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나그네/일반산행후기

망망대산[茫茫大山]이 광활하게 펼쳐진 민주지산

맨발나그네 2014. 1. 21. 05:44

 

망망대산[茫茫大山]이 광활하게 펼쳐진 민주지산

 

● 산 행 지 : 충북 영동 민주지산(1,242m), 석기봉(1,200m)

● 산행일시 : 2014년 1월 19일 (日)

● 누 구 랑 : 내고향산악회

● 산행코스 : 물한리→민주지산 → 석기봉 → 물한리

● 사진은 ? : 막내, 본인

 

 

▲  민주지산~석기봉 개념도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민주지산~석기봉의 품

 

▲   Tranggle GPS의 기록

 

 

 충북 영동군은 2013년 말 100세이상 장수노인이 26명에 달해 충북에서 가장 장수노인의 비율이 높은 곳이라 한다. 이유를 꼽자면 자연 환경이 오염되지 않아 공기와 물이 맑고 주변 산수가 빼어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그뿐아니라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생산되는 과일을 즐겨 먹고 긍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 또다른 이유로 풀이된다고 한다. 영동군은 충북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군이다. 그래서 동쪽은 경북 김천, 상주시, 북쪽은 충북 옥천군, 서쪽은 충남 금산군, 남쪽은 전북 무주군과 접하여 3개 도의 접경지이다. 그래서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민주지산도 3도에 걸쳐 있다. 다만 산의 70%정도가 영동군에 자리 잡고 있어 영동군민들의 애정이 각별하다고 알려져있다.

 

 

▲  민주지산에서 본 망망대산[茫茫大山]

 

▲  민주지산에서 본 망망대산[茫茫大山]

 

▲  민주지산에서 본 망망대산[茫茫大山]

 

 

 민주지산은 산림청이 정한 100대 명산에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데 그 이유는 1000m 이상의 고산준봉을 거느리고 울창한 산림과 바위가 어우러져 있으며, 국내 최대 원시림 계곡인 물한계곡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정했다고 산림청 홈페이지 ‘숲에ON’은 전한다. 물이 차다는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약 20㎞를 흐르는 깊은 계곡으로, 원시림 등이 잘 보존된 손꼽히는 생태관광지인 물한계곡(勿閑溪谷)이 특히 유명하다. 물한(勿閑)은 ‘몸을 한가히 두지 마라’는 뜻이라고 하니 오늘 몸을 한가로이 두지 말고 열심히 민주지산과의 운우지정을 나눠 보련다.

 

 

▲  민주지산 초입의 잣나무 숲길

 

 

 들머리는 물한리이다.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약 1km 지점부터는 빼곡이 들어찬 아름드리 잣나무숲이 가는 산행길을 더디게 한다. 그렇게 눈덮힌 잣나무 숲길을 얼어붙은 계곡의 아름다움과 함께 걷다보면 좌측으로는 삼도봉이나 석기봉을 향하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민주지산으로 오르는 제1삼거리를 만난다. 그곳에서 우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쪽새골로 해서 민주지산의 품에 든다. 겨울날인데도 민주지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하긴 민주지산뿐 아니라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맛보기 위해 전국의 유명 겨울산들이 모두 몸살을 앓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오른다. 고도를 높힐수록 경사는 급해지고 험한 바위구간도 많아 우리를 힘들게 한다. 날씨까지 겨울날씨 답지않게 따듯하여 모두들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렇게 2시간 20여분만에 민주지산 정상에 도착이다.

