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맨발나그네되어 강화 고려산의 진달래꽃속을 거닐다

맨발나그네 2015. 4. 28. 01:07

 강화도 산행1 - 2013년 12월 일일선이 되어 거닌 마니산( http://blog.daum.net/yooyh54/506)

  강화도 산행2 - 2014년 4월 바다와 진달래 군락이 어우러진 혈구산과의 만남( http://blog.daum.net/yooyh54/526)

       

       맨발나그네되어 강화 고려산의 진달래꽃속을 거닐다 

어 디 를 : 강화 고려산(436m)-혈구산(466m)

언 제 : 2015426()

누 구 랑 : 7000산악회

코 스 는 : 고천4리마을회관-고인돌군-고려산-고비고개-혈구산-안양대학

사 진 은 : 따스한마음, 미루, 소리새, 맨발나그네


▲ Tranggle GPS에 기록된 고려산~혈구산 기록


▲   함께한 산7000산악회 회원들

 

  화려했던 벚꽃은 촉촉하게 내린 봄비로 생각보다 일찍 벚꽃엔딩을 알린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는 것이 도심 곳곳엔 튤립꽃 천지이고 산에서는 진달래꽃이 군락을 이루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손짓한다. 해서 각지역의 벚꽃축제는 진달래축제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굵직굵직한 진달래축제만 꼽아보더라도 강화 고려산진달래축제, 달성 비슬산진달래축제, 여수 영취산진달래축제, 창녕 화왕산진달래축제, 창원 천주산진달래축제, 부천 원미산진달래축제등이 있다.

 올해 그 많은 벚꽃축제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다. 내가 살고있는 수원만 하드라도 경기도청 벚꽃축제가 있었고, 서호천 벚꽃축제가 며칠간 진행되었는데도 찾아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내가 조강지처라 우기고 있는 광교산의 광교저수지 주변도 벚꽃으로 뒤덮였건만 지난주와 이번주 그녀 광교산의 품에 안기러 갔을 때는 이미 벚꽃엔딩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산7000산악회가 강화 고려산진달래축제 기간을 맞아 그곳을 찾는다기에 따라 나선다.


▲   들머리에서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강화의 고인돌

 

 들머리인 고천4리마을회관을 떠나 고인돌군락과 만난다. 아다시피 고인돌은 선사시대의 돌무덤으로 켈트어로는 돌멘(Dolmen)이라고 하니 어째 우리말 돌멩이와 닮은 듯 하다. 우리나라에는 총 3만 기가 넘는 고인돌무덤이 널려있는데 이는 전세계에 분포한 총 6만여기의 절반에 해당되는 수량이다. 그래서 일부의 연구자들은 우리나라에 가장 오래된 고인돌도 있고, 가장 큰 고인돌이 있는가 하면 가장 많은 고인돌이 있음을 근거로 삼국유사환단고기(정통 사학에서는 위서라며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속 고대왕국인 환인이 다스린 환국(桓國), 환웅이 다스린 배달국(倍達國), 단군이 다스린 조선(朝鮮)의 기원을 찾을 열쇠로 보고있기도 하다. 단군조선이 있기 이전에 5천년의 역사가 더 있었다고 주장한다. 몇몇 연구자들은 이 고인돌과 여러 연구를 거쳐 환국은 인류 최초의 국가이며, 세계문명의 기원은 한민족이라며 우리 민족의 위대성을 강조하고 광활한 영토를 기술하여 민족의 정체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세계최고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200337일에 흥미로운 연구논문이 한편 실렸다. 이름하여 <‘헤리코박터균의 분포로 본 과거의 인류이동>이란 논문인데 이 논문을 근거로 고대 1만년에서 1천년 사이에 이루어지는 문명의 이동현상을 유추해내는데 바로 고대 한국인의 혈통이 남동아시아는 물론 북아시아를 거쳐 수메르문명과 홍산문명, 요하문명, 발해문명, 동이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민족이라는 것이다.

 어째거나 전북 고창에 447기가 고인돌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전남 화순에도 500여기의 고인돌이 집중 분포하고 있고, 이곳 강화도에도 고려산 기슭을 따라 150여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단다. 이 세곳 고창, 화순, 강화의 선사유적들은 거대한 석조로 만들어진 2,000~3,000년 전의 무덤과 장례의식 기념물로서 선사시대 문화가 가장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당시의 기술과 사회현상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이어서 2000년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곳이다. 비록 몇기에 지나지 않지만 고인돌 군락지를 지나 고려산을 향해 길을 나선다.


▲   고려산의 진달래꽃 (강화군청 홈페이지 제공 사진)


▲   4월 24일 미리 다녀온 소리새가 찍은 고려산의 진달래꽃



▲   4월 24일 미리 다녀온 소리새가 찍은 고려산의 진달래꽃


▲   4월 24일 미리 다녀온 소리새가 찍은 고려산의 진달래꽃



▲   진달래 반 사람 반


▲   고려산에서 일행들과

 

  꽤 된비얄길을 오르니 고려산이다. 고려산을 품고있는 강화도는 우리나라 5,000여년 역사와 영욕을 함께한 고장이다. 단군이 나라를 세우고 마니산에 참성단을 쌓고 천제를 올렸으며, 세 아들로 하여금 삼랑성을 쌓게 한 곳도 강화도요, 조선조말에는 병인양요, 운양호사건, 신미양요의 수난을 지켜봐야 했고, 조선조 인조는 정묘호란을 피해 옮겨왔으나 후금(청나라)와 굴욕적인 형제의 맹약을 맺은 치욕의 역사를 지켜 본 땅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에는 몽골의 침입을 받은 고려 조정은 강화도로 천도하여 고려궁을 짓고 39년간 피란 임시수도이기도 했다. 해서 이때부터 고려군인들이 훈련을 받는 산이어서 고려산(高麗山)이 되었다 한다. 그 이전 고구려 때는 이 산 어느 어귀에서 고구려 대막리지 연개소문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한다.

