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맨발걷기 1,800km를 계족산에서 맞다

맨발나그네 2015. 6. 2. 06:12


맨발걷기 1,800km를 계족산에서 맞다


어 디 를 : 대전 계족산 황톳길

언 제 : 2015530()

누 구 랑 : 늘푸른 맨발의 행진

코 스 는 : 장동주차장-계족산성 삼거리-계족산성-절고개-장동주차장( 20km )

사 진 은 : 본인


▲  GPS 기록(함께한 하양스타님 제공)



▲  GPS 기록(함께한 하양스타님 제공)


▲  함께한 맨발걷기 모임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났다. 맨발걷기모임인 늘푸른 맨발의 행진은 전신인 푸른나무 맨발 산악회로부터 따지자면 5년여를 이어 온 모임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서울 근교의 전철역을 중심으로 맨발로 걷기 좋은 산을 찾아 걷곤하다가 올 봄부터인가 원정 걷기가 부쩍 늘었다. 4월달에는 태안 해변길(바라길)을 걸었고, 5월 들어서도 몇몇이긴 하지만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더니 이번에는 맨발걷기 명소로 알려진 대전 계족산이란다. 이 맨발나그네도 열성 회원은 못되지만 모임에 발을 들여놓은게 꽤 되는 중고 회원이기에 오늘도 그들의 뒤꽁무니를 졸졸따라 대전 계족산으로 향한다.


▲ 맨발걷기 1,800km를 자축하며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이 맨발나그네가 맨발이 되어 산행을 하기 시작한지 어언 7년여, 맨발로 산행을 한 거리가 오늘로 1,800km에 이른다. 때로는 혼자서, 어떤 때는 일반 산악회의 일원이 되어 혼자 맨발이 되어 그들의 보폭과 주행속도를 따라 허겁지겁 맨발걷기가 다반사였다. 그러다가 만난 맨발걷기모임인 늘푸른 맨발의 행진에 참석하여 그들과 함께 모두가 맨발이 되어 걷노라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그동안 일반산악회를 따라 맨발로 걷다보니 어려웠던 산행도 제법 많았다. 하도 많다보니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지만 대충만 꼽아본다고 해도 진도의 동석산, 사천의 와룡산, 설악산 공룡능선, 통영 사량도 지리산 등이다. 하긴 맨발맨들과 함께 지지난주 다녀 온 지리산도 빼놓을 수 없이 어려웠던 곳이다 작년에 수원의 경기대에서 서울 양재화물터미널까지 예닐곱개의 봉우리를 넘어 24km에 이르는 산길을 걸은 것도 꽤 어려운 맨발걷기였다.


▲  일행들과 함께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그러나 혹시 맨발걷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이렇게 무모한 방법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전국에 맨발로 걷기에 좋은 명소가 얼마나 많은가. 그중에서도 오늘 걷고자 하는 대전의 계족산의 14.5km에 이르는 황톳길, 전북 순창의 강천산에 있는 2.5km의 흙길, 경북 문경새재 옛길에 조성되어 있는 6.5km의 황토길, 과천 서울대공원 삼림욕장 내 두 번째 구간의 생각하는 숲근처에 있는 황톳길, 울산 봉대산에 마사토, 모래, 자갈, 황토 등이 깔린 9km가량의 등산로 등이 맨발로 걷기에 좋은 길로 정평이 나있는 곳들이다. 그 중에서도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은 숲속맨발걷기라는 테마를 전국 최초로 시도한 건강여행길이며, 가장 길게 조성되어 있어 2008년 여행전문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로 선정하였고, 2009년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5월에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선정하였으며, 올해에 한국관광공사는 다시 이 계족산 황톳길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2015한국관광100에 이름을 올려놓았으니 명색이 맨발걷기를 제법 해왔다는 이 맨발나그네를 유혹하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  들머리에서


▲  딴 팀의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귀동냥도 하고...


