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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과의 운우지정기(雲雨之情記)

맨발나그네 2014. 9. 3. 08:38

관악산과의 운우지정기(雲雨之情記)

 

● 어 디 를 : 관악산

● 언 제 : 2014년 8월 31일(日)

● 누 구 랑 : 지인들과

● 코 스 는 : 서울대 신공학관~자운암능선~연주대~팔봉능선~서울대관악수목원~안양예술공원~관악역

● 사 진 은 : 따스한마음, 해찬솔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관악산 코스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관악산 코스

 

▲   함께한 일행들 

 

  오늘도 여인(山)의 품이 그리워 떠나본다. 오늘 운우지정을 나눌 여인(山)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경기 안양, 과천의 경계에 있으며 한강의 남쪽에 우뚝하게 솟아있는 관악산(632m)이다.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모습이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아 관악산(冠岳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 중의 하나로 빼어난 암골미를 자랑하는 산이다.

 관악산은 삼국시대에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각축전을 벌일 때 매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고려시대에는 남경의 남쪽을 방위하는 산으로 중요하게 취급되다가 조선이 개국하면서 한양을 도읍으로 삼으니 조선의 궁궐인 경복궁의 앞산이 되었다. 산봉우리가 불꽃 모양을 하고 있어 풍수적으로 강한 불기운을 가진 산으로 인식되었다. 무학대사는 관악산의 화기가 궁을 눌러 내우와환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를 하였고, 정도전은 남쪽에 한강이 가로질러 있어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한다. 물론 실세인 정도전의 뜻대로 이루어졌으리라. 다만 관악산의 불기운을 달래기 위해 관악산 옆에 있는 삼성산에 한우물이라는 연못을 만들고, 관악산 주봉인 연주대에는 아홉 개의 방화부를 넣은 물단지를 놓아두기도 하였으며, 숭례문 밖에 남지라는 연못을 만들었는가 하면 광화문 옆에 해태상을 세워 화기를 누루고자 했다. 특히 경복궁과 관악산과의 일직선상에 도성의 정문을 세워 불로 불을 제압하는 원리로 음양오행설에서 불을 상징하는 ‘례’자를넣어 숭례문이라 이름지었는데 이 또한 관악산의 불기운을 막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   자운암능선에서 본 서울대 전경

 

 

 

▲   자운암능선에서 

 

▲   자운암능선에서 

 

▲   자운암능선 토끼바위

 

 

▲   자운암능선 거북바위

 

▲   자운암능선 

 

▲   자운암능선에서 암벽오르기를 즐기는 클라이머들

 

 

▲   자운암능선을 걷고 있는 일행들

 

 

▲   자운암능선에서 만난 풍광

 

 

 오늘 운우지정의 들머리는 서울대 신공학관 옆이다. 전철 낙성대역에서 하차하여 마을버스로 서울대까지 이동한 다음 관악산의 북서쪽 줄기인 자운암능선을 따라 관악산의 품에 안긴다. 관악산은 이름답게 화강암으로 형성된 기암괴석과 바위들이 많아 운우지정의 재미가 쏠쏠하다. 올라가는 길 토끼바위, 거북바위를 비롯하여 여러 바위들이 많아 아직은 무더운 날씨임에도 힘들줄 모르고 오른다. 정상까지 약 1.7km를 간식시간 포함하여 약 1시간 40여분이 소요된 걷기였다.

 

 

▲   관악산 정상에서 따스한마음과 함께 

 

▲   오늘 리딩을 해 준 해찬솔님이 연주대 전망대에서 한 컷

 

  관악산의 정상에는 연주대가 있고, 기상청의 기상 레이더 시설이 있다. 죽순처럼 하늘을 향해 치솟은 절경 바위틈에 축대를 쌓고 나한을 모셨으니 바로 연주대이다. 원래는 신라의 의상이 관악산의 수려함에 끌려 지은 암자로 의상대로 불리우다가 고려 멸망후 몇몇 충신들이 이곳에 올라 송악(개성)을 향해 통곡을 하며 고려를 연모한데서 비롯되어 연주대(戀主臺)라 불리웠다고 전한다. 또다른 설로는 양녕과 충녕이 궁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생겨난 이름이라기도 하나 그저 설렁설렁 지나치고 있는 이 나그네에겐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오늘도 연주대는 생략하고 정상석을 사이에 두고 인증샷 한 장 남기고는 발걸음을 서둘른다. 연주대 전망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으니 그냥 지나치고, 연주암도 그냥 지나쳐 팔봉능선을 향한다.