 

 

▲  인산인해를 이룬 민주지산 정상

 

 

▲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을 헤치고 용케도 정상석을 잡아 낸 막내 사진작가

 

 

 민주지산은 동으로는 석기봉과 삼도봉, 북으로는 각호산이 좌우로 날개처럼 우뚝 솟아올라 백두대간을 바라보고 있는 형세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는 백운산(白雲山)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일제 강점기에 민주지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백운산이 민주지산으로 불리게 된 내력에는 삼도봉에서 각호봉까지 산세가 민두름(밋밋)해서 ‘민두름산’으로 불리던 것이 일제가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민주지산’이 되었다는 설과 일제가 산의 격을 낮추거나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민주지산으로 개명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  광활한 근육질의 능선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 민주지산의 맨발나그네 

 

 

 어째거나 민주지산 정상은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차 인증샷을 찍기에 아수라장 그 자체다.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뤄 도대체 인증샷 찍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 옆 작은 봉우리로 옮겨 주변 경관을 살핀다. 명불허전이다. 광활한 근육질의 능선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펼쳐진다. 먼 곳의 능선들은 안개속에 태고적 신비감을 선사한다. 이 산 저 산 많이도 다녀봤지만 민주지산에서 바라 본 산들의 파노라마는 우리나라가 산악국가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한다. 정말 장관이다. 그러나 갈 길이 머니 떠나기 아쉬워도 떠나야 한다.

 

 

▲  민주지산을 걷고 있는 산꾼들

 

 

 다음 목적지인 석기봉을 향한다. 민주지산에서 석기봉에 이르는 능선길은 아기자기 하다. 주변의 광활한 산군들을 구경하며 걷는다. 능선길 좌우로는 봄의 화려함을 준비하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뤄 다시 한 번 봄철에 이곳을 찾아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그러나 슬슬 배가 고파오는데 선두는 점심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간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많아 밥먹을 공간을 찾지 못해 그렇게 되었노라고 하는데 그 사정을 모르는 뒤에서는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조금 넓직한 공간을 확보하여 점심상을 차리니 시장이 반찬이라 했던가. 아주 꿀맛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마침 점심 먹은 곳이 날머리인 물한리로 내려가는 분기점 근처여서 다시 고민을 하다 탈출하자는 일행의 제안을 어렵게 거절하고 석기봉으로 향한다.

 

 

▲  석기봉 못미쳐 밧줄 구간

 

▲  석기봉 못미쳐 밧줄 구간

 

▲  석기봉 정상

 

 

 점심까지 먹은데다 석기봉 못미쳐의 아슬아슬한 바위길은 또다시 우리를 힘들게 한다. 등산로가 넉넉하지 않으니 일렬종대로 기어 올라야 한다. 거기에다 내려오는 사람과 만나게 되면 한참을 길을 비켜주며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오른 석기봉의 전망도 일품이다. 망망대해[茫茫大海]가 아닌 망망대산[茫茫大山] 이다. 민주지산의 주릉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연출한다고 하더니 거짓이 아니었다. 쌀겨처럼 생겼다 하여 쌀개봉이라 부른데서 석기봉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 바위산에서의 전망은 절경의 파노라마가 계속 펼쳐지는 형상이다. 계속 머무르며 주변을 내달리는 크고 작은 산맥을 계속 가슴에 담고 싶건만 벌써 들머리를 떠난지 4시간을 넘기고 있으니 갈 길을 재촉해야 한다.

 

 

▲   광활한 산맥들을 가슴에 담고 있는 맨발나그네

 

▲  내려오는 길

 

▲  내려오는 길

 

 원래 목표는 삼도봉을 거쳐 물한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었으나 시간상의 문제도 있고, 체력도 고갈된 듯하여 삼도봉 가는 길 중간에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물한계곡으로 향한다. 길은 눈속에 파묻혀있으나 매력적으로 펼쳐진 주변 풍광과 함께한 산우들의 이야기에 빠져 힘든줄 모르고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니 다시 잣나무 울창한 숲길을 만나고 우측으로는 물한계곡의 아름다움이 계속된다. 물론 계곡을 보호한답시고 쳐 논 철조망이 옥에 티다. 그러나 오죽하면 철조망까지 둘러 쳐 계곡을 보호하고 싶었을까하는 생각에 이르니 그냥 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물한리계곡 주차장에 이르니 장장 12km, 쉬는 시간 포함 6시간에 걸친 민주지산~석기봉과의 운우지정을 마친다.