▲  드디어 황톳길의 시작이 된다


▲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  맨발이 되기를 꺼려하는 일반인들과 황톳길을 걷고 있는 맨발마니아들


▲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한 늘푸른 맨발의 행진 식구들


▲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의 발걸음


  들머리인 장동산림욕장 주차장 주변은 차량으로 뒤덮혀 이곳이 명소임을 입증하는 듯 하였다. 그곳을 출발하여 포장도로를 잠시 오르다 보니 이곳을 명소로 만든 황톳길이 펼쳐진다. 나를 비롯한 몇몇은 아예 주차장부터 맨발이 되었고 나머지 일행들은 황톳길 직전에 모두 맨발이 된다. 카페 집행부의 맨발의 성지네 뭐네 하는 설레발이 아니드라도 원래 유명한 황톳길이기에 익히 그 유명세는 알고 왔지만, 과연 듣던대로 맨발로 걷기에 최적인 장소이다. 총 14.5km의 맨발걷기 코스 중 대략2km남짓의 맨발코스에는 젖은 황톳길이어서 발가락사이로 삐죽삐죽 삐져나오는 진흙의 촉감을 느낄 수 있고, 진흙속을 걷다보니 중심잡기가 어려워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거기다 연초록 터널속이니 자연이 주는 피톤치드와 청량함은 덤이다. 모두들 입이 귀에 걸리게 웃으며 걷고 있으니 시간가는 줄 모르게 즐겁게 걷는다. 복잡했던 머릿속은 어느덧 말끔히 청소되어 행복바이러스로 가득 채워진다.


▲ 계족산성에서 늘푸른 맨발의 행진 멤버들


▲ 계족산성


▲ 계족산성


▲ 계족산성


▲ 계족산성 남문


▲ 계족산성을 떠나 절고개로 향하던 중 만난 풍경


그렇게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된채로 걷다보니 계족산성 삼거리이다. 일행은 이제 계족산성을 향해 그리 험하지 않지만 이곳 둘레길에서는 제법 비탈길을 오른다. 그리고 만나지는 계족산성은 테뫼식 석성으로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한 후 쌓은 산성이란다. 백제가 멸망한 뒤 백제부흥군이 이 산성을 근거로 한때 신라군의 진로를 차단하기도 하였고, 조선 말기 동학 농민군의 근거지가 되기도 하였다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인터넷판은 전하고 있다. 그곳 계족산성에서 각자 준비해 온 간식을 먹고 다시 길을 떠난다. 이어지는 산길 또한 울창한 숲을 따라 걷는 조용하고 멋진 길이다.


▲ 절고개를 떠나 장동주차장을 향하여


▲ 곳곳에 설치된 거리표지판을 배경삼아


▲ 황톳길을 걷고 있는 일행들


▲ 대전에 살고 있는 내일님 친구분이 합류하여 맨발이 되고 있다


▲ 맨발로 걷다가 만난 풍경


▲ 배꼽빠지게 웃으며 걸었던 황톳길


▲ 서서 휴식도 취하고


▲ 안내판을 배경삼아 기념사진도 찍고


▲ 뭔가 다정해보이는 자연인맨발님과 몸짱님


 한참을 걷다보니 다시 황톳길 둘레길인 절고개와 만난다. 절고개에서 안내판을 보니 아직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까마득하다. 속도를 내어 걸어보지만 더디기 한량없다. 그래서 인지 일행중 한명인 엘도라도님이 군대식으로 구령을 붙여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자니 모두들 입가에 웃음이 마를새없이 즐겁게 행진을 한다. 그렇게 제법 먼 거리를 걷다보니 어느덧 날머리이다.


