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어화둥둥 내사랑! 광교산(3)

맨발나그네 2015. 4. 20. 19:14

어화둥둥 내사랑! 광교산(1) ( http://blog.daum.net/yooyh54/560 )

어화둥둥 내사랑! 광교산(2) ( http://blog.daum.net/yooyh54/564 )

 

어화둥둥 내사랑! 광교산(3)

 

(첫째날)

언 제 : 2015417()

누 구 랑 : 나홀로

코 스 는 : 반딧불이화장실-형제봉-종루봉-토끼재-상광교버스종점

 

(둘째날)

언 제 : 2015418()

누 구 랑 : 나홀로

코 스 는 : 상광교버스종점-노루목-시루봉-토끼재-종루봉-형제봉-문암골



▲ Tranggle GPS에 기록된 둘째날의 코스


▲ Tranggle GPS에 기록된 둘째날의 코스

 

▲   둘째날 광교산 시루봉에서


  오래간만에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의 품에 이틀간 연속하여 안긴다. 역시 조강지처의 품은 아늑하다. 새로운 애인()과 만남에서의 밀당이 없어서 좋고 편안하다. 거기다 광교산입구의 벚꽃은 벚꽃엔딩중이긴 하지만 화려하고, 등산길 내내 진달래꽃이 꽃동네를 이룬다. 선지자들은 홀로 걸으며 사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날 광교산과의 운우지정 끝 나른한 몸에 술 생각이 나서 산친구인 소리새와 몇몇을 불러내 한 잔 걸친 다음날인 오늘 점심때 들른 예식장에서 옛 직장동료들과 마신 미혼탕이 온 몸 가득 퍼진 날 홀로 진달래꽃 만발한 길을 걷다보니 오로지 머릿속이 사랑타령으로 가득찬다.


▲   광교산 진달래 꽃길


  봄이 되어 만발한 모든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인간들에게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시각적인 이유가 아니라 오로지 종족보존을 위한 씨앗을 만들기 위한 전단계라는데도 불구하고 미혼탕에 젖다 보니 모든 꽃들이 나만을 반기는 듯 하다. 꽃은 식물의 생식기이라고 누누이 주장하는데도 말이다. 학명(學名) 쓰기를 창안해 낸 유명한 식물분류학자인 스웨덴의 칼 폰 린네는 가운데 자리에 한 여자(암술)가 드러누워 있고, 둘레에 여러 남자(수술)가 둘러 않아 서로 사랑하는 것이 꽃이다라고 한다. 감각의 박물관의 저자 다이앤 애커먼은 이 책에서 꽃 향기가 인간을 흥분시키는 것은 꽃이 왕성한 생식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꽃의 향기는 온 세계를 향해 나는 생식능력이 있으며, 가져 볼 만하고, 나의 생식기관은 축축하게 젖어 있다라고 선언한다. 꽃의 냄새는 임신 가능성, 활기, 생명력, 온갖 낙관주의, 가능성, 젊음의 열정적인 개화를 연상시킨다. 꽃의 진한 향기를 맡으면 나이와는 상관없이 욕망으로 불붙는 세계에서 한창 피어오르는 젊음을 느낀다.’라고 설파하였다.


▲   첫째날 만난 광교산 


  식물의 세계가 이러할 진대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게 있어 성()은 본능이다. 다만 동물과 인간의 성이 다른 것은 동물에게는 오직 종족 번식만을 위한 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신이 다른 동물들처럼 성능력과 성생활을 종족 번식에만 국한시켰다면 우리 인간도 이에 순응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신의 설계 실수인지 아니면 신이 인간에게만 부여한 축복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게는 종족번식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성적 능력을 부여했으니 신의 뜻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는 것이 이 맨발나그네 미혼탕에 젖어 주장하는 개똥철학이다. 거기에다 신의 실수 한가지를 더 지적하자면 인간 수명의 한계를 명확히 해 놓지 않는 바람에 작금에는 그 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수직상승하여 이에 따른 여러 가지 갈등의 수치 또한 증폭되고 있고 그 중에는 노년의 성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광교산 종루봉에서 본 광교저수지와 수원시내


 내 자신이 가끔 술 한잔 걸친 뒤 애로산행기작가(?)라 주장하기도 하지만 역시 성담론에서는 마광수 교수를 빼 놓을 수 없다. 1989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출간이후 예순을 넘긴 지금까지 필화를 겪으면서도 계속되는 그의 담론의 요지는 사회적 위선과 가식, 욕심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본능에 충실한 삶, 더 나아가 식욕과 성욕에 충실한 삶을 살라고 한다. 그는 작년에 발표한 수필집 행복 철학에서 독신으로 살면서 프리섹스를 즐기는 게 최고라고 설파한다. 그는 그의 시 일평생 연애주의자에서

나는야/ 평생 연애주의자// 나는야/ 평생 변태성욕자// 나는야/ 평생 허무주의자// 나는야/ 평생 야한 남자// 나는야/ 평생 오럴 섹스만// 나는야/ 평생 고독, 절망, 쓸쓸만

이라 노래한다. 가식없는 그의 담론에 개인적으론 갈채를 보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에 100% 동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긴 뭐 마교수가 자신의 말에 동감해달라고 동의를 구한 적 없으니 선택은 각 개인의 몫이다.


