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태안 해변길 5코스(노을길)를 맨발꾼들과 함께 걷다

맨발나그네 2015. 7. 14. 05:56


태안 해변길 5코스(노을길)를 맨발꾼들과 함께 걷다

 

어 디 를 : 태안 해변길 5코스(노을길)

 

언 제 : 2015711()

 

누 구 랑 : 늘푸른 맨발의 행진

 

코 스 는 : 백사장항 > 삼봉 > 두여 > 밧개 > 두에기 > 방포 > 꽃지( 12km )

사 진 은 : 맨발나그네


▲   태안해변길 개략도


▲   태안해변길 5코스인 노을길 개략도


▲   함께한 일행

 

   태안군의 태안(泰安)크게 편안한땅이다. 해안선을 530km나 가지고 있어 만리포를 비롯하여 천리포, 연포, 몽산포, 삼봉, 방포, 학암포 꽃지 등의 유명 해수욕장이 있고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 아담한 산봉우리, 침식작용으로 깎여 나간 해안 등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절경을 이룬다. 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일찍이 안면도와 태안반도 일대 130여개의 섬들을 태안해안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그곳에 2007년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으니 바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의 기름 유출사고이다. 악몽같은 사건이었지만 당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힘을 합쳐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달려가 기름 띠를 걷어내고, 기름 때를 닦아내어 생태계가 상상 외로 빠르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으니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힘과 자연의 위대한 힘이다. 상처가 아문 자리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안을 따라 걸으며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바라길, 소원길, 파도길, 솔모래길, 노을길, 샛별길, 바람길, 천사길 등 8개코스 총 100km에 이르는 해안길을 만들었으니 이름하여 태안해변길이다.

지난 5월 태안해변길 중 1코스인 바라길을 늘푸른 맨발의 행진 카페 회원들과 함께 걸은 후 모두들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다음을 기약했었다. 그 약속이 석달도 지나기전 열성적인 카페지기 브레드님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 번씩이나 답사를 다녀오는 등 노력을 한 끝에 오늘 태안해변길 중 제5코스인 노을길을 걷기위해 떠난다.

태안해변길 5코스인 노을길은 안면도 최대의 어항 백사장항에서 출발하여 기지포, 안면, 두여, 밧개, 두에기, 방포 등 8개의 해수욕장을 거치면서 해변과 얕으막한 산길을 넘나들며 꽃지 해변까지 걷는 약 12km에 이르는 길이다. 안면도는 원래 육지였으나 조선 인조 때 삼남지역의 세곡을 운반하기 위해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를 잘라내어 섬이 된 곳이다. 안면도(安眠島)는 글자 그대로 편안하게 쉬는 섬이다. 1970년에 다리가 놓아져 이제는 육지와 이어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이라 한다. 2010년 찾았던 안면도의 자연휴양림의 미인송 군락은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하지만 오늘 일정 중에는 빠져 있으니 다음을 기약하고 노을길을 걷는다. 노을길은 많은 사람들이 태안해변길 중 하이라이트로 꼽는다.

 

노을길의 들머리인 백사장항은 전국 최대의 자연산 대하 집산지라고 한다. 하지만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니 대하를 굽는 구수한 냄새를 뒤로하고 걷기코스로 향한다. 들머리부터 탁 트인 바다 풍경에 모두들 환성이다. 하지만 올해들어 가장 덮다는 날씨이다 보니 바닷가 모래가 무척 뜨거워 맨발인 우리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해송으로 뒤덮인 오솔길을 걷다가 다시 바다로 들어서 발을 적시며 걷는 일행들 모두들 즐거워 한다. 걷는 길 안내가 잘되어 있건만 늘 푸른 맨발의 행진회원들은 연이어 이어져 있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의 바닷가를 걷는다. 해수욕장 이름조차도 두여’, ‘밧개’, ‘꽃지등으로 정답기 그지없다. 이어지는 해변, 해안사구, 솔밭, 바닷가를 걷는 회원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다. 사실 따가운 햇볕으로 소나무숲 산길이 더 나을 법도 하건만 바닷가를 걷는게 더 좋은가보다. 그렇게 남들은 너덧시간이면 된다는 노을길을 식사시간 포함하여 6시간 걷다보니 어느덧 꽃지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해당화가 많이 피어 화지(花地)라 불리던 곳이라 하던데 지금은 할미바위와 할아비 바위로 더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바위섬인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에는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구구절절하지만 요약해 보자면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되었다는 순애보의 전설이다.

 

일정상 비록 노을길에서 노을을 보지 못했지만 대수이겠는가. 석양 황혼빛 물든 쪽빛바다가 그립기는 하지만 안면도 청정 바닷가와 송림사이의 솦밭길을 한없이 걸었으니 더 바랄게 무어랴... 이렇게 후기를 쓰면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글로 아무리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다 해도 사진속 회원들의 모습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자꾸 글쓰기가 주저된다.

 

어째거나 오늘도 솔향기 그윽한 솔밭길과 바다 내음 풍겨주는 바닷가를 한없이 걸은 하루였다. 때로는 바닷바람의 청량함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적시기도 하였고, 때로는 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해변의 모래를 덥혀 맨발로 걷기가 힘들정도로 뜨겁기도 했지만 내딛는 걸음마다 즐거움이었고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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