▲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하양스타님이 보내준 GPS기록에 의하면 총 21km를 걸었고 그중 황톳길 맨발걷기가 14km였다. 모두들 맨발걷기에 일가견을 가진 회원들이지만 그야말로 레드카펫같은 황톳길을 걸은 흥분을 감출 수가 없나보다. 후기를 보니 모두들 보람되고 즐거웠다고 한다. 멋있었다고 한다. 비록 맨발걷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지만 요즘들어 열성 맨발마니아가 된 천사님은 지리산, 관악산, 북한산... 여태 딱딱한 바위를 주로 맨발로 밟아 알게 모르게 누적된 발의 피로가 이번 계족산 황톳길 걷기를 통해 해소된 것 같아 몸이 한결 가볍습니다라며 황톳길걷기에 대한 소감을 피력한다. 그러고 보니 이 모두가 황토의 힘이 아닌가 한다. 하긴 연안의 양식업자들이 적조피해를 볼 때도 황토를 뿌려 방제를 하고, 강과 하천이 오염되어 적조현상이 일어날 때의 방제에도 황토가 이용된다. 강에서의 양식업에서 어류들이 농약중독과 산업폐수에 의해 죽어갈 때도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황토가루이다. 이는 모두 황토의 제독, 살균, 해독작용 덕이다. 그뿐아니라 황토에는 온도 유지 기능, 전자파 흡수, 원적외선 방출, 생리작용 활성화의 효능이 있다고도 하니 그야말로 맨발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이유이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산성화 되어가는 인체를 알카리화 시킬 수있도록 정제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고 숲에서 방출되는 여러 건강물질이 우리 몸을 활성화시켜주니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찾아가 걸어야 할 명소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걷기야말로 가장 가난한 방법으로 가장 부유한 천국을 만나는 길이라고 설파해 왔다. 걷기를 통한 발의 자극은 인간의 신경과 뇌를 깨치고 사고와 철학의 깊이를 더하니 탈 것에 의존하여 삶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인들이 꼭 실천해야 할 일상이다. 걷기가 일상이었던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이어지는 수많은 철학자들이나 작가들이 걷기를 통해 자유로운 사색, 추리, 논증을 이뤄냈다고 프랑스의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예찬에서 말한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 선생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食補)보다 행보(行補)가 낫다라고 하고 다산 정약용 선생은 걷는 것은 청복(淸福)”이라고 하신다. 그야말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린 큰 복을 얻는 것이다. 거기에다 맨발마니아들이 즐기는 맨발걷기야말로 최상의 힐링요법이건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기피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계족산 황톳길 걷기 동영상1>

<계족산 황톳길 걷기 동영상2>


 ( 댓 글 )


브레드 15.06.02. 08:43

ㅎㅎㅎ 맨발 1800km 축하 드립니다. ^*^

산들바람 15.06.02. 12:48
축하드립니다

cjstk 15.06.02. 19:56
나그네님. 니그네님 글은 계족산에서의 걷기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명문이라고 칭할 만 합니다. 1800km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으나 저도 지금부터 꾸준히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겠지요? 모든 일에는 스승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그네님을 스승으로 삼고 저도 맨발 걷기에 꾸준히 도전 하고자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엘도라도 15.06.02. 13:26
맨발의신 유윤희님 축하드립니다
맨발1.800km 가히 상상조차힘든 역경을 헤쳐나오신 맨발님들의 우상으로~~~
때로는 편케 가고자 신발신기의 유혹도 많았을 터인데요
우직스럽고 목표와 뜻하신바가 있으니
감히 엄두조차 몾낼 대기록을 달성하셨군요
저희들의 맨발겆기에 귀감이되시는 형님의 성품과 행동하나하나 좋은 공부가됩니다
때론 엉뚱하며 분위기 뛰을답시구한 저의행동자제토록 하겠어요
오래도록 함께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오늘글 늘 느끼지만 맨발인으로 자부심도 갖게 해주심 감사드립니다

자연인맨발 15.06.02. 22:09
맨발의 신사, 구름에 달 가듯이 정처없이 가는 나그네,.
멋지십니다.
대상,. 형님은 다 나아가시나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크 소주한잔에 오리백숙 드시는 모습에 역시 애주가이신듯 해요,
좋은 인연. 추억 간직합니다.
맨발 2000 걷기 행사 한번 하시죠, ㅋㅋ.
계족산 맨발산행 참여 하신분들 즐거웠어요.
자주 보도록 하시죠.
황토 맨발 화이팅.


좋은친구 15.06.03. 21:21 new

계족산황토길 나두 맨발로 걷고싶다
느낌이 좋을것같아서 ...
다들 멋져요 ^^

해찬솔 15.06.02. 17:19
대단하십니다.

따스한마음(회장) 15.06.03. 18:02 new
1,800 KM 돌파기념 잔치않하시나요?
수건 만들고 잔치한번 하세요 ㅎㅎㅎ


첫사랑 15.06.02. 17:21             

문경새재 과거길도 맨발로 걸으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계족산은 황톳길이라 걷기에 더좋아 보입니다~^^
좋은길 걸으셨네요~^^

신정아 15.06.03. 22:16 new
황톳길 가보고싶네요

  김영희(고31) 15.06.07. 16:07
자유가 느껴지네요...걸어보고픈 황톳길...
 
박건원(중18) 15.06.10. 14:44
와~~~~~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