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태안 해변길 1코스(바라길)를 맨발꾼들과 함께.......

맨발나그네 2015. 5. 3. 15:40

 

 

 태안 해변길 1코스(바라길)를 맨발꾼들과 함께.......

 

어 디 를 : 태안 해변길 1코스(바라길)

언 제 : 201552()

누 구 랑 : 늘푸른 맨발의 행진

코 스 는 : 학암포해수욕장 > 구례포 > 먼동 > 마외 > 능파사 > 신두리( 10.4km )

사 진 은 : 브레드, 맨발나그네


▲   태안해변길 개략도




▲ Tranggle GPS에 기록된 태안해변길1코스(바라길)


▲ Tranggle GPS에 기록된 태안해변길1코스(바라길)


▲   함께한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태안군의 태안(泰安)크게 편안한땅이다. 해안선을 530km나 가지고 있어 만리포를 비롯하여 천리포, 연포, 몽산포, 삼봉, 방포, 학암포 등의 유명 해수욕장이 있고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 아담한 산봉우리, 침식작용으로 깎여 나간 해안 등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절경을 이룬다. 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일찍이 안면도와 태안반도 일대 130여개의 섬들을 태안해안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그곳에 2007년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으니 바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의 기름 유출사고이다. 악몽같은 사건이었지만 당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힘을 합쳐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달려가 기름 띠를 걷어내고, 기름 때를 닦아내어 생태계가 상상 외로 빠르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으니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힘과 자연의 위대한 힘이다. 상처가 아문 자리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안을 따라 걸으며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바라길, 소원길, 파도길, 솔모래길, 노을길, 샛별길, 바람길, 천사길 등 총 100km에 이르는 해안길을 만들었으니 이름하여 태안해변길이다.


▲   신두리 해변에서 함께한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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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해변길은 총 8개의 코스다. 각 코스마다 매력이 있는 명품코스이지만 100km에 이르는 길을 하루에 다 걸을 수 없으니 오늘은 맨발걷기모임인 늘푸른 맨발의 행진회원들과 태안해변길 1코스 (바라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선다. 가는 길 연휴인 관계로 고속도로는 만원이어서 예정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야 목적지에 도착이다.


▲   학암포 해변에 첫발을 내딛고...


▲   기념사진도 찍고...


▲  뭔가를 잡아보려 하지만 그 놈은 더 빨리 도망을 가버렸으니...


▲   곱고 몽실몽실한 해변을 걷고 있는 회원들


▲  아! 아름다운 맨발로 걷기여! 아름다운 학암포 해변이여!


▲  산 속 오솔길을 걷기위해 뭍으로


▲  송림 우거진 오솔길을 맨발로


▲  오솔길은 푹신푹신하여 그야말로 맨발로 걷기 천국이다


  바다의 고어인 아라에서 유래되었다는 바라길의 들머리인 학암포를 출발한다. 고속도로 체증으로 좀 늦었지만, 학암포탐방지원센타 앞에서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하고 길을 나선다. 원래의 탐방로를 버리고 모두들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우르르 몰려내려가니 맨발맨들의 특권이다. 이 맨발나그네도 그동안 험한 산길을 걷느라 수고한 발바닥에게 곱고 몽실몽실한 바다모래를 밟을 기회를 선사한다. 그렇게 해변 바닷가를 500m 걸은후 다시 탐방로를 찾아 드니 송림 우거진 오솔길이 해안가를 끼고 완만하게 이어진다.


▲  구례포해안을 걷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들


▲  구례포해안을 걷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들


▲  자유로운 영혼들은 앞으로 걷기도 하고 뒤로 걷기도 하고 마음내키는 대로다


▲  구례포해안에서 만난 들꽃


▲  자유로운 영혼들은 쉼도 자유롭다


▲  다음 목적지인 먼동해수욕장을 만나기 위해 작은 언덕을 넘는다


 그렇게 은은한 소나무 향을 맡으며 걷노라니 어느새 넓다는 뜻을 가진 구례포 해변이다. 일행은 다시 여인의 살결같이 넓고 고운 백사장을 장난치며 걷다가는 모래벌에 털석 주저앉아 한참을 노닥거리며 쉰다.


