린다. 특히 어느 산우님이 꺼내놓은 참치회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다. 냉장상태의 덩어리 참치를 도마까지 준비하여 현지에서 썰어내는데야 말문이 막힐 뿐이다. 사람들이 많아 몇 첨 밖에 먹을 수 없으니 그 맛이 더욱 더 일품이다. 그뿐아니라 산위에서 원두커피를 내려 한잔씩 돌리는데야 말문이 막힌데 이어 기가 막힐 뿐이다.

 

 

▲   하산길 다시 슬랩 구간과 씨름하고 있는 일행들 

 

▲   계속 이어지는 슬랩 구간

 

▲   장군봉의 명물 두꺼비 바위, 그 뒤로 장군봉 정상이 펼쳐진다

 

▲   두꺼비바위에서

 

▲   두꺼비바위에서의 맨발나그네

 

 

  그렇게 입이 호강을 한 후 길을 떠난다. 금남정맥 산줄기를 따라 하산하기 시작하는데 하산길 또한 만만치 않다. 90도 가까운 수직 로프구간을 한 차례 내려오면 또다른 수직 로프가 기다리고 있어 아찔한 구간을 힘겹게 내려온다. 그렇게 몇 번을 더 수직 로프를 타야한다. 하지만 이 구간만 통과하면 별 어려움없이 산행을 진행할 수 있다. 안부를 지나 조금 오르니 두꺼비모양을 한 두꺼비바위와 만난다. 거기에서 일행들과 또 지나온 장군봉 정상을 바라보고 한참을 주변을 조망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길을 떠난다.

 

 

▲   북장군봉 조금 지나 만나지는 헬기장에서

 

 

  두꺼비바위에서 조금 더 오른 후에는 다시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다시 여유를 갖고 6월의 실록을 즐긴다. 그렇게 트랭글GPS에 북장군봉이라 되어있는 봉우리를 통과하면 곧 삼거리와 조우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해골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   해골바위에서

 

▲   망령든 맨발나그네가 해골바위에서

 

 

  약 20여분 비탈길을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게 해골바위이다. 용의 비늘처럼 돋은 바위라 해서 구수리 주민들은 ‘용 뜯어 먹은 바우’라고 한다는데 누구가에 의해 구멍이 뚫려있는게 해골을 닮았다 해서 ‘해골바위’라 명명되었고 현재는 대체로 ‘해골바위’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듯 하다. 어째거나 해골바위에서 또다시 쉼을 가진후 산행을 진행한다. 길은 급경사에 마사토여서 미끄러워 맨발나그네를 다시 한번 시험에 들게한다.

 

  그렇게 어렵게 내려오니 계곡과 만나고 작은 소와 담들이 펼쳐진다. 제법 큰 담과 만나니 아마도 선녀탕이라 불리운다는 담일 것이다. 명색이 일일선을 자처하고 있으니 선녀탕에 몸을 담글 수 없어 그 선녀탕 위 작은 소에서 함께 걷고 있던 일행들과 잠시 알탕을 즐긴다. 선녀탕의 선녀들이 옷을 집어갈지 모른다는 괜한 걱정을 하면서....

 

 

▲   망초꽃 화원에서 수원문화원산악회 회장님과 맨발나그네

 

▲   장군봉과의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알탕을 즐긴후 다시 햇빛 가려진 울창한 숲길을 걷는다. 내려오는 길 조그만 공터에 군락을 이뤄 허리춤까지 큰 망초에는 꽃이 흐르러지게 피어 장군봉의 풍광에 호사스러워진 눈을 다시 한 번 정화해준다. 망초꽃의 꽃말이 화해라고 하니 길가에 흔하디 흔한 망초꽃처럼 모두가 모든일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그런 삶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덧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장군봉주차장이다.

 

 

▲   맨발나그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정상에서의 풍광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병풍처럼 펼쳐진 암봉들이 천군만마를 호령하는 장군의 형상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장군봉과 총거리 6.9km, 휴식시간 포함하여 5시간 40여분에 걸친 운우지정이었다. 슬랩으로 이루어진 오르내림이 쉽지는 않았지만 맨발나그네의 혼을 흔들어 놓을 만큼 일망무제인 전망과 풍광은 첫날밤 신부를 맞이하는 꽃잠자리의 신랑처럼 달콤하고 황홀했다. 장군봉의 품에 안겨 싱그러운 6월의 신록속을 맑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행복은 산의 품에 안겨 하루를 보내는 일일선(一日仙)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거기에다 근처의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산악회가 준비해 준 메기매운탕에 소주를 신선들이나 먹는다는 유하주라 우기며 털어넣으니 맨발나그네 그야말로 일일선(一日仙)으로 보낸 또다른 하루였다.

 

( 댓 글 )

 

dudtnr 14.06.19. 13:32 new
등산화을신고산행을해도발가락이 아픈데 우찌하여 맨발사나이는그렇게 ㅎ 위험하지않으신가요 발바닥에 가시는 안박히나요 정말신기하고존경스럽기까지합니다 언제나산행하는모습은 건강해보입니다~

 

 

막내
14.06.16. 23:15
암릉구간이 멋졌던 장군봉 저도 며칠전 다녀왔는데요... 더운날 멋진경험 하셨군요. 수고하셨어요.^^

 

브레드 14.06.17. 05:47
어딜가시나 맨발! 제가 맨발로 저런훈련을 시키고 싶은것이 굴뚝같습니다.^*^ 조만간 위와 같은 느낌 있는곳 한번 가야 겠습니다. 경치 정말 끝내줍니다.^*^

 

청명산
14.06.17. 08:58
완주군 장군봉은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해골바위도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풍광입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총명(이연우) 14.06.17. 13:18
오르고 또 또 또 또 오르고~~~~ㅎㅎㅎ
기회가 된다면 나도 꼭 해골바위에서 인증샷 한방 남기고 싶습니다~~~

 

  • 오라이

    나그네님이 오르시면 어디든 명소..일일선의 명당..잘보고 즐기고 갑니다. 2014.06.17 11:29

  • 소영

    해골바위 넘 멋집니다. 나그네님이 계셔서 더욱 아름다운 산입니다. 2014.06.17 16:34

  • 고시네

    이동거리는 짧지만 정말 멋진 산행입니다. 2014.06.17 16:39

  • 쥬라기

    또 일일선이 되셨군요. 일일선이 모여서 우화등선의 날이 오지 않으려나요? 2014.06.17 17:51

  • 티쳐

    저험한 산을 맨발로 걸으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늘 안산하세요. 2014.06.18 08:50

  • 사샤

    저도 유하주를 ..쩝접. 잘보고 갑니다. 2014.06.18 16:02

  • 이루미

    멋진 산행기 즐감입니다. 맨발님 발도 좀 사랑해주세요. 2014.06.19 07:51

  • 미수다

    나그네님의 글을 읽으면 일일선이 되기는 쉽지만..그래도 오래도록 신선이 되고싶네요. 2014.06.19 12:48

  • 황정승

    마음먹기에 따라 신선도 되고 도둑도 되고..에라이 산천경개나 두루 구경하세나... 2014.06.20 22:22

  • 동이

    신발만 벗는다고 다 신선이면 아프리카 사람들은 모두가 신선..맨발나그네님은 오랜 경륜으로 갈고닦은 토대가 마련되어 일일선이라도 하시는거지...ㅋㅋㅋ 2014.06.21 08:51

  • 순희

    산행기를 읽으니 같은 일행이 되고 싶네요. 즐감입니다. 2014.06.22 19:25

  • 아리수

    잘보고갑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 되었네요. 2014.06.2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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