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바다에 빠져 황홀경을 맛 본 사자산
● 어 디 를 : 보성 사자산(666m)
● 언 제 : 2016년 5월 1일(일)
● 누 구 랑 : 수원산마루산악회
● 코 스 는 : 자연휴양림주차장~담안제~고산이재~사자산~간재~제암산철쭉제단~곰재산~곰재~자연휴양림주차장
● 사 진 은 : 노루귀, 뽀오, 본인
엊그제 새해를 맞이한 것 같은데 벌써 오월이다. 오월은 봄향기가 넘치는 계절이다. 그 봄향기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남도로의 나들이가 제격이다. 해서 매년 봄이면 남도로 떠나기 위해 안달이 난다. 재재작년(2013년) 봄에는 통영 사랑도의 지리산, 영암 월출산과 순천 조계산의 품에 안겼었고, 재작년(2014년) 봄에는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걸었으며, 작년(2015년) 봄에는 해남 두륜산으로 달려갔었다. 그리고 올 봄 남해의 응봉산과 통영의 연대도~만지도를 걷고 왔으니 봄만되면 내 몸은 남도로 달려갈 준비를 하나보다. 오늘도 봄바람을 따라 전라남도 보성과 장흥의 경계에 솟아 있는 사자산을 걷기 위해 길을 떠난다.
사실 보성과의 인연이라면 인연이랄까 나는 1980년대 중반 직장생활을 하면서 벌교가 고향인 동료가 있어 그의 결혼식 참석차 1박2일로 벌교를 다녀 온 적이 있는데 그때 본 한가롭고 고즈녁한 벌교의 갯벌과 꼬막막사 그리고 시골장터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남아있어 그 이후 가끔 전라도 분들을 만나면 “나가 고향이 벌굔디 고향이 워디단가?”라며 농을 치기도 하던 고장이다. 하지만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로 잘 알려졌있고, 지금은 활성산 기슭의 널따란 차밭으로 대표되는 고장이다. 장흥이야 인연을 꼽을거리가 없으니 소설가 이청준의 고향으로 기억될 뿐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천관산, 억불산, 사자산 등 나를 어서오라고 부르는 곳을 많이 품은 고장이기고 하다.
어째거나 그 보성군과 장흥군의 경계에 솟아 있는 사자산이 오늘 나와 꽃잠자리를 치룰 여인(山)이다. 그곳 제암산~사자산~일림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주변에 100ha에 달하는 산철쭉 군락지 속을 걷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수선을 떨며 나선 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자산의 철쭉꽃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늦장을 피우다 목표했던 제암산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후회없는 하루였다. ‘사랑의 즐거움’ 또는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철쭉의 바다에 빠져 황홀경을 맛보았으니 말이다.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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