▲   광교산 진달래 꽃길

 

  샤무엘 울만은 그의 시 청춘에서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라고 읊었지만 몸이 예전만 못함을 자주 느끼고 있으니 신체적 노화는 자연적인 현상일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마음씨를 포함하여) 이성을 대하게 되면 관심이나 호기심이 생기게 된다. 하긴 밥 먹고 숨 쉬는 것이 나이나 성별을 떠나 자연스러운 것처럼 노년의 성 역시 당연히 영위해야 할 삶의 일부분임이 틀림없다. 아니 젊은이들만의 사랑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노년의 사랑도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 어르신이 나이값도 못하고 밝히는 주책이 아니라 원초적인 욕구이자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기 때문이다.

 헌대 주변을 살펴보면 아직 노년도 아닌 중년의 지인들이 배우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성직자마냥 사랑에 망설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망설임의 이유야 많겠지만 내가 보기엔 가장 큰 이유로 용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유교사상이 걸림돌이요,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 더 큰 걸림돌이다. 의사인 조셉 핀존이 섹스는 굉장히 좋은 운동이다라고 한 말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서양에서는 섹스야 말로 신이 내린 보약이요, 행복한 스포츠이자, 최고의 예방의학이라고 한다. 물론 운동 상대자를 고르는데도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너무 고르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보다는 적당한 상대를 찾는 쪽을 권하고 싶다. 내쪽에서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얻어지는 것이다. 용불용설이라 하지 않던가.


▲   영화 <죽어도 좋아> 스틸사진(다음 영화에서)


▲   영화 <장수상회> 스틸사진(다음 영화에서)


   2002년에 발표된 영화 <죽어도 좋아>70대 노인의 성을 조명하였는데, 이때 사람들은 노인들도 그게 가능해?”였던 것 같다. 최근에 강제규 감독이 만든 <장수상회>70살에 시작된 꽃보다 아름다운 첫사랑에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렸다 한다. 이 영화 홈페이지에서 강제규 감독은 종종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데, 어떤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계절이든 무척 소중하다. <장수상회>의 성칠과 금님이 맞이한 아름다운 계절 속 사랑처럼 사랑은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귀한 것, 그렇기에 절박하고 애틋한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한다. 배우 조진웅은 사랑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정말 공평하게 주어지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묘한 에너지와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런 묘한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한다. 성의 만족도라는 것이 육체적 만족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서로를 향한 진심과 깊은 배려가 따르는 정신적. 감성적. 사회적 만족도 성의 만족도 중 일부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간의 합의를 전제로 할 때 성은 건전한 것이요, 아름다운 것이고 또 개방된 세상인 것이다.

 

  미혼탕에 젖어 봄 꽃으로 단장한 조강지처 광교산이 내 준 품 속을 거닐다 보니 머릿속은 온통 사랑이야기로 가득하다. 과연 나에게 앞으로의 사랑은 어떤 모습으로 닥아 올지를 궁금해 하며 늦기전에 <장수상회>를 보며 그 영화속 주인공 성칠과 금님의 사랑하는 모습을 봐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저런 생각속에 걷다 보니 어느덧 날머리로 잡은 문암골이다. 그곳 식당에서 저녁 6시부터 중고등학교 때부터의 친구들을 만나 다시 미혼탕을 마시며 요즈음의 우리들의 사랑에 대해 논하며 아직 늙지 않았다고 우겨본다.

( 댓 글 )


브레드 15.04.20. 23:11

열정에 힘을 얻어 갑니다



블루베리 15.04.20. 23:03

사진속 풍경속에서 마음이편한하고 넉넉하게 감상잘하고갑니다 .

소리새 15.04.22. 09:49
삶이 헛헛하신가?ᆢ 넋두리가 공허하구만ᆢ ㅎ


 

  좋은친구 15.04.21. 01:14

이런 좋은글 읽을수 있는 인연에
감사 드림니다
                                                                                                           
 
최강일47 15.04.21. 17:53
광교산정기받아좋은핵교다녔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