고려산의 원래 이름은 오련산(五蓮山)이었단다. 고구려 20대 장수왕 때 인도에서 온 승려 천축이 이 산정의 연못에 피어난 적. . . . 흑색의 다섯 송이 연꽃을 허공에 던져 그 꽃들이 떨어진 곳에 적련산(현 적석사), 황련사, 청련사, 백련사, 흑련사 5개 사찰을 지었고 산 이름도 오련산이라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백련산, 청련사, 적석사 등 3개의 절이 남아있다 한다.


▲   고려산 진달래


▲   정상부근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


  진달래축제가 열리고 있는 고려산은 인산인해이다. 사람반 진달래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사람이 많아 사람 발길 피하랴, 진달래꽃 구경하랴 바쁘기 한량없다.

진달래꽃도 이제 세상을 떠날 날이 가까운가보다. 조금 늙고 지쳐보이지만 그래도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전체적으로는 아직 온산에 불을 지른 듯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사람들에 떠밀려 고려산정상에 오르고 그곳에서 많은 인파속에 파묻혀 간단히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   혈구산에서 일행들과 함께


 고비고개를 지나 혈구산으로 향한다. 혈구산은 지난해 옛 직장동료 몇몇이랑 다녀간 적이 있지만 고비고개에서 이리갈까 저리갈까 망설이는 일행들과 떨어져 혈구산 걷기를 원하는 몇몇과 혈구산으로 오른다. 고비고개에서 혈구산까지에는 세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우리 일행은 이 세 개의 봉우리를 모두 우회하여 시간을 단축한다. 그렇게 세 번째 봉우리를 지나자 마자 앞에 펼쳐진 진달래꽃 화원은 우리를 다시 황홀경에 이르게 한다. 고려산이 사람에 치여 꽃구경이 건성건성이었다면 이곳 혈구산은 사람밀도가 높지않아 제대로된 꽃구경이다. 그곳에서 다시 사진도 찍고 진달래꽃 감상을 하며 정상을 향한다.

 

혈구산(466m)은 강화도에서 민족의 정기가 서린 마리산(마니산, 472m),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고려산(436m) 등에 가려 관심을 끌지못하였으나 상고시대에는 강화의 진산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혈구(穴口)는 고구려 때 강화를 부르던 옛지명이란다. 혈구라는 말은 한강을 통해 육지로 접근할 수 있기에 그 구멍의 입구에 자리한 산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  혈구산의 진달래


▲   혈구산 정상에서의 풍광


  고려산에 이어 혈구산에 이르는 동안 정말 질리도록 분홍빛 꽃속을 걸었다. 그리고 혈구산 정상에서 맞이한 풍광은 특급이다. 북쪽으로는 방금 다녀온 고려산이요, 남쪽으로는 마리산이 우뚝 서있다. 서쪽으로는 쭉 뻗어있는 산줄기 뒤로 석모도가 놓여있다. 세상은 푸르르고 들판은 이제 세상과 대화하기 위한 파릇파릇한 새싹들로 가득하다. 멀리 바다는 아지랑이 일렁이니 한 폭의 수채화로 완성된 봄의 교향악이다. 그리고 다시 퇴모산으로 방향을 틀려고 하는데 같이 걷고 있던 산7000산악회의 회장이 중간 고비고개에서 걷기를 마감한 일행을 위해 날머리를 안양대학교 쪽으로 잡자고 한다. 좀 아쉽지만 따를 수 밖에....


▲  아! 아사세갱하희 (我捨世更何希 )! 

그리고 재작년 들렸던 강화 민속음식점에 다시 들려 토하젓국찌게에 반주를 겯들이니 오늘도 그끄저께, 그저께, 어제에 이어 나흘간 계속된 일일선(一日仙)놀음이다. 나흘간 총34km에 이르는 맨발걷기여서 발바닥이 자기를 너무 혹사한다고 지청구를 해대긴 하지만 경허스님 말씀처럼 아사세갱하희 (我捨世更何希 : 내가 티끌세상을 버렸거니 다시 무엇을 바라랴)이다.

( 댓 글 )

백치아다다 15.04.28. 11:33

나그네님에 산행후기는 언제나 마음한곳에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한치재 15.04.28. 13:40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봉이 15.04.29. 00:31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따스한마음(회장) 15.04.29. 16:59
즐감합니다 ㅎㅎㅎ

혜원쓰 15.04.29. 19:04
오와~~
저도 일요일에 고려산 다녀왔어요~~
예쁜 분홍빛 봄을 두 눈에 가득 담아왔네요~^^

대청봉 15.04.29. 19:05
나그네가
진분홍 진달래여인을 품었으니
월메나 좋을까 아흐~♡

브레드 15.04.29. 01:03
나도 한번 가봐야 겠네요^*^

엘도라도 15.05.04. 07:08
강화 고려산~~~
데크계단이 많아서 걷는데는 별루죠?
진달래가 엄청나게 좋네요

산천 15.05.04. 20:49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