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에서 2016년을 마감하며...
● 어 디 를 : 남양주시 예봉산(683m)
● 언 제 : 2016년 12월 25일(일)
● 누 구 랑 : 산7000산악회
● 코 스 는 : 팔당역>갈림길>예봉산>예빈산>예봉산장
● 사 진 은 : 따스한마음, 노루귀
● 예봉산과의 꽃잠자리 : 2014년 3월 2일 남양주 예봉산 ( 산행기 가기 ☞ http://blog.daum.net/yooyh54/521)
▲ 예봉산 정상에서
2016년 병신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매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있었을까만 올해는 그 정도가 더한 것 같다. 국내적으로 보면 올 하반기에 터진 최순실 게이트라 불리우는 사태가 정치, 경제를 그야말로 불랙홀에 집어넣어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렵다고한다. 누구는 촛불을 들고, 누구는 태극기를 들고서 서로가 잘났다고 떠들고는 있는데 세상을 방관하며 살고 있는 맨발나그네가 보기에도 문제의 심각성은 이 사태가 짧은 시간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를 열고, 아님 그 반대의 집회를 열기 전에 언론과 국민의 대표라고 큰 소리쳐 온 국회의원들이 좀 더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일에 충실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공허한 생각일 뿐이다.
또 다른 천지개벽에 가까운 뉴스가 있었으니 김영란법이라 불리우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시행이다. 법 시행후 해석상의 혼란, 일부 직종의 불편, 일부 업종의 매출 감소로 볼멘 소리가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법률의 시행이다. 사실 60평생을 살아오면서 나 자신도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다. 고백하건대 상대방이 요구해서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고, 내 스스로 업무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금품을 제공한 경우도 제법 많았다. 핑계를 대자면 그땐 그래야 일처리를 할 수 있었으니까......
이 외에도 수많은 뉴스가 매스컴을 장식했지만 일일이 열거하기가 버거울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었던 것 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2016년 송구영신(送舊迎新)의 해맞이를 여수 항일암으로 다녀 온게 엊그제 같건만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흘러 올해의 끝자락에 남양주에 있는 예봉산으로 산7000산악회가 마련한 송년산행을 따라 나선다.
▲ 오름길 전망대에서 검단산을 배경으로
▲ 예봉산에서의 맨발나그네
돌이켜 보건대 올 한해는 여인(山)들과의 운우지정에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총 41회의 운우지정에 겨우 270km 밖에 걷지 못했으며, 그 중 맨발걷기도 152km에 그쳤으니 요 몇해 사이에 가장 적은 여인(산)들과의 운우지정이다. 대저 일일선(一日仙)이라 우기며 인생길이 즐거운 소풍이기를 소망하건만 왠 핑계가 그리 많은지 점점 게을러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뿐 아니라 여인(山)들과의 운우지정(山行) 후 후희(後戱=산행후기) 조차 등한시 하였으니 졸필인 산행후기를 읽고 항상 댓글과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며 새 글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대할 면목이 없다.
▲ 예봉산 정상에서
▲ 예봉산 정상에서 본 풍경(물안개 밑으로 아스라히 두물머리가 보인다)
▲ 예봉산 정상에서 본 풍경
▲ 예봉산 정상에서 본 눈꽃
▲ 예봉산 정상에서 본 눈꽃
▲ 예봉산 정상에서 본 눈꽃
각설하고 송년산행지인 예봉산 들머리인 팔당역을 떠나 산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자니 어느덧 정상이다. 예봉산은 2014년 3월초 다녀 간 적이 있으니 꽃잠자리도 아니건만 두물머리에서 피어나는 물안개에 의해 만들어진 주변 풍경은 환상적이다. 비록 물안개로 두물머리의 풍광은 삼켜버렸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북쪽면으로는 하얗게 피어난 눈꽃이 일행들의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그렇게 한참을 머문후 예빈산을 거쳐 하산하니 홍어회와 매운탕이 기다리고 있어 반야탕으로 시작하였으나 그 끝은 미혼탕이 되고 말았다.
▲ 간식타임
▲ 예빈산 정상석을 끌어안고....
여인(山)들과의 운우지정은 소홀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미혼탕에 젖어 있는 날이 허다하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얼마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보니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은 너무 높고, 최근들어 늘어난 3KG의 몸무게는 모두 지방이 되어 체지방율은 이상상태이고 복부비만, 내장비만 모두 정상이 아니란다. 매년이 그러하듯 결국 올 한 해도 회한이 남는 그런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 항상 산친구가 되어주는 산7000산악회 회장인 따스한마음과 함께
97세의 철학자 김형석님은 아직도 일주일에 3일은 수영을 하고 하루 5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강연과 글쓰기 등 일을 놓지 않으며 살고 있는데 올해 새로 펴낸 수필집 『100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 황금기는 60~75세라 한다. 그렇다면 이 맨발나그네는 이제 인생 황금기를 시작하는 나이 이건만 최근 받아 본 건강검진 결과지에 의하면 앞으로의 삶의 질이 형편없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100세 시대’에 앞으로의 삶의 질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올해야 그렇다치고 닥아오는 2017년 정유년에는 정말 열심히 여인(山)들과 운우지정을 나누고, 덜 열심히 미혼탕을 마셔 항상 반야탕의 세계에 머물러야 될텐데 과연 의지박약환자인 이 맨발나그네가 실천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대철학자의 인생론과 행복론을 읽으며 삶의 지혜를 얻어 좀 더 노력하는 맨발나그네가 되보자고 약속하고 또 약속해 보건만 오늘도 송년산행 뒤풀이와 다시 수원에 도착해 통닭집에 들려 2차 뒤풀이까지 하고선 몽롱한 상태로 잠자리에 드니 내일 아침 제대로 기억이나 할런지.....
맨발나그네의 블로그 가기☞ 맨발나그네가 세상을 걷는 이야기
'맨발나그네 > 일반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평 연인산과 사랑을 나누다 (0) | 2017.02.05 |
---|---|
2017년 양양 낙산사에서의 새해 해맞이 (0) | 2017.01.04 |
몸과 마음을 위로 받으며 걸은 호명산 (0) | 2016.03.01 |
한산행려(寒山行旅)되어 거닌 안면도 자연 휴양림 (0) | 2016.01.30 |
무주 적상산과 사랑 나누다 (0) | 201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