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HAPPY700평창’의 잠두산

맨발나그네 2014. 1. 12. 16:41

 

‘HAPPY700평창의 잠두산

 

산 행 지 : 평창 잠두산(1,244m)

산행일시 : 2014111()

누 구 랑 : 수원문화원산악회

산행코스 : 모릿재-잠두산-신리 마을회관

사진은 ? : 소리새, 송수복, 조극동봉님

 

▲  잠두산 개념도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잠두산 품

 

 

 

▲   Tranggle GPS의 기록

 

 오늘은 하얀나라 설국(雪國)으로 초대 받은 날이다. 잠두산과 백석산이 있는 평창은 이즈음이면 설국으로 변해있기 때문이다. 삼봉 정도전은 문 앞의 땅이 좁아 수레 두 채를 용납할 만하고 하늘이 낮아 재 위는 겨우 석자 높이라 했고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한 때 난리를 피하기에는 좋은 곳이나 오래 대를 이어 가며 살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라고 표현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이효석 소설속의 장돌뱅이 허생원이 나귀를 몰고 메밀밭 사이를 누비던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세계인들이 모여 축제를 벌리는 곳이 되었고, 지역특성을 살린 많은 즐길거리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평창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특히 평창군은 북쪽과 서쪽에는 오대산(1,563m), 계방산(1,577m), 흥정산(1,277m), 태기산(1,261m), 청태산(1,200m), 백덕산(1,350m, 일명 獅子山) 등이 솟아 있고, 동쪽에는 황병산(1,407m), 고루포기산(1,238m), 발왕산(1,458m), 박지산(1,394m), 백석산(1,365m), 청옥산(1,256m), 가리왕산(1,561m) 등 높고 험한 산들이 연봉을 이룬다. 그러니 해발고도가 700m 이상인 곳이 전체 면적의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해발 700m는 인체에 가장 적합한 기압상태로 생체리듬에 가장 좋기 때문에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고도라고 한다.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지역으로 인간의 생활과 모든 동식물의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기에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증가로 5~6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수면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충분한 혈류 공급으로 젖산과 노폐물의 제거에 효과가 있어 피로회복이 빨라 노화를 지연시키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해준단다.거기에다 산성비가 없고 맑은 이슬과 신선한 공기는 양질의 무공해 농축산물을 생산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하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그러기에 평창군은 이러한 조건들을 상품화하여 ‘HAPPY700평창이라는 BI(Brand Identity)를 정하여 다양한 문화와 따뜻한 인정을 즐길 수 있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   모릿재 터널 입구

 

 

▲   함께한 수원문화원산악회 회원들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잠두산~백석산의 들머리는 모릿재이다. 몰잇재라고도 하고 한자어로는 모노치(毛老峙)라고도 하는데 몰잇재에서 의 옛말인 의 뿌리말로 몰잇재산고개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2008.12, 국토지리정보원)은 밝히고 있다. ‘몰잇재가 시간이 흐르면서 모릿재가 되었다고 한다. 이효석 소설속의 장돌뱅이 허생원이 나귀를 끌고 달밤을 가르며 대화장과 진부장을 오갔을 것이고, 많은 민초들이 이 길을 넘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잘 포장된 길을 따라 자동차로 10여분에 이 두 곳을 이어주고 있으니 우리처럼 일부러 이곳을 걷기위해 찾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 구경을 할 수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그곳 모릿재를 떠나 잠두산의 품에 안긴다.

 

 

▲   잠두산의 품에 드는 길

 

▲   잠두산 산행에 함께한 산 벗들

 

▲   잠두산의 품에 안긴 맨발나그네

 

  모릿재의 고도가 820m이고 잠두산의 고도가 1259m이니 세찬 칼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올라야 한다. 1시간반 정도 오랐을까 해발 980m의 펑퍼짐한 평지에 점심상을 펼친다.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게 펼쳐진 대자연에서의 점심식사이다. 수원문화원산악회 회장님이 준비해온 삶은 오징어에 이란 고량주는 추위를 쫒는데 그만이었다. 7000산악회 회장이 준비한 오뎅탕도 좀 식기는 했지만 먹을만 했고, 오늘이 생일인 소리새의 반찬그릇에는 소고기도 눈에 띈다. 춥기는 하지만 대자연을 벗삼아 한 잔 술을 기울이는 이 맛이 있어 이 추위 속에서도 기를 쓰고 산의 품에 드는지도 모르겠다.

 

 

▲   잠두산을 향하여....

 

▲   잠두산을 향하여

 

▲   정상 부근에 펼쳐져 우리를 환희에 젖게한 상고대 

 

 

▲   잠두산 정상 

 

  다시 잠두산을 향해 오른다. 잠두산 못미쳐에 제법 된 된비얄에서 모두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고도를 오를수록 눈이 쌓여있어 누군가가 눈위에 뒹글며 러브스토리 흉내를 내니 모두 힘들게 오르다가 웃음꽃을 피우며 쉼을 갖기도 한다. 정상 부근은 상고대도 그럴듯하게 펼쳐져있어 힘겹게 잠두산의 품에 안긴 일행들을 환희에 들뜨게 만든다. 그렇게 오른 잠두산(蠶頭山,1,243m)이다. 잠두산은 백두대간의 주맥인 오대산에서 뻗어나온 산줄기가 계방산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백적산을 일구고 그 아래에 힘껏 솟구쳐 일군 산이다. 산의 모습이 누에벌레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특히 남쪽 이웃에 있는 백석산에서 바라보면 누에가 기어가는 모습 그대로의 형상이어서 사람들은 능애머리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   심설산행의 묘미에 흠뻑 빠진 일행들 

 

 

▲   잠두산의 맨발나그네 

 

 

▲   잠두산의 품을 떠나며... 