 

 

▲   팔봉능선을 걷고 있는 맨발나그네 

 

▲   팔봉능선의 서쪽으로 건너다 본 삼성산

 

▲   팔봉능선의 아름다움에 취한 맨발나그네

 

▲   팔봉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왕관바위를 멀리서 본 모습 

 

▲   팔봉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왕관바위를 가까이서 본 모습 

 

▲   팔봉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왕관바위에서의 맨발나그네 

 

  팔봉능선의 본격적인 탐사를 앞두고 점심을 해결한다. 그리고 탐사에 나선 팔봉능선의 웅장한 암능은 언제 걸어봐도 좋은 코스이다. 더욱이 동쪽으로 육봉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지니 그 수려함이 눈을 호사스럽게 한다. 서쪽 계곡 너머 삼성산의 암능도 멋들어지게 풍광을 자랑한다. 북쪽으로는 서울시내 풍광과 그 너머로 북한산까지 그려내고, 뒤돌아 보면 정상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이보다 더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러기에 1786년 67세의 재상 체제공이 2박3일의 일정으로 산행을 한 후 글을 남겼으니 『유관악산기(遊冠岳山記)』이다. 그도 이런 관악산의 풍광에 매료되어 노구를 이끌고 이곳을 다녀갔으리라. 그는 “곱사처럼 등을 구부리고 기어서 마침내 정상을 정복하였다”라고 『유관악산기(遊冠岳山記)』 에 기록하였는데 오늘날 여기저기 난간과 밧줄로 보완을 해놓은 것을 이용해가며 운우지정을 나눌 수 있음은 다행이다.

 

 

 

▲   팔봉능선에서 따스한마음과

 

  가슴과 눈이 호사를 누리며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무너미고개에서 이어지는 계곡이다. 건천이어서 물과 만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긴 한데 그래도 물을 찾아 탁족을 잠깐 즐긴후 안양에술공원으로 향한다. 서울대관악수원목의 후문을 통과하여야 하는데 사람들을 모아서 15분 단위로 출발을 시키고 있다. 수목원내 희귀, 보호식물 훼손과 도난 예방를 위해 막혀있어 먼 곳으로 우회를 하여야 했는데 그나마 최근에야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단다. 그것도 안양시와 서울대와의 협의를 통해 일단 올 한해에 한해서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다른 방법으로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시민들에게 등산로는 돌려주어야 할 것 같다.

 

 

▲   관악산에서의 맨발나그네 

 

 그렇게 안양예술공원에 도착이다. 한때는 그냥 안양유원지라 불리우던 곳인데 여러 시설이 들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인 후 날머리인 관악역에 도착하니 오늘도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관악산과 운우지정을 나누고 『관악산과의 운우지정기(雲雨之情記)』를 남긴다.

 

맨발나그네가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세상을 걷는 이야기 (  http://blog.daum.net/yooyh54/524 )

 

( 댓 글 )

 

해찬솔 14.09.04. 12:16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ㅎ
 
따스한마음(회장) 14.09.04. 21:39
함께한 산행 또하나에 추억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좋은친구 14.09.04. 15:51
와 !
왕관 바위에서의
맨발 나그네님 모습이 넘 멋지십니다
그대는 진정 산꾼입니다.

경치좋고,
인물좋고,
사진찍는 기술도 좋고
모두 굿입니다
고맙습니다

 

브레드 14.09.04. 11:31
관악산 신선이 따로 없으시네요 ^*^

 

최중영(혜안) 14.09.04. 17:15
즐거운 산행 하셨네요 ...

 

윤양심 14.09.05. 00:51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늘 즐겁고 행복한 산햄하시길~~

 

노원 14.09.05. 10:01
우왕굳~맨발로 관악산~멋지십니다!

 

짱~가 14.09.05. 14:43
즐거운 산행을 축하드립니다~~~

 

홍순근18.19 14.09.05. 15:46
왕관바위 첨 보는거 같은데요?
올해도 맨발 나그네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추석명절 즐겁게 보내시길 빌며 늘 행복한 산행 되시길 빕니다.

 

 

  • 사샤

    아니 여기도 맨발로..ㅎㅎ. 발님이 특히 고생하셨네요. ㅎㅎ 2014.09.04 08:07

  • 미수다

    토끼의 눈이 하얀색으로 동그라미가...덕분에 관악산을 즐기고 갑니다. 2014.09.04 10:30

  • 연아

    관악산은 서울대가 있어 관악산이 더욱 빛나보여요. 벼슬관...설대 나온 분들이 다 높은분 아니던가요? 2014.09.04 17:51

  • 문희

    왕관바위가 참 묘하네요. 자연의 신비랄가...나그네님의 재미있고 유익한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2014.09.05 07:51

  • 조랑말

    관악산이 왜 관악산인가 오늘 첨 알았네요. 왕관바위가 있으니..ㅋㅋㅋ 2014.09.06 05:54

  • 순돌이

    토끼바위..넘 귀여워요. 즐기고 갑니다. 나그네님..추석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2014.09.06 06:28

  • 소영

    산행후 시원한 맥주한잔..사는게 별건가요. 이게 세상사는 참 맛이지요. ㅎㅎㅎ 2014.09.07 08:16

  • 스노맨

    아주 산행에 푹빠질만큼 멋진 풍광입니다. 정상석은 자연석 원래 있던것에 글자만 새긴듯...정말 품위가 있네요. 2014.09.08 07:16

  • 지영이

    집에 가셔서 잠들기전 불쌍한 발을 생각좀 하셨나요? 넘 불쌍해..저험한 산길을 몇시간씩 혹사하시다니.. 2014.09.09 07:38

  • 연정이

    관악산이 달래 관악산인가요. 우리나라 벼슬아치는 다 저기서 나오는데..ㅋㅋㅋ 2014.09.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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