▲  먼동 해수욕장 안내판


▲  먼동 해수욕장을 걷고 있는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  먼동 해수욕장 앞 거북바위


▲  먼동 전망대를 향하여


▲  먼동 전망대


▲  모재쉼터를 떠나 마외해변으로 


▲  잔 돌이 깔려있는 마외해변을 걷고 있는 맨발꾼들 


▲  뭔가가 나타나면 잡아보기도 하고 구경도 해가면서...


▲  마외해변을 떠나 능파사로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선다. 다시 해안가를 끼고 아름답게 펼쳐진 오솔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먼동해변이다. 해안선과 갯바위가 어우러진 낙조가 유명한 곳이란다. 원래의 지명은 암매였는데 1993KBS대하드라마 먼동이 촬영된 장소로 유명해 지면서 지명이 변경되었단다. 이후에도 <용의 눈물>, <야망의 전설>, <불멸의 이순신>등 여러 드라마가 촬영되었다는 먼동 해수욕장과 먼동 전망대에서 한참을 머문후 다시 길을 나선다그리고 다시 길을 떠나 모재쉼터에서 한참을 더 머물다 다음 목적지인 마외해변으로 향한다.


▲  마외해변에서 신두리로 가는 길 잠시 서서 휴식을


▲  신두리 못미쳐 둑길 시작지점에서 쉬고 있는 맨발나그네 배낭


▲  날머리인 신두리 못미쳐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


▲  신두리 둑길 시작지점에서


▲  해송이 일렬로 나열한 신두리 둑길


▲  둑길 돌담을 어렵게 내려와 해변을 걷는다


▲  뭐가 이 여인들을 이토록 즐겁게 만들었을까?


▲  즐거움과 행복이 넘쳐 뛰기까지....


▲  흥에 겨워 예술가가 된 하양스타님이 그린 태극기


▲  날씨가 좋았드라면 석양이라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발걸음을


 길은 또다시 꾸불꾸불한 오솔길로 연결된다. 가는길 능파사를 만나고 제법 오르내림이 있는 오솔길을 솔향기 맡으며 걷는다. 다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가 데크목 계단을 내려서니 해송이 일렬로 나열한 신두리 해안 둑길이다. 그 둑길 아래로 신두리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직각으로 쌓인 돌둑을 어렵사리 내려와  해변으로 들어서 마냥 장난을 치며 걷는다. 무려 3km에 이르는 모래사장이건만 모두 어린시절 소년 소녀가 되어 걷는다. 그리고 날머리로 잡은 신두리에서 오늘의 행복한 걷기를 마무리한다.


▲  작년 봄 여수 금오도의 비렁길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작년 봄 남해안 여수 금오도의 비렁길을 걸었었다. 비렁길은 금오도의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되어 빛깔고운 바다와 파노라마로 펼쳐진 경관이 좋았지만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지 못하고 걸었는데, 이곳 태안 해안길은 맘껏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걸을 수 있는 명품 걷기 코스이다. 다만 늦게 출발한데다가 너무 천천히 걷다보니 시간이 부족하여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크다는 신두리 해안사구(천연기념물 제 431)2007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는 두웅습지를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달팽이가 되고 싶은 맨발나그네


  우리는 엄청 빠르게 삶을 이어간다. 어느 광고에선가 '빠름 빠름 빠름~~~'이라던데 그야말로 자본주의 광기에 매몰되어 모든 일은 빠르게, 재화는 더 많게, 명예나 권력은 더 높게라고 외치며 한눈팔 수 없이 바쁘게 이어지는 삶이다.