 

 

▲  일일청한 일일선(一日淸閑 一日仙)의 맨발나그네

 

 정말 긴 운우지정이었건만 또다른 일일청한 일일선(一日淸閑 一日仙 :하루를 맑고 욕심없이 사니 하루일망정 신선같은 삶)이 되어서 인지 마음은 개운하다.

 

(댓 글)

 

막내 14.01.21. 07:26
산행구간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게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대리(김은숙) 14.01.21. 10:07
어머머 멋있는 사진과 글귀를 ..
내가 이렇게 멋진산을 등반 했었구나??
새삼 뿌듯합니다
감사히 잘읽고 갑니다~~

 

김영희(고31) 14.01.21. 13:09
겨울산도 멋지고 진달래 폈을 때도 멋있을 것 같군요. ^^

 

이길선 14.01.21. 13:42
이런 날두~맨발루 가야 진정 맨발나그네가 되는거 아님가유ㅋㅋ

 

김광회 14.01.21. 20:14
세월을 참으로,아름답게 樂으시는군요

 

경인-송수복 14.01.22. 17:48 new
하산주가 빠졌어요..ㅎㅎ
기분 좋은 하루였지요?
유윤희(맨발나그네) 14.01.22. 23:40 new
이번 하산주는 내 기준으로 약간 약해서.............ㅎㅎㅎㅎ
하여튼 즐거웠습니다..........
 
좋은 글과 정보 감사합니다^^

 

따스한마음(회장) 14.01.21. 08:14
새해 또 신선이되어 끝없이 펼쳐진 능선들의 파노라마 를 보며 대자연과 함께 하셨네요
산행의 발자취를 상상하며 덩달아 즐거움을 만끽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활기차게 전국을 누비시며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다이아몬드 14.01.21. 13:54
맨발형님 눈이와 발이시려와
맨~발~이 !!!!!!!????
다음산행은 맨발자욱 ?
 
미령 14.01.21. 15:00
민주지산은 제 고향에 있는데도 한번도 못 가 봤네요 ㅠㅠㅠㅠ
 
아름다운 14.01.22. 22:12 new
저도 눈 밝고 싶오여~~~~~~~~~~~맨발에서 낭만 ~~청춘 좋아요~
산행기 보니까 약올라요 ㅎㅎㅎㅎ 멋진산행기 즐감했습니다~~

 

김병학 10:27 new
멋져요
처다먼봐도 춰서 덜ㄹ덜
건강하게 화이팅!!!
아자아자--

 

도요새의 눈 14.01.21. 12:20
고생 하셨습니다.
멋진 곳 다녀 오셨군요!
 
무지개하늘 14.01.22. 08:23 new
고생하셨네요
 
이범 18:24 new
추운 날 고생하셨습니다.

 

  • 훈남

    엄청 고생하셧네요. 덕분에 민주지산을 가깝게 접합니다. 2014.01.21 16:42

  • 미소녀

    백운산을 민주지산을...일본놈들은 이름도 잘바꿔...전망이 아름다운 겨울 민주지산 석기봉 ..잘보고 가네요. 2014.01.21 16:59

  • 산아줌마

    일일청한 일일선... 깊은 뜻은 잘 모르지만 맨발나그네님이 읊으시니 도사님의 한마디처럼 와 닿네요. 2014.01.22 12:19

  • 병만이

    물한계곡은 한여름에 가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나름 겨울 눈산행도 좋네요. 2014.01.22 12:33

  • 닥터진

    아무래도 겨울산행은 너무 힘들어요. 춥고..눈이 많이오면 그래도 볼만하지요. 2014.01.22 12:38

  • 해말금이

    전 삼도봉이 제일 높은줄 알았는데...물한계곡을 가봤는데..정상엔 못가봤어요. 겨울 진주지산 즐기고 갑니다. 2014.01.22 17:51

  • 스노맨

    멋진 산행기 즐기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2014.01.23 11:25

  • 동순이

    너무 멋있는 산행기 잘보네요. 2014.01.23 11:30

  • 미스리

    겨울철에도 저렇게 꾼들이 많으니..원. 조용한 곳을 찾는 사람들은 안좋겠네요. ㅎㅎㅎ 2014.01.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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