 

▲   잠두산의 품을 떠나며... 

 

  잠두산을 떠나 백석산을 향하는 길은 심설산행의 묘미를 맘껏 맛볼 수 있는 구간이다. 맨앞장을 선 송수복 대장은 일부러 러셀이 안된 길로 일행을 몰아넣어 심설산행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삼거리와 만나게 되는데 들머리를 떠난지 벌써 4시간째이다. 눈길을 걷느라 피곤해 보이는 일행을 위해 산행대장은 원래 목표중의 하나였던 백석산을 포기하고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내려오는 동안 산행대장에게 뺏어두었던 비닐장판 쪼각을 이용하여 눈썰매도 타며 그렇게 1시간여 내려오다 보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마을이다.

 

 

▲   나이를 잊은채 눈썰매타기에 열중인 맨발나그네 

 

    

▲   진부 부림식당의 산채정식과 수원에서의 뒷풀이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 진부에 있는 부림식당이다. 산채정식이 유명한 집이라 하는데 별미로 손색이 없었다. 오대산 자락에서 나는 산채들로 이루어진 산채는 입맛을 돋우어 맛있게 먹었다. 토요일이어서인지 오는길이 수월하여 수원에 7시쯤 도착하였을까. 생일을 맞은 소리새의 생일 축하를 위해 다시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한 잔 술을 털어넣으니 오늘도 일일청한 일일선(一日淸閑 一日仙 :하루를 맑고 욕심없이 사니 하루일망정 신선같은 삶)이 되어 경허선사의 시구 '아사세갱하희' (我捨世更何希 : 내가 티끌세상을 버렸거니 다시 무엇을 바라랴)을 읊조려본다.

 

( 댓 글 )

이광용 14.1.19. 19:44

너무나 글을 잘쓰셔서 감탄했습니다

저도 그 산악회 가입하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유은주 14.1.19. 18:07

멋진 산이네~~

눈이 많이 와서 산행 힘들지 않았는가 궁금하네요~^^^

선배님의 산행기는 한편의 은은한 드리마 입니다.
좋은글 좋은곳 소개 감사합니다.

 

최중영(혜안) 14.01.16. 09:06
네 ... 잠두산산행기 즐감했습니다 .. 백석산 밑에서 발길을 돌리때의 아쉬움이 아직도 여운을 남기네요 .. 수고하셨습니다

 

최강일47 14.01.16. 08:29
굳!!!!
 
좋은친구 14.01.16. 12:43
잠두산 ~ 좀 생소한 이름의 산인거 같은데
평창에 있슴까 ?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들이 넘 좋아요
부림식당의 산채정식집은 한번 가보고 싶슴다
"일일청한 일일선"< 하루를 맑고 욕심없이 사니 하루일망정 신선같은 삶 >이라
시작이 좋습니다 ^^

 

김영희(고31) 14.01.15. 18:12
두분은 늘 같이 다니시네요. 멋진 미소 황홀합니다.^^
 
이원수중21 14.01.16. 13:10
멋진 산행기 감사합니다.

 

이분재 14.01.17. 15:18
산악회 스케줄로 바빠서 삶에 삭막함은 찾아볼수 없겠네.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아직 미답지 이지만, 잠두산도 오지의 산인걸루 알고 있습니다.
작년 백적산 가면서 살짝 곁눈질 하였고, 2년 전 거문산, 금당산 가면서 살짝 곁눈질은 하였는데~~~
좋은 하루 되세요!

 

 

  • 황소고집

    일일청한 일일선...부럽군요. 정다운 벗과 하루를 자연속에 푹 파묻혀 속세를 잊는것이.. 2014.01.16 11:05

  • 티파니

    겨울 눈속에선 맨발님도 별수없으시네..ㅎㅎ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2014.01.16 11:55

  • 조랑말

    해발 칠백이 가장 좋은곳이라니 어서 이사를..ㅎㅎㅎ, 밥상이 너무 화려합니다. 쩝쩝쩝.. 2014.01.16 17:15

  • 감치미

    아름다운 산행뒤에 뒷풀이..넘 멋지십니다. 즐기고 가네요. 2014.01.17 10:36

  • 닥터진

    태백산에서도 푸대로 눈썰매를 타본적이 있는데 엄청 재미있더라구요. .여기서도 동심에 젖어 하루를 보내신것 같네요. 아주 보기 좋습니다. 2014.01.17 20:11

  • 소영

    멋진 산행기 즐감하네요. 섬세한 글솜씨에 잠두산도 더욱 아름답워 보입니다. 2014.01.19 08:48

  • 스노맨

    신나는 눈썰매를 타셨네요. 어린시절을 떠올려지네요. 즐겁습니다. 2014.01.19 19:01

  • 가을여자

    부러운 하루네요. 저도 그런 일일선이라도 해보고 싶은데... 2014.01.20 09:36

  • 미수다

    산행후 진수성찬을,...부럽네요. 산행으로 빠진살 도로 붙여가지고 오겠네요. ㅎㅎㅎ 2014.01.20 12:09

  • 갑을이

    좋아요. 살만한 고장이라니 함 가보고 싶네요. 정다운이들과 같이..하산후 부림정식도 들어보고... 2014.01.20 15:48

  • 아리수

    아사세갱하희...신선이 그리어려운게 아니네요. ㅎㅎㅎ 2014.01.20 18:38

  • 훈남

    우와 푸짐하다..글 잘읽고..상으로 푸짐한 밥상이라...안먹어도 배부른 느낌이네요. ㅎㅎㅎ 2014.01.21 16:55

  • 동순이

    아름다운 문체로 역어가는 산행기를 정말 즐감했네요. 올해도 좋은 산행 많이많이 하시구요. 건강하세요. 2014.01.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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