하지만 정목 스님은 그의 저서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에서

강물이 느리게 흐른다고 강물의 등을 떠밀진 마십시오

액셀러레이터도 없는 강물이 어찌 빨리 가라 한다고 속력을 낼 수 있습니까.

달팽이가 느려도 달팽이를 채찍질하지도 마십시오.

우리가 행복이라고 믿는 많은 경우 행복이 아니라 어리석은 욕심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우주의 시계에서 달팽이는 느려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라고  한다. 하긴 더 빠르게, 더 많게, 더 높게 라고 안달을 하며 그 자리에 닿아봤자 그 자리에서 보면 더 빠르고 더 많고 더 높은 사람들이 지천일 지니 실제의 행복과는 아무 상관이 없건만 우린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  노래 속 쉼표처럼 생활 속 쉼표를 찍어가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픈 맨발나그네

 

  혜민스님은 그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 사이의 거리감, 쉼표 때문입니다.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쉼 없이 달려온 건 아닌지,

내가 쉼 없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때때로 돌아봐야 합니다.’ 라며 삶의 고난으로부터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한가로이 걷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늘푸른 맨발의 행진' 회원들


  프랑스의 철학교수이자 에세이스트인 피에르 쌍소는 그의 저서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느림은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깊은 삶의 방식이며,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와 계절을 아주 천천히 아주 경건하게 주의깊게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느리게 사는 방법중의 하나로 한가로이 거닐기를 권한다. 그야말로 발걸음 닿는 대로, 풍경이 부르는 대로 나를 맡기고 걸으라고 한다.


▲  발걸음 닿는대로, 풍경이 부르는대로 떠돌며 슬로비가 되고픈 맨발나그네

 

  이 맨발나그네 느림의 미학을 실천해보고자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슬로비(Slobbie, 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 : 천천히 그러나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가 되어 여유를 가진 자연친화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고자 발버둥친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배낭을 짊어지고 어디론가 떠난다. 삶을 음미하고 즐기고자 광교산은 조강지처이며 또다른 곳은 연인이라 우기며 그녀들의 품에 안겨보고자 한다.

  오늘 늘푸른 맨발의 행진회원들과 태안해변길 1코스(바라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로이 걸으며 호사를 누렸다. 앞으로도 수의 한 벌 얻어 입고 떠나는 그날까지 건강이 허락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아니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자연의 품에 안기는 여유로움을 부려보고 싶다. 잠시 미뤄두고 제쳐둔다고 하늘이 무너지기야 하겠는가.........

( 댓 글 )

 

엘도라도 15.05.04. 05:53

우와 대단하신 기엌력과 세세하시게
기록되어 그날의 즐거움과행복함을
생생하게 다시 떠오르며 미소가 절로납니다
제일 맞형님이 계심에 감사합니다

브레드 15.05.04. 08:50
잘읽었습니다. 그 느낌 그대로~ 입니다.^*^ ~

내일 15.05.04. 09:56
와우 이렇게 멋지네유
잘보았습니다

cjstk 15.05.04. 11:51
네. 잘 읽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맨발인으로서 자부심이 생기는 군요. 제가 맨발을 좋아하는 이유를 글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하양스타 15.05.04. 13:10
걷기에 대해서 집필하셔야겠어요^^

산천 15.05.04. 20:48
대단 하십니다.

신정아 15.05.04. 00:25
또 가고싶은곳 학암포...전 작년 11월에 갔었는데 넘 머찐곳이었답니다
맨발로 걸으면 건강에 좋다죠? 좋은곳 다녀오셨네요

송화 15.05.04. 10:59
부러워요....제고향에들 다녀오셨네요.

심쿵 15.05.06. 06:50
아름답네요~ 너무멋져요~^^

좋은친구 15.05.07. 21:12 new
모두가 구구절절 옳은말씀으로 공감하면서
참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넘 보기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따스한마음(회장) 05:10 new
맨발속에 끈끈함과 젊음 이 보입니다
함게못해